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김천.백마산 & 운남산 노고봉

산행일 : 2018년 9월29일(토)~30일(일) 1박2일

누구랑 : (산찾사 + 초록잎새) & (산산 + 산들)

 

  (산행지도)

 

백패킹으로 예정된 연화도 & 우도는

제24호 태풍 짜미의 영향으로 비와 함께 풍랑이

예보된 날씨라 우린 예약된 뱃편을 취소해야 했다.

그럼 어디로 ~?

갈곳이야 수없이 많다.

그러나...

요즘 급격한 체력감소를 보이던 산들님이 걱정이다.

그래서 우린 박베낭을 메고 긴 산행이 힘든 산들님을 위해 가까운 김천을 택했다.

하루전 급하게 일정을 변경한 코스는 일단 백마산 트래킹으로 산행의

서운함을 달랜 후 인근의 운남산 노고봉 아래의 전망데크에서 한밤을 보내기로 한다.

그곳은 김천 혁신도시의 야경이 황홀한 곳이다.

 

당일날...

근교라 일찍 서둘 필요가 없어 여유로운 아침이다.

베낭은 이미 꾸려졌고 산산님과 만나기로 한 시간은 아직 멀었다.

그때 울려퍼진 핸드폰을 받아들자 산산님이다.

"준비 됏슴 그냥 찬찬히 가지~?"

ㅋㅋㅋ

내가 하고 싶던 말이다.

 

 

 

쌩~하니 달려와 멈춘

고방사 주차장에 투산이를 잠 재운다.

우린 박베낭을 차량에 두고 당일 산행에 필요한

물품을 넣은 베낭만 남정네 등에 걸머지게 하고 길을 나섰다.

 

 

 

그런 우리 일행이 고방사에 들어서자....

이곳의 스님이 뛰어나와 우리의 발걸음을 막는다.

요즘 송이철이라 입산금지란다.

우린 산행이 목적이지 산채랑 관계 없는 사람이라 말하자

그럼 말릴 수도 없으니 절대 버섯 채취는 하지 마라 달라며

오동통 살집이 좋은  고방사의 스님은 친절하게도 사찰 옆으로 이어진

백마산을 향한 등로를 가르켜 주신다.

참고로 고방사는 신라 눌지왕 2년(418년)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되었고 경북 문화재 467호로 지정된 목조아미타삼존불상이 있다.

 

 

 

사찰 뒤로 이어진 능선길엔 떨어진 도토리가 지천이다.

욕심만 낸다면 베낭을 가득 채울 정도로 도토리의 씨알이 굵직하다.

등로의 좌우 숲속엔 활엽수와 소나무가 삶의 터를 놓고 경쟁하는 지역이라

우린 설마 이런곳에 송이가 날까 싶었다.

그런데....

산행 초입에서 선등하던 산산님이

스틱으로 등로옆의 시커먼 버섯을 툭툭 치며 그러신다.

"이거 송이 아녀~?"

"그냥 가죠~!"

"이런곳에 송이가 있겠어요~?"

그러다 혹시나 싶어 쑥 뽑아 냄새를 맡아보니..

헐~!

진짜 송이가 맞다.

대박이다....

방금 뽑은 송이 바로 앞엔 두개가 더 있다.

우린 그 순간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누가 볼까 무서워 얼른 베낭 깊숙이 갈무리를 한 이후엔

다들 등로 옆을 세세히 살펴보며 걷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된다.

ㅋㅋㅋ

 

 

 

초반 활엽수의 식생들이 완전 솔숲 오솔길로 바뀐다.

이곳부터 비로소 등로를 벗어나지 마란 금줄이 처져있다.

가만 살펴보면 사람 발자욱이 사방팔방 어지럽게 나 있는걸 보면

이미 송이 채취꾼이 다녀간 이후가 확실하다.

아마도 산행초입엔 전문꾼들도 방심하고 지나친 듯 싶다.

덕분에 우린 횡재를 한거고....

 

 

 

시간도 여유로워 우린 쉬엄쉬엄 체력안배를 하며 걸었다.

그러다 조망 좋은곳에선 아예 털부석 주저앉아 간식을 즐기며 휴식을 취한다.

 

 

 

그렇게 걷다보면 오른쪽 능선 끝자락에 조망데크가 보인다.

디카로 땡겨 확인하니 맞다.

바로 정상 아래의 원목데크인데 산들님의

체력만 허락 했다면 바로 저곳이 오늘 우리들의 숙영지가 됐을거다.

 

 

 

완만하게 이어지던 육산이

깐보지 마란듯 잠시 까탈을 부린다.

 

 

 

 

그러나...

그런 등로일 수록 조망이 좋다.

그곳에선 김천 방면의 하늘색이 그야말로 전형적인 가을날이다.

그러나 반대편 남쪽은 온통 잿빛의 구름떼가 하늘을 가렸다.

 

 

 

산산님.....

연화도 &우도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으셨나 보다.

하늘을 쳐다보며 그러신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진짜루 통영엔 비가 올까~?"

"설사 비는 안와도 높은 파도로 고생길이 될게 뻔~하죠."

"하긴 그럴거야~!"

"다음에 꼭 가자구~!"

"넵~!"

 

 

 

어느덧...

발걸음이 봉곡리 고방사 갈림길에 닿는다.

숨한번 몰아 쉰 다음 내처 우린 627.6봉을 넘겼다.

 

 

 

백마산 정상을 향한 능선길은

뚜렷하나 잡목이 등로를 덥쳐  다소 거칠다.

그 길을 걷다 길바닥에 떨어진 다래를 주워 맛을 보니 달다.

내 생애 최악의 더위로 기억된  올해 그 지독스럽던 더위가 바로 어저께 같은데

그런 더위속에도 다래는 충실하게 열매를 맺은걸 보면 절기는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드디어 우린 정상을 향한 가파른 계단길을 오른다.

 

 

 

왔으니 일단 정상증명 기념사진은 필수...

 

 

 

그런후 정상 아래에 자리한 원목데크로 향하다

전망좋은 바위에선 예의상 사진을 남겨줘야 한다기에

몸도 마음도 얼굴마저도 어여쁜 마나님들의 기념사진을 남겼다.

 

 

 

그리고 도착한 원목데크...

참 넓다.

다정한 산우들과 떼박을 와도 다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그곳에서 우린 점심상을 펼치며

누가볼까 무서워 얼른 숨겼던 송이를 꺼내 보았다.

맨 우측의 거무틱틱한 색깔이 처음 발견한 송이다.

세상에나~!

이런게 우리에게 들어오다니...

 

 

 

따사로운 햇살아래

시원스레 불어주는 바람을 맞으며 우린 맛나게 식사를 했다.

 

 

 

그런후...

다시 되돌아 올라온 정상에서 별미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별미령까진 완만한 육산의 숲속길이다.

그길은 얼마든지 걸어 줄 수 있을만큼 걷기 좋은 오솔길이다.

 

 

 

별미령에서 고당산을 향한길을 놓고 우린 잠시 고민에 빠진다.

더 걷고는 싶은데 시간이 여의치 못하다.

박짐을 메고 운남산 노고봉 아래의 숙영지까지

올라 가려면 시간이 빠듯하여 우린 산행 욕심을 접어야 했다.

 

 

 

그래서...

좀더 빠른 이동을 위해 우린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노산지를 경유하여 백련사까지 걸어 내렸다.

 

 

 

이후...

고방사에서 차량을 회수한 우린

김천시 남면사무소 주차장에 투산이를 쉬게 한 후 숙영지를 향했다.

 

 

 

노고봉을 향한 길은 초반부터 빡세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솔숲 우거진 등로가 아무리 빡세다 한들

 

 

 

노고봉아래 숙영지는 그리 길지 않아 다행였다.

 

 

 

김천 혁신도시가 발아래 드리운 숙영지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우린 칠성급 보금자리를 먼저 구축하고....

 

 

 

일단 초록잎새표 식단으로 갈증을 삭힌다.

갈증엔 맥주가 쵝오~!

산산님의 특별 제조로 폭탄 한잔씩이

돌아간 이후엔 각자 기호에 맞는 酒님을 모시는 시간을 갖는다.

 

 

 

 

어느정도 갈증이 해소된 이후...

본격적인 먹방이 시작되자 주메뉴

수육과 함께 오늘 행운의 수확물 송이가 등장 하셨다.

 

 

 

입안으로 퍼지는 송이의 향이 진짜로 향기롭다.

정말 행복한 저녁상이다.

연화도와 우도를 못간 보상으론 차고 넘친다.

그러니 우리게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밤이 시작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 어디에 내놔도 절대 뒤지지 않을 멋진 풍광이 발아래에 펼쳐저 있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배가 부른 황홀한 경치다.

 

 

 

 

다만...

짙은 먹구름이 몰려든

서쪽 하늘의 황혼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날...

겨우달려가 대전의 저녁노을이 황홀지경이란

소식을 전하며 형님이 계신곳은 아마도 대전만 못할거라 약을 치며

설레발을 떨었어도 정말이지 난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구름사이로 이미 넘어간 햇님이 남겨놓은

잔영만으로도 이곳의 풍광은 이렇게 황홀한데 뭐가 부러울까 ?

 

 

 

땅거미가 점점 내려 앉을 수록

 

 

 

도심의 불빛들은 화려함을 더해가고...

 

 

 

깊은 야밤이 되자 보석처럼 빛나기 시작한다.

 

 

 

오우~!!!!

정말이지 알흠다운 바미에용~!!!

 

 

 

 

야경에 한껏 취한 깊은밤....

우린 또다른 먹거리로 오늘 숙영지의 먹방에 새로운 신기원을 기록했다.

그건....

바로~!

바로~!

송이 왕창 라면이다.

흐아~!

이거 맛 못 본 사람은 말을 하덜덜 말자.

한마디로 죽음이다.

 

 

 

이후...

데크에 의자를 내다놓고 앉아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자세로 야경을 보며 우린 힐링의 밤을 지센다.

 

 

 

 

다음날 이른 아침....

우리를 깨운건 여느때의새들 지저김이 아녔다.

ㅋㅋㅋ

여긴 그래도 아직 시골이 맞다.

발아래엔 혁신 도시의 빌딩숲이지만

주위엔 죄다 농촌의 농가가 차지하고 있어 그런지

새벽녁이 되자마자 장닭 울음소리가 동네방네 울려 퍼진다.

 

 

 

일어 났으니 우린 노고봉까지 산책을 나섰다.

 

 

 

제법 가파른 오름질 끝에 올라선 노고봉 아래엔

 

 

 

갖가지 운동시설을 갖췄다.

그러나...

그런 운동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아직까지 볼 수 없다.

여기서 운남산까진 1.5키로의 거리다.

이른 아침에 나선탓으로 귀차니즘에 쩔은 우린 운남산 정상을 포기후

 

 

 

왔던길 그대로 숙영지로 돌아가는 것으로 아침산책을 끝냈다.

 

 

 

짙은 먹구름에 아침 일출도 없었지만

화려했던 지난밤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낸채

차분한 본연의 모습을 들어낸 김천 혁신도시의 모습만으로도 우린 만족스런 아침을 맞는다.

 

 

 

이젠 떠나야 할 시각이다.

아침은 산들님표 떡만두국으로 또 배를 불린다.

맛이 얼매나 좋던지~?

그만 아침부터 또 과식을 했다.

이래저래 박산행은 또 몸무게를 불려 가게 되는 날이다.

ㅋㅋㅋ

 

 

 

이곳은 30분이면 올라설 수 있다.

당연히 많은 산책객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을까란 염려가 제일 무서웠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이곳을 찾아드는 사람이 없었다.

숙영지를 정리할 쯤 연인으로 보이는 젊은이와 중년의 부부가 데크를 스쳐 지났을 뿐....

그래서 우리에겐 이곳이 더욱 만족스런 숙영지가 되었다.

 

 

 

늦게까지 해찰을 떨다 숙영지에서 내려온 우린

 

 

 

대전을 향하다 옥천에서 금산으로

핸들을 돌려 산들님 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향했다.

 

 

 

얼마후...

멋진 정원속의 한옥에 도착하고 보니

그곳은 라이브 카페 & 레스토랑 "덕분에" 란 상호를 달고 있었다.

"덕분에"

이름 차암 좋다.

 

 

 

우리부부는 산산님 산들님 덕분에

덕분에란 레스토랑에서 메밀 부꾸미와 국수로 점심식사를 맛나게 드셔주고...

 

 

 

하늘정원에도 들렸다.

이곳은 밤에 오면 더 예쁜곳이란다.

난 예전 마눌님의 꽁지를 따라 찜질방을 따라왔던

기억만 있는데 오늘보니 아름다운 산책로와 수목원이 있어 볼거리가 쏠쏠하다.

 

 

 

그중 수목원 입구의 선남선녀 조형물이 내 눈을 사로 잡았다.

아니다.

내눈과 발걸음을 잡은건 선남선녀의 조형물보다

그 곁에 세워둔 참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란 글귀였다.

그래서 나도 내 마음속 진심을 털어 놓는다.

 

"산산님~!"

"산들님~!"

"우리들도 그러합니다."

 

 

 

(동영상으로 보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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