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24일 금요일)

 

하루종일 요란법석을 떨던

태풍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났다.

 

 

 

비가 그치자

마눌님이 시장가방을 들고 나갔다 오더니

호박잎을 내게 던지며 다듬어 달란다.

어디서 사왔냐 물어보니

매주 금요일 대전 시청앞에선 재래시장이 열린단다.

 

 

그런데...

장마라 그런지 오늘은 서방님이

좋아하는 호박잎 밖에 없어 그것만 사왔단다.

 

 

내 식성은 완전 토종으로

고구마,감자,옥수수는 주식으로 삼아도 좋을 정도다.

반찬 역시 텃밭의 채소면 최고의 밥상으로 안다.

내가 깔끔하게 호박잎을 다듬는 동안

마눌님은 우렁쌈장을 만들더니 금방

호박잎을 쪄서 고실한 밥과 함께 식탁을 차렸다.

 

 

 

 

얼마후...

배부른 만큼 차오른 행복함에 커피향까지

즐기려는 찰라에 울려 퍼지는 마눌님 핸드폰...

전화를 받자마자 쪼르르 앞집으로 달려가는 마눌님이 그런다.

"앞집 언니가 차 마시러 오라네

 

딘장~!!!!

 

 

 

창밖의 하늘엔

또다시 잿빛구름이 몰려들고

마눌을 뺏긴 산찾사는 지금 홀로

믹스 커피로 외로움을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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