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만지도 & 연대도
산행일 : 2021년 10월02일 토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잠보
오래전 부터 백패킹으로 가고 싶던 섬였다.
가게 된다면 연대도 만지도 먼저 걷고 바로 그 앞섬 학림도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일정으로...
그러나 인생살이가 내맘 내 뜻대로 다 된다면야 뭔 걱정이랴~!
올초 허리 수술을 받아 거의 완쾌 수준으로 회복된 나를 마눌님은 한사코 만류한다.
거의 애원 수준으로 백패킹은 제발 1년 만이라도 참아 달라니 어쩌겠나 ?
그래서 나선길...
여긴 연대도와 만지도를 연결한 출렁다리가 완공된 이후
트래커와 관광객들이 넘처나던 명소인데 이젠 다녀갈 사람은 얼추
다 다녀 갔는지 요즘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언택트(untact ) 산행지로 적당하다.
(산행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행로)
항로는 입항하는 섬에 따라 달아항과 연명항으로 나뉜다.
연대도로 들어가는 달아항은 요금이 조금 더 저렴한 대신 거금 칠천냥의
주차비가 있고 만지도로 입항하는 연명항은 주차비가 없는 대신
요금이 조금 더 비싸지만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면 1,500원을 할인해 준다.
우린 대전에서 이동 거리가 더 가까운 연명항을 이용했다.
예약한 뱃편은 10:30 였는데 서둘러 일찍 도착한 덕분에
30분 더 일찍 출항하는 10:00 배를 이용했다.
우릴 실어 나를 홍해랑 5호는 아주 작은 연락선으로
여나믄명의 단촐한 승객을 단 15분만에 만지도 선착장으로 이동 시킨다.
만지도 선착장에 내려선 우린 우측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자 몬당길 가는길이란 이정목이 반긴다.
몬당이란 양지바른 언덕이란 통영 사투리.
몬당길 초입의 예쁘장한 펜션을 지나자
등로는 부드럽게 밟히는 야자매트가 깔린 숲속으로 이어지며
진향방향 좌측의 해안가를 끼고 이어진 둘레길이 반기는데
걷다가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아름다운 해안 단애절벽 뒷편으로 연대도가 조망된다.
우린 잠시 오름짓에 열중...
그러다 만난 200년 수령이란 해송이 자리한 곳에
전망대가 있어 허술하게 때운 뱃고래를
잠보가 준비한 떡가래와 커피로 달래며 한동안 휴식을 취했다.
이 섬에선 뱃시각에 쫓겨 허둥댈 이유가 없다.
왕복으로 구입한 승선표엔 나가는 뱃편이 따로 정해진게 없다.
그러니 우린 여유적적 힐링의 발걸음을 옮기다 마지막 뱃편만 놓치지 말고
아무때고 승선만 하면 된다.
일정이 여유로운 덕분에 맘놓고 한동안 휴식을 취하고 나자
더욱 더 싱싱해진 발걸음은 단숨에 만지도 최고봉으로 우릴 올려 놓는다.
올라보니 만지봉의 해발은 겁나게 높은 99.9m 였다.
그런데....
만지봉의 정상석이 방향과 보기에 따라 우째 좀 거시기(?)하다.
그래서 잠보에게 커지면 안되니 조심해 만지라니
으이구~!
그녀는 만지봉의 대갈빡을 손바닥으로 찰싹 때려 버린다.
ㅋㅋㅋ
만지도의 둘레길은 만지봉을 넘겨 이어지는데
진행 내내 좌측으로 해안절벽의 풍광이 시선을 즐겁게 하더니
어휴~!
이건 또 뭐야 ?
걷다보니 백패킹을 하고픈 내 맘을 한없이 유혹한 조망데크가 반긴다.
그곳 데크의 조감도엔 욕지도를 비롯한 통영의 섬들은 죄다 확인할 수 있도록
아주 자세하게 그려져 있는데 오늘따라 그만 희뿌연한 시야가 그 섬들은 다 삼켜 버렸다.
다시 이어진 둘레길은 해안가를 끼고 휘돌아 나가는
동백숲 터널인데 한줌의 햇살마저 허용치 않은 탓에 짙은 그늘이 드리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린
그 짙은 그늘을 벗어나 해안가로 내려선다.
그런후 아주 짧게 시멘트 도로를 넘어서자
걷기 좋은 원목데크가 놓여진 둘레길이 이어지는데
걷다보면 수달의 조형물이 반겨준 해안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얼마후 우린 우리가 첫 걸음을 떼어 놓았던 만지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이로써 우린 간단하게 만지다 말아 버린 듯
아주 싱겁게 원점휘귀의 만지도 둘레길을 끝내고 이번엔 연대도를 향한다.
만지도와 연대도를 연결한 출렁다리는
해안가에 지주를 박아 연결한 원목 데크를 걷다보면 금방 나온다.
얼마나 출렁이면 출렁다리 ?
궁금증에 초록잎새가 잠보랑 합세하여
깡총대지만 생각처럼 다리는 그렇게 심하게 일렁이진 않았다.
출렁다리를 건너 연대도를 들어서면 곧바로 등로는 두갈레로 나뉜다.
우측은 산성교회 뒷편 몽돌해변으로 이어진다.
우린 귀로에 그길을 통해 건너 오기로 하고 좌측길을 택해
달아항에서 출항한 여객선이 도착하던 연대도 선착장이 자리한 마을을 지나
지겟길 초입으로 들어 섰는데
그곳의 이정목에 쓰여진 에코체험센터를 가르킨
해안가 원목데크 둘레길의 유혹에 그만 그곳을 한번 들려 보기로 했다.
결론은 ?
우리가 체험할게 없어 곧바로 발길을 돌려 지겟길을 다시 찾아든다.
그런데...
갈림길의 이정목엔 지겟길로 향한 방향표시가 없다.
마침 지나가던 그곳 주민에게 물어보니 우리가 둘레길을 돌아서 나오려
계획한 마을 초입길을 가르키며 여긴 길이 없고 이길로 가면 아주 험하다는 말만 한다.
물어본 내가 바보지...
괜히 물어본 탓에 마눌님과 잠보에게 불안감만
키워 놓았던 지겟길 초입은 그러나 이정목 뒷편을 과감하게 들어서자
그간 다녀간 흔적들이 별로 없어 잡초에 가려 그렇지 등로는 아주 뚜렷했다.
초반 희미하던 등로는 점점 더 좋아지다
전망 좋은곳엔 이렇게
섬 조망도를 그려넣은 안내도까지 우릴 반긴다.
거 참...
이런 조감도 보다는 트래커에겐 정말로
절실하게 필요한 등로 초입의 이정목 정비나 잘해 놓음 어디 덧나남 ?
그리도 이곳 연대도의 지겟길 둘레길은 아주 훌륭했다.
한마디로 명품 둘레길이다.
거의 예전 섬주민이 걸었던 그길을 그대로 살리고
꼭 필요한곳 외엔 등로 시설을 최소화 했으며 무엇보다 주변이 아주 깔끔하다.
그런데...
그 깔끔한 환경은 바로 코앞에 길게 누운 섬
오곡도 뒷편으로 비진도가 확인되던 전망데크에 자리를
잡아 우리가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던 그때 바로 확인 할 수 있었다.
어느분이 우리앞을 지나며 커다란 비닐 봉지를 들고 집게로 쓰레기를 수거 하신다.
그러던 그분이 우릴보며 한 당부....
"잘 하시겠지만 쓰레기는 섬 밖으로 가져 가셔야 됩니다"
그분 말 떨어지기 무섭게 우린 다 같이 합창.
"넵~!"
"아저씨 감사합니다."
식사를 끝낸 후 다시 이어진 발걸음 중
나는 연대봉을 향한 갈림길을 확인했지만 길이 거칠어 포기했다.
여긴 둘레길이 더 좋아 등로 확실한 마지막 갈림길에서 연대봉을 왕복하기로 했다.
다시 걷다 만난 둘레길의 마지막 데크 전망대...
오늘은 시야가 좋지 못해 전망대가 빛을 보지 못한
북바위 전망대에서 조감도를 바라보는 것으로 서운함을 달랜 우린
우거진 대숲 터널의 둘레길을 빠저나와
연대봉을 향한 갈림길로 들어 섰는데
헐~!
연대봉을 향한 등로엔 데크 공사를 하던 인부가 우릴 막아선다.
이곳엔 공사로 출입을 봉쇄 한다나 뭐라나 ?
그냥 좀 올려 보냄 안되냐 사정해도 인정사정 없이 매몰차게 거절한다.
까잇거~!
아마 올라 갔어도 별 볼일 없었을 꼬얌~!
애써 그런 위안으로 마음을 달랜 우린 태양광 발전소를 지나
지겟길 대문을 나서며 둘레길을 끝냈다.
이젠 교회 뒷편 능선을 걸어 출렁다리로 향하면 된다.
그런데...
마눌님이 당신이나 그길로 가란다.
잠보랑 자긴 마을로 내려가 시원한 맥주나 한잔 해야 겠단다.
그러며 하는말...
나만 따라오면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시원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사 준덴다.
이날 산찾사는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마눌님의
뒤를 졸졸 따라 내려가 연대도 선착장 인근의 슈퍼에서 아이스 크림을 빨았다.
이날 이럴수 밖에 없었던건 순전히 미처버린 날씨 때문이다.
10월로 접어든 가을날 수온주가 28C란게 말이나 되는가 말이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
아닌건 아닌겨~
이건 순전히 지구의 환경오염 탓이다.
이 일로 난 잠보에게 달래기 쉬운 남자로 찍혔다.
아이스크림 하나면 아주 쉽게 넘어가는 남자로....
이궁~!
타는 갈증을 삭힌 우린
그 힘으로 출렁다리를 넘겨 다시 만지도로 넘어왔다.
그런후....
이번엔 해안가 원목 데크길이 아닌
섬 주민들이 예전부터 걸었던 옛길을 찾아 만지도 선착장을 향했다.
이런 좋은길을 놔 두고 왜 저런 데크길을 놓았지 ?
옛길을 걸으며 내려 보이던 원목 데크길을 보며 투덜대는 날 보던 초록잎새가 그런다.
"당신이나 이런길 좋아하지 다른사람은 안 그래요."
그말에 맞장구 치던 잠보왈~!
"언니야~!"
"그럼 다음엔 삐딱 구두에 원피스 입고 폼나게 양산쓰고 올까~?
이로써 만지도 연대도 둘레길을 끝냈다.
14:15 배로 나가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런데...
만지항에 여객선이 들어와 있어 가보니 선장이 손짓을 한다.
예정된 시간보다 많이 늦었는데 우리 걸어오는 걸 보고 태워 가려고 기다렸단다.
오 예~!
덕분에 왕복으로 우린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었다.
선실안은 올때나 갈때나 한산하다.
아래의 사진에서 보이는 대로 잠보와 초록잎새 뒤엔 나 혼자 뿐이다.
휴일임에도 만지도.연대도를 찾는 사람들이 이정도면
분명 여긴 비대면 시대의 요즘 언택트(untact ) 여행지론 최고다.
무사히 되돌아온 연명항...
선착장을 빠저 나온 우릴 고무 다라에 문어를 담아온 할머니가 잡는다.
문어 3마리 오만원에 줄테니 팔아 달랜다..
마눌님이 깍아달라 마란 잡소리 없이 바로 구입하는걸 보던
옆자리의 할머니가 그걸 보더니 이번엔 울 마눌님께 파를 팔아달라 사정을 하신다.
텃밭에서 농사 지은거라는데 오늘 한단도 못 팔았다며 마수걸이를 해달란다.
ㅋㅋㅋ
마음약한 초록잎새가 두단이나 구입하자
잠보도 같이 두단을 더 달라니 그 할머니는 마수걸이로
싸게 불러 그렇게는 안되지만 그냥 주겠다며 팔고나자 그 할머닌 파 두단만 남았다.
할머니 얼른 들어 가시게 내가 마저 다 사 주자고 하니 그 할머니 손사레를 친다.
다음배 오면 팔 수 있으니 그래 안해도 된다며....
울 마눌님 초록잎새....
예전 울 장모님이 한때 노점상을 했던 기억이 있어 그런지 오늘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귀로...
울 마눌님의 엄명에 자가용 기사인 산찾사는 통영의 회 수산시장을 들려야 했다.
만지도.연대도 둘레길을 일찍 끝낸 덕에
풍성한 먹거리를 구입한 우린 씽씽~ 신나게 달려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덕분에 이날 가면서 연락한 처남이 찾아들며 시작된 먹방의 시간은 밤 늦도록 이어졌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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