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득량 오봉산 & 작은 오봉산

산행일 : 2018년 5월11일(금)~12일(토) 1박2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1일차 득량 추억의 거리 산책후  오봉산 정상에서 1박 

            2일차 작은 오봉산 산행

 

 

  (산행지도)

 

 

1일차 : 2018년 5월11일.금요일

 

가고 싶던곳...

이제서야 그곳을 향한다.

예전이야 멀었다지만 이젠 그것도 아니다.

휴게소에 한차레 쉬었다 갔어도 3시간이 안 걸려 우린 득량역에 도착했다.

그만큼 도로가 좋아졌다.

 

 

 

역전앞에 차를 주차후....

역 구내를 들어서자 이런 저런 볼거리가 많다.

그러나 그런것 보다 내 시선을 잡아끈건 득량역 맞은편의 작은 오봉산이다.

내일 우린 저곳을 오를 예정이다.

예전...

이곳의 학생들은 순천으로 통학을 햇나보다.

그시절 그때 사랑을 고백하던 조형물속 남학생 모습에서 예전의 나를 떠올린다.

고교 3년내내 나는 조치원에서 청주로 통학을 하며 마음에

두고 있던 소녀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못 한채 가슴앓이만 하다 말았었다.

그땐 왜그리 용기가 없었는지 모른다.

사랑고백은 끌어안지 말고 상대방에게 던져 버린채

받아 들여야 할지 내쳐야 할지를 상대방이 고민하게 해야 현명한 처신이다.

중앙여고 이 옥란 이름의 그때 그 여학생은 이젠 할마씨가 되었겠지 ?

그놈의 세월은 오라 한것도 아닌데 참 빨리도 흘렀다.

아직도 그녀를 보면 내 마음이 설렐까 ?

사실 그게 나도 무쟈게 궁금하다.

ㅋㅋㅋ

 

 

 

울 마눌님...

말타기 놀이에 관심이 많은가 ?

하긴 저건 악동의 남자애들이나 하던 놀이였으니 궁금도 하겠다.

그때 그녀석들 잘 들 사는지 ?

 

 

 

得糧(득량)

이순신 장군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이순신은 내가 생각하기론 그다지 머리가 좋은 인물은 아닌 모양이다. 

문과를 포기하고 무과를 택한게 그걸 말해준다.

13~15세에 결혼을 해야했던 그시절에 28살에 무과에 떨어지고

4년후 32세에 겨우 합격한건 요즘 시대로 비유하면 환갑다 되어 붙은거나 마찬가지다.

반면에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찌질이 군주였던 선조는 천재다.

임금이 쓰는 관을 다들 한번씩 써 보라 하는데 코흘리게 어린 선조만은

두손으로 받쳐들고 이건 감히 써볼 물건이 아니다라며 사양한 일로

명종의 마음을 얻는 일화를 보면 그의 성정도 알수 있다.

그러나...

나라를 구하는덴 머리 좋은건 하등 상관없다.

심지가 곧고 바른게 사회공헌엔 더 보템이 된다.

이순신 장군이 그걸 증명하고

사법고시 출신 홍씨나 나씨같은 나부랭이가 또 그걸 일깨워 준다. 

인성함양을 위한 교육 정책으로의 전환이 그래서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

말 해 뭐해~!!!!

 

 

 

득량역을 나와 거리로 향했다.

그리고 찾아든 국민학교..

 

 

 

칠판.손풍금.책상과 걸상.뒷면을 장식한 우리들의 솜씨 등등...

전시된 교실속 풍광은 예전 어릴적 그모습 그대로다.

그때 우리들은 콩시루를 연상할 정도로 학생들로 교실을 꽉 채웠었다.

지지고 볶던 어릴적 친구들은 그래서 미운정 고운정 다들어

잊힐래야 잊힐수 없는 존재들이다.

하아~!

보고싶은 친구들..

 

 

 

잠시후..

우린 국민학교를 나와 거리를 거닐었다.

 

 

 

거리엔 예전 교복을 대여해 주는곳은 물론 그당시 불량식품도 판다.

돈만 생겼다하면 세월가는 줄 모르고 푹 파뭍혀 지냈던 만화방도 그때 그대로 이고

 

 

 

붉게 칠한 루즈에 짧은 미니 스커트 차림으로

"옵빠~!"

"계란 동동 띄운 쌍화차 한잔 하고 가아~! 라며

미스김이 문을 열고 코맹맹이 소리를 내질를것 같은 다방도 보인다.

그런데...

미스김만 없지 이곳엔 지금도 커피를 팔고 있다. 

 

 

 

그런대로...

옛시절을 떠 올리게 한 추억의 거리를 한바퀴 돌아본 우린

 

 

 

곧바로 차를 몰아 오봉산 들머리를 향했다.

용추교를 지난 삼거리에서 마눌님과 박베낭을 내려놓고

칼바위 소형 주차장에 차를 주차후 이곳까지 1키로 남짓 뛰어 내려와 산행을 시작했다.

 

 

 

칼바위로 향한 등로는

민가 한채가 서있는 바로 앞으로 나 있는데

 

 

 

그길을 조금 따라 오르자 대숲터널이 맞아준다.

 

 

 

대숲 터널을 빠저 나온 이후엔

아주 걷기 좋은 오솔길이 계속 이어지다

등로가 경사도를 올린 얼마후

 

 

 

능선안부에 도착하고 보니 건식된 이정표엔

득량초등학교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400미터 짧은길로 돼 있다.

그럼 뭐~!

능선 종주나 크게 차이는 없다.

 

 

 

올라선 능선 안부에서 부터 조망이 터지는데

넓다란 전답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을 보니 과연 이순신

장군이 식량을 얻을만한 지역였슴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풍광이다. 

이젠 고생끝 행복시작 ?

그럴것 같다.

시원한 바람과 멋진 조망이 보장된

능선이라면 무거운 박베낭은 하등 문제될게 없다.

더구나..

오늘은 거리에 비해 시간이 널널하다.

 

 

 

박베낭을 내려놓고

한참을 놀다 다시 시작된 걸음은 그러나 얼마못가 또 잡힌다.

돌탑이 쌓여있는 조망터에서 바라보는 득량만의 넓다란 바다는

오늘따라 미세먼지 하나 없이 투명한 푸른빛의 하늘을 담고 있어 너무나 아름답다.

 

 

 

고개를 반대로 돌리자

해평저수지 옆으로 275봉의 산자락 아래에 자리한

기남 마을이 평화롭고 그 건너편엔 내일 우리가 찾아갈 작은 오봉산이 오똑하다.

 

 

 

암릉길이 돌연 울창한 숲속길로 바뀐다.

 

 

 

그러다 숲터널에서 빠저 나오면

해평리의 너른 들판이 발아래 펼쳐진 능선길이 이여진다.

 

 

 

걷는내내 초록잎새의 감탄사가 터진다.

 

세상에나~!

넘~ 이뻐요..

 

 

 

먼길 찾아든 보람이 있다.

정말 맘에 드는 산행지라 흐뭇하다.

오랫만에 메여 본 박베낭도 적응이 되어 그런가

이젠 힘듬도 사라지고 발걸음엔 흥겨움이 뭍어난다.

 

 

 

어느새...

우리의 발걸음이 황새바위 또는 굴을
따는 연장인 조새와 같다하여 조새바위라 불리는 암릉곁을 스처 지난 뒤

 

 

 

또 한차레 경사를 높인 암릉길을 맞이한다.

 

 

 

등로는 박베낭을 지고도

무난하게 걸을 수 있을만큼 난이도가 평범하다.

 

 

 

그러나 풍광만큼은 어느 명산 못지 않다.

아니...

오히려 훨~ 좋다.

 

 

 

좀 까딸스럽다 생각되는 곳엔

얼마전 등로를 새롭게 정비한 덕택에 아주 쉽게 걸을 수 있다.

 

 

 

오르락 내리락....

능선길은 그러나 그 힘듬을 보상하고 남을 만큼 풍광이 황홀하다.

 

 

 

오히려...

우린 해찰을 떨며 아름다운 능선길을 아껴가며 걸었다.

초록잎새은 여고 동창생들을 데리고 다시 꼭 와 봐야겠단다.

저런 소릴 하는걸 보면 그간 나를 따라 우리의 산하를

두루 다녀본 초록잎새가 눈이 참 높은 편인데 아주 후한 점수를 준거다.

 

 

 

 

 

 

 

 

 

 

 

얼마를 걸었을까 ?

시원스레 펼쳐진 조망에 빠저 있던 초록잎새가

바다 건너 희미하게 보이던 산 능선을 가르키며 묻는다.

"저 산이 범상치 않아 보이는데 무슨 산이에요~?"

 

 

 

고흥의 팔영산 같다.

확인차 디카로 땡겨 확인해 본다.

역시.

고흥의 팔영산이 맞다.

 

 

 

무슨 사연으로 이 능선에 저런 돌탑을 쌓았을까 ?

그중엔 밋밋한 돌탑에 기교를 부려 툭 틔어나온 돌탑이 특이하여

초록잎새의 발걸음까지 붙잡았다.

 

 

 

 

어느덧...

능선중에 오봉산 정상보다 

10미터나 더 높은 355봉을 넘겨서자

저만큼 아래에 아주 특이한 바위가 내려다 보인다.

바로 칼 바위다.

 

 

 

칼바위로 가는 삼거리 이정표엔 칼바위까지 180미터로 표기 돼 있다.

우린 베낭을 그곳에 내려놓고 빈몸으로 내려섰다.

칼바위에 대한 유래는 아래의 사진으로 대신한다.

 

 

 

 

 

 

칼바위는 석굴을 빠저 나와 능선과 연결된다.

올라서며 내려다 보는 칼바위가 멋지다.

이곳은 삼거리 이정표에서 칼바위로 내려선 후

석굴을 통과하여 다시 올라서면 능선과 이어지니 굳이

베낭을 놓고 올 이유가 없었는데 개념도가 흐릿해 올바른 판단을 못했다.

그래서 쬠 더 걷긴 했어도 초록잎새의 표정엔 싱글벙글이라 다행이다.

 

 

 

다시 이어진 걸음이 갈림길을 만났다.

바로 청암마을에서 올라오는 삼거리인데 아주 훌륭한

조망처로 설치한지 얼마 안돼 보이는 데크가 있어 우린 잠시 고민을 해야 했다.

 

 

 

우리 둘이 머물긴 딱 좋은 곳이다.

내려 보이는 청암마을이 아름답고 바다건너 고흥땅이 아련하다.

바람도 잔잔하니 참 좋아 내심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어 가고 싶었다.

그러나...

아직 해가 중천이고 오봉산 정상까진 1.5키로라 더 걷기로 했다.

 

 

 

칼바위 이후...

푹신한 육산의 등로가 계속된다.

연초록의 새순이 아름다운 숲속길엔 온갖 새들의 지저김으로 청아하다.

 

 

 

그러나 그 아름다워 걷기 즐겁던 숲속길은

찬바람이 나오던 풍혈자리를 지나자 마자 가파르게 치고 올라서야 했다.

 

 

 

 

 

드디어 올라선 정상....

놀며 쉬며 걸었어도 3시간이 안 걸려 도착이다.

 

 

 

아직 한낮이라 여유롭다.

평일이라 그런지 일단 사람이 없어 좋다.

지금껏 걸어오며 우린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그러니 눈치 볼 것 없이 정상아래 넓직한 데크는 오로지 우리 차지다.

 

 

 

후딱 텐트 두동을 설치했다.

 

 

 

한동은 우리들의 원앙금침이 깔렸고 다른동은 주방을 차렸다.

 

 

 

얼마후...

마눌님이 식탁을 차린다.

 

 

 

그저 맨날 먹던 반찬 그대로 모셔왔을 뿐이고..

특별식으로 항정살만 추가했지만 산중에서의 만찬은 언제나 맛이 특별하다.

 

 

 

내일은 비가 예고된 날씨다.

그간 좋았던 날씨가 저녁무렵이 되자 바람이 분다.

바람은 저 홀로 온게 아니고 불청객 구름을 몰고 왔다.

저녁노을을 볼 수 있을까 하여 정상을 거닐다 포기하고 들어선 주방엔

 

 

 

최고의 쉐프 초록잎새가 비빔밥을 완성해 놓았다.

게눈 감추듯 깔끔하게 위장에 쓸어 담은 후

 

 

 

포만감 만큼이나 밀려든 행복한 밤을 맞이한 우린

비록 별도 없고 달도 없는 깜깜한 밤 이지만 어느때 보다 포근하게 잘 잤다.

 

 

 

2일차 : 2018년 5월12일 토요일

 

새들의 합창이 새벽을 연다.

아슴프레 밝아오는 산정의 텐트안엔 게으름이 가득하다.

뭉기적 뭉기적 일어나기 싫다.

이미 하늘엔 잔뜩 몰려든 구름으로 일출을 포기해 그렇다.

그런데...

문득 텐트를 두두리는 빗소리에 우린 화들짝 놀랬다.

안되겠다.

비가 더 세차게 내리기전 하산 하기로 한다.

그래서 마눌님은 아침으로 누룽지를 끓이고 나는 짐을 정리했다.

 

아침식사를 끝낼쯤...

다행이다.

비가 그친다.

 

 

 

언제나 어느곳에나 그러하듯...

아니온듯 흔적을 남기지 않은 우리 부부는 정상을 등진다.

 

 

 

내림길...

등로가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우거진 숲속 또한 너무나 아름다워 걷는 발걸음이 아까울 지경인데

용추폭포로 향한 등로엔 그곳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데크가 설치 돼 있다.

 

 

 

위에서 내려다 본걸로 만족한 초록잎새를 가로 막는다.

 

 

 

무슨소리 ?

직접 내려가서 봐야징~!

역시...

탁월한 서방님의 선택였다며 마눌님이 흡족해 한 용추폭포는 아름다웠다.

여름날엔 산행후 내려오며 알탕을 하면 참 좋을것 같다.

 

 

 

용추폭포를 뒤로 내려서던 등로에 돌탑군을 만났다.

마눌님이 그런다.

"외국의 명산보다 이뻐요~!

"그런데 여기가 진짜 해발 300 미터급 맞어요~?"

그말을 들으니 그런것 같다.

이곳의 느낌은 천고지 보다 더 높고 깊은맛이 난다.

 

 

 

산을 다 내려와 원목다리를 건너

 

 

 

주차장까지 이어진 임도 수준의 등로마저

산책길로 손색없는 초록의 향연이 펼쳐진 숲속이라

 

 

 

산행을 끝낸 후에까지 길게 여운이 남는다.

여기...

언제고 다시 오고 싶당~!

 

 

 

오봉산 산행을 끝내고

작은 오봉산 들머리가 되는 하작마을로 이동했다.

 

 

 

그곳 보호수 아래 안내도가 있다.

우린 현위치 하작마을에서 작은 오봉산을 오른후 상작마을로 내릴 예정이다.

 

 

 

작은 오봉산을 향해

옛 돌담길의 마을을 벗어나 오봉사란 절을 향해 오르다

절 입구에서 진행방향 좌측으로 작은 오봉산을 향한 등로가 열렸다.

 

 

 

초반 등로는 유순하나 곧 가파르게 치고 오른다.

그러나 그길도 얼마 안가 곧 일망무제의 조망처에 이른다.

그곳에서 바라본 해평면의 들판과 어제 우리가 걸었던 오봉산은 지척이다.

 

 

 

땀이 식자마자 다시 옮긴 발걸음이

 

 

 

보드라운 육산을 지난 얼마후..

 

 

 

사방팔방 조망이 시원한 암릉으로 올라 붙는다.

 

 

 

멋지다.

바람도 시원하게 잘 불어준다.

금방 쏟아질것 같던 비도 잘 참아주고 있다.

 

 

 

 

저 아래서 올려다 보던 바위에 올라서자

어제와 달리 옅은 운무에 가린 조망이 아쉽기는 하나

그래도 이게 어딘가 ?

 

 

 

 

 

 

계속된 암릉을 딛고 올라선

작은 오봉산 정상석에서 기념사진을 남긴 우린

그곳에서 바로 득량역을 향한 내림길을 무시한 채 각시바위로 향했다.

 

 

 

 

 

 

 

 

어느덧 암릉 끝....

이젠 하산길인데 역시나 육산이라 걷기엔 그만이다.

 

 

 

요것이 왜 각시바위 ?

오봉산에 비해 이곳의 암릉은 더 웅장하고 멋진데

그에 합당한 대우는 못 받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외계인 바위나 책상바위란 이름이 붙은 암릉에 대한 안내문이 이곳엔 없다.

분명 무슨 스토리가 있긴 있을텐데....

 

 

 

작은 오봉산은 갖은 해찰을

다 떨며 걸어도 2시간이면 족하다.

방죽안 마을로 내려선 우린 시골길을 걸어 걸어

 

 

 

처음 산행을 시작한 하작마을에서 산행을 끝냈다.

그때까지 잘 참아준 빗방울이 귀로에 퍼붓기 시작한다.

아침 일찍 서둘러 철수한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번 1박2일 산행은 숨겨진 보석같은 산행지를 찾아낸것 같아 아주 흡족하다.

 

 

동영상으로 보는 1박2일 득량 오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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