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은 곧 만나야 하고

사고 싶은 물건은 2주일을 망설이다 사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얼마전 부터 만보님이 산찾사를 보고 싶어한다.

만보님이야 항상 그리운 사람이니 무조건 콜~이다.

그만큼 만보님은 나에겐 아주 소중한 인연이다.


법정 스님은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하시며 이런 말씀을 하셨다.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좋은일로 결실을 맺는다.

아무에게나 진실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내가 쥔 화투패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는 어리석음이다.

우리는 인연을 맺음으로서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해도 많이 당하는데 대부분의 피해는

진실없는 사람에게 쏟아부은 대가로 받는 벌이다.


만보님이나 나에겐 딱 맞는 법정 스님의 말씀이다.

오죽하면 만보 형수님은 형님에게 이젠  있는 사람이나

관리 잘하시고 더이상 다른 사람과 인연을 만들지 마라 했을까 ?

ㅋㅋㅋ

그러나 사람 좋아하는 그 천성을 어쩌겠나 ?

살다보니 이젠 진실없는 사람은 어느정도 구분할 나이가 되었다.

아주 간단하다.

아무 이유없이 처음부터 마구 들이대는 사람은 99% 진실성이 결여된 인물이다.

살아오며 그런 인연에 숱한 상처를 받다보니 나도 뒤늦게 깨닭았다.

히유~!


목요일 늦은 오후....

서울을 향한 ktx에 몸을 싣고 약속된 장소에 나갔다.

오늘은 강회장님도 함께 만나기로 했는데

연장자에 대한 예의로 강회장님 집 근처의 맛집에서 만났다.




식당은 평일임에도 바글댄다.

그만큼 유명세를 타는 집으로 음식맛이 좋다.




좋은 인연의 만남엔 시간이 야속하리 만큼 빨리 흐른다.

이미 거나해진 술자리를 끝내고 싶은데

ㅋㅋㅋ

그렇게 끝낼 수 없다며 강회장님은 집으로 우릴 데리고 들어 가셨다.




금지옥엽 하나뿐인 딸이 미국 명문대

전액 장학생으로 떠날때 온가족이 함께 떠났다 답답함에

죽을것 같아 홀로 귀국하셨다는 강회장님은 말로만 듣던 기러기 아빠다.

그러니 밤늦게 찾아 들었어도 부담없어 좋다.

화기애애한 자리를 끝내며 만보님은 뉴질랜드에서 잠시 귀국한

막내가 있어 집으로 가시고 난 강회장님 댁에서 하룻밤을 편안하게 보낸 후

다음날 자칭 만보 투어에 따라 나서기로 했다.




산행지 : 구로 올레길

산행일 : 2018년 12월28일 금요일

누구랑 : 만보님 + 산찾사

어떻게 : 천왕역~천왕산~향동철길~온수역~국기봉~매봉산~고척동 고인돌~고척고교


  (산행 개념도)



(트랭글에 그려진 동선)



전날밤 기분좋은 만남이라

연거퍼 들이킨 폭탄주의 영향도 있지만

밤셈 근무후 상경한 탓에 피곤해 그런지 일찍 잠이 들었다.

새벽 5시...

원래 부지런한 강회장님이 깨금발로 돌아 다니신다.

ㅋㅋㅋ

어짜피 눈이 떠진 상태라 그냥 일어났다.

얼마후...

강회장님이 직접 정성스럽게 차려낸 아침식사를 맛나게 드셔준 나는

회장님이 전철역까지 데려다 준 덕에 편안하게 만보님을 만나러 갈 수 있었다.


지하철 천왕역 2번 출구....

환한 웃음으로 만보님이 맞아 주신다.

오늘은 그저 만보님이 안내하는 코스로 딸랑딸랑 따라만 가기로 했다.

만보님은 구로 올레길중 개웅산 구간만 빼기로 했다는데

오랫만에 함께 걸으며 회포를 푸는데 목적이 있어 코스는 솔직히 관심없다.




천왕역에서 시작한 산행은

그저 얕으막한 언덕을 올라선것 뿐인데 벌써 천왕산 정상이다.




만보 형님은 이곳 지리가 훤하다.

그간 여행자 동호회 산우들을 몇차레 안내를 한 탓도 있지만




이곳 인근에서 신혼때 부터 살아온 터줏대감이라 그런것 같다.




오늘은 제법 매서운 겨울맛을 보여준

날씨임에도 구로 올레길은 동내주민 산책로란걸

증명하듯 우리곁을 스쳐 지나는 산책객들이 제법 눈에 띈다.




원목데크의 조망처에선

만보님이 촌놈 산찾사에게 서울의 이곳저곳을 가르키며 설명하는데

ㅋㅋㅋ

흐릿하긴 하나 생김새가 관악산 같던 능선만 눈에 들어온다.

 



등로는 전체적으로 아주 유순하고 편안하다.

다만....

동네 뒷산이라 그런지 능선은 

숱한 갈림길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만보님은 그길을 잘 찾아 산찾사를 안내하여




천왕산을 내려선 후




이곳의 명소 향동철길에 들어섰다.




향동철길은 1959년 개설된

오류동에서 부천 옥길동을 오가며 비료를 실어 나르던

11.8km의 철길인데 그중 일부를 무료개방 하여 시민들의 산책로가 되었다.




이 철길은 봄이나 가을에 걸으면 좋을것 같다.





향동철길 옆엔 수목원이 자리하고 있다.




만보님이 그곳으로 나를 이끈다.




무료개방인 수목원에 들어서자

순간 기온차로 안경알이 뿌엿해 진다.

동토의 세계에서 열대지방으로 순간이동을 한 우린

우거진 밀림 숲속에서 잠시 얼어붙은 몸을 녹이며 숱한 식물들을 감상후




그곳을 빠저나온 뒤엔

온수역 근처의 맛집에 들려 점심 식사를 했다.




지인들을 안내하여 구로 올레길을 걸을땐 항상 이곳

음식점에 들렸다는 만보님이라 그런지 쥔장이 알아 보신다.




푸짐한 식사후...

다시 걸음을 재촉한 우린




아래의 이정표대로  걷기로 하였는데







우린 수령고개를 넘겨

태극기 휘날리던 국기봉까진 제대로 잘 걸었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




아무생각없이 서로 이런저런

대화에 열중하다보니 어느순간 만보님이 걸음을 멈추며 그런다.

"저쪽이 우리가 가야할 능선인데 왜 우리가 여기 있지 ?"

ㅋㅋㅋ

그걸 내가 어찌 아누~?





이리 걸으나 저리 걸으나 마찬가지다.

그게 그리 중요한게 아니니 우린 도심으로 내려선 다음...




꼭 들려야 한다는 매봉산 정상을 향했다.




그렇게 올라선 매봉산 정상....

오우~!!!!

조망이 기막히다.

해발 110m로 아주 낮은 야산인데도 서울도심이 발아래 펼쳐진다.

이곳에선 북한산 남산 관악산까지 한눈에 다 보였다.




조망이 정말 환상적이다.

그러니 기회가 된다면 초록잎새랑 야간에 한번 더 올라보고 싶다.





매봉산을 끝으로 오늘 만보님 투어는 종점을 향한다.




그래서 들린곳....

겉으로 보기엔 그냥 평범해 보이는 조그만 바위다.

그런데 저게 바로 북방식 선사 유적지 고인돌임을 학술팀이 증명했단다.




고인동 유적지가 있던 언덕을 넘어 내려선 우린....




잠시 도심의 거리를 걸었다.

그렇게 걷다 어느 골목집 2층 다세대 주택을 가르킨 만보님....

저 이층집이 부모님을 모시며 신혼때 부터 자식들 키우며 살던 곳이란다.

정이 흠뻑 들어 절대 잊을 수 없는 곳...

한때 뜻하지 않게 3기 방광암으로 실의에 젖어 있을때

고척동 고인돌 유적지가 있는 공원을 찾아 삶에 의지를 다지며

걷기에 매진한 이후 기적처럼 건강을 찾게 되었다는 만보님은 이후의 삶이 

하루에 만보를 걷는다는 의미의 만보란 닉네임을 정한 후 이젠 걷기 전도사가 되셨다.




무지개를 보려면 비를 견뎌야 하 듯

모든 시련을 이겨낸 만보님의 요즘 삶이 충만해 보여 좋다.

바람직한 삶이란 상태가 아니라 과정이며 목적이 아니라 방향이다 라고

이야기한 칼 로저스의 말처럼 숱한 시련의 과정을 견뎌내고 올바른 방향을 향해

매진하는 만보님의 앞날에 무궁한 영광만이 있기를 기원하며 우리의 아름다운 인연 또한

영원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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