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16일 토요일
전날엔 19코스를 넘겨 버스 정류장이 있던
김녕 해수욕장까지 걸었었다.
20코스는 그곳에서 시작했다.
마침 오늘 만보님이 비번이라 함께했다.
덕분에 아주 편안하게 이동...
20코스는 바람의 길이다.
이날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바다는
거센 파도의 물결이 볼 만 했고 온몸을 훍고
지나는 해풍은 상쾌하기만 했다.
그간 오랫만의 만남이라 온종일 우린 정담으로
20코스 곳곳을 깔아 놓았는데
ㅋㅋㅋ
그 덕분에 우린 두어차레 갈림길을 지나쳤고
급기야는 행원포구의 광해군 기착비에 있던
완주 스탬프 찍는곳을 지나치기 까지 했다.
오늘 바람,돌,여자가 많아 삼다도라 불린 제주도의
속살을 직접 파고 들어가 보니 바람과 돌은 참으로 많음을 알겠다.
오늘은 그 거센 바람에 그간 살아오며 물들 수 밖에
없었던 세속의 찌든때를 한꺼번에 날려버린 하루가 되었다.
이날 함께 걸은 만보님이 행복해 하니 나도 좋다.
무엇보다 활달하고 유쾌해진 예전의 만보님 모습이
보기 좋았고 그래서 진심 기쁘다.
매일매일 오늘같은 날만 있슴 더 바랄게 없다.
이런 소소한 행복을 위해 나는 내일도 모레도 길 위에 서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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