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선유도 & 군산 은파호수 둘레길

산행일 : 2019년 10월17일(목)~18일(금)

누구랑 : 초록잎새랑.


 (선유도 개념도)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



제1일차 ; 2019년 10월17일.목요일


경제적으로 쪼들릴진 몰라도

임금 피크제로 전환된 이후의 근무환경은

우리 부부의 삶을 한층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이제부터 남아도는 시간들이 나에겐 한순간에 찾아든 부록이자 덤이다.

오늘은 또 행복 충전을 위해 어딜 찾아 갈꺼나 ?

먼바다 제주부터 비소식이 있다니 비교적 가까운곳을 가기로 한다.

이곳을 언제 다녀왔나 자료를 찾아보니 11년전이다.

그때 그곳을 다녀와 쓴 후기는 훗날 섬 관광 활성화 정책의 

홍보용 글에 당선되어 선유도 특산품을 택배로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아래 주소는 그때의 후기글 

http://blog.daum.net/lee203kr/14931848

 

임금님 무덤이 커봤자 개떡이다.

그러니 논두렁 베고 죽는거나 뭐~ 그게 그거다.

돈많은 거니나 권력의 화신 맹박,그네는 그래서 참 딱한 인생들이다.

하긴...

그것도 내 주관적인 생각이라 정답은 없다.

우야튼 좌우지당간에 없이 살면서 봐줄게 별로없는 보잘것 없는 우리부부가

이렇게 행복해 할 수 있는건 삶의 기준을 어디에 두고 사느냐가 결정하는게 아니겠나 ? 




선유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유명 관광지로 혼잡의 극치다.

더구나 섬을 이어주는 대교가 완성된 이후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지경이다.

그러나 이런곳도 주말만 피하면 비교적 한산함을 즐길 수 있다.

예전 우리가 민박을 했던 선유구의 선착장 주위엔 그덕에 

내 차량쯤은 넉넉하게 받아줄 공터까지 있었다.

그곳에서 우리의 발걸음은 시작됐다. 




해안가 둘레길엔 데크를 깔았다.

이길은 몇년전 산우들과 신시도 대각산 백패킹후

옥돌 해수욕장까지 걸어본 길이라 낮설지 않은 길이다.




한가로운 우리들의 발걸음이




해안 둘레길을 걷다 선유봉을 마주한 전망데크에서 멈춘다. 

저곳은 일몰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당연히 오늘 우리가 거처야 할 명소중에 명소다.

 



여름 한철 성수기엔 사람들로 넘처났을

옥돌해수욕장은 고즈넉함에 짙은 쓸쓸함이 베어 나온다.

철지난  바닷가를 찾은 젊은 연인이 한가로이 거닐며 사랑을 속삭이는 그곳을 지나칠때

 



그들보다 우리의 시선을 끈건 해풍에 꾸덕꾸덕 말라가던 생선였다.

무슨 생선일까 ?

저것은 구이도 좋고 찜도 좋을것만 같다.




얼마후...

우린 해수욕장을 벗어나 숲속에 든다.




숲속길은 얼마 걷지 않아 얕으막한 둔덕을 

넘어서게 되고 곧이어 선유대교와 이어진 도로와 만났다.

선유봉은 저 도로를 건너 터널위 능선으로 이어진다.

 



선유봉을 향한 능선길에선




사방팔방 황홀한 선경이 반겨준다.

곧 우리가 걷게될 건너편 대장봉은 물론

오늘밤 머물게 될 남악산이 한눈에 잡힌다.

그곳을 하나 하나 집어가며 초록잎새에게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할 동선을 설명하는 친절을 베푸는데

흐미~!

그런 서방님의 말씀을 귓등으로 흘려듣던 초록잎새...

그녀의 관심은 정작 딴데로 쏠려있다.

"어머나~!"

"평일인데도 저 주차장엔 차들이 많아요~!"







선유봉 능선의 끝 가장자리...

이곳까지 우린 조심스레 걸었다.




그런후....

선유1구 마을에서 부터 우리가 걸었던

둘레길을 내려보며 간단하게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끝냈다.




그런후...

실제 선유봉 팻말을 달고 있던 바로 앞 능선의 

봉오리를 경유하여 다음 여정지 대장도를 향한 내림길에 든다.




선유봉 내림길은 사뭇 가파르다.

대신 그만큼 조망이 빼어나다.

아래 사진에서 좌측이 장자대교 우측은 장자교

그 넘어 대장교를 넘겨 우뚝 솟아 오른 암릉이 대장봉이다.




선유봉을 무사히 내린 우린

장자대교를 건너 좌측길로 들어선 후

낙조대를 경유하여 장자도 마을로 내려 섰는데...




이게 웬걸~?

길옆 벗나무가 계절을 망각한 채 꽃을 피어 올렸다.

헐~!

참으로 철없는 놈일쎄~!!!





장자 마을 끝 여객선 터미널....

군산에서 온 여객선인가 ?

아마도 저 여객선은 바로 저 앞 관리도로 향할것이다.

예전 우린 저 여객선으로 관리도에서 1박후

다음날 그 옆의 방축도를 트래킹한 추억을 갖고 있다.

군산에서 떠날 수 있는 섬들은 하나같이 다 예쁘다.

외국의 어느곳과 비교해 꿀리지 않을 아름다움을 갖춘

섬들인데 이곳 선유도와 함께 어청도 또한 내가 강추하고 싶은 섬중 하나다.




어느덧...

씩씩한 발걸음의 초록잎새가 마을을 벗어나 산찾사를 선도한다.




대장봉은 다리를 건너자 만난 이정표가 둘로 나뉜다.

우린 좌측으로 올라 우측으로 내리기로 했다.

거대한 암봉을 끼고 좌측으로 돌아 나가던

등로는 숲속을 벗어나자 마자 세미 클라이밍 구간이다.

유독 이런길을 좋아하던 초록잎새....

예전과 달리 많이 위축됐다지만 아직도 재밌어 하며 잘도 오른다.




드디어 정상....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명소라 이젠

과잉 친절일 정도로 이곳은 원목 계단과 조망대를 갖췄다.




그곳에서 내려보는 풍광....

역시 멋지다.




이곳에선 그냥 마구 셔터를 눌러도 카렌다 사진이 된다.

다만...

오늘은 잿빛 우울한 하늘이라 그림이 션찮다.

이곳에선 맑고 파른 하늘이 들어나면 그 빛을 담아낸 색감의 바다는 그야말로 환상이다.




정상을 내려선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아래에도 전망데크가 있다.

아주 아담 싸이즈...

우리 부부가 하룻밤 머물면 거의 환상이겠다.

ㅋㅋㅋ

그러나 이곳은 수시로 관광객이 올라서니 그런 행위는 최악의 민폐....




내림길엔 계단을 설치해

이젠 누구나 수월하게 오르내릴 수 있는데




예전 우리부부는 저 할매바위

가까이 다가선 후 내려섰던 기억이 선명하다.

할매바위에 대한 전설이 궁금 하신분은 예전 나으 예전 후기 참조.




대장봉을 내려선 우린

예전의 모습과 사뭇 달라진 이곳을 벗어나는




장자교를 건너




짚라인이 설치된 선유도 해수욕장을 경유하여

잠시나마 뙤약볕에 노출된 도로를 걸어 간 끝에 관광 유람선

선착장을 경유하여 선유1구에 주차된 차량을 회수하여 전월리 마을의 초입으로 이동했다.

 




전월리 마을의 초입엔 넓직한 공터가 있다. 

마음 편히 그곳에 차량을 주차후 우린 옛 기억을 더듬어 망주봉을 향했다.




등로를 덮어버린 칡덩쿨을 헤치고 들어선 망주봉 초입을 탈출후




첫 암봉에 늘여놓은 동아줄을 잡고 올라서자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동아줄 이후

정상을 향한 암릉길엔 홀드가 많아

잡고 올라설 수야 있지만 자칫 실수라도 하면 황천길로 직행이다.

이젠 우리부부도 객기를 부릴 나이가 지났다.

그래서 포기 ?

아니다.

이곳엔 우측 방향을 잘 살펴보면

암릉과 암릉 사이로 나무들이 서식한 주위에 등로가 있다.

물론 이곳 또한 가파르고 위험하긴 하나 

암릉보단 안전하여 조심만 한다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드디어 올라선 망주봉 정상....

이곳은 누가 뭐래도 선유도 최고의 하일라이트가 되시겠다.

힘들게 올라섰으니 우린 맘껏 선경을 즐기며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얼마나 지났을까 ?

한동안 정상의 조망에 취해있다 문득 바라본

서쪽 하늘엔 햇살이 살폿 여의어 감을 느껴져 우린 서둘러 정상을 내려섰다.




얼마후...

원래의 계획은 오룡묘에서 작은 망주봉도 

올라서려 했는데 갖은 해찰을 떨다보니 시간도 늦었고 

사실 큰 망주봉보다 좀 더 까달스런 암릉이라 포기를 한 우린

되돌아온 주차장에서 박베낭을 메고 남악산 품을 찾아든다.




남악산 대봉아래 전망대는 아주 가깝다.

겨우 1키로 남짓....

막바지 정상을 향한 계단길만 힘 한번 불끈 주면 되니

이보다 더 편히 오를 수 있는 박지가 또 있을까 싶은 곳이긴 한데





올라온 수고로움에 비해

오우~!!!!

너무 미안하고 황송해 몸둘바를 모를 지경의 풍광이 우릴 맞아 주었다.




대장봉 전망데크에 비해 이곳을 찾는이는 아주 드물다.

이날도 이곳을 올라오는 관광객은 한분도 없었다.

겉보기엔 그닥 별볼일 없을것 같던 

그저 평범한 야산에 불과한 이런곳에 비경을 숨기고 있을 줄 누가 알까 ?




오롯이 우리부부 차지가 된 대봉 전망대에 어느덧 해가 저문다.





해넘이가 끝난후 시작된 만찬....

주메뉴는 오랫만에 마블링이 아름답기 조차한 한우다.

맛이 얼마나 좋던지 ?

마눌님이 둘 먹기엔 좀 과한 양이라 했는데

ㅋㅋㅋ

내가 누군가 ?

胃大한걸로 치면 벌써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해도 될 인물이 바로 나란 녀석이다.

순식간에 게눈 감추듯 한우는 뱃속으로 들어간지 오래....





오늘 모셔온 酒님은 이웃집 산산님이 드실려고

사다놓은 청양의 구기자 술인데 산들님이 초록잎새의

품에 살며시 앵겨 주시며 둘이 백패킹 가면 마시라 전해 주셨다고 했다.

그 맛좋은 청양의 구기자 술을 따라 놓자

술잔엔 솔나무가 잠겨있다.

그래 그런가 ?

향이 지긴다.




점점 더 깊어가는 밤...

불빛들이 더 휘황찬란해 지고 우리의 기분도 최고조로 달려간다.






아무리 든든한 쇠고기를 드셔줘도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뭔가 허전한 법...

제법 싸늘함에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산중에선 뜨끈한 국물이 간절해 진다.

그래서 끓인 우동....

국물이 개운하고 면은 쫄깃하니 최상의 맛이다.






이제부턴 힐링의 시간....

편안히 의자에 걸터앉아 세상을 내려보며

깊어가는 가을밤을 지세울 동안 가속엔 차곡차곡 행복이 충전된다.

아~!

오늘도 행복한 밤이에용~!!!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