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호미곶 둘레길 & 말목장성 둘레길
산행일 : 2018년 5월23일(수)~24일(목)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말목장성 둘레길 지도)
2일차 : 2018년 5월24일 목요일
이른새벽....
새들이 어여 일어나라 떼거지로 몰려와 지저긴다.
텐트를 열여 제키자 아직 해가 뜨려면 멀었다.
밤새 고기잡이 조업을 끝낸 배가 항구를 찾아드는 이른아침
게으른 우린 부부는 다시 또 설핏 잠이 들었다 깨어나자
나뭇가지 사이로 해는 이미 떳다.
동해 일출은 방향이 맞지 않아 포기하길 잘 했다.
일찍 아침 식사를 끝냈다.
그런후...
깔끔하게 뒷정리를 한 뒤
구룡포읍으로 다시 내려가...
박베낭을 차에 실어놓고
작은 베낭 하나만 걸머지고 왔던길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우리가 한밤을 지낸 전망대를 지나
무명봉을 넘긴 등로는 육산의 오솔길로 한동안 이어진다.
등로는 동네주민들 체육시설의 공원과 연결되어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정자로 우릴 이끈다.
그곳 정자에선 맞은편 능선이 자세히 보인다.
저곳 암릉이 박바위인데 우리는 하산을 그리로 할 예정이다.
숲속길이 정말 환상이다.
몇일전 비가 내려 그런지 밝히는 땅의 촉감이 너무 좋다.
어제 걸었던 해안가 자갈밭에 비하면 여긴 그야말로 실크 로드다.
오늘도 갖은게 시간뿐....
잠시 쉬어갈 땐 아예 의자에 누워 하늘을 처다본다.
일렁대는 솔숲의 그늘이 얼굴을 스친다.
살랑 살랑 바람속에 실려든 숲속의 향기가 참 좋다.
길은 참 단순하다.
외길의 숲속길은 가끔씩 임도와 만나지만 곧 숲속길로 이끈다.
참 아름다운 숲이다.
조망은 없어도 이런 숲속길은 마음에 쏘옥 든다.
무념 무상....
우리 둘은 말을 잊은채 자신마저 잊어간다.
그리곤...
드디어 맞이한 말목장성 옛길을 걸었다.
말목장성은 구룡포에서 동해면 흥환리까지 8키로를
쌓은 성으로 14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말 목장였다.
그 옛길의 말목장성에서 삼거리를 만나 우린 봉화대를 향햇다.
드디어 올라선 응암산 봉화대 정상...
사실 어제 일찍 산행을 끝냈다면 여기서 한밤을 지내고 싶었다.
등짐이 부담 스럽다면 저 아래 삼거리 임도까지 차로 올려도 될 것 같다.
봉화대엔 봉화대 터 대신 3층 누각의 정자가
세워져 있고 그 아래엔 말목장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그 삼층 정자에 올라
간식으로 가져온 과일을 들며 아주 길게 휴식을 취한 후
봉화대 반대편의 눌태 전망대를 들렸다.
봉화대를 오기전 먼저 눌태 전망대를 들려야 하는데 진행 미쓰....
눌태 전망대에서
오늘 최종 목적지 공개산의 위치를 확인 후
왔던길을 되돌아 간 삼거리에서 길게 이어진 임도를 따라 걸어내린 끝에
임도 우측에 자리한 무덤뒤
나뭇가지에 걸린 시그널이 우리 부부를 공개산으로 이끈다.
공개산을 향한 등로가 그간 인적이 없었던 듯 다소 거칠다.
한차레 땀을 쏟고 나서야 안착한 능선에서
작동시킨 트랭글이 공개산 정상임을 알리는 축하벨을 울린다.
그러나.
주위엔 온통 잡목뿐 정상 표식은 없다.
혹시나 싶어 이쪽 저쪽 걸어 들어가 살펴봐도 역시 똑같다.
약간의 실망감을 안고 되돌아 내려선 우린
뙤약볕의 임도를 걸어 걸어 봉수대 삼거리를 거처
말목장성 옛길을 걸어 박바위 인근의 정자에 도착했다.
공개산은 걷는맛 외엔 별다른 의미가 없다.
그러나 안 와보면 궁금하여 후회가 될 테니 걸어본건 잘한 일이다.
오늘도 사람을 만나 볼 수 없을 정도로 한적한 숲속이다.
덕분에 우린 마음 놓고 양발까지 벗어 던진채 이곳 정자에서 휴식을 취했다.
실컨 쉬었다 가는길...
박바위을 넘겨 한성타운으로 향한 능선길이다.
이길도 역시 유순하고 아름다운 솔숲의 오솔길였다.
내림길 끝지점엔 이쁘게 꾸민 구룡정사란 간판을 달은 건물이 있고
그 앞엔 장기목장성 탐방로 안내판이 건식돼 있다.
이후...
산기슭을 따라 이어진 도로를 따라 걸어 내리면
처음 산행을 시작한 구룡포 초등학교 뒷편으로 이어진다.
주차는 초등학교 뒷편 보건지소나 담벼락에 세워 두면 된다.
그럭저럭...
트랭글엔 11.47키로가 찍힌걸 보면
서운하지 않게 걸은 거리라 마눌님 말씀대로 하면 오늘도 보람찬 하루다.
귀로....
고속도로에 올라선후 제일 먼저
만난 휴게소에서 마눌님께 운전대를 넘겼다.
얼마후 설핏 잠에서 깨어나 보니
헐~!
울 마눌님이 과속을 하고 있다.
왜 이렇게 과속하냐 야단을 치자 마눌님이 그런다.
당신이 가르켜준 대로 차량 흐름에 따라 운전을 하는 거라나 뭐라나 ?
참~ 나....
주행선에서나 그런거지 추월선도 그렇게 하라고 가르켰나 야단을 치자
ㅋㅋㅋ
그럼 니가 하세요로 응수한다.
딘장~!
그래 그런가 ?
갈땐 3시간이 걸렸는데 올땐 대전까지 2시간30분만에 도착이다.
흐이구~!!!!
울 마눌님은 이제부터 절대 베스트 드라이버가 아니다.
오늘부로 난폭 운전자로 나에게 낙인 찍혔다.
그런데...
다음에 또 맡겨야 하나 우쩌나 ?
엣따~! 나도 모르것다.
ㅋㅋㅋ
(1박2일 여정을 동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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