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18년 8월25일 토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 여고 동창생
어디로 : 이원 대성산 산자락 아래
초록잎새 친구가 우릴 초대했다.
5일은 도시에서 주말2일은 농촌에서의 삶을
꿈꾸는 5都(도)2村(촌)의 로망을 실현하기 위한 현장이다.
알려준 네비의 주소를 찍고 찾아간 곳은
이원의 대성산 끝자락에 위치한 외진 산골짝이다.
이제 막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듯
주위는 어수선해 보여도 이집엔 명함이 걸려있다.
밤돌깨비...
이름이 아주 토속적이다.
그곳은 300평의 땅 한구석에 비닐움박을 치고
콘테이너 박스를 들어 안쳐 보금자리를 꾸민 형태인데
그래도 그 보잘것 없는 숙소와 달리
건물앞엔 계곡의 물을 끌여들인 연못을 만들어 운치를 살렸다.
이들 부부는 일단 이렇게 아주 작게 시작하여
적응기간을 거쳐 은퇴후엔 제대로 된 집을 짓고 들어와 살겠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 그건 그녀 남편만의 로망이다.
절대 들어와 살 생각은 없다라고 말을 하는 초록잎새 친구는 그러나
밀집모자를 눌러쓰고 여기저기 할일을 찾아서 잡초도 뽑으며
연신 싱글벙글 웃음을 짖는걸 보면 그녀도 곧 남편의 꿈에 동화되어
함께 노년의 꿈을 가꾸어 갈게 뻔하다.
시골에 땅을 구입해
이렇게 나마 하루쯤 찾아들어
휴식과 휴양을 취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나자
자랑한번 하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그녀는 여고 동창생들을 제일 먼저 불렀단다.
덕분에...
마눌님 껌딱지인 난
그녀들과 함께 온 유일의 남성이 되시겠다.
이런곳에 오면
일단 먹는 즐거움이 최고다.
도착하자 마자...
살림 9단의 실력을 갖춘 여인네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서로들 이것저것 분담하여 일을 하나 싶더니
금방 토종닭 두마리를 삶아 식탁에 올렸다.
이만함 푸짐하다.
마을 끝에 위치한 산자락 아래라 그런지
온갖 새들의 지저김과 함께 시원한 바람이 연신 불어준다.
오랫만에 만난 지인들의 정겨운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산찾사...
한잔술에 취해 노곤한 낮잠을 즐기고 나자
텃밭에서 따온 애호박과 고추등등...
이것저것 썰어넣고 붙임개를 또 대령하는 여인들 덕에
옆구리살만 팍팍 늘린 오후의 한나절이 훌쩍 지났다.
뜻밖에...
도시인의 로망인 5도2촌의 꿈을 실현중인
지인을 찾아 무료한 하루를 즐겁게 지낸 하루가 저문다.
여유가 있다면
나도 저런 삶을 한번 꿈꾸고 싶은데 마눌님의 생각은 다르다.
울 마눌님은 아예 꿈도 꾸기 싫단다.
부부가 서로 지향하는 목적과 뜻이 맞아야 저런 삶이 가능하다.
하긴...
저런 삶을 누리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부터 우린 대략 난감한 현실이라 그저 꿈은 꿈으로만 간직해야 된다.
ㅋㅋㅋ
그러고 보니 지금껏 난 뭘 하고 살았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