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안좌도.팔금도.증도
산행일 : 2019년 9월24일(화)~25일(수)
누구랑 : 초록잎새랑...
어떻게 : 1일차~안좌도 박지산 & 팔금도 선학산 채일봉 2일차~증도 모실길 4코스
(산행지도)
(실제 이동 동선)
그간 마음속에 품어왔던 산행지를 찾아 떠났다.
천사대교가 완공돼 이젠 언제든 갈 수 있는곳으로...
이른아침 떠났어도 멀긴 참 먼곳이다.
3시간 30분만에 도착한 주차장은 평일이라 그런지 여유로워 좋다.
드디어...
우린 섬과 섬을 연결한 퍼플교란
이름이 붙은 원목교를 건너며 첫일정을 시작했다.
바닷물이 빠진 갯벌이 내려다 보이던 퍼플교를 넘겨
박지도에 도착하자
섬마을을 자세하게 그려넣은 안내도가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할 코스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곳에서 우린
해안 산책로를 먼저 걷기로 했다.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진 둘레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경사가 전혀없는 평범한 숲길이다.
그길을 걷다보면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 녀석들이
느닷없이 불쑥불쑥 튀어 나와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데
바로 도둑게다.
걷다보면 이섬엔 도둑게 천지다.
해안 둘레길을 걸은지 얼마 안돼
우린 첫번째로 만난 쉼터에서 밥상을 폈다.
단둘이 떠나면 이런저런 신경쓸일이 없어 편안한데
특히나...
우린 평소에 먹던 반찬을
그대로 옮겨 놓았을 뿐인데 나오기만 하면
그저 밥맛이 꿀맛이라 먹거리에 그닥 신경을 쓰지 않아 더 좋다.
식사후 다시 걷는 걸음엔 게으름이 뭍어난다.
오늘 우리가 머물 박지는 힘들게 오르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일정이 여유로운 탓에 마음이 한결 푸근하다.
어느덧...
발걸음이 해안가 끝머리에 닿는다.
해안 끝머리에서 잠시 올라붙은 언덕에선 조망이 시원하다.
바람의 언덕이란
이름이 붙은 이곳에선 박지마을이 코앞이다.
이곳에서 한동안 다리쉼을 하던 우린 얼마후 박지당산을 향했다.
박지당산으로 향한 숲속길은 후박나무가 울창하다.
이섬은 박씨가 처음 들어와 살았다고 하여
朴只島(박지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울창한 숲속길을 걷던 우린 이정목을 만났다.
이곳이 약수터와 박지당으로 향한 갈림길이다.
약수터는 정상에서 다녀오면 되기에 우린 박지당으로 향한다.
이정목에서 몇걸음 옮기면 박지당을
설명하는 빛바랜 안내문엔 매년 음력 정월 보름에
깨끗한 마음을 가진 30대 젊은이 4명이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위하여 제사를 모신다고 박지당산을 소개하고 있다.
당산에서 정상은 지척의 거리다.
그곳엔 얕으막한 바위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게 바로 기바위란다.
이왕 왔으니 기를 흠뻑 받은 우린
곧바로 그곳에서 또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거리의 900년된 우물을 찾아 갔다.
900년된 우물은 별 특징이 없다.
당산 제사땐 이물을 사용한다 하던데 의외로 음용수 불가라 돼 있다.
정상으로 다시 되돌아 온 우린
울창한 사스레피 숲속을 빠저 나오자
처음 발걸음을
시작한 박지도 초입으로 내려선다.
얼마후...
우린 다음 목적지 반월도의 견산을 향한 원목교를 향했는데
이런~!!!!
11월25일까지 다리 보강공사로 진입통제다.
우리를 막아선 공사 관계자는
다음에 오시라며 우리의 발길을 돌려 세웠다.
이궁~!
다음에 오긴 뭘 또~?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 우린
오늘의 최종 목적지 선학산 채일봉을 향했다.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동선)
원산리 마을에서
서근리 등대로 향한 길을 가다
채일봉을 향한 두번째 등로에서 임도를 타고
올라선 후 적당한 공터에 나의 애마를 주차후
그곳에서 빤히 올려다 보인 채일봉을 향하다
방금 지나친 첫번째 등산 진입로에서
올라온 임도와 만나 채일봉을 향한 능선길로 방향을 튼 우린
채일봉 정상 직전의
원목데크에 박짐을 내려놓고 조망에 빠저든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시원하여
박지로 여기도 참 훌륭할것 같아 몇번을 망설이다
처음 마음에 정했던
채일봉에 올라 우린 칠성급 호텔을 구축했다.
순식간에 오른 정상....
일단 한동안 조망을 감상하다
마눌님 베낭을 비워 간식과 물만 넣은채 선학산 탐방에 나섰다.
한동안 능선길을 따라 내려서던 우린
조망이 아름다운 전망데크를 만났다.
이곳에선 섬과 섬을 이은 대교가 한눈에 잡힌다.
그곳에선
예전 한송이님,피아노 그리고 우리부부가
백패킹으로 다녀온 암릉의 승봉산이 손에 잡힐듯 아주 가깝다.
원산지를 향해 계속 경사를 낮춘 등로가
갈림길을 만났다.
그곳에서 서근리 등대로 향하려 했는데
그곳의 등로 초입엔 수풀이 무성하고 시간도 여유롭지 않아
욕심을 접기로한 우린 원산지에서 임도를 택해 원점휘귀를 결정했다.
우리가 걸었던 능선 아래의 임돗길도 그런대로 걸을만 하다.
그렇게 걸어간 임도에서
방금전 우리가 올랐던 채일봉을 향한
능선길을 만나 내 마음을 온통 빼앗아 갔던 그 원목데크를 경유하여
채일봉 정상에 이르자
햇님이 서산을 향해 막바지 힘을 쏟는랴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얼마후...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다 문득
서쪽하늘을 처다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처연한 느낌이 들던 저녁노을이 지고
슬금슬금 밀려든 땅거미를 몰아내는 불빛들이 늘어만 가던 초저녁엔
소슬 바람까지 불어 더욱 더 쓸쓸함을 자아내는데
밤이 깊어갈 수록
귀뚜라미와 풀벌레 소리가 산정을 가득 메운다.
고즈넉한 한밤....
이 시간들이 너무나 좋다.
술 한잔에 기분도 한껏 업되자 저절로 흘러나오던
노랫소리에 마눌님이 베시시 웃음띤 얼굴로 나를 처다본다.
"그렇게 좋아요~?"
"알믄서~ 뭘 물어 봐~!"
"그럼 하룻밤 더 자고 갈까요~?"
"꼬렉~!!!"
"그럼 나야 고맙지 모~!"
ㅋㅋㅋ
이래저래
오늘도 행복한 밤이다.
이렇게 떠나면 세상사 모든 시름들이 한순간에 잊혀지니
이 보다 더 좋을순 없는 오늘밤도 깊어만 간다.
(동영상으로 보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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