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추자도

산행일 : 2020년 10월20일 화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겨우달려.행복쟁이.잠보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과 시간)

 

벌써 제주 4일차...

시간 참 빠르다.

여행 컨셉과 마음 그리고 체력이 맞는 산우들이라 그런가 보다.

오늘은 울창한 숲속 터널을 걸었던 한라산 둘레길을 벗어나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섬속의 섬 추자도를 찾아 가기로 했다.

추자도는 제주항에서 9시30분에 떠나는 첫배를 승선하기 위해선 출근시간대의 혼잡을 피해야 한다.

그래서 우린 좀 이른 7시에 숙소를 떠나 아침 식사는 제주항 인근의 식당에서

해장국으로 해결후 계획대로 무사히 추자도에 안착 했는데....

파도가 좀 있어 그랬나 ?

초록잎새가 멀미를 좀 했다.

 

 

처음 계획은 20여분 기다렸다 마을버스를 타고

예리항까지 이동해 마지막 뱃시간인 16:30에 맞춰 이곳까지 걸어 오려 했다.

그런데...

그 20여분이 지루했던 우린 만약에 시간이 촉박하면

추자도 택시를 이용하기로 하고 배 멀미도 잠재울 겸 추자도의 등대공원을 올랐다.

올라선 등대공원은 조망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그런데 올라서자 마자 이것도 정상이니 정상주로 酒님을

먼저 모셔야 한다며 맥주 한잔을 들이킨 초록잎새 왈~!

맥주 한잔에 배 멀미가 싸악 사라졌다나 뭐라나 ?

헐~!

우야튼 다행이다.

아래의 사진에서 추자항 마을 뒷편의 얕으막한 산이 봉골레 산이다.

잠시후 우린 그곳을 향한다.

 

 

추자항에서 등대공원을 올랐던 그길 그대로 내려선 후

초등학교 뒷편의 최영장군 사당으로 올라선 우린 추자도 올레길인 노을길을 걸어

 

 

봉골레산 정상에 올라섰는데...

 

 

이곳에선 우리가 걸어야 할 나바론 능선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

 

 

얼마후...

우린 그곳을 향한 발걸음을 옮긴 끝에

 

 

후포 해안길로 내려선 다음 나바론 능선 맞은편에 자리한 용등봉을 향했다.

 

 

용등봉을 향한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서자

사방팔방 시원한 조망의 전망대가 반긴다.

여기서 용등봉은 전망대 윗쪽 암릉으로 예전 초록잎새랑

단둘이 찾아 왔을땐 그곳까지 올라섰지만 오늘은 그런 객기를 부릴때가

아님에 바로 꼬랑지를 내린 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용등봉 전망대를 내려섰는데

나발론 능선길 초입에서 잠시 또 발걸음이 주춤대면 망설이게 된다.

여긴 암릉의 난이도가 낮아 나바론 능선을 향해 곧바로 직등할 수 있어

마눌님과 왔을땐 당연 그길을 걸었지만

 

 

오늘은 일행들이 있어 기존의 등로를 이용한 안전산행을 추구했다.

 

 

나바론은 연합군 함대의 항로에 자리한

독일군 함포지대를 폭파하기 위한 특수부대의 작전이 펼쳐지던 곳이다.

여긴 그곳 지형과 닮았다 하여 나바론 능선으로 불린다.

 

 

나바론 능선길 우측엔 발 한번

잘못 디디면 그대로 황천행인 위험천만의 단애절벽이다.

당연 이곳엔 위험스런 등로에 반비례한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고 있다.

 

 

추자도의 하일라이트가 그래서 바로 이곳....

 

 

그곳을 향한 원목계단을 올라서다 만나게 된 말바위를 지나

 

 

본격적인 능선에 든 이후엔 저절로

계속 뒤를 돌아보게 만들던 풍광이 시선을 압도한다.

 

 

이런길은 좀 천천히 걸으며 맘껏 조망을

즐겨야 하는데 산우들의 평소 습관은 쉽게 고쳐질 수 없나보다.

자연스레 빠른 걸음의 산우들을 잡기 위한 방법은 오직 인물사진을 담는거 외엔 없다.

그런데...

흐미~!

그것마저 귀찮아 하니 이걸 어쩌누~?

 

 

힘좋은 우리 산우들에겐 너무나 짧게 느껴진

나발론 능선은 등대 전망대로 향하며 서서히 막을 내리기 시작한다.

 

 

 

가파른 계단을 타고 내려선 

단애 절벽의 능선길이 잠시 울창한 숲속으로 이어진다.

 

 

덕분에 잠시나마 따사로운 가을 햇쌀이

다소 부담스럽던 암릉의 능선길을 피할 수 있어 반갑던 숲속길은 아주 짧았다.

 

 

 

얼마후...

우린 해군기지의 담벼락을 따라가다 등대 전망대로 올라섰는데

그곳엔 지금껏 우리가 걸어온 나바론 능선은 물론 처음 발걸음을 옮겼던 추자항과

 

 

 

상추자와 하추자를 연결한 추자교를 넘겨 우리가 걸어야 할 돈대산까지 확인된다.

 

 

오늘 우린 점심 식사를 등대산 전망대에서 하려고 했다.

그런데....

눈 밝은 겨우달려가 저곳이 좋겠다며

등대 전망대에서 미리 확인한 바랑케 쉼터를 가르킨다.

 

 

겨우달려가 지목한 추자교를 향한 내림길 능선 안부에 위치한

바랑케 쉼터에서 우린 등산화에 양말까지 벗어 던진채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식사후 커피까지 마시며 길게 휴식을 취했다.

 

 

이젠 상추자도 트래킹을 끝내고 하추자도를 걸어야 할 시간...

 

 

두섬을 연결한 추자교 끝자락엔

추자도의 특산물인 참조기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그 조형물 맞은편이 돈대산을 향한 등로다.

 

 

돈대산을 향한 등로는 비교적 완만한

숲속길로 여기저기 올레길과 얽히고 설키며 정상을 향한다.

등로는 한차레 오름질 끝에 만난 산불감시초소를 넘겨

 

 

 

하늘을 가린 원시림 숲속의 조붓한 오솔길로 이어지다

 

 

어느순간 360도 막힘이 없던 정상에 올라서게 되는데

해맞이 명소인 돈대산 정상엔 예전부터 있던 정자 맞은편 날벼랑에

 

 

또다른 정자와 함께 넓직한 전망데크가 새로 생겼다.

 

 

 

새롭게 생겨난 정자에선 신양항이 아주 가깝게 내려다 보인다.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마지막 배시간과 산행거리를 체크해 보니

추석산 산소길을 종주 하기엔 시간이 좀 빡빡하다.

물론...

힘좋은 산우들이라 가능은 하겠지만 여성들은 그저 걷는거에

만족한 코스라면 사양하겠다 하여 겨우달려와 단둘이 종주 하기로 했다.

이미 전에 이곳을 와 본 초록잎새에게 여기서 좀 더 쉬었다

예리항과 신양항 중간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오라 일러 둔 후....

 

 

겨우달려와 함께 예리항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위치한 에코 하우스 건너편의

 

 

추석산 소원길을 파고든 이후

 

 

숨이 턱에 차오도록 뛰다시피 걸어올라 추석산 정상을 넘겼다.

 

 

무사히 추석산을 넘긴 겨우달려와 나는

순교자 황 경환의 묘가 있는 내림길로 들어섰는데

이길엔 우리 둘만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등로가 거칠었다.

 

 

황 경환의 묘에 도착해선...

 

 

모진이 해수욕장을 경유하여

 

 

마눌님과 일행들이 기다리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고 보니

흐~!

아직 버스가 오려면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할 정도로 시간이 널널했다.

 

 

예리항에서 추자항으로 운행한 마을버스는 아주 착한 가격 천냥....

이 버스는 추자도 섬내 버스 투어로 불러도 될만큼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마을 저마을을 들린 버스가 구불대던 섬 해안가를 돌고돌아 배 출발 30분전에

추자항에 도착해 줘 참 편안한 이동이 됐다.

오늘 섬마을 버스는 여유와 낭만이 있어 타길 참 잘했다.

 

 

귀로...

갈때보다 올때는 풍랑이 더 심했다.

덕분에 내가 다신 여길 오나봐라란 소릴 내지른 초록잎새는 멀미를 심하게 했다.

그런 초록잎새는 아름답게 노을진 제주항을 뒤로 서귀포 대평리에 자리한 통나무 펜션으로 향하다

 

 

맛집에 들려 저녁식사를 한 우리와 달리

밥도 못  먹고 펜션에서 쉴란다며 걸어 갔는데...

아픈 사람은 아픈거고 멀쩡한 우린 아주 맛나게 저녁 식사를 했다.

그중에서도 겨우달려는 고등어 정식을 시켜 깔끔하게 먹어 치운다.

반주로 소주2병과 맥주 한병까지 드셔주며 행복에 겨워하던 겨우달려의

그날 그 모습이 난 또 얼마나 이쁘고 귀엽던지 ?

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미소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가 식사후 펜션에 도착해 초록잎새의 안색을 살피니

이젠 다소 안정을 찾은듯 해 안심이 된다.

내일은 잠보가 귀가하는 날이다.

그 핑계로 이날도 술자리를 벌린 우린 4일차의 밤도 즐겁게 마무리 했다.

 

 

(산행후기를 동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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