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15일 금요일
이른아침 두번의 시내버스 환승을 거처
조천만세동산에 도착하여 19코스를 시작했다.
오전엔 흐림.
거기에 바람마저 거세다.
그러나 걷기엔 오히려 이런 날씨가 더 좋다.
오늘 코스 역시 아주 맘에 들었다.
해변가를 걸을땐 특히 풍광이 아름다워
장거리 하이킹의 힘겨움을 잊을 수 있었는데
특히 함덕해수욕장의 에머랄드빛 바다가 기억에 남았다.
오늘 코스엔 정상을 앞두고 휘돌아 간 오름이 있어
올라 보았는데 서우봉보단 망오름의 조망이 더 좋았다.
들길,해변,오름,마을의 돌담은 물론 농로와 우거진
밀림 숲속까지 종합세트의 19코스엔 이데올로기 희생자들의
유적이 있어 여린 내 가슴을 아프게도 했다.
그래서 그랬던가 ?
솔숲을 빠저나와 동백숲을 들어설 땐 4.3사건의
희생자를 떠올린 선홍빛 동백꽃이 어찌나 처연해 보이던지...
오늘도 역시 10km를 넘기며 소식이 오기 시작한
족저근막염이 신경 쓰였지만 가급적 앞 축으로만 내딛자
그런대로 걸을만 하여 무난히 19코스를 끝냈다.
올레길은 시기적으로 지금이 제일 좋은것 같다.
가는곳 마다 살그머니 부는 한줌의 바람에도 일제히
반응하며 일렁이는 청보리의 초록빛 물결은 가히 장관였다.
그렇다 한들 뭐든 다 좋을 수는 없는법.
어쩔 수 없이 땡볕의 도로를 끝없이 걸어야 했던
구간은 옥에 티다.
그러나...
그 힘겨움 마저 기꺼이 감수할 만큼
19코스는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은 줘도 모자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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