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선도 & 임자도
산행일 : 2021년 4월24일(토)~25일(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어떻게 : 1일차 선도 트래킹후 임자도 대광 해수욕장에서 캠핑
2일차 임자도 대둔산~벙산 종주산행
무쟈게 가고 싶던 섬이다.
이왕 가는거 백패킹으로....
그러나 내가 아직 온전치 못한 몸이라 캠핑으로 두섬을 다녀 오기로 했다.
신안 1004의 섬중 선도는 수선화로 임자도는 튜울립으로 유명한 섬이다.
시기만 잘 맞추면 산행후 양쪽섬 다 절정의 꽃 구경을 할 수 있다.
원래 계획은 지난주 였는데 초록잎새가 볼일이 있어 일주일을 미뤄 이날 떠났는데
결과는 선도의 수선화는 이미 지고 임자도의 튜울립은 코로나로 인해
축제가 취소되어 모가지가 잘린 튜울립만 보고 왔다.
마눌님껜 올해 못 본 꽃 실컨 보게 해주겠단 호언장담은 그래서 실언이 되었는데
ㅋㅋㅋ
안될땐 엎친데 덮친다고 기껏 열심히 디카에 담아온 풍광들은
컴에 연결시킨 순간 SD카드 메모리 고장으로 죄다 도로아미 타불이 되었다.
그나마 마눌님이 선도에서 임자도에선 내가 디카로 담았던 사진 몇장 남은게 다행...
(선도 산행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동선)
선도로 가는 뱃편은 신월항과 가룡항 두군데....
떠나기전 알아보니 신월항은 공사중으로 현재는 운항 중지라 가룡항으로 향했다.
대전에서 가룡항까진 도중 휴게소에 들리고도 딱 2시간40분만에 도착했다.
오늘 계획은 10:00 배로 들어가 14:15 배로 나올 예정이다.
가룡항에서 선도로 가는 선사는 두군데인데
우린 더 싸고 빨리 운항하는 플로리스 뱃편을 이용했다.
얼마나 저렴하냐구요~?
정말 착한 가격으로 단돈 천냥인데 직접 배 안에서 받는다.
아래는 플로리스 뱃편 시각표...
아래의 사진은 선도로 가는 뱃편에서
마눌님이 지인에게 자랑질 하려고 자기 핸폰으로 찍어 달래서 담았던 사진이고
요 사진은 막 입항하던 선도항의 모습이다.
수선화 축제가 취소된 선도를 찾는 관광객들 사이로
그나마 등산복 차림의 몇 안된 사람들도 선도항에 입항후엔 행락객들과 사라지고 없다.
산행을 위해 선도항 도착후 진행방향 좌측의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우측 숲속을 향해 이정목이 갈길을 안내한다.
성큼 들어선 숲속길....
초입의 광산 김씨묘 뒷편으로 완만한 경사의 등로가 대덕산을 향한다.
그런데....
오늘따라 기온이 완전 한여름 날씨다.
대덕산으로 향한 숲속...
여긴 정말이지 숲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한 수목이라
흐미~!
완전 땡볕에 그대로 노출돼 걷는 길이라 초장부터 곤혹스럽다.
어느덧 대덕산을 거처
사방팔방 조망이 펼쳐진 팔각정에 도착했던 우린
커피와 간편식으로 점심 식사를 끝내고도 한없이 무거워진
엉덩이를 들지 못해 오늘 산행중 제일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
다시 시작된 발걸음...
범덕산을 향한 암릉지대를 만났다.
당연 이제부턴 섬산행의 묘미라 할 수 있는 시원시원한 조망권이다.
이쯤에선 더위를 식힌 선선한 바람도 불어줘 가슴엔 행복함이 차오른다.
선도섬의 최고봉 범덕산 해발은 겨우 145m로 아주 낮다.
그러나...
조망만큼은 1,000m급 고산보다 훨~ 좋다.
얼마후...
범덕산을 경유해 북촌마을로 하산한 우리의 발걸음이 멈칫댄다.
저길 올라 말어~?
시간은 충분하다.
그러나 별 의미가 없을뿐만 아니라 날씨가 너무 덥다.
핑계지만 그래서 우린 북촌마을 뒷산인 큰딱지산을 포기했다.
이것으로 오늘 산행은 끝...
지금부턴 수선화 꽃구경을 향한 일정이다.
땡볕의 825번 도로를 따라 선도 선착장을 향하던 우리가 들린 수선화 꽃단지....
이런~!
관심있게 계속 인터넷에 올라왔던 꽃 상태와 달리
막상 와서 보니 수선화는 완전 맛이 간 시든 꽃들 뿐이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건 유채꽃이 절정....
아직 뱃시각은 여유가 있어
관광단지내 유일의 카페에 들린 우린 커피와 음료를 시켜
여유로움을 즐기다 아쉬움과 약간의 허탈함을 안고 선도섬을 탈출했다.
(임자도 산행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동선)
선도섬에서 임자도로 이동후
대광해수욕장에서 마땅한 캠핑지를 찾아 헤메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깊숙이 들어간 한적한 장소에 보금자리를 튼 우린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끝냈다.
그런후...
모래톱이 아주 단단해 걷기 편안한
해수욕장을 산책하는 것으로 1박2일의 첫 여정을 마무리 했다.
다음날 이른아침....
우린 대광해수욕장 주차장에서 택시를 불러 원상리로 향했다.
들머리로 정한 원상리 마을에 도착하자
택시기사는 만이천냥을 달라고 하는데 나는 적정요금
만냥으로 알고 왔다고 하자 기사는 머쓱해 하며 그럼 그냥 만냥만 내란다.
아마도 외지인한텐 이천냥 바가지를 씌우는것 같은 느낌이 팍~!
대둔산을 향한 초입 찾기는 참 쉽다.
마을 담벼락의 청색 화살표대로 걷다 보면 어느새 대둔산의 원시림을 걷게 된다.
가파른 오름짓....
이른 아침이라 발걸음이 힘찬가 ?
그건 아닌것 같다.
그건 아마도 아열대 원시림에 든 듯
하늘을 가린 빽빽한 수목의 싱그러움과 청아한 새소리 때문인듯 하다.
대둔산 정상...
일망무제의 조망을 볼 수 있던 원목데크에서 한동안 다리쉼을 한후
또다시 원시림의 숲터널을 걸어내려 부동재를 넘겨 상목재로 내려섰다.
상목재에서 함백산을 향한 들머리는 길옆 정자를 지나 원상리로 향한 도로를
걷다보면 진행방향 우측으로 선등자들의 시그널이 안내한다.
함백산을 향한 오름짓....
초반은 완만하나 가파르게 솟아오른 모습처럼 경사가 가파르다.
올라선 함백산의 조망이 기막히게 아름답다.
부동 저수지를 중심으로 대둔산에서 빙그르 돌아왔던
능선들이 한눈에 잡히고 지금부터 가야할 불갑산과 벙산의 산줄기는 물론
대광 해수욕장과 네모 반듯한 임자도의 논과 염전들이 그림처럼 펼쳐진 모습이 장관이다.
함백산 내림길....
가파른 내림길 만큼 등로만 벗어나면 죄다 황홀한 조망터다.
멋짐 폭발의 조망에 마음을 뺏긴 우리의 발걸음엔 게으름이 잔뜩 뭍어난다.
핑계김에 앉았다가 간식도 드셔주며 그렇게 불갑산을 향했다.
불갑산부터 벙산까지의 등로는 오늘 산행중 제일 유순했다.
그런데....
핸폰으로 날아온 메세지에 순간 마음엔 조급증이 인다.
별일이야 있겠어 ?
말만 그렇게 했지 내 발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나 보다.
어느순간 뒤돌아 보면 초록잎새의 모습을 볼 수 없어 한참을 기다린다.
그런 나를 향해 초록잎새가 천천히 갈테니 물 한병만 주고 먼저 가 보라며 등을 떠민다.
오랫만에 심장파열의 질주를 시작했다.
예전 오산종주 산악 마라톤도 이렇게 빡시게 달리지는 않았다.
ㅋㅋㅋ
온몸이 땀 범벅이 돼서야 도착한 주차장의 나으 애마 싼타페...
아무 이상없이 멀쩡하다.
딘장간장 우라질레이션~!!!!
얼마후...
숨 좀 돌리며 땀을 식힌후
날 골탕먹인 애마를 끌고 마중을 나가 다행히
길 헷갈리지 않고 차분하게 잘 내려서던 초록잎새를 만나 튜울립 축제장으로 향한다.
튜울립 축제장...
인파는 넘쳐 나는데 튜울립 공원은 출입을 봉쇄했다.
담장너머로 봐야 목 짜린 튜울립뿐...
허탈감에 터덜대며 돌아서던 나에게 마눌님은
행락객들을 상대로 신명나게 장사하던 포장마차에서 구입한
꽈배기 하나를 내 입에 물려준다.
흐이구~!
꽈배기처럼 비틀린 내 마음처럼 워째 물려준 먹거리도 꽈배기냐 ?
그래도 사진한장 건질 순 없었지만
1박2일간 두섬을 산행하며 한사람도 만날 수 없었던
한적함이 너무나 좋았으며 그저 멋진 풍광은 덤이였던 선도와
임자도의 추억을 가슴에 묻어두려 한다.
SD카드 업체에 수리 맡겨볼까 ?
오늘아침 마눌님께 물어봤다 나는 본전도 못 찾고 핀잔만 받았다.
ㅋㅋㅋ
그래~
이젠 갖은게 시간뿐이데 내년 다시 가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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