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대둔산
산행일 : 2017년 12월30일 토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산산.산들.겨우달려.행복쟁이.잠보.한송이.포터.뫼오름외1명
어떻게 : 수락계곡 주차장~구름다리~허둥봉~개척탑~낙조대~석천암 능선~주차장
년말 마지막 주말에 시간이 허락되면
가까운 대둔산이나 다녀 오자는 산산님의 요청이 있었다.
콜~!
함께 갈 산우님이 있을것 같아
바로 임시산행 공지를 올리자 의외로 많이 붙었다.
차량 두대중 한대는 정원 초과다.
그러나 아주 날씬한(?) 여성 회원들 덕분에
내 차량에 다 수용할 수 있어 수락계곡 주차장까지 이동을 했다.
연휴라 다들 멀리 떠나 그런가 ?
도심도 한산하고 외곽도로는 썰렁할 정도로 한가한 덕분에 빨리 도착했다.
수락계곡의 넓다란 주차장에 덜렁 우리의 차량만 주차해 놓고 시작된 산행이 여유롭다.
어느덧 발걸음이 삼거리 갈림길을 지난다.
진행방향 좌측의 석천암은 우리가 하산할 방향이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아주 심할거란
일기 예보가 있어 그런지 우중충한 날씨다.
전날 겨울비가 내린 후라 그런지 등로가 촉촉하다.
살갖에 와 닿은 바람도 겨울답지 않게 매서운 맛을 잃어버려 봄날같다.
얼마걷지 않아 한꺼플씩
겉옷을 벗겨낼 정도로 포근한 날씨라
겨울산행이란 느낌이 전혀 없던 수락계곡을 깊이 파고들자
어드덧 꼬깔 바위가 지척이고
그 꼬깔바위를 뒤로 보내자 마자 수락폭포가 우릴 맞아준다.
예전엔 이곳 수락폭포에서 우측의 군지골로 등로가 이어졌는데
자주 낙석이 발생해 지금은 입구를 막아 버렸다.
수락폭포 옆에서 시작된 계단길이 길게 이어진다.
그 계단길은 또 갈림길을 만들어 놓고 우리의 선택을 강요한다.
나는 직등길로 가려 했는데 산산님은 저 구름다리를 건너자 한다.
아마 좀 더 걷고 싶어 그런가 보다.
구름다리를 건너지 않고 직등하면 암릉미가 훨 빼어난 풍광이다.
이곳이나 저곳이나 몇번 다녀본 나야 아무데고 상관 없다.
그래서...
원하시는 대로 구름다리로 방향을 튼다.
항상 만나면 반가운 산우님들...
구름다리를 건널땐 하나같이 다들 개구쟁이 소년 소녀가 된다.
악동들이 다리를 구를때 마다 흔들리는 다리의 난간을 부여잡고
소녀처럼 터트리는 여인들의 웃음소리가 조용하던 계곡을 활기찬 분위기로 바꿔 놓는다.
등로는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다.
한발 한발이 힘겨울법 한데 무슨 할말들이 그리 많은지 ?
수다가 힘든 산행을 덜어주는데 한 몫을 한다.
역시...
노가리는 즐겁다.
계곡 초입은 봄날 분위기...
그러나 고도를 높일 수록 한겨울 분위기가 살아난다.
등로 양편의 응달진 곳엔 이렇게 고드름이 동토의 땅임을 증명하고 있다.
지독한 독감을 앓아던
산들님의 발걸음에서 힘겨움이 감지된다.
갖은게 시간뿐이라 그런 산들님을 위해 선두의 발걸음을 잠시 묶어 놓았다.
오늘은 쉬엄 쉬엄 올라도 부담없는 일정이다.
이렇게 쉴땐 어김없이 누군가의 보따리가 풀린다.
대형 보온병에 담겨온 음료가 나눠진다.
초록잎새가 그 보온병을 따라 주며 그런다.
이렇게 무겁게 지고 올라 오신게 뉘여~?
산들님 이시다.
그러니 저렇게 가방이 무겁지...
각종 몸에 좋다는 온갖 약재를 넣고
진하게 달여온 보약의 쌉싸름한 맛이 진국이다.
한잔 마시자 마자 힘 불끈...
멕여주니 다들 힘이 솟나 ?
어느새 선두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다.
그럼 후미엔 ?
몸에 좋은 보약을 거부하고 쓰디쓴 커피를 마신 여인들만 남아 빌빌댄다.
흐29~!
가파른 계단이 끝나고 시작된 능선엔 소나무가 참 아름답다.
아주 평평한 암반도 있어 점심을 먹고 가는게 어떻겠냐는 의견들이 있다.
그러나 그 의견은 묵살된다.
먹고나면 배불러 걷기 힘들다는 이유로....
뫼오름님과 포터님....
아이씨~!
배고픈데란 표정이다.
ㅋㅋㅋ
대세는 올라가 허둥붕에서 먹는걸로 기울었다.
그러자 할 수 없었던지 허기진 사내들은 서둘러 허둥봉을 향했고
먹어도 그만 안먹어도 그만인 초록잎새랑 산들님만 후미에 남아 세월이
좀 먹냐란 듯 꾸무럭 꾸무럭 세월을 낚는 여유로운 발걸음이다.
주능선....
지난밤 이곳은 눈으로 내렸나 보다.
등로엔 수북하게 눈이 쌓였다.
잠시후 우린 삼거리 갈림길에서
개척탑과 반대 방향인 허둥봉으로 발길을 옮긴다.
걸다보니 저멀리 허둥봉 정상엔 슬픈 사슴처럼
모가지 길게 빼고 후미의 산우들이 올라서길 기다리는 동료가 보인다.
드디어 올라선 허둥봉 정상....
이곳의 조망은 언제나 황홀인데 오늘은 그만 미세먼지에 점령 당했다.
당췌 원~!
뵈는게 있어야쥐~!
풍광 감상을 포기한 우린
허둥봉 정상의 공터에 둘러앉아 맛나게 점심을 먹었다.
늦은 식사라 그런지 시장이 반찬이다.
이날 만큼은 뭐든 입안에 넣기만 하면 꿀맛이다.
먹는게 참으로 바쁘긴 바빳나 보다.
지나고 보니 나는 그만 사진 한장을 남기지 못했다.
이젠 왔던길 그대로 걸어 내린다.
능선의 응달엔 생기다 만 상고대가 눈길을 끈다.
풍성하면 참 이쁠텐데...
허둥봉에서 개척탑은 지척...
저길 꼭 가야 혀~?
숱하게 와 본 마눌님이 망설인다.
그럼 니 맘대로 하세용~!
다들 올라가니 초록잎새도 할 수 없었던지 스처 지나려다 따라온다.
ㅋㅋㅋ
대둔산 정상....
미세먼지라 보이는게 없으니 볼것도 없다.
그러니 올라서자 마자 미련없이 발길을 돌린 우린.
평소같음 날등만 고집해
진행 했을 등로를 포기하고 좋은길만 찾아 걷는다.
오늘은 등로가 온통 얼음판이다.
이젠 다들 객기를 부릴 나이가 지났으니 안전이 최고다.
저멀리 낙조산장이 보인다.
잠시후 우린 저곳을 경유하여 낙조대로 향할 예정이다.
산장으로 향하다
등로를 벗어난 날등 하나를 찾아 오른다.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는 이곳엔 조망이 참 좋다.
그러나...
역시 오늘은 여기도 조망은 꽝~!
되돌아 내려서던 암릉...
그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한그루가 꽃을 피웠다.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는 눈꽃이다.
바라보는 초록잎새의 표정엔 흐믓한 미소가 흐른다.
그나마 이거라도 보니 참 다행이란 표정이다.
겨울 산행의 진객 상고대...
참 만나기 힘든 꽃이다.
따스한 기온에 우수수 떨어진 눈꽃이 바닥에 깔린걸 보자
오늘 새벽 일찍 올걸이란 후회가 들긴 하는데 이것도 다 내복이지란 생각이 든다.
어느덧 발길이 낙조 산장을 거처
낙조대에 올랐는데 생애대를 넘겨
아주 가까운 오대산마저 희미하게 보이는 날씨다.
평소같음 낙조대의 조망에 빠저
허위적 댈 산우들이 곧바로 내림길로 발길을 돌린다.
석천암으로 이어진 능선자락이 꿈뜰댄다.
암릉 사잇길을 빠저 나가는 등로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림길엔 가끔씩 이렇게 발걸음을 잡는 풍광이 계속된다.
이 능선은 대둔산 주능선을 조망하며 걷기엔 최고의 등로라 할 수 있다.
가던 걸음을 멈춘 일행들...
산들님의 베낭엔 아직도 먹을게 남았었나 보다.
산들님이 후미에서 내려서던 나를 향해 거봉 포도를 건네신다.
그런데 산들님이 행복쟁이한텐 겨우달려가 입으로 주는걸 받아 먹으라 건네 주셨다.
거절 할 줄 알았던 건 우리들의 착각.
헐~!
겨우달려가 입으로 건네주자 행복쟁이는
제비새끼가 먹이를 받아먹 듯 넙죽 받아 보란듯 맛나게 먹는다.
사진으로 남기긴 햇는데 금슬좋은 부부라 해도 19금 사진같아 차마 여기엔 못 올린다.
한차레 웃음이 지나간 자리를 뒤로 하고 우린 하산을 서둔다.
잠시후...
석천암이 지척임을 알려주는 석탑을 지나자
바로 그 아래 석천암 암자가 보인다.
그러나 그곳은 수행도량이라 출입을 금하고 있다.
하루종일..
하하호호 즐겁던 걸음은 선녀폭포를 지나
주차장에서 끝을 맺은 우린 대전으로 향했다.
다들 그냥 갈 순 없단다.
산행을 함께 못 한 사니랑님 부부 그리고 처음부터님 부부가 함류한 뒷풀이가 이어진다.
첨부터님이 가저온 고량주에 그날 난 대취 했다.
ㅋㅋㅋ
2차로 남자들은 당구를 치러 가고
나만 홀로 여인들의 꽁무니를 따라 들어선 커피 전문점을 호텔로 알았나 ?
그곳에서 잠이 들었다.
얼마후...
마눌님이 흔들어 깨운다.
그만 자고 이젠 집에가 자라며...
함께 하신 산우님께 깊은 감사 드리며
새해에도 변함없는 산우의 정을 나누길 소망합니다...............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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