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통영.큰산~장막산~매봉산~봉화산
산행일 : 2018년 3월30일(금)~31일(토) 1박2일
누구랑 : 산산님.산들님.초록잎새.산찾사.
제1일차 : 2018년 3월30일 금요일
이동경로 : 내원암 굿당옆 공터~전망데크에서 1박
( 봉화산 상세지도 --->갈대님이 작성한 지도 퍼옴)
예전부터 가고싶던 산행지였다.
오늘은 산들님이 좀 일찍 퇴근할 수 있다하여
평소 이곳에 관심이 많으셨던 산산 형님네와 함께 하기로 했다.
오후 2시에 출발한 우리가 5시쯤 통영 가오치항을 지나자 도로 옆으로 봉화산 등로가 보인다.
주차는 그곳을 조금 더 올라가 내원암 굿당 바로 위 공터에 세웠다.
(내비주소 : 경남 통영시 도산면 저산리 613-1)
봉화산 오름길이 완만하다.
그러나...
오랫만에 멘 박베낭이 익숙치 않아 그런지 힘겹다.
특히나 지독한 감기몸살을 겪고난 이후 호올쭉 살이 빠진 산들님은 더하다.
그나마 다행인건 오늘 숙영지가 아주 가깝다.
해지기전 올라서면 되니 몸이 적응하기 까지 느림보 걸음을 걷는다.
작은 둔덕을 넘어 편백나무 숲 터널을 지난 이후
한차레 오름질 끝에 만난 조망터에 이르자 황홀한 풍경이 우릴 맞아준다.
발아래엔 사량도로 향하는 여객선 터미널 가오치항이 내려 보이고
바다건너 우측으론 통영의 벽방산이 우람하며 그 뒷편엔 거류산이 마중나왔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그리 심한 편이 아니라 조망이 압권이다.
박지로 올라설 수록 진달래 군락이 절정이다.
계속하여 여인들의 감탄사가 터진다.
진달래가 이정도로 개화될 줄은 나도 예상을 못했다.
날을 아주 잘 잡은것 같다.
드디어 전망데크에 도착하자 마자
우리는 숙련된 솜씨로 후딱 칠성급 호텔을 구축했다.
그런후...
다 함께 데크 뒷편의 암릉에 올라 조망을 감상한다.
발아래엔 가오치항이 내려 보이고
바다 건너편엔 고성의 산군들이 펼쳐지는데
중앙 맨 뒤로 깃대봉과 적석산 그리고 희미한 실금의 광려산이 확인된다.
바다 중앙의 섬이 읍도, 좌측 길쭉한게 비사도 우측이 연도이며 발아래엔 가오치항이다.
어느덧...
해가 저문다.
오늘 저녁엔 노을이 아름다울거라 생각 했는데
의외로 옅은 운무 사이로 햇님이 쏘옥 들어가 버리며 상황은 끝이 났다.
딘장~!!!
붉게 타오르는 노을을 보고 싶었는데 좀 서운하다.
어느새 땅거미가 밀려들자 하늘엔 두둥실 보름달이 떳다.
참 아름다운 밤이다.
그런데...
아무리 그 매서운 맛을 잃은
바람이라도 한동안 맞고 있다면 야그는 달라진다.
춥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광이라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발길을 돌려 보금자리로 찾아든 우리는
이젠 먹망으로 긴긴밤을 보내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모든 먹거리는 산들님 식단으로 저녁을 차렸다.
제일 먼저 연어 회덧밥...
각종 채소와 버무려 비비자 맛이 그야말로 환상이다.
배가 불러 약간의 시차를 두고 구워낸 오리구이로 酒님을 섬기는데
몸에 좋은 갖가지 쌈채와 함께 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한밤중...
배가 부르자 이젠 소화도 시킬겸 이리저리 배회하며 야경을 즐긴다.
휘영청 보름달이 내려 비춘 산정엔 헤드랜턴도 필요 없는데
내려다 보는 야경이 정말 이쁘다.
참 복 받은 날이다.
얼마후...
다시 공동 쉘터의 주방에 모여든 우리는
이번엔 진달래 화전을 붙여 와인과 함께 하니 운치와 낭만의 봄밤이 깊어만 간다.
제2일차 : 2018년 3월31일 토요일
이동경로 : 전망데크~진주핵 시술장~큰산~장막산~매봉산~봉화산~도산예술촌
지난밤 참 잘 잤다.
이른아침 새벽을 여는 새소리에 잠을 깨고 보니 일출시각이다.
다같이 해맞이를 위해 데크 뒷편의 너른 암반에 올라섰는데
내려보는 바다엔 밤샘 조업에서
돌아오는 고깃배가 긴 꼬리를 늘이며 항구로 돌아오고 있다.
일출....
어제 일몰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약간의 미세먼지 영향인지 ?
이미 떠올랐던 햇님을 가린 운무가 겉히자
여린 햇살을 비추며 태양이 그 모습을 선 보였다.
얼마후...
우린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먼저 황태를 지지고 볶아 양념을 잘 발라 먹음직한 반찬으로 삼고
새우를 듬뿍 넣은 탕에 수제비를 떠 넣고
보글 보글 끓여 밥을 말아 든든한 아침 식사를 끝냈다.
참 호화로운 식단이다.
이게 다 영양사로 근무하시는 산들님의 솜씨다.
산행을 끝낸 뒤엔 분명 우리부부는 체중이 더 불어날게 분명하다.
그러니..
이걸 원망해야 할지 고마워 해야 할지는 좀 아리송~!
ㅋㅋㅋ
아니온 듯...
깖끔한 뒷정리로 마무리를 한 우리는
남해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에 담아 둔다.
아침엔 시야가 더 멀리 뻗어 나간다.
데크에서 바라보니 바다건너 화력 발전소와 와룡산이 어제보다 더 뚜렷하다.
왔던길 그대로 내려서기전 처음으로
하룻밤 보금자리를 내준 데크에서 기념사진을 남긴 우리는
데크 뒷편 암릉에서 한번 더 풍경을 감상하며 추억으로 남겼다.
내림길....
진행방향 좌측으로 도산면 수월리 마을이 내려 보이고
많은 사연과 추억을 간직한 사량도가 바다건너 길게 펼져진다.
내림길을 걸어 내리던 중...
비사도,읍도,연도의 섬들이 내려 보이던
조망터에서 앞서 걷던 마눌님이 웬일인지 알아서 포즈를 취해준다.
평소 모델로 세우기엔 까탈스런 마눌님였는데 별일이다.
그만큼 풍광이 아름답다.
20여분만에 다 내려선 우리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포장도로를 잠시 걸어가
주차된 차에 박베낭을 싣고
큰산에서 봉화산까지 종주를 위해 진주 핵 시술장으로 차를 몰았다.
그런데...
네비가 가르킨 지점에 도착을 하긴 했는데 산행 들머리를 아무리 찾아도 없다.
진주 핵 시술장 건너편의 무슨 공장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노무자에게 물어봐도 모른다.
그러다...
내 차가 주차된 공터 뒤의 작은 건물 뒷편에서 시그널을 발견했다.
네비는 아주 정확한 지점으로 우릴 안내 했는데 저 건물에 가려 못 본거다.
(네비주소 : 경남 통영시 도산면 법송리 176-9)
들머리를 찾았으니 박베낭은 차에 싣고
먹거리와 물통만 담은 베낭 하나만 둘러메고 산행을
시작 했는데 초입부터 진달래가 군락을 이뤄 꽃을 피어 올렸다.
큰산을 향한 오름질이 힘들다.
경사도 가파르지만 등로를 침범한 잡목이 성가시다.
아마도 평소에 많은 사람이 다닌 길이 아닌 듯 하다.
그러나...
큰산은 힘들게 올라선 보답을 한다.
능선에 안착하자 마자 황홀한 풍광에 다들 입이 벌어진다.
눈 밝은 산산님이 그러신다.
"산찾사~!"
"저게 통영의 미륵산 같은데 ?"
디카로 땡겨 담아 보았다.
희미하게 잡히긴 했어도 미륵산으로 향한 케이블카가 담겨져 있다.
그러니 저것은 미륵산이 맞다.
능선에서 바라본 블루빛 바다의 풍경은
점점이 떠있는 양식장의 부표 마저 예술이 된다.
다들 오늘은 이곳 풍광 하나만으로도 만족하다며 아예 갈 생각을 안한다.
까잇거...
우리가 갖은건 시간뿐이다.
그러니 다들 이심전심 말은 안해도 그냥 그자리에 주저 앉아
새콤한 오렌지와 사과를 안주로 캔맥주을 나눠 마시며 힐링의 순간을 맞는다.
쉴만큼 푹 쉰 우린 다들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큰산을 향했다.
여기서 큰산은 몇 걸음만 옮기면 된다.
정상엔 빗돌이 없다
대신 돌탑옆 소나무에 달아 멘 팻말이 정상을 알려준다.
얼마후...
우리는 정상을 뒤로 보내며 한껏 게으른 걸음을 옮긴다.
등로는 솔숲의 완만한 육산으로 아주 편안한 오솔길이다.
오솔길을 걷다보면 좌,우로 조망이 정말 아름답다.
아래는 우측의 송계마을 풍광이고
좌측으론 수월리가 내려 보인다.
계속하여 솔숲의 오솔길을 걷다
오늘 산행중 처음으로 이정목을 만났다.
이정목엔 장막산까지 0.7키로라 적혀있다.
그순간 이것 저것 그렇게 드셔준 뱃고래가 벌써 허전해 진다.
그걸 보면 배꼽시계의 정확도가 놀라울 지경이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우린 장막산 원목데크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정목을 뒤로 다들 열심히 걸었다.
드디어...
피톤치드가 다량으로 분출하던 솔숲의 터널을 빠저 나오자
사량도 두미도 마장도를 비롯한
올망졸망 바다에 점점으로 박혀있는 섬들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장막산 전망데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길게 휴식에 든다.
양말까지 훌러덩 벗어 던지고 벤치에 앉은 우리는
아침에 고실 고실하게 지은 밥으로 만든 주먹밥으로 산상의 식탁을 차렸다.
맛~?
물어보나 마나 기막히다.
뱃고래를 불리고 나자
햇살마저 따사로와 한숨 푹 때리고 가면 좋으련만~!!!
머나먼 귀향길을 생각해 우린 자리를 정리하고 장막산을 등진다.
장막산 조망데크에서
도산면 사무소 방면으로 가다보면 다시 길이 갈린다.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잠포방면이나 도산면 사무소 방향으로
조금 더 들어간 곳에 전망이 아주 좋다는 산불 감시초소를 들렸다.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자리엔 당연 조망이 좋다.
인기척에 감시원이 나오더니 이곳 저곳 지역을 가르키며 설명해 주신다.
그분은 10년전 교통사고로 온몸이 망가졌을때 마눌도 걷지 못할거라 말했단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의지로 재활에 성공해 10년째 이곳을 지키며 틈틈이
등로에 복숭아 나무와 선인장을 가꾸고 있다고 한다.
산불 감시원과 헤어진 후 우린 초소를 되돌아 나와 범골로 향했다.
그길은 능선을 가르며 도산면과 수월리로 통하는 도로로 내려선다.
봉화산을 향한 길은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능선을 잇는 등로를 찾아 우린 잠시 포장도로를 걸어야 했다.
그 길옆 무덤가엔 동백꽃이 절정이다.
동백의 꽃말은 기다림이다.
70년을 기다린 끝에 이제야 말할 수 있는
제주 4.3사건을 의미하는 뱃지의 형상이 그래서 동백꽃이다.
동백꽃 하면 이미자의 노래가 제일 먼저 떠올랐는데
이제 나는 처연한 우리 민족의 아픔인 제주4.3사건이 떠올려 진다.
난 동백꽃에 관심이 많은데
초록잎새는 고귀함 또는 숭고한 사랑이란 꽃말의 목련에 꽂혔다.
순백의 목련이 순수하고 고결해 보이는것 사실이다.
그러나...
꽃이 질때의 모습이 지저분해 난 시러~
도로옆 노견에 데크로 만든 등로가
정자와 산행 개념도를 그려넣은 안내판으로 우릴 이끈다.
성큼 들어선 숲속엔 야생화는 물론
이제 막 새순이 올라오기 시작한 나무들이 초록의 향연을 준비중이다.
범골고개에서 시작한 걸음이 한차레 오름질이 있은 얼마후...
산불감시 초소에서 걸음을 멈춘다.
이곳 역시 조망이 환상이다.
감시초소의 아저씨가 우릴 보더니 그런다.
어제까지 미세먼지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는데 오늘 잘 왔단다.
산불감시 초소에서 매봉산은 지척이다.
정상엔 아담한 빗돌이 있어 저멀리 사량도를 배경으로 증명사진을 남겼다.
매봉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수월리의 다락논이 멋지다.
모내기철 물이 가득 담긴 논두렁이 볼만 하겠다.
물론 초록의 농작물이 펼쳐진 모습도 멋질거란 생각이 든다.
다시 또 봉화산을 향한다.
여기부턴 진달래가 군락으로 피었다.
진달래 꽃의 화려함이 점점 힘을 잃어가던 발걸음을 달래준다.
봉화산을 얼마 앞두고
무명봉을 돌아 나가는 마지막 계단을 타고 오른다.
그곳엔 목책의 전망대가 우릴 맞아 주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오늘 걸으며 내내 본 모습인데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목책의 전망대 옆이 오늘 마지막 목적지 봉화산이다.
이곳에선 봉화대 터를 다녀 올 수 있다.
그러나 준비한 식수가 다 떨어져 갈증이 심하다.
그러니 우린 봉화대 터는 생략 하기로 한다.
계속된 걸음은 지난밤 우리가
밤을 지새우던 데크의 뒷편 조망바위에서 멈춘다.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마지막으로 아름답게 펼쳐진 조망을 맘껏 즐기다
걸었던 그길을 그대로 걸어 내려간 우린
도산면의 택시를 불러 차량을 회수하며 일정을 끝냈다.
집으로 향한길...
이번엔 나이가 들어 부실해진
서방님을 대신하여 초록잎새가 운전대를 잡았다.
그러자...
산산님도 그렇고 산들님도 맞장구를 치신다.
"어이구~!"
"우리 초록잎새 운전을 훨씬 더 잘하는 구먼~!"
헐~!
(동영상으로 보는 통영 봉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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