2022년 4월29일 금요일
밤사이 내린 비가 아침까지 계속된다.
일기예보엔 오전 9시 이후 흐림이라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집을 나서야 했는데
화순 금모레 해수욕장을 향한 버스에서 내다본
풍광은 안개가 자욱하다.
그러나 전날 코스를 잇는 걸음을
시작하고 부터 운무가 걷히더니 햇살이 쏟아져 내린다.
등로는 산방산을 정면에 두고 썩은다리 전망대로 향한다.
그런데 왜 지명이 썩은다리 일까 ?
걷는내내 화순 금모레 해수욕장을 발아래 둔 전망대는
있어도 썩은다리는 눈 씻고 찾아 볼 수 없었던 올레길은
산방산 앞 황우치 해변으로 연결되는데 풍광 만큼은
어느 외국의 유명 관광지 못지 않다.
멋진 풍광에 흥이 실린 발걸음이 어느새 용머리
가까이에 이르자 돛대 어선 형상의 하멜 박물관이
눈길을 끈다.
유명 관광지 용머리 해안엔 평일임에도 관광객이 넘처난다.
서둘러 그곳을 빠저 나와 사계포구에서 송악산 입구까진
에머랄드빛 파도를 바라보며 한동안 멍~때리기와
카톡으로 지인들께 멋진 풍광 사진을 올려 염장질까지
해대는 여유를 부려본다.
이후...
송악산 둘레길은 아름답긴 하나 난 벌써 세 번째.
ㅋㅋㅋ
송악산 둘레길을 넘겨 올레길은
일제 고사포 진지가 있던 섯알 오름을 넘긴다.
그런데...
섯알오름 날머리엔 이데올로기
희생자들의 유적이 있어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해병대의 민간인 학살 현장였다.
히유~!
인간이 어떻게 저리도 잔인할 수 있는지 ?
여기서 홀로 걷던 여성분과 어떻하다 보니 동행이 됐다.
임원까지 일찍 승진하는 바람에 조기 퇴직을 했다는 그녀는
스케치북을 들고 올레길을 걸으며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림에 문외한인 내가 볼땐 완전 예술가다.
뜻밖의 길동무덕에 10코스 종점인
하모 체육공원까지 흥겨운 발걸음이 되었다.
이후...
좀더 걷고 싶던 난 11코스를 이어 걸었는데
그 좋던 날씨가 갑자기 바람도 사납고 흐려져
모슬봉 정상 갈림길인 대정여고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