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호미곶 둘레길 & 말목장성 둘레길

산행일 : 2018년 5월23일(수)~24일(목)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호미곶 둘레길 개념도) 

 

  제1일차 : 2018년 5월23일 수요일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서로의 다름을 못 받아들이는 데서 온다.

살아온 환경과 인생관이 서로 다르니 어쩜 당연한 일이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더 잘 보이고

든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금방 표가 나는 법이다.

하여... 

잠시 자리를 비우기로 했다. 

그렇게 함으로 나의 단점보다 장점을 

알아주면 고맙기야 하겠지만 굳이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바람부는 대로 맡겨둘 수 밖에...

 

 

 

마눌님이 포항 호미곶 못 가본걸 아쉬워 한다.

그게 뭐 어렵다고...

당장 짐을 꾸려 떠났다.

3시간이 안걸려 도착한 연오란 세오녀 공원에서 우린 여정을 시작했다.

 

 

 

1코스는 생략했다.

2코스 선바우길 6.5km와

3코스구룡소길 6.5km 그리고 4코스 호미길

5.6km까지 총 18.6km가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할 거리다.

달랑 베낭 하나만 초록잎새 등에 걸머지게 한 후

연오랑 세오녀 공원을 벗어나자 저멀리 포스코가 선명하다.

오늘 서해안엔 중국발 황사가 예보된 날씬데 이곳은 청명하여 시야가 참 좋다.

그러고 보니 우리부부는 황사를 피해 이곳을 잘 왔다.

 

 

 

얼마후..

우린 공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해안가 언덕에 자리한 팔각정 정자에 들렸다 나온다.

 

 

 

등로는 이내 대숲으로 이어지다

잠시 929번 지방도로를 걷게 되나 이내 해안길로 연결된다.

 

 

 

오늘은 제법 더운 날씨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시원한 해풍이 불어준다.

뙤약볕에 노출된 호미곶 둘레길에 바람마저 없었다면 오늘 정말 힘들뻔 했다.

 

 

 

블루빛 바다....

바닷속이 훤히 보일 정도로 투명하고 맑다.

충청도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난 이런 바다가 참 좋다.

바다의 어원은 모든걸 다 받아 준다는 받아가 변해 바다란다.

한이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다.

그럼...

나도 맺힌게 많아 바다를 좋아하나 ?

ㅋㅋㅋ

 

 

 

어느덧 발걸음이 입암마을에 들어선다.

마을 입구엔 벽화가 눈길을 끈다.

호미곶 지형이 호랑이 꼬리라 그려 넣은것 같다.

초록잎새...

순간 호랑이 꼬리를 잡아 당기더니

 

 

 

이번엔 방금 용궁에서

헤엄쳐 나온 거북이와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평일엔 어디든 한가롭다.

역시 이곳 둘레길도 우리 둘 뿐인데

어느덧 우리의 발걸음이 이런저런 사연을 품음직한 선바위를 지나자

 

 

 

 

약간 어거지를 보태 만든 바위들이 우리 부부를 맞아준다.

이건 돌을 던저 들어가면 소원을 들어 준다는 뻔한 스토리를 품고 있는 바위일 테고...

 

 

 

요건 그냥 스처 지날뻔 했는데

마눌이 손바닥 바위라 해서 살펴보니 그런것도 같다.

 

 

 

연속해서 해안가의 바위들이 명함을 내민다.

이건 왕관바위...

 

 

 

그리고 비교적 쉽게 알수 있던 킹콩바위.

 

 

 

흰바위가 많아 흰 언덕에서

흰덕으로 그러다 힌디기로 불렸다는 바위를 지나자

 

 

 

조망데크의 하선대가 맞아 주는데

그곳에서 바라본 마산리 마을이 지척이다.

마을이 가까워 오자 순간 시장기가 든다.

그러고 보니 점심시간이 많이 지났다.

 

 

 

마산리 마을의 먹바위를 지나며

 

 

 

음식점을 찾아 보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다들 점방을 닫아 걸었다.

헐~!

이러다 우리 굶는거 아녀~?

 

 

 

마산리 마을 회관옆 정자...

한무리의 둘레길 순례자들이 도시락을 풀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저 모습을 보니 더 배가 고프다.

 

 

 

맛난것 사먹을게 아니라 점심 도시락을 준비할 걸...

이제와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으랴~!!!

 

 

 

마산리 마을을 뒤로 보낸 후

간식으로 가저온 과일로 일단 허기를 속인다.

 

 

 

배고파 힘도 없는데

푹~!

푹~!

무거운 발목을 모래톱이 잡아 당긴다.

 

 

 

그 모래톱을 벗어나 데크길을 걷다

 

 

 

여왕바위를 보는둥 마는둥....

 

 

 

 

여왕도 나 몰라라 했는디

니들 신랑 각시 바위야 당연 관심없다.

 

 

 

 

오늘도 걷는다 마는

정처없는 초록잎새의 발걸음이 드디어

 

 

 

달아 메어놓은 생선들이 꾸덕 꾸덕 말라가던

 

 

 

바다횟집을 발견했다.

다행히 식당은 그 마을에서 유일하게 영업중이다.

 

 

 

얼마후 우린 모듬회를 주문 했다.

그런데....

좀 기다려야 한다며

주인장이 바삭하게 구운 빈대떡 한접시를 먼저 내준다.

푸짐한 인심이다.

일반 음식점에선 이 빈대떡 한접시만도 만원은 하겠다.

 

 

 

곧이어 나온 모듬물회...

제법 생선회가 많이 들어있다.

맛~?

기막히다.

공기밥 한그릇을 다 넣고 비벼 싸악~싹 비워냈다.

 

 

 

함께 내준 매운탕도 참 맛나다.

생선살도 두툼하니 발라 먹을만 하다.

양이 푸짐하여 초록잎새는 공기밥은 손도 못 댔다.

이집 주인인 선장이 직접 잡았다니 당연 생선은 싱싱하다.

절대 욕 먹지 않을것 같아 이길을 걷는분 계시면

꼭 드셔보라 추천한다.

 

흥환1리 바다횟집 예약

010-3524-4651 평화호 선장  정종원....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은 진리다.

비로소 아름다운 해안가 풍경이며 맑고 푸른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저멀리 바다엔 어구를 잔뜩 실은 고깃배가 질주한다.

굴뚝이 잔뜩한 곳은 바로 포스코....

 

 

 

 

걷는 걸음엔 탄력이 붙어 어느새

장군바위를 지나 발산2리 마을을 앞둔다.

이쯤이면 얼추 반쯤은 걸은듯 싶다.

 

 

 

발산마을을 지나 해안가 모레톱의

야생화 군락이 잠시 우리의 발목을 잡은 뒤론

 

 

 

우리의 발걸음엔 거침이 없는데

 

 

 

그렇게 이어지던 해안 둘레길이 문득 끊겼다.

 

 

 

호미곶 둘레길이 갑자기 산속을 파고든다.

그러자....

이렇게 산 기슭을 걸으며 내려다 보는

바닷 풍광이 맘에 든다며 초록잎새가 제일 좋아한다.

 

 

 

그러나 그길은 그리 길지 않았다.

 

 

 

숲속의 등로는 오르락 내리락 하더니 곧 구룡소로 우릴 이끈다.

 

 

 

구룡소의 사연은 안내문에서 확인하면 되고...

기암절벽의 원목데크에서 내려본 구룡소의 9개 굴은 확인불가.

그렇다고 내려가 확인하긴 그러니 곧바로 되돌아 나온 우린

 

 

 

저멀리 보이는 대동배 1리 마을로 향한다.

 

 

 

대동배 마을에서 호미곶 둘레길은

진행방향 우측으로 틀어져 대동배 교회로 향하며 해안과 멀어진다.

 

 

 

둘레길은 마을을 벗어나자 마자 숲속을 파고든다.

 

 

 

의외로 숲속길이 길게 이어진다.

소나무가 꽉 들어찬 오솔길은 그간 울퉁불퉁

자갈길을 걸어 오느랴 화끈대던 발바닥을 식혀주고 달래준다.

숲속의 능선에선 솔바람이 제법 불어준다.

순간... 

심연속에 자리한 우울함으로 음습한 

내마음을 살랑 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널어놓아 말리고 싶다.

그런후 바람이 전하려 했던 숱한 이야기를 마저 듣고 싶다.

문득...

지나간다란 천양희 시인의 싯구절이 생각난다.

 

 

 

지나간다......(천양희)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 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슬픔은 그래도 힘이 된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가치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 더 잘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고
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

 

 

 

소나무 숲길을 빠저 나온 호미곶 둘레길은

도로를 건너 다시 또 해안가 대동배 마을을 지나야 했다.

 

 

 

그런후 이어진 원목데크 해안길에선

 

 

 

아주 특이한 바위가 관심을 끈다.

지도를 보니 모아이상 바위라 돼 있다.

 

 

 

그 바위 아랫부분만 보면 이런 형상이다.

모아이 석상을 닮았는지는 알 수 없어도 영락없는 얼굴 형상이다.

 

 

 

이젠 저 끝을 돌아 나가면 호미곶 ?

이젠 거의 다 온것 같다.

 

 

 

해변에서 올라선 도로의 한켠엔 월포 서상만의 시비가 서있다.

여기부터 우린 호미곶 광장까지 해안길과 이별후 도로를 걸었다.

 

 

 

걷다가 도로옆 아래에 자리한 독수리 바위는 관광명소라니

 

 

 

잠시 엉덩이를 내려놓고 다리쉼으로 힘을 비축후...

 

 

 

내처 우린 쉬지 않고 걸어 걸어서

 

 

 

청포도 이육사 시비를 지나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호미곶 해맞이터에 도착했다.

 

 

 

여긴 유명 관광지라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그중에서 이곳의

상징처럼 돼 있는 저 형상물엔 다들 관심이 많을거다.

상생의 손으로 명명된 기념물은 인류가 화합하고 화해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로 만들어가자는 의미로 만들어진 조각물인데

바다에는 오른손이

 

 

 

육지에는 왼손이 서로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호미곶이 차지한 지형의 특징을

아주 잘 표현한 호랑이 형상물이 한동안 우리의 시선을 잡는다.

무사히 완주를 했으니 이젠 돌아가야 하는데...

광장 한켠의 CU편의점에서 대중 교통편을 알아보니

연오랑 세오녀 공원까지 가는 버스편은 하루에 한번만 있단다.

그래서...

오늘 점심식사를 하며 받아둔 개인택시에 전화를 해 알아보니

헐~!

제시한 금액이 겁나게 비싸다.

오히려 CU 편의점에서 소개한 (곰두리 택시 054-276-5476)가 훨~ 싸다.

그곳까지 2만2천냥....

 

 

 

얼마후...

차량을 회수한 우린 다시 왔던길을 달려 구룡포읍으로 향했다.

그런후 읍성 전망대로 급하게 오르기 시작한 끝에

 

 

 

다행히 해가 지기전 편안히 머물 보금자리에 안착을 했다.

 

 

 

5분이 채 안걸려 칠성급 호텔이 세워지자

비로소 구룡포 시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점점 더 어둠이 밀려들자

 

 

 

우린 곧 저녁만찬을 시작했다.

 

 

 

이만함 푸짐하다.

 

 

 

적당히 모셔온 酒님이 함께 하자

마음은 풀어지고 너그러워 진다.

그래...

인생 뭐~

특별한거 없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건 다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장미는 가시 속에도 향기를 내 뿜는다.

이정록 시인의 사랑이란 싯구엔 이런 구절이 있다.

"한 다발이 된다는 것은 가시로 서로를 껴안는다는 것"

하아~!!!

감탄이 절로 난다.

그래...

아름다운 세상은 그런거 였구나.

그러니 너도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

 

 

 

오늘도...

알흠다운 바미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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