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조치원 오봉산 둘레길
산행일 : 2022년 1월09일 일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오봉산 둘레길 개념도)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
(트랭글에 기록된 산행거리와 시간)
별일 없슴 토요일 일요일은 어디든 우리 부부는 걷는다.
하루는 산으로 다음날엔 둘레길로...
정년후 나는 둘레길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허리 수술후 걷기 좋은길을 찾다 보니 그래 된 듯 하다.
내고향 조치원의 오봉산은 자주 갔던 산인데 둘레길이 생겼단다.
바로 나의 블로그 친구인 가딩님의 후기를 보고 알았다.
그래서 오늘은 그곳을 향한다.
가까우니 배낭 하나에 커피를 타서 마실 수 있는 보온통만 달랑 넣은 가벼운 차림새다.
네비에 세종 오봉산만 치면 제1주차장으로 안내한다.
대전에서 가까우니 금방 도착이다.
여긴 익숙해 그런가 핸드폰 트랭글 웹을 작동 시킨후 디카를
챙기는 사이 기다림이 답답했던 마눌님이 먼저 선등하더니 내눈에서 사라지고 있다.
바쁘게 뒤좆던 나를 돌아보던 초록잎새가 그런다.
"눈에 힘 빼~!"
함께 오래 살면 내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그거 아님 초록잎새는 독심술의 대가일 수도 있겠다.
바로 꼬리를 내렸다.
힘 없는 백수의 처신을 어떻해야 하는지
요즘들어 나는 동물적 감각의 생존 본능을 되살리고 있는 중이다.
오봉산 둘레길은 잠시 오름길도 있지만
거의가 다 걷기 편안한 길이다.
뿐만 아니라 여긴 마음도 편안하게 걸으시라 이정목도 친절하다.
이곳 갈림길에선 고복리로 내려선 후 저수지 둘레길을 걸어도 좋다.
걷다보니 정자 쉼터를 넘겨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두번째 정자에 올라선다.
예전에 올랐을땐 이곳에선 저멀리 동림산에서 은주산까지 보였는데
나뭇가지에 가린 시야가 좋지 않더라도 오늘은 그야말로 날씨가 곰탕이라 뵈는게 없다.
드디어 올라선 오봉산....
데크 한켠에 누가 갔다놓은 산새의
모이통과 물통에 연달아 박새가 날아든다.
그 몸짓이 이쁘고 귀여워 우린 자리에 앉아 커피를 타 마시며 한동안 새들을 관찰했다.
오봉산 정상을 등진다.
왔던길을 되돌아 내려선 다음 이정목이 가르킨 고대뒷산으로 향한다.
고대뒷산을 향한 등로에 들어선 순간 둘레길은 우리부부의 마음을 훔쳤다.
그 정도로 등로가 우리의 마음에 쏘옥 들었던건 사람하나 만날 수 없는 한적함도 한 몫 했다.
여긴 이정목도 참 잘 돼 있어 애써 준비한 지도나 개념도마저 무용지물이 됐다.
그렇다고 마냥 편한길은 아니다.
이렇게 때론 가파르고 빡센 오름도 있다.
대신에 그런길은 하나같이 아주 짧다.
그러니 단조로울 수 있는 둘레길의 지루함을
예견 했거나 그런 선입관을 갖고 있었다면 이곳에선 바로 버려도 좋다.
오르락 내리락의 등로는 계속 고도를 낮추더니 바닥까지 내려 앉는다.
그 바닥까지 내려서자 반갑고 고맙게도
도로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넘을 수 있는 목조 다리를 만났다.
바로 동이 고개다.
그런데...
내 욕심일진 모르나 예산이 좀 더 들더라도
이런 다리는 애초부터 동물들이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도록
자연생태 통로로 건설했슴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어느덧 홍대 갈림길...
그러나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고대뒷산이다.
그곳을 향한 조붓한 오솔길은 한마디로 실크로드.
그렇게 걷다보니 한차레 조망터를 만나기는 했지만
역시나 일기 분순한 날이라 여기쯤이면 빤히 보일 수 있으리라
짐작했던 이젠 외지인들이 고향사람을 내치고 들어선 내가 나고 자란 고향 산천이 운무에 가렸다.
다시 또 걷던 둘레길에서
이번엔 내 시선을 잡은 소나무 한그루가 발길마저 잠시 묶어둔다.
싹뚝 우듬지가 잘려나간 탓에 사람으로 치면 저 소나무는 장애인이다.
그런데 아름답다.
아마 정원수로 치면 최고가에 해당되는 소나무가 틀림없다.
여길 오며 우린 편안하게 커피를 마시려 배낭엔 간이 의자 두개를 모셔왔다.
그러나 그것마저 여기선 불용품이고 짐이다.
여긴 앉을곳 쉴 곳이 사방 천지다.
어느덧 발길이 낮으막한 야산을 이어주는 목교를 건너
운동시설이 차지한 작은 봉오리를 넘긴후
그 다음 봉오리로 올라서자 팔각정자가 자리한 고대뒷산이다.
고대뒷산이란 이름은 고대분교가 생긴후 불려지기 시작한 이름인 듯....
고대뒷산에서 되돌아 내려서던 우린 하산길로 여고로 향한 길을 택할까 하다
모범생처럼 착실하게 이정목이 가르키던 제1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런후 좀 전에 넘어섰던 목교 아래를 통과한 도로를 따라
봉산동 향나무를 찾아 나섰다.
봉산 향나무는 440년 추정의 고목이다.
강화 최씨의 집터에 자리한 향나무는 아주 커다란 분재같다.
아래는 봉산동 향나무를 소개한 이곳 안내문...
봉산동 향나무에서 주차장은 지척의 거리....
여기도 이젠 사람들이 아주 많이 찾는 명소가 되었나 보다.
주차장은 물론 진입로 한쪽마저 주차된 차량들로 혼잡하다.
산행을 끝낸 우린 민생고를 해결하려 인근의 음식점을 찾아든다.
그런데...
죄다 휴점이다.
아휴~!
할 수 없이 대전을 향하다 마지막으로 반석역에서
우산봉을 찾을때 마다 자주 들렸던 음식점까지 왔는데 여기도 문을 닫았다.
여자들은 남이 차려주는 밥상이 제일 맛나다 하는데
초록잎새에겐 그런 복마저 없던 날이 바로 오늘였나 보다.
모처럼 산행후 맛난 점심이나 사먹자 했는데 결과는 집 밥이다.
반면에 마눌이 차려주는 밥상이 젤 맛난 나는 복 많은 남자?
배고파 그런가 성의없이 차려준 밥상였지만 맛은 그 어느날 보다 최상급였다.
ㅋㅋㅋ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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