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보문산
산행일 : 2021년 11월12일 금요일
누구랑 : 나홀로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과 시간)
서혜부 염증으로 인한 통증으로
매일같이 오르던 보문산을 못간지 2주째...
오늘은 그만 그만한것 같아 살살 걸어볼 요량으로 집을 나섰다.
코스는 나의 최애 코스로....
보문암자를 들머리로 숲속에 들자 솔향이 그윽하다.
보드랍게 밟히는 솔잎...
여긴 거의 찾는 사람이 없어 좋다.
하아~!!!
이렇게나 좋은걸....
얼마후...
급경사의 솔숲이 끝난 능선에 올라붙자
형형색색의 단풍이 맞아준다.
오늘 내가 보문산을 찾은건 바로 이 풍광 때문...
너무 곱고 이쁘다.
아직 물기를 떨 뺀 놈도
이젠 이렇게 빛이 다 바랜놈도 다 이쁘다.
여길오며 며칠간 계속 내린 가을비에
다 떨어졌슴 어쩌나 가슴 조마조마 했는데 참 다행이다.
보문산 단풍은 지금이 절정이다.
비워내야 살 수 있슴을 나무들은 어찌 알았을까 ?
물기를 쫘악~ 빼내 수분하나 남겨 놓지 않은 비움덕에 한겨울 얼어죽지 않고
살아남아 그 모진 고통을 또 인고의 시간으로 견딘 끝에 또다시 봄을 맞아
새로운 삶을 영위하는 자연의 섭리에 경외감이 든다.
단풍나무 군락지를 지나자
한여름이면 인기 좋았던 소나무 군락지의 평상이 다 비어 있다.
그러고 보면 뭐든 다 때가 있다는 말은 진리다.
저 자리는 때가 지난 듯...
능선길이 임도와 만났다.
순간 허둥대듯 바빠진 내 발걸음이
산책객들을 피해 급하게 임도를 넘겨 또다시 숲속으로 몸을 숨긴다.
산에 들어서 까지 마스크를 끼는 불편함 때문이다.
이놈의 지긋지긋한 코로나는 언제 종식될지 ?
다시 찾아든 숲속...
이제부턴 내가 젤 좋아 하는 조붓한 오솔길의 연속이다.
여긴 거의 마주치는 사람들이 없어 좋은데
거기다 아름답기까지 하여 무념무상으로 걷게되는 구간이다.
그길을 계속따라 걷다 보운대를 들리기 위해 잠시 오솔길과 이별후
자운대로 향했던 발걸음은
대전 도심이 발아래 들이운 풍광 앞에서 한동안 머문다.
내가 저길 언제 다녀 갔던가 ?
저 멀리의 계족산성도 한번 땡겨보고
이번엔 고리산도 땡겨본다.
대청호반의 풍광이 아름다운 저곳도 조만간 한번 가 봐야 하는뎅~!
얼마후....
자운대에서 산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등로는 추색짙은 가을의 중심에 들어선 듯 단풍이 한창이다.
와우~!
한동안 산성을 향한 오름짓에
내 몸은 따스해 지는데 예전과 달리 손이 시렵다.
나도 나이가 드니 체질이 변한듯 하다.
예전같음 이런 날씨였슴 처음부터 나시차림 였을거다.
그렇게 열이 많던 난 언제 부턴가 추위를 타기 시작하고 있다.
그렇게 무심히 오르다 되돌아 보니 먹구름이 몰려든 대전 도심엔 잿빛 우울함이 가득하다.
오늘은 주머니에 쏘옥 들어가는 구닥다리 똑딱이 디카를 들고 왔다.
그런데...
요것이 나처럼 맛탱이가 좀 간 상태라 살살 구실러 풍광을 담아야 한다.
그래도 식장산을 한번 땡겨오자 예전 성능을 발휘하여 제법 선명함을 보여주고 있다.
오잉~?
아직 쓸만 한데~!!!
어느새 발걸음이 산성입구에 이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랴~!!!
여긴 또 이렇게 철없는 녀석들이 꽃을 피웠다.
욘석들...
곧 몰아칠 눈보라엔 어찌 견딜꼬~?
드디어 올라선 산성....
막힘없는 조망터라 바람이 세다.
오래 견디지 못하고 곧바로 종종걸음을 치던 난 이번에 가을비까지 맞았다.
딘장~!
집을 나설땐 화창했는데....
다행히 비는 이슬비 수준에 멈춘다.
시루봉에 안착한 난 방금전 머물던 산성의 정자를 땡겨 보며
이제 막 겨울로 가는 계절을 온몸으로 느낀다.
올 한해는 화려한 단풍산행 제대로 못 해 본채 가을을 떠나 보내야 하나 보다.
내림길....
긴 계단을 밟아 내려 한밭 도서관으로 향한다.
이번 주말엔 김장을 한다 했으니 다시 또 오긴 힘들고
다음주 부터 초록잎새가 쉬는 날이라 했으니 우리부부 이곳으로
다정한 걸음을 할때 까지 단풍이 시들어 떨어지지 않았슴 좋으련만....
어느새 과례정을 넘긴 발걸음이 내 애마가 기다리는 주차장을 향한다.
다행스럽게 몸엔 별 무리가 없는걸 보니 다음주 부턴 일상으로 돌아가도 될 듯 하다.
(동영상으로 보는 보문산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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