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첨찰산

산행일 : 2021년 10월29일 금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과 산행시간)

 

 

2박3일 마지막날...

좀 느긋하게 출발한다고 한게 오전 8:30.

그런데....

가다가 되돌아 왔다.

빠짐없이 다 확인하고 왔다 생각 했는데

마눌님이 오늘 산행하며 먹을 간식은 배낭에 잘 넣었냐는 물음에 그만...

냉장고에 떡과 빵 그리고 만두에 음료수까지 고스란히 두고 온 우린 서로를 탓했다.

냉장고는 여자가 챙겨야지란 핀잔에 마눌님은 요모조모 잘 챙기길레 믿었다나 뭐라나 ?

마스크를 목에 걸고 마스크 찾는놈을 앞으론 믿지 마란 내 말에 울 마눌님이 핵 펀치를 날린다.

"그래도 자기 좋아하는 뻥~과자는 잘 챙기던뎅~"

흐이구~!

그럼 난 할말 없고 다 내 잘못이다.

ㅋㅋㅋ

 

오늘은 쌍계사와 운림산방을

품고 있는 진도의 최고봉(485m) 첨찰산을 오르려 한다.

산행 초입은 쌍계사 일주문을 지나 조금만 오르면 사찰 입구의 이정목이 좌측으로 안내한다.

 

 

잠시후...

이정목이 가르킨 방향으로 오르다 보면

 

 

진행방향 우측으로 제법 규모가 큰 쌍계사를 볼 수 있다.

 

 

얼마후...

첨찰산 정상을 향해 쌍계사를 뒤로 보낸 뒤

숲속에 들자마자 한순간에 어두 컴컴한 저녁나절 느낌이 팍~ 든다.

그만큼 이곳 숲속은 상록수림이 꽉 들어차 완벽하게 햇살을 가렸다.

 

 

여긴 천연기념물 제107호 상록수림으로 지정된 숲이다.

그래 그런지 오름내내 푸른숲을 이룬 숲속이 장관을 이룬다.

 

 

얼마쯤 올랐을까 ?

약수터를 만났지만 음용수 불가라 그냥 지나친 이후로도

 

 

상록수림은 여전히 숲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오늘 산행은 완전

푸름~

푸름~

여긴 사시사철 푸르르니 한겨울 산행은

이색적인 맛이 날테고 한여름엔 햇살을 가려줄 테니 그 또한 좋을듯 하다.

 

 

사실 어제 미르 둘레길 막판에 거친 등로를 헤처 나오느랴

잔뜩 심술이 났던 초록잎새는 어제처럼 고생 시킬거면 차에 있을테니

서방님 니나 다녀 오세요란 엄포를 놓더니만

ㅋㅋㅋ

오늘 첨찰산에 들자마자 산길은 이래야 된다며 완전 신났다.

 

 

여긴 등로마저 완만한 오름이라 사색하며 걷기엔 최고다.

우린 삼선암골로 올라 하산은 봉화골로 내렸는데 양편 모두 원시림의 상록수림이

너무나 맘에 들어 누가 진도의 산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우린 동석산과 첨찰산을 택할것 같다.

 

 

삼선암골의 계곡은 건천인지

아님 가뭄 때문인지 흐르지는 못하고 고여있는 물만 있다.

그래도 그 물에 비친 반영된 숲속의 풍광은 신비롭기만 하여 가끔씩 나의 발목을 잡는다.

 

 

 

그렇게 무심히 걷다 발견한 동백꽃 한송이...

철 모르는 녀석이다.

사람이나 동식물이나 철을 모르면 그 인생은 고달프다.

그래 그런지 바닥에 떨어저 빛바랜 동백꽃이 안쓰럽고 애처롭다.

 

 

어느덧 중요 갈림길에 도착....

직등하면 800미터 좌측으로 틀면 정상까지 1.2키로다.

당연 우린 좀 더 길게 걷기로 했다.

 

 

이곳의 이정목엔 현위치가 넓적바위라 돼 있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넙적한 돌들은 많아도 넓적한 바위는 없는데 그 넓적바위를

대신한 쉼터 의자가 있어 한동안 우린 가던 걸음을 멈추고 이곳에서 다리쉼을 했다.

 

 

그 덕분에 한결 싱싱해진 발걸음으로

능선에 붙자마자 경사를 올려버린 원목계단을 힘차게 밟고 올라서자

 

 

이젠 더이상 오를곳 없는 정상이 지척인데

그곳부턴 사방팔방 막힘없는 조망이 우리를 감동 시킨다.

 

와우~!!!!

 

 

첨찰산 정상엔 2012년 2월29일에

진도군 향토문화유산 제15호로 지정된 봉수대가 차지하고 있다.

그곳에서 진도 기상대는 아주 가깝다.

사실 난 오늘 초록잎새가 심통을 부리며 첨찰산은

안 가겠다 했다면 차를 끌고 여기로 올라오라 하려고 했다.

  

 

정말 흡족하고 맘에 든 첨찰산에

올랐으니 증명사진은 반드시 남겨야 하기에 셀카로 겨우 한장 담아둔 이후

 

 

우린 하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봉수대를 내려서자 마자 아주 넓직한 공터가 나온다.

오우~!

바람까지 막아줄 아늑한 공터라 은근 욕심이 난다.

그 마음을 마눌님께 들켰다.

마눌님 왈~

"이런곳이람 나중에 같이 한밤 정도는 보내 줄께용~!"

 

 

내림길은 그 공터를 지나자 마자 진행방향

우측을 가리킨 아리랑비 1.7km로 쓰여진 이정목을 우린 충실히 따랐다.

 

 

봉화골로 향한 내림길 초입은 대숲 터널....

 

 

그 이후부턴 역시나 빽빽하게 들어찬 상록수림이다.

뿐만 아니라 걷기도 편안한 둘레길 수준의 등로가 아리랑비가 있던 날머리까지 이어진다. 

 

 

 

아주 간단하게 그러나 대박을 맞은듯 흡족했던 산행을 끝낸 우린

 

 

 

주차장으로 향하다 운림산방에 들렸다.

운림산방은 조선후기 남화의 대가 소치 허련이 그림을 그리던 화실의

당호인데 첨찰산 주위로 아침저녁 피어 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다는 뜻을 품고 있다.

우리가 그곳 정원에 들어서자 때를 맞춰 공연이 시작되고 있다.

예향의 고장답게 국악을 하는 여인네의 목소리가 구성지다.

마눌님은 수준이 완전 문화재급 이라며 한사코 자리를 고수하며 떠날 생각이 없다.

무식한 난 바쁜데... 

 

 

갈길은 멀고 바쁘니 우린 귀나 열어두고

운림산방을 살펴보자며 겨우 꼬실려 초록잎새의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데 성공한 우린 운림산방의 이곳저곳을 두루두루 살펴본 관광컨셉에 들었다.

그런후엔 운림산방을 나와 향토 선물을 파는 가게에 들려 진도의 명품주와 각종 농산품을 구입함으로

공정여행의 의례 행사를 치른후 다음 산행지로 이동했다.

 

 

다음 산행지는 귀향길 도로옆에 암팡진 암릉으로 이루어진 금골산이다.

그 산에 들려면 든든하게 배를 채워야 하기에 진도읍에 들린 우린

그중 깔끔해 보이는 식당에 들어섰다.

 

 

마눌님 초록잎새는 멍게 비빕밥.

 

 

난 시원한 해물탕.

결론은 아주 탁월한 선택였다.

정말로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오랫만에 전라도의 맛을 제대로 본 한끼였다.

우린 정말 설거지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반찬이고 뭐고 다 싹쓸이로 위장에 쓸어 담았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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