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대구.팔공산 비로봉

산행일 : 2018년 8월18일(토)~19일(일)

누구랑 : (산찾사 + 초록잎새) &  사노라면

 

  (산행지도)

 

  첫날 : 18일 토요일   

 

자연의 품속을 찾아든다.

그간 얼마나 그리워 했던가 ?

약속시간이 다가갈 수록 조바심마저 인다.

이왕 가는거 그냥 일찍 떠나기로 한다.

설레임으로 살폿 들뜬 마음은 장거리도 짧게만 느껴진다.

한번도 쉬지 않고 단숨에 대구 팔공산 하늘정원 입구에 도착한 우린 산행에 나섰다.

 

 

 

한낮의 태양은 살갖을 바늘로 찔러대는듯 따갑다.

그래도 절기는 어쩔 수 없는듯 옷깃을 스치는 바람엔 서늘함을 품고있다.

그악스럽단 말이 절로 나오던 올 여름 더위도 이젠 막바지임을 피부로 느낀다.

 

 

 

끙~!

힘 한번 줬을 뿐인데 하늘정원이다.

담벼락 너머엔 군부대다.

비로봉이 금단의 땅였던 이유다.

이제 이곳은 시민들이 맘 편히 드나들 수 있는

하늘정원이란 이름으로 개방 되었지만 사진만은 맘대로 촬영 할 수 없다.

하늘정원 입구의 스피커에선 군시설 촬영시 빵에 갈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협박성 멘트가 하루종일 시끄럽게 울려 퍼진다.

 

 

 

이시간에 누가 올까 싶은 하늘정원엔

그래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여지고 있었다.

이곳엔 무엇보다 깔끔한 화장실이 있어 사람만 없다면

그냥 여기에 자리를 잡아도 좋겠다.

 

 

 

우린 좀 더 한갓진 팔공산 정상 비로봉을 향했다.

초반 원목 데크길을 넘어서자 시멘트 포장도로가 비로봉까지 이여진다.

 

 

 

박짐을 메고 힘겹게 걷던

나의 발길을 나리꽃이 잠시 잡아둔다.

 

 

 

이곳 팔공산엔 나리꽃이 절정이다.

 

 

 

드디어 도착한 비로봉 정상아래 데크...

참 쉽죠 잉~!

그래서 이곳을 선택한 이유다.

 

 

 

날씨가 좀 더 선선했다면

원효구도의 길을 따라 걸어 올랐을 거다.

많은 산우들과 함께 못 온 것 보다 사실 그게 아쉽긴 했다.

그러나 마눌 초록잎새는 쉽게 올라 멋진 조망이 펼쳐진 이유 하나만으로

이곳을 아주 마음에 들어하며 흡족해 한다.

그럼 된거지 모~!

 

 

 

후다닥~!

단숨에 칠성급 호텔을 구축후 우린 비로봉에 올랐다.

 

 

 

아직은 한낮...

해질녁 노을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많다.

비로봉 인증 사진을 찍은 우린 그래서

 

 

 

우리의 보금자리로 내려와 일찌감치 먹자판을 벌인다.

일단 시원한 맥주로 갈증을 먼저 달랜 후...

 

 

 

쇠고기 살치살을 불판에 올려

 

 

 

육즙이 베어나올 만큼 익힌후

 

 

 

상추쌈에 고이접어 입안가득 우겨 넣으면

햐~!

이맛에 우리가 산에 든다면 욕 먹을라나 ?

 

 

 

단백질 섭취만으론 포만감을 느낄 수 없다.

그래서 초록잎새가 준비한건 골뱅이 무침 소면이다.

요게 또 새콤하니 맥주를 사정없이 들이키게 만들게 한 주범이다.

 

 

 

그렇게 식도락을 즐기다 보니

얼러려~?

벌써 해가 넘어가려 한다.

우린 서둘러 저녁 노을을 감상하기 위해 비로봉에 올랐다.

 

 

 

그런데...

청명하던 하늘에 언제 몰려 들었나 ?

서쪽하늘엔 먹구름이 하나 가득이다.

 

 

 

그 마저도 방송통신 시설탑에 가려 시야가 별로다.

따라서 이날의 노을은 그다지 감동적이지 못했다.

 

 

 

해가 지고 난 이후

산정엔 급격히 땅거미가 내려 앉으며 추위가 몰려든다.

헐~!

열대야로 잠 못 이룬 숱한 밤들이 바로 어제일이다.

그런데 이게 말이 되냐 ?

초록잎새가 오돌오돌 떤다.

서방님이 우모복 하나 넣으란 말을 듣지 않더니 말똑싸다.

ㅋㅋㅋ

 

 

 

징글맞게 덥던 지난밤들을 생각해 그런지 그래도 추위를 잘 참는다.

방풍의 하나에 의지한 초록잎새가 발아래에 드리운 경산시내의 야경에 취했다.

 

 

 

아~!

정말 아름다운 밤이에용~!

 

 

 

한밤의 야경에 취해 깊어가던 밤....

 

 

 

 

벌써 소화가 다 되었나 ?

우린 또 야참을 준비하여 酒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셨다.

그러나 밤이 깊어갈 수록 몸은 더 떨려온다.

마눌은 오늘따라 따끈한 국물이 생각난다며 어떻게 해 보라는데

딘장~!

내가 그걸 어쩌누~?

물은 끓였으니 누구나가 좋아하는

라면중에 라면인 사노라면을 입수 시키면 되는데

라면을 끔직히 아끼는 마눌이 있어 어쩌지 못하니 그냥

아침거리로 가져온 누룽지를 조금 떼어내 끓였다.

아웅~! 

오늘따라 라면이 곁에 있어도 라면이 정말 그리운 밤이다.

 

 

 

마눌님 초록잎새는 누룽지로 몸이 덥혀졌던지 ?

어느틈에 보금자리에 들더니 어느새 곤히 잠이 들었다.

하늘엔 달님도 별님도 저렇게 초롱초롱 빛나는 아름다운 밤인데도 말이다.

정말 무드 없는 마눌님이다.

 

 

 

이날밤...

얼마 있슴 60대가 될 나이가 되어 그런가 ?

씰데없이 여성홀몬 에스트로겐만 팡팡 분비되는 갱년기라 그런지

센치메탈해진 산찾사만 감상에 젖어 하염없이 산정을 서성대며 야경에 취해 밤을 지샜다.

 

 

 

 

  두쨋날 : 19일.일요일  

 

이른아침..

다들 참 달게 잔다.

그간 불면의 여름밤을 지겹게 보낸 탓이리라. 

일어나~!

일어나~!

아무리 불러보고 외쳐도 보고 흔들어 봐도 들은척을 안한다.

이미 일출이 시작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나홀로 올라선 비로봉 정상...

뒤늦게 사노라면이 내 뒤를 따라 올라섰다.

일출 ?

동녁엔 짙은 구름이 아기햇님을 감싸안아 버렸다.

 

 

 

장엄한 일출의 기대가 무참히 깨져 버린 대신

서쪽하늘엔 어여쁜 새털 구름이 햇살을 담뿍 받아 하늘을 수놓고 있다.

그럼 된거지 뭐~!

 

 

 

부지런한 산객들이 간혹 스쳐 지난다.

일요일이니 시간이 갈 수록 더 많은 산객들이 올거다.

서둘러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대신한 후.

 

 

 

어젯밤 먹다 남긴 쇠고기 몇점과 새우까지 깡그리 위장에 쓸어넣고

 

 

 

후식으로 달콤한 복숭아를 깍아

한점씩 베어물고 남은건 봉지에 담아 초록잎새의 베낭에 갈무리 한다.

 

 

 

대충 짐정리를 끝낸 뒤...

아침이슬에 축축해진 텐트를 말리기 위해 데크에 걸쳐 놓은 우린

 

 

 

서봉을 먼저 들리기로 했다.

한차레 까탈스런 암릉을 통과한 이후의 숲속길이 편안하다.

 

 

 

한차레 내려 백히던 능선이

용솟음 치듯 올려세운 저곳이 서봉이다.

 

 

 

이른아침 차분한 마음처럼 평안하던 능선이

 

 

 

서봉을 향해 곧추 세우기 시작한 등로엔 계단이 맞아준다.

 

 

 

 

서봉직전 헬기장.....

숲그늘이 드리웠으니 사실 이곳이 명당이다.

게으름을 즐기는 듯 박꾼들이 이제사 아침을 준비중이다.

참 여유로운 풍광이다.

 

 

 

헬기장을 벗어나자 마자 삼성봉이 맞아주고

 

 

 

서봉은 바로 그 앞의 봉오리다.

일단 왔으니 인증사진...

 

 

 

서봉 아래로 이어진 능선을 타고 내리면 부인사에 닿는다.

그곳을 향해 조금만 내려서면 조망이 참 좋다.

그곳에선 우리가 머물었던 비로봉 정상과 함께 운무가

피어 오르기 시작한 동봉이 한눈에 잡힌다.

 

 

 

 

 

 

다시 발길을 돌려 서봉을 넘긴 우린

 

 

 

 

왔던길을 그대로 되돌아 가다

대구 유형문화재 제3호 팔공산 마애약사불좌상을 들렸다.

 

 

 

바위 암벽에 돋을 새김의

마애약사불 좌상은 8세기 불사의 특징 이란다.

 

 

 

서봉에 이어 동봉에 도착.

흐미~!

그런데 벌써부터 더워 디지것따.

지나고 봉께 어젯밤이 그래도 천국였다.

 

 

 

이젠 비로봉으로 되돌아 간다.

 

 

 

 

바쁠게 없으니 가던중

이렇게 멋진 경치가 나오면 당연 마눌님은 박아줘야 하고

 

 

 

들려야 할곳이 있다면 들려야 한다.

그래서 들렸다고라~?

아니다.

가다보니 나오더라...

유형문화재 제20호로 통일신라때

불상으로 추정되는 팔공산 동봉 석조약사여래 입상이다.

 

 

 

그런데...

여느 불상과 달리 생긴 모습이

오고가며 항상 보았던 시골 아낙의 모습이다.

그래 그런지 가던 발걸음을 되돌아 보게 만들던 정감이 가던 불상이다.

 

 

 

되돌아온 비로봉 원목데크....

베낭을 꾸려 아니온듯 주위를 정리한 후 귀향길에 든다.

 

 

 

하늘정원을 거처

 

 

 

어제 걸었던 그길 그대로 내려선 우린 대전을 향했다.

 

 

 

1박2일 백패킹으로 다녀온 팔공산 비로봉은

더운 여름날 아주 쉽게 다녀올 수 있는 훌륭한 박지로 기억될 것 같다.

한겨울엔 통신시설 건물 뒷편의 넓은 시멘트 공터도 참 좋을것 같아

다음엔 많은 산우들과 한번쯤 더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든다.

끝으로 심심찮게 동행이 되어준 사노라면 아우님께 이글을 빌어 감사 드린다.

 

 (동영상으로 보는 팔공산 비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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