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천아숲 & 돌오름

산행일 : 2020년 10월18일 일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겨우달려.행복쟁이.잠보

 

(트랭글에 그려진 행로)

 

(천아숲 둘레길 개념도)

 

통나무 펜션 두동을 빌린 우린 

겨우달려와 내가 한방을 쓰기로 했다.

그래서 지난밤 잘 주무셨을까 ?

흐이구~!

첫날밤부터 난 악몽의 밤였다.

한밤중 화장실을 갔다온 겨우달려가 창가쪽

자기 침실을 향해 훌쩍 뛰어넘다 내 종아리를 밟아 버린것....

비명을 질러대자 이녀석

"어이구~!"

"형아~ 많이 아파쪄~?"

그러더니 그냥 그대로 고꾸라저 잠이 들어 버렸다.

손도 대지 못 할 정도의 통증이 가신 뒤 살며시 일어나 디뎌보니

다행히 걸을만 하여 가슴을 쓸어 내렸는데....

이런 딘장간장 우라질~!!!

이번엔 이녀석이 은근슬쩍 내몸을 더듬는게 아닌가 ?

ㅋㅋㅋ

그런데...

그런 겨우달려의 잠버릇을 가만보니 왼쪽 방향으로만 눕혀 잔다.

다음날 행복쟁이한테 물어보니 그렀다고 해 그날부터

잠자리의 방향을 바꾼 이후 나는 아주 편안한 밤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히유~!

사실 계속 그랬다면 난 아마도 찬 방바닥에서 잠을 자야 했을 거다.

태평성대하게 잠을 잘 잤던 겨우달려는 설잠으로 설친 내가

겨우 잠든 이른아침 훌훌털고 일어나 조깅을 나갔다.

흐미~!

참말로 부지런한 놈이다.

 

오늘부터 일정은 6시 기상

7시에 식사 그리고 8시 출발인 6.7.8로 정했다.

이후 암묵적인 이 약속은 여정이 끝날때 까지 다들 칼같이 지켰다.

7박8일 여정의 밑그림을 그린 내가 정한 첫 여정은 한라산 둘레길 1.2구간이다.

그 시발점이 되는 천아계곡을 가기전 차량 한대를 다음 여정지 동백숲 둘레길이 시작되는

무오법정사 주차장에 두고 온 우린 천아숲길에서 한라산 둘레길 완주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한라산 둘레길을 걸어보니

여긴 전 구간에 걸쳐 상세지도는 물론 개념도 조차 필요없다.

갈림길 곳곳에 설치된 이정목의 방향을 따라 등로 양편에 메어둔

줄에서 이탈하지만 않고 걸어주면 되니 들머리와 날머리만 잘 알아두면 땡~!

천아숲길이 시작된 들머리는 1139번 도로에서 2.2키로를 더 들어가야 된다.

좁다란 그길을 따라 우린 차량으로 천아수원지 입구의 갓길에 주차를 했다.

그곳에서 좀 더 들어가면 넓직한 공터가 있는데 그곳은 이미 만차....

참고 : (네비주소 : 제주시 해안동 산 217-5 또는 220)

 

 

천아 수원지 입구에서 몇걸음 들어선 넓직한 공터를 내려서자

규모가 제법 큰 계곡을 건너 난대성 수목이 울창한 숲속을 파고든 등로는

 

 

아주 짧아서 다행였던 경사가 장난이 아닌 가파른 오름길이다.

순간 일행들 입에서 원성이 터저 나온다.

 

"아니 옵빠~"

"한라산 둘레길 전구간이 실크로드 라더니 왜이래~?"

 

 

히유~!

아주 잠시였지만 나 역시 초행인 지라 당황 했었다.

이후 한라산 둘레길 전 구간에 걸처 빡센 오름질은 천아숲길 초입 뿐...

그러니 우린 벌써부터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천아숲 둘레길은 육산의 오솔길로 아주 부드럽다.

그 편안한 등로를 따라 산속 깊숙히 들어서자

이제 막 빛좋은 가을색이 내려앉기 시작한 단풍나무가 걸음을 멈추게 했다.

그곳 단풍나무 그늘 아래에서 미소를 머금은 겨우달려와 행복쟁이가 참 이쁘다.

이번 여정은 행복쟁이가 위암에서 완전히 벗어난 5년을 기념해 1년전부터 계획한 일였다.

그간 맘 고생 많았지만 그일로 인해 그들은 건강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더 잘알기에

이후의 삶은 더 풍요롭고 윤택할 것이라 믿는다.

늦었지만 이글을 빌어 난이에게 축하의 말은 전하고 싶다.

물론 그런말은 안했어도 누구보다 내맘을 난이는 아주 잘 알고 있겠지 ?

그런데 난이야~

그런게 난 참 부족하단다.

입술의 30초는 마음의 30년이다란 말이 명언인걸 알면서도

살면서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이런 립 써비스가 난 왜 이리도 어색할까 ?

이제부터 라도 인색하지 않을만큼의 립 써비스 연습이라도 해야 할라나 보다.

면전에서 못한 거 여기서 할까 ?

그 놈의 욱~ 하는 성질땜에 항상 손해만 보는

말 뽄새는 고칠 수도 없으니 그래서 난 말보다 글이 더 좋다.

오글거리는 말도 글로 쓸 수 있어서....

"난이야 사랑해~"

"항상 건강해야 한다~"

ㅋㅋㅋ

 

 

여행은 누구와 함께 할 것이냐가 가장

중요하지만 더불어 여행 컨셉과 체력이 맞아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처음 두 부부만 가기로 한 이번 여정에 일정부분 함께 하기로 한 잠보는 그래서

이번 여정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준 정말 내 육친같은 사랑스런 누이 동생이다.

이런말 행복쟁이한테만 하고 너한테 안함 삐지겠지 ?

 

"미숙아~!"

"옵빠가 너도 많이 사랑해~!"

 

 

 

당신은 ?

항상 내 마음속 깊은곳에 또아리를 틀고 있어

나보다 더 날 잘아는 당신인데 굳이 뭘~!

 

 

 

하하~!

호호~!

정겨운 산우들의 웃음과 정담이 깔리던 천아숲 오솔길엔

휴일이라 그런가 의외로 둘레길을 걷는 순례꾼들이 제법 많다.

그런데...

스치고 지나는 트래커는 딱 두 부류로 나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무래도 떨어져 걷는게 편했던 우린 다른

일행들과 만날땐 우리보다 보폭이 빠른 분들껜 잽사게 등로를 열어줘

추월하게 하고 걸음이 늦은분들은 요령껏 추월해 나갔는데.....

문제는 추월할때 생긴다.

우리처럼 기분좋게 등로를 비켜나 양보 하시는

분들은 한결같이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인사까지 하시는 반면에....

느림보 거북이보다 늦은 달팽이 걸음을 걸어가며 등로를 꽉 막고 끝내 비켜주지

않던 분들을 겨우 여유로운 등로에서 기분 나쁘지 않게 조심스레 추월하며 뒤를 돌아보면

흐미~!

다시 볼까 두려울 정도로 인상을 쓰며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이래서 난 휴일날 이름난 명산에 드는걸 제일 싫어한다.

 

 

 

천아숲 둘레길은 수시로 그 모습을 바꾼다.

여러차레 이름모를 계곡을 넘어 이렇게 아름다운 삼나무 숲속을 거닐다가

 

 

가을색 곱게 내려앉은 단풍나무도 간간히 맞아주는가 하면

 

 

 

흐이구~!

어디서 튀어 나왔나 ?

이 깊은 산중에 그들만이 아는 길이 있었나 보다.

임도와 갈라지는 갈림길에선 우릴 깜짝 놀라게 질주하던 사륜구동 찝차도 있었다.

딘장~!

우라질 노무스끼....

이런길은 얌전히 운전 해야징~!

아마도 이 숲길을 걸으며 자주 보게된 버섯 재배지 쥔장일 거다.

한라산 둘레길 순례꾼들이 그들 입장에서 보면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불청객이라 해도 이건 좀 너무하단 생각이 든다.

 

 

걷다보니 제법 속도가 빠르다.

쉬운길이니 산우들은 쉬지도 않는다.

그래서 생각해 낸 고육지책...

우린 이렇게 걸어가다 5키로마다 무조건 쉬기로 했다.

쉬는 시간엔 이렇게 간식타임...

그런데 이 방법도 약간의 문제가 발생 했는데 각자 측정한 거리에 차이가 많이 난다.

잠보의 최식신 가민 GPS장착 손목시계와 내 핸드폰 트랭글 웹은 500m 이상 차이가 났다.

그래서 우린 거리가 더 많이 나온 잠보의 손목시계 측정을 기준으로 했다.

 

 

 

쉬었다 걷는 걸음엔 힘이 남아돈다.

행복쟁이와 겨우달려가 선두를 이끌다 보니

흐미~!

다리 짧은 우린 재네들 따라가기 힘겨워

 

 

이렇게 불러 세워 사진 찍는 방법이 쵝오~!

 

 

벌써 몇차레 계곡을 넘었던가 ?

 

 

원시림속 지상 최고의 길을 하염없이 걷다보니

 

 

어느덧 천아숲 둘레길 종점이 다가온다.

 

 

(돌오름 둘레길 개념도)

 

드뎌....

천아숲 둘레길 끝 돌오름길 시작이다.

 

 

돌오름길 역시 여러번 계곡을 건너

 

 

숲속길로 이어지는데

 

 

울창한 숲속 나무만 보며 걷던 등로옆에 암릉이 도열해 있는곳을 지난다.

바로 이곳이 용바위....

 

 

용바위에 대한 설명은 아래 사진으로...

 

 

그렇게 걷다 또 5키로를 넘긴 곳에서 다리쉼을 할땐 배꼽 알람시계도 울려

숲속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아 숙소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식사후...

 

 

돌오름이 끝나는 서귀포 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돌오름길은 1139번 도로에서 끝나지만

내일 걸어야 할 동백숲 둘레길을 시작하는 무오법정사까지 우린 더 걷기로 했다.

 

 

쌩쌩 지나는 차들을 피해 조심스레 도로를 횡단하여

서귀포 자연휴양림에 들어선 우린 이곳에서 통행료로 천냥씩을 지불한 뒤

 

 

무오법정사로 향한 숲속길을 걸었는데 길은 두갈레였다.

좀 짧은 윗쪽 숲속길은 힘이 넘처난 산우들에게 외면 당하고

좀 더 걸을 수 있는 그 아래 도로를 따라 산책로를 낸 숲속 길을 따라 걸어간 끝에

 

 

우린 서귀포 자연휴양림과 이별후 무오법정사로 향했다.

 

 

법정사 가는길은 지속적인 오름길...

 

 

드디어...

우린 그 끝머리 전망 데크에서 한라산 둘레길 1-2코스를 끝냈다.

 

 

이후....

천아숲 들머리에 주차된 차량을 회수하여

 

 

숙소로 돌아온 우린 남아도는 시간엔 관광 컨셉으로 숙소 주위를 산책하다

 

 

풍광이 멋진 찻집에 들려 차 한잔의 여유로움을 즐기다

 

 

부지런한 겨우달려가 미리 봐두고 점찍어 놓았던 횟집에 들려

우리들만의 푸짐한 저녁식사로 한라산 둘레길의 첫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럼 이날은 이걸로 끝 ?

천만에 만만에 콩떡이다.

이날 잠보의 가민시계에 찍힌 거리가

20키로를 훌쩍 넘겨 걸었는데도 다들 어찌나 싱싱 하던지 ?

숙소로 돌아온 뒤 벌어진 2차가 밤 늦도록 이어졌다.

겨우달려에게 밟힌 종아리의 후유증으로 나만 빌빌 대 얼른 눕고만 싶었는데

흐이구~!

욘석들 보소....

산찾사가 끓여주는 라면을 못 먹음 자리를 끝낼 수 없다하여

할 수 없이 냄비 하나가득 라면을 끓여내 오자

헐~!

胃大함은 진작에 알았어도 국물하나 남김 없이 싹 비워낼 줄 몰랐다.

그런 아우들께 니들 酒님 때문에 위장이 마비됐구나 말하자 행복쟁이가 그런다.

"오라버니~!"

"위장이 마비된게 아니라 뇌가 마비된 거유~!"

맞다.

재들 제 정신 아닌것 같어.

ㅋㅋㅋ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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