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순천 금전산
산행일 : 2022년 1월13일 목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금전산 산행 개념도)
(트랭글에 기록된 동선)
(트랭글에 기록된 산행거리와 시간)
길고 긴 겨울밤....
덕분에 허리 뽀사지도록 오래 잤다.
그러고도 아늑한 휴양림을 벗어나기 싫었던 우린
TV뉴스에 오늘 서해안과 중부지방에 폭설이 내릴거란 일기예보에 급하게 행장을 꾸렸다.
뭔 일기예보가 하루를 못 맞추는지 ?
눈이 쌓이면 아무래도 귀가길 안전이 걱정 스럽다.
우린 얼른 일정을 끝내고 귀가 하는게 아무래도 좋을것 같아 산행을 서둔다.
숙소 키를 반납함에 넣고 휴양림에 차량을 둔채
우린 산행 들머리로 정한 불재까지 도로를 걸어 올랐다.
드디어 도착한 불재에서 본격적인 산행에 든 우린
법황사 갈림길을 지나
얼마후엔 비닐 천막인 약수암이란 암자를 스처 지나며
금전산을 향한 숲속을 파고 들었는데 초입부터 계속된 오름길이다.
어느덧...
우리의 발걸음이 구능수에서 멈춘다.
여긴 인간의 욕심이 화를 부른 전설을 품고 있다.
사연인즉....
오랜 옛날 쌀바위로 불리던 석굴엔 하루 세끼분의 쌀이 나왔더란다.
그런데 어느날 손님이 찾아와 식량이 모자라 부지껭이로 구멍을 파자 그 이후부턴 쌀 뜬물만 나왔단다.
구능수 이후 등로는 산허리를 끼고 옆으로 옆으로만 가다
능선 자락으로 붙었는데 그곳의 암릉에 올라서자
윗쪽으론 투구바위가 보이고
아래론 창녕리 마을과 산들이 발아래 펼쳐진다.
다만 눈이 예보된 날씨라 그런가 흐린 탓에 조망이 션찮아 아쉽다.
오늘 날씨도 제법 쌀쌀하다.
간간히 눈발까지 날려 더 추운 느낌의 날씨라
우린 더딘 걸음이긴 하나 꾸준히 오름길에 올라
방향에 따라 그 모습이 변해가던 투구바위를 지나
돌탑봉과 쉼터 의자가 있던 590봉을 넘겼다.
능선길은 가파른 오름길에 비해 걷기는 수월한데
히유~!
강풍에 흔들리는 수목의 울부짖음에 마음까지 심란하다.
점점 더 날씨가 나빠지고 있다.
이런날 산행을 강행하고 있는 서방님이 원망스러운지 ?
초록잎새의 표정에선 불편한 심기가 엿보여 나 역시 불편하다.
그래도 어쩌랴~!
이곳까지 와서 되돌아 갈 순 없으니 최대한 안전 산행을 이어 가는데...
휴양림에서 곧장 올라 설 수 있는 궁글재에 도착했다.
여기서 초록잎새가 그런다.
"우리 그냥 내려가면 안돼요~?"
오늘 산행 코스가 짧으니 그냥 가자는 내말에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초록잎새의 발걸음엔 흥을 잃었다.
궁굴재에서 올라선 557봉....
소나무 한그루가 그곳을 지키고 있다.
그곳을 넘어 금전산을 향한다.
등로는 그사이 살짝 내린 눈으로 발걸음이 몹시 조심스럽다.
드디어 올라선 정상....
얼른 정상 증명 사진을 남긴후 강풍을 피해 우린 하산길에 든다.
금강암으로 향한 내림길이 가파르다.
그길을 내려서던 초록잎새...
무심코 밟았던 암릉이 얼었었나 보다.
어느순간 뒤에서 들린 비명 소리에 내 심장이 쪼그라 들었는데
다행히 별 부상없이 끝나 이후엔 스틱을 내가 들어주고 대신 안전줄을 잡고 내려서게 했다.
얼마후...
우린 겨우겨우 금강암에 도착했다.
이후...
금강암에서 우린 돌탑이 있던 마애불로 향했다.
빨간 입술이 특징이 마애불에 도착해 삼배를 올린 초록잎새는
멋드러진 풍광을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없던지
곧장 발길을 돌리는 통에
그곳에서 원효암과 그 맞은편 의상릿지까지 마음껏 조망을 즐기고 싶었는데
어쩌겠나 ?
마눌님 마음 편한대로 따라야쥐~
내림길엔 통천문 같던 극락문을 통과해 낙안온천으로 향했다.
얼마쯤 내려섰을까 ?
문득 내려서던 등로를 올려다 보니
와우~!
하늘이 열렸다.
예전같음 저 원효릿지는 단숨에 올라
반대편 의상릿지로 내렸슴이 분명했을 우리 부부인데
이젠 그 좋은시절 다 보내고 단숨에 뛰어 내리던 이런길 마저
벌벌 기어 다닐줄 예전엔 상상이나 했을까 ?
세월은 어느새 우리 부부를 이렇게 만들어 버린것 같아 야속하기만 하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마저 참 얄궃다.
우리가 산에서 내려갈 수록 하늘은 점점 더 청명해 지고 있다.
딘장~
사실 오늘 초록잎새가 그렇게 심란해 했던건 순전히 강풍 때문였다.
산중에서 맞이한 거센 바람은 심란함 그 자체다.
얼마나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던지 ?
얼마후...
우린 낙안온천을 불과 600미터 남겨놓은 갈림길에서 성북마을로 방향을 틀었다.
낙안온천에서 택시를 불러 원점휘귀를 하려다 지도를 보니
성북리에서 자연 휴양림까진 그리 멀지 않아 보여 옛길을 찾아보면
연결될것 같아 일단 내려가 보고 여의치 않음 택시를 부르려 했는데
나의 선택은 아주 탁월했다.
임도 수준의 산책로가 낙안민속 자연휴양림으로 향하고 있다.
그길을 걷다보면 성북마을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두번이나 만나게 된다.
그 첫번째 갈림길에서 우린 곧장 직진.
두번째 만난 갈림길도 외면후 휴양림 방면으로 향했는데
휴양림을 향한 임도 수준의 둘레길은
거기서 끝이 나고 있는듯 없는듯 희미한 길을 찾아 지능선 하나를 넘겨
또다시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이번엔 무덤이 차지하고 있던 뚜렷한 능선의 등로를 만났는데
그 능선을 넘어서자
오우~!
어젯밤 우리가 달콤한 휴식을 취했던 휴양림이 지척이다.
오늘 우리가 걸어 넘어온 둘레길을 이용하면
순천의 금전산은 휴양림 원점휘귀의 훌륭한 코스가 완성된다.
다만 마지막 구간의 등로가 희미하긴 해도 분명 길은 있고 방향만 잘 잡으면
아무 문제 없는 코스라 금전산을 찾는 사람이면 산찾사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코스다.
산행을 끝내고 나자 딱 12시 정각....
울 마눌님은 항상 이곳에 올땐 꼬막 정식을 드셨단다.
그래서 난 아직 맛을 못 본 꼬막정식을 먹기 위해 낙안민속 마을의 식당가를 찾았다.
그런데....
메뉴판을 보던 난 그곳에 쓰여있던 글귀에 비위가 확~ 상했다.
내용은 메뉴판 오른쪽 아래에 써 있다.
다행스럽게 겨울철이라 그런지 글귀와 달리 식당은 아주 깔끔했다.
차려낸 음식들도 정갈하고 맛도 좋았다.
가격은 꼬막정식이 18,000원 인데 짱뚱어탕이 추가된 2만냥짜리
정식을 시켜 우린 아주 맛나게 식사를 하는 것으로 순천 1박2일의 여정을 끝냈다.
집으로 향한길....
마눌님이 운전대를 잡았다.
도중 폭설을 만나면 내가 운전을 하려 했는데
ㅋㅋㅋ
역시 오늘도 구라청 덕분에 일기 화창한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린 마눌님이
꿀잠을 자던 나를 깨워 일어나 보니 우리의 애마가 벌써 대전 도심을 들어서고 있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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