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 너른숲님 농장
어느날 : 2017년 12월24일 일요일
누구랑 : 둘레 둘레 회원님과...
오늘은 우리 마눌님의 유일한 모임날이다.
언제 부턴가 뜻이 맞고 편한 사람들이 한달에 한두번씩 만나
나들이 같은 산책을 하더니 그게 그냥 모임이 되었다.
멀리도 가지 않는다.
그저 대전 근교의 둘레길만 고집한다.
그러다 보니 걷던길을 또 걷는 수준이나 마눌님은 은근히 그날을 기다린다.
어떤 목적을 갖고 걷기보단
좋은분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긴 만남이라 그런가 보다.
이 모임에서 나는 솔직히 마눌님덕에 억지춘향 격으로 낑겨준 비회원이라 보면 된다.
오늘은 대청호반 한자락을 걷기로 했단다.
그런데....
오전부터 겨울비가 나린다.
걷는데 목숨을 건 회원들이 아니니 당연 오늘은 그냥 만남에 의미를 둘께 뻔하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대청호반 인근에 자리한 너른숲님의 농장이다.
약속시간에 도착해 보니
콘테이너 하나 달랑 들여 놓았던 농장엔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 있다.
오우~!!!!
모든 도시인의 로망인 5도2촌의 꿈을 실현한 너른숲님이 부럽다.
대전에서 차로 10분이면 도착하니 위치도 참 좋다.
이곳 농장에서 생산하는 푸성귀는 자급자족 하고도 남는다고 한다.
너무 많은 농사는 노동이라 밭의 일부는 그냥 정원으로 가꿀 생각이란다.
그러며 하는말...
은퇴후 자식에게 실려만 놓으면 면제 되었던 의료 보험법이
개정 되어 이젠 퇴직후 연금을 받게되면 30만원 가량의 보험금이 나올텐테
정해진 규모의 농지를 갖고 농사를 짖는다면 50% 감액이 된단다.
노후의 미래까지 계산에 넣은 농장 운영이다.
역시...
똑똑하고 야무진 양반이다.
난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 하고 싶어도 못 할거란 말에
그냥 그린벨트 지역의 땅을 사서 농장을 운영해 보란 조언을 해준다.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이젠 몇년후 닥칠 은퇴후의 삶도 생각해 봐야 할텐데..
그러고 보니 내가 참 한심하단 생각이 불현듯 든다.
뭘 해 놓은게 있어야지 원~!!
역시나...
처음부터 걸을 생각들이 없었다.
겨울비는 하루종일 내릴 비라 처음부터 포기다.
눈이라도 내렸다면 다들 걸었을 텐데...
다들 핑계거리 생겨 다행인 표정들이 역력하다.
ㅋㅋㅋ
이런날은 먹고 마시며 놀기엔 안성맞춤이다.
다들 모여들자
제일 먼저 꺼낸게 잘 삭힌 홍어였다.
홍어엔 막걸리가 궁합이 맞는단다.
대전의 원막걸리는 달착지근하다.
이게 은근히 땡긴다.
오랫만에 만난 반가움에 막걸리 몇순배가 돌고 나자
너른숲님 농장의 펜션은 왁작지껄 수다방이 된다.
역시나...
난 술에 약한걸 증명하듯 막걸리 세잔에 잠깐 떨어졌다.
한숨 자고 일어나 보니 정원이 시끌벅적..
나가보니 석굴을 굽는다.
헐~!
언제 저걸 다 준비 했나 ?
석쇠에 굴이 지글 지글 익는다.
잘 익은 석굴은 맛이 좋아 그런지
접시에 올려 놓기 무섭게 순간 순간 사라진다.
난 아직도 생굴을 못 먹는다.
그러나 구운 굴은 썩 좋아하진 않아도 먹기는 한다.
그래서 몇개 집어 먹어보니 짭쪼롬한게 먹을만 하다.
내가 먹을만 하면 좋아하는 사람은 환장할 거다.
그걸 증명하듯 이미 석굴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그러자..
이번엔 장어가 등장 하셨다.
먼저 밖에서 숯불에 초벌구이를 끝낸 후
방안으로 들여와 전기 구이판에 또 굽는다.
앞 뒤로 노르스름 하게 익힌 장어를
먹기 좋게 잘라 세워 또 익힌 장어는
갖은 양념에 채소를 싸서 입안에 넣으면
캬~!!!!
아주 맛이 지긴다.
오늘의 쉐프는 백장미 언니다.
요 언니로 말할것 같으면 전국의 맛집을 순회하며
보고 들은 것만 흉내를 냈을 뿐인데...
흐~!!!
그녀가 구워 내 놓은 장어 한입이면
쉐프의 내공이 참으로 심오함이 증명 되고도 남는다.
굽자마자 입으로 쏘옥 쏙....
그러다 보니 밖에서 구워오는 초벌구이가 딸린다.
백장미님...
느그들 밖에서 그냥 먹는거 아녀~?
빨랑 안가저 와~!!!
이런 딘장~!
서방님 먹는걸 우찌 저렇게 눈치채고 저런댜~!!
입안 한가득 장어를 넣고 씹던 백장님 언냐의 낭군 사백이님의 표정이 순간 난감하다.
장어로 일단 순대는 다들 꽉 채웠다.
다들 방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며
하하호호...
만나면 좋은 친구며 이웃이고 형제 남매인 회원들인 지라
시간은 참 빨리도 흐른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점심때가 지났단다.
이젠 온 국민이 좋아하는 돼지 목살을 굽니다.
가족 나들이 모임으로 둘레둘레 회원에서 빠진
겨우달려를 대신하여 잡았던 가위와 집계를 고수한 장미 언니가
마지막까지 수고를 하신다.
고기를 다 드시고 난 다음엔
오만가지 못 하는게 없는 사노라면이 밥을 비빈다.
좀 싱겁게 비빈 비빔밥과 궁합이 맞을거라며
사노라면이 이번엔 잔잔하게 사그라들던 숯불의 잔불에 고등어를 굽는다.
알맞게 익은 다음 디집어 구운 고등어는
강원도 본토백이 사백님이 그 맛을 인정 하셨다.
안동 간고등어 보다 더 맛이 좋다며...
그걸 증명하듯 초록잎새가 뼈 사이까지 발라 먹는다.
그렇게 맛있어~?
참 胃大한 산우들이다.
하루종일 먹고 마신게 어마 어마하다.
이젠 어느덧 늦은 오후....
갤로퍼님이 오늘 좀 늦게 오시며 사오신 케익으로 이젠 하루를 정리한다.
올 한해를 정리하며
내년엔 대전 근교를 떠나 멀리 사량도로 1박2일 여행을 결정한 둘레둘레 회원들...
그날 나도 쉬는날이 되어 함께 하길 기원해 본다.
나 없이 마눌님 홀로 보내기엔 너무 서운할 것 같아 이번엔 연가라도 내 봐~?
비나리는 한겨울...
운치있는 대청호반 산책은 못 했어도
하루 종일 먹고 마시며 정겨운 산우님들과의 함께한 하루가 또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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