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남덕유산
산행일 : 2019년 1월16일 수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영각사~남덕유~서봉~덕유 교육원~영각사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동선)
그간 초록잎새가 감기로
10여일을 고생 하더니 이젠 좀 괜찮은 듯 싶었나 ?
며칠전 우성이산 산책이나 가자 하여 함께 나섰다가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로 체력이 저하된 초록잎새 였는데
홀로 어디든 가겠다던 나를 따라 나선다.
오늘 우리는 산행지를 남덕유로 잡았다.
컨디션 최악의 초록잎새가 잘 따라와 주려나 ?
대전을 떠난 얼마후...
우린 영각사 매표소에서 걸음을 시작했다.
그간 최악의 미세먼지는 전날 내린 겨울비에 씻겨났고
덕유산엔 눈으로 내렸을 테니 오늘은 상고대를 기대해도 되려나 ?
평일이라 그런지 숲속엔 우리 둘 뿐이다.
겨울비가 내릴 정도로 포근했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한파 주의보가 내렸다.
바람이 불지 않아 다행이지 몹시 추운 날씨다.
이런날은 땀 나지 않을 정도의 보폭이 좋다.
최대한 느리게 꾸준히 능선을 향해 우린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어느순간 숲속을 뒤흔든 청아한 소리에 발걸음이 멈칫 거렸는데...
딱따구리다...
저 녀석의 먹이 활동에 고요하던 숲속이 돌연 활기를 찾는다.
예전같음 덕유산엔 쌓인 눈이 한길이 되고도 남았다.
그런데 오늘은 등로만 살짝 덮힌 정도다.
어제 눈이 내리지 않았다면 맨땅을 걸어야 했을게 분명하다
아이젠과 스패츠가 필요없을 정도의 덕유산이 내겐 아주 생소한 풍광이다.
이것 또한 기후변화의 영향인가 ?
어느덧....
우리의 발걸음이 월봉산과 이어진 능선 삼거리를 향한 가파른 계단을 밟아 올라서자
저멀리 지리산 자태가 고스란히 들어난 조망이 선 보였다.
그러나....
기대를 잔뜩 품었던 상고대의 모습은 볼 수 없어 서운하다.
사람 욕심은 한도 끝도 없는법....
그간 미세먼지에 시달린걸 생각하면 이정도도 감지덕지다.
남쪽의 지리산에서 북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구비치는 능선이 무룡산을 넘겨 향적봉을 향하는데 그 모습이 손에 잡힐듯 가깝고 선명하다.
능선에 붙자 칼바람이 몸을 때린다.
햐~!
바람이 귀를 잘라버릴 듯 매섭다.
추워 그런가 ?
초록잎새가 종종대며 서둔다.
이곳저곳 풍광을 담느랴 지체하는 사이
초록잎새는 차가운 겨울 바람을 뚫고 남덕유를 향한 철계단을 힘차게 오르고 있다.
디카에 풍광을 담느랴 노출된 손은 순식간에 감각을 잃고
칼바람에 노출된 얼굴은 싸리비로 사정없이 두둘겨 맞은 듯 따겁다.
흐미~!
잘못하면 얼어 죽을 판이다.
우린 일단 바람이 잔 곳까지 얼른 이동 하기로 했다.
철계단의 암봉을 넘어선 후
남덕유를 향한 막바지 오름질을 남겨놓은 능선에 이르자
비로소 한겨울의 진객 상고대를 만났다.
비록...
아주 풍성한 모습은 아니더라도 반갑다.
모처럼 보여준 깔끔한 블루빛 하늘과
꽃중에 꽃 상고대의 어우러짐이 환상의 풍광을 연출한다.
오늘은 풍성한 상고대를 대신한 조망이 우릴 위로한다.
오늘따라 지리산이 참으로 가깝고...
금원산,기백산,월봉산,황석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조망된다.
드디어 올라선 남덕유 정상...
왔으니 어떻하든 증명 사진은 남겼다.
그런후...
이곳저곳 사정없이 사방팔방 멋진 풍광을 담아 준 뒤
우린 서둘러 서봉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바람이 잔 양지쪽에 자리를 잡아 점심 식사를 했는데
흐이구~!
추울땐 먹는것도 귀찮다.
어떻게 식사를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한끼를 때운 우린 또 갈길을 서둔다.
그렇게 걷다 앞서 걷던 초록잎새의 모습을 디카에 담았는데
왜 이렇게 찍히지 ?
살펴보니 렌즈캡에 서린 김이 얼어붙어 그런거다.
점심 식사를 하는 동안에 디카도 얼어붙고
초록잎새는 더 얼어붙어 그런지 한동안 손과 발이
시렵다 못해 통증으로 아프다 호소를 해 한동안 맛사지로 풀어줘야 했다.
서봉을 향하는 발걸음이 분주하다.
체온을 올리려면 아무래도 좀 빨리 걷는게 낳을 듯 싶어 우린 한동안 부지런을 떨었다.
서봉을 향한 막바지 철계단을 올라서자
파노라마로 펼쳐진 황홀한 풍경이 발아래 드리운다.
멋지다.
서봉을 끝으로 이젠 내림길에 들어선 우린
백두대간 길을 걸어 내려 덕유 교육원 삼거리에서 방향을 틀었다.
조심 조심....
나이가 들 수록 오름길 보다 내림길이 웬지 더 힘들다.
아마도 그만큼 유연성이 떨어져 그런것 같다.
특히 초록잎새가 내림길에선 빌빌대는 바람에 하산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그동안 감기를 모르고 살던 마눌님 였는데 세월의 부침이 심해 그런가 ?
이젠 한번도 맞아보지 못한 독감 예방 주사라도 놔 줘야 할것 같다.
션찮은 몸으로 끝까지 잘 따라준 마눌님이
오늘따라 더 고맙고 대견하게 느껴진 하루를 정리하며................산찾사.이용호
다녀가신 흔적은 공감 하트로 대신하여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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