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21일 목요일.
코스 : 2코스 & 3-b코스
새벽 5시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나는 한참을 뒹굴대다 귀차니즘을 뿌리치고 일어나
누릉지를 끓여 아침식사후 만보 형님이 먹어보라
넌즈시 디밀어준 빵 두개에 바나나와 두유를
일용할 양식으로 챙겨 오늘도 또 집을 나섰다.
그런데...
오늘은 비가 예고된 날씨답게
성산항으로 향한 버스의 차창엔 빗줄기가 비친다.
그러더니 2코스 출발 지점인 광치기 해변에 도착하자
빗줄기가 제법 굵직해 졌다.
버스에 내리자 마자 배낭에 커버를 씌우고
판초우의로 완전 무장을 한 후 2코스를 힘차게 출발한다.
둘레길은 초입부터 편안한 길로
저수지를 돌고 돌아가는 동안엔 성산 일출봉이
계속하여 산찾사를 배웅한다.
그러다 한차레 도로를 따라 길게 이어지던 둘레길은
숲속을 파고들어 경사를 높였는데 그 끝은 식산봉였다.
이후...
마을과 들길을 지나던 올레길이 또 한차레
경사를 급하게 올려놓은 대수산봉은 시원스런 조망터다.
대수산봉을 내려와 혼인지로 향하는 동안에도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린다.
힘겨움에 쉬었다 가고 싶지만 쉼터도 마땅치 않는데
그것보다 잠시 걸음을 멈추면 금방 추위가 몰려든다.
그렇게 겨우겨우 찾아든 혼인지에선
건물 처마끝에서 비를 피해 허겁지겁 두유와 빵으로
허기를 달래야 했는데...
어휴~!!!
또다시 추위가 몰려든다.
이래서 저체온증으로 사고를 당하는건 한겨울보다
한여름 악천후를 만났을때가 더 많다란게 실감난다.
우야튼 2코스 종착지인 온평포구에 도착하자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다음코스 3코스는 A.B코스로 갈라졌다 합쳐진다.
한마디로 진행하기 참 애매하단 말씀.
그래서 거리가 더 짧은 B코스를 이어 걸어
A코스와 접속되는 지점까지 더 걷기로 했다.
다행히 비는 언제 내렸나는 듯 화창해 져
판초우의를 벗고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길게 이어진 해안가 도로를 걷는데.
이궁..
20km를 넘기자 이번엔 그간 잘
참아주던 왼쪽 뒷굼치의 통증이 시작됐다.
어쩌겠나 ?
앞굼치로 디디며 겨우겨우 A코스 접속지까지
가야만 했던 나는 힘겨웠던 오늘의 여정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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