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무주 학교길
산행일 : 2017년 11월12일.일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산산님.산들님.겨우달려님.행복쟁이님
어떻게 : 후도교~학교길~북고사~향로봉~제1전망대~향로봉~칠봉산~뒷섬마을
(실제 이동경로를 표시한 지도)
인간(人間)...
한문으로 한번 풀어 보자.
인(人)은 서로 기대어 있는 글자 형상이다.
그 의미는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사람이란 홀로 살 수 없슴을 말한다.
반면에 사람 사이를 뜻하는 사이 간(間)은 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사람 사이란 뜻을 갖은 인간(人間)관계를 그럼 어찌 유지 해야 좋을까 ?
그런데 그것이 참말로 전라도 사투리로 표현을 좀 하자면 거시기 하게도 거시기하다.
한마디로 그 간격이 가까우면 숨 막히고 멀어지면 쓸쓸하단 야그다.
산우들과의 인간 관계가 그래서 때론 참 힘들다.
예전에 나는 진심과 성의를 다해 해외 여행과 트래킹에
도움을 준 행위들이 먼 훗날 뒷말만 듣게 된일로 상처받고 괴로워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고 존경하는 만보님이 나와 같은 과정을 겪고 있다.
서로간 신뢰가 있어 안심하고 감사히 호의를 받아 들였더니
자신을 이용하기 위한 의도였고 도움을 주고 나니 뒷말만 무성한 지인들 때문이다.
나이만 드셨지
너무나 순박한 만보님은 그래서 필연적으로 겪게된 아픔이
나보다 좀 더 길게 이어질것 같은 예감에 요즘 내 마음이 아프다.
그런 형님과 만나 깊은 산중에 숨어 들어 한밤을 지세며
신세한탄이나 하자던 약속이 그만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 깨졌다.
으29~!
그런 형님께 이글을 빌어 한 말씀 올린다.
智不責愚(지불책우)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을 나무라지 않는다.
행님아~!
나무는 바람을 탓하지 않고
사막은 태양을 원망하지 않더란 글을 읽을적이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다 내 탓이죠 뭐~!
그냥 저냥 다 잊고 삽시당~!
삶은 그래서 때때로 불친절하고 잔인한것 아니겠습니껴~?
ㅋㅋㅋ
틀어진 일정을 대신하여 근교산행에 나섰다.
함께 하기로 한 산우님은 부담없어 좋은 형님 내외와
친동생보다 더 함부로 대해도(사실 그럼 안되는뎅~!) 절대로
노여움을 안타는 이쁜 녀석이라 내가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는 겨우달려 부부다.
좀 늦은 아침에 형님은 내가 픽업하여 가기로 하고 겨우달려 부부는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만나 무주 학교길 초입 후도교까지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했다.
학교길이란 이름으로
둘레길을 조성하던 6년전 나는 이곳을 다녀 왔다.
무주시내 약수터에서 시작한 그때와 달리 이번엔 학교길을 먼저 걷는다.
금강변을 끼고 이어진 둘레길은
학교길이란 애칭답게 연필을 세워 이정표를 삼았다.
얼마 걷지 않아 학교길의 최대 하일라이트 질마재를 넘는다.
무섬마을 아이들의 통학길을 내기 위해 이곳 주민들이 망치와 정으로
이렇게 거대한 바위를 쪼아 길은 낸 곳이 질마재다.
한마디로 대단한 부모들의 교육열이다...
얼마전 인도북부의 산골마을 잔스카에서
한겨울에만 길이 열리는 강을 통해 라다크 시내의
학교까지 애들을 데려가는 과정을 담은 TV르포를 본 적이 있었다.
애들에게 더 낳은 미래의 삶을 위해 75세의 할아버지가 예전과 달리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녹아버린 강을 맨살로 영하 20~30도의 모진 추위를 참아가며
업어 나르던 그 모습을 보던 순간 나는 그만 울컥하여 눈물을 흘렸었다.
한겨울에만 길이 열리는 라다크의 차다(Chaddar)길은
얼음 담요란 의미라는데 요즘엔 트래킹 코스가 되었다고 한다.
예전 인도 라다크 베낭 여행때 그곳을 알았다면 언저리라도 가봣을 텐데....
이 엄청난 바위를 쪼아 길을 낸 무섬마을 주민이나
목숨을 걸고 차다길을 건너 도시로 유학을 내 보내야 했던
라다크의 오지 잔스카 산골 부모나 교육열은 매 한가지로 느껴저 숙연해 진다.
예전 내 후기를 본 어느님이
그 학교길을 걸어 무주로 통학을 했는데
그 추억을 되살려 주어 감사하단 쪽지를 받은적이 있다.
그길을 오늘 다시 걷는다.
그 햑교길을 걸으며 잠시 나도 추억에 젖는다.
충청도 산골마을에서 학교를 가려면 회다리를 건너야 했고
장마가 지면 병마산 기슭을 돌고 돌아 가야먄 했던 유년의 추억을
생각하면 내 뒷집에 살던 붕알친구 한수놈이 떠올려 진다.
짧은 다리로 회다리를 못 건너 항상 나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그녀석 그거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지 ?
그놈은 힘든 시절 다 견디고 자수성가하여 이젠 중소기업 사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질마재를 넘어서면
강물과 사이좋게 학교길이 이어진다.
이길은 새순이 피는
봄에 오면 참 좋다는데 그때 다시 또 올거나 ?
이렇게 아름다워 걷기 좋은 길이 있어도
단풍철엔 다들 한결같이 적상산과 덕유산으로 몰려 이곳은 한산하다.
사실 일요일 임에도 내가 찾아든 이유다.
그런데...
걷다보니 평소에도 발걸음이 많지는 않았던 듯 잡풀이 등로를 침범해 있다.
오히려 그래서 나는 이런길이 더 좋다.
그렇게 걸어가다 만난 휴식터...
뭘 처다봐~?
만들어 준 성의를 생각해 무조건 올라가 봐야징...
그래서 찾아든 휴식터의 데크엔 새하얀 서리가 내려 앉아 있어
우리 일행은 지붕을 얻은 쉼터의 통나무에 엉덩이를 걸치고 따스한 커피를 타 마셨다.
싸늘한 날씨라 그런지 커피향이 더 구수하다.
맛좋은 간식을 나누는 동안 평범한 이야기임에도 하하 호호 허허
웃음을 터트리는 순박한 나의 산우들과의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함이 참 좋다.
우리들만의 발걸음은 어느덧 갈림길을 만났다.
금강변을 따라 계속 이어진 소풍길과 헤어진 학교길이 비로소 경사를 높인다.
이렇게 올라 능선을 넘기면 초등학교가 있는 무주 시내가 코앞이다.
가파른 경사의 능선을 넘기자
낙엽송이 내뿜는 향긋한 향기가 먼저 반기며
이내 등로는 좁다란 오솔길로 이어진다.
"아~!"
"참 좋구먼~!"
연이틀 나와 산행하던 산산 형님이 만족해 한다.
특히 형수님...
지독한 몸살 감기로 방콕만 하다 나와보니 사는것 같단다.
높은 하늘의 푸른빛을 배경으로
까치밥으로 남긴 감들이 그림처럼 아름답던 북고사 사찰 마당을 스처지나
무주시내로 향한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우린 향로봉을 향한다.
그 오솔길엔 붉은 솔잎이 융단처럼 깔려 있어 보드랍다.
북고사에서 향로봉 정상은 힘 한번 불끈 주면 도착이다.
사실 대전에서 가까워 이곳에서 한밤을 보내고 싶은 유혹이 있었다.
그러나 12월15일까진 경방기간이다.
당연 산불감시 초소엔 감시원이 있을게 뻔하여 포기를 했는데
역시나....
우릴 제일 먼저 반겨준건 사람이 그리운 산불 감시원 아저씨였다.
향로봉 정상의 데크에서 바라본 풍광이 호화롭다.
무주 시내를 바라보던 초록잎새가 얼마전 다녀온 적상산을
가르키며 저기 누애처럼 생긴 체육관으로 내려 왔다며 근무일정 때문에
참가 못 한 나에게 자랑질이다.
무섬...
물줄기가 돌아가며 만든 아름다운 풍경이 펼처진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은다 했던가 ?
겨우달려가 이곳 저곳의 산군을 나보다 더 정확하게 짚어낸다.
이녀석 많이 컷네 그랴~!!!
오늘 산행은 짧고 시간은 많으니 향로봉에
베낭을 내려놓고 제1전망대까지 다녀 오기로 했다.
솔숲의 오솔길이 걷기엔 그만이다.
이곳 주민들은 복 터졌다.
이렇게 완만한 육산에 피톤치드가 다량으로
쏟아지는 솔숲의 오솔길을 갖춘 산책로는 전국에서 몇 안되는 명품 둘레길이다.
우린 제2전망대가 자리한 봉수정에 잠깐 들린 후
제1전망대로 향했다.
걷다가 되돌아 보니 저만치 방금 우리가 머물던 향로봉의 정자가 보인다.
다들 기분 업~!
그만큼 산책길이 훌륭하다.
오산 삼거리를 앞두고 올라선
제1전망대에서 우리는 마침내 발길을 되돌려 향로봉을 향했다.
오솔길엔 각종 운동시설이 설치 돼 있다.
그중엔 이렇게 그네가 있어 행복쟁이는 낭낭18세 꿈많은 소녀가 되었다.
다시 돌아온 향로봉에서 우린 기념사진을 남긴후...
활공장으로 향한다.
그런데 이건 모야~?
향로봉까지 모노레일이 올라오고 있다.
관광객을 위해 이런 새로운 시설이 생겼나 보다.
활공장을 향한 숲속 오솔길...
대체적으로 완만하여 걷기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향로봉에서 활공장을 잇는 능선 중간엔
이렇게 조망테크가 있어 잠시 쉬었다 간다.
숲속의 부드러운 흙길을 걸으며 때때로 탁 트린 조망을 바라보는
산우들의 눈망울엔 세상사 모든 시름을 잊고 힐링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슴을 느낄 수 있다.
부드럽던 능선길이 원목계단을 만났다.
잠시 힘겹게 올라선 능선에서
가야할 능선과 반대로 이어진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면
짜잔~!!!!
우리의 안식처가 반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향로봉의 정자와 비교해도 꿀릴게 없다.
더 좋은건 향로봉은 아주 쉽게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선 행락객들로 분주한데
여긴 그야말로 무주공산 쓸쓸함만이 가득하다.
그러나...
우리가 들어선 순간부터 이곳은 활기가 넘친 공간이 된다.
아름다운 풍경을 발아래 들이운 정자에 둘러앉아
우린 세상에서 제일 호화로운 식탁을 꾸려 배를 두두려 가며 성찬을 누렸다.
그런데...
산우들은 식사를 끝내고 후식으로 과일까지 드신후
이젠 일어서자는 표시로 커피까지 먹였슴에도 다들 떠날 줄 모른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 쬐던 정자에서의 휴식은 그만큼 달콤했다.
그런 우리가 얼마후 활공장에 도착했는데
연속적으로 행글라이더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물어보니 오늘이 행글라이더 대회란다.
한동안 우린 발이 묶인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만 본다.
햐~!
허공으로 날았을때 그 기분은 어떨까 ?
행글라이더에 잠시 내 혼을 빼겼나 보다.
활공장을 벗어나 능선을 이어 걷던 산우를 무심히 따라가다 퍼득 정신을 차린다.
오늘 계획한 내림길은 활공장에서 이어진 능선을 타고 명산을 거처 후도교로 향한 등로다.
선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후 이길은 칠봉산을 경유해서 내려가야 하며
등로가 좋은지 거친지 장담 할 수 없다 하자 시간도 많으니 그냥 가잖다.
꼬렉~?
이미 지난번에 내려갔던 등로가 아님 나야 당연
조금 유식하게 말하면 불감청(不敢請) 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이다.
그렇게 결정을 하여 칠봉산까지 걷는데
등로는 확실하나 사람의 흔적이 별로 없어 그런지 다소 거칠다.
그런데...
이곳을 걷다 우린 반가운 산우의 시그널을 만났다.
이미 이곳을 다녀온 문필봉임을 증명한 시그널이라 겨우달려가 자문을 구했나 보다.
칠봉산을 되돌아 나와 무섬을 향한 하산길에서 선등하던 나를 일행들이 세운다.
필봉이가 그러는데 그길은 험하고 거칠어 칠봉산 능선을 잇는 하산길로 가야 한다며...
헐~!!!
내가 준비한 지도의 등고선을 보니 그곳이 더 가파르고 험한 지형이다.
확신을 가지고 이길로 가야 한다고 나는 고집을 피웠다.
무엇보다 능선 하나를 바꿔 내려가면 거리가 장난이 아니라 차량 회수도 어렵다.
가본 사람이 더 잘 알지 안가본 네가 더 알겠냐는 주장에도 굽히지 않자
결국 내가 타협안을 내놓았다.
그럼 다들 그리로 하산하고 난 이길로 내려가 차량을 회수해 데리러 가겠다고....
그러는 동안 산산님이 먼저 내려가 등로를 살펴 보시더니
내려가도 될것 같으니 산찾사 말 듣자로 의견을 통일 시켜 주신다.
내 예상대로 인적이 없어 그런거지 위험한 등로는 아니다.
가끔식 길이 희미 하기는 하나 염소막인지 아님 약초재배를 위해
출입을 막은건지 철망이 둘러친 곳과 내림길은 한동안 사이좋게 함께 내려간다.
그런데...
이런 우라질~!!!!
울타리로 친 철사가 소나무 둥치를 통과해 다음 나무 둥치와 연결된 형식이다.
참 잔인하다.
그냥 감아 돌려도 될 텐데 저렇게 구멍을 내야 했는지 ?
역시 예상대로 길이 거친건 인적이 드물어 그랬다.
최악의 하산길을 예상하고 내려온 산우들은 그래서 불만이 없다.
아마도...
그런 소동이 없었다면 잡목에 끄들리고 거미줄이 닿을때 마다
꼭 이런길로 하산을 했었냐의 원망을 들었을게 뻔한 등로인데 다들
히히낙낙 즐겁게 그리고 안전하게 내려섰다.
가을바람이 하루종일 쾌적하게 감겨들던
숲속에 들어 나들이 같던 산행을 끝낸 우린 온몸에
퍼저 흐르는 나른하나 기분좋은 피로감 만큼이나 차오르던
만족감을 안고 뒷섬 마을까지 걸어 내린다.
그러는 동안 아직까지 넘처나는 그 기운을 어쩌지 못 한
겨우달려가 한달음에 달려가 차량을 회수해 오는 이쁜짓을 했다.
귀로...
아직도 한낮이다.
저녁을 먹긴 좀 이른 시각이다.
그래도 그냥 헤어지긴 서운한데 겨우달려 부부는 또
저녁모임이 있다하여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그냥 작별을 했다.
그런후...
대전에 들어서자 차가 밀린다.
이런~!
무주에서 대전을 오는 시각보다 더 걸려 도착한 집근처....
해가 많이 짧아졌다.
어느새 거리는 가로등 불빛마저 따스하게 느껴지는 밤이다.
집에서든 어디서든 한끼는 해결해야 할 시각....
언젠가 들렸던 안동 국밥집에서 산산님과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며 반주로 막걸리를 드시며 산산님이 그러신다.
"난 말여~!"
"산행후 집근처에서 이렇게 마시는 막걸리 한잔이 너무 행복해~!"
나도 정년후 저런 형님같은 삶을 살고 싶다.
아니...
살아야 겠다.
비록 저분처럼 경제적인 조건은 못 되더라도 저런 마음이면 된다.
행복 ?
간단하다.
저렇게 막걸리 한잔에 행복을 느낄 정도로 삶의 기대치를 낮추면 될 일이다.
함께하신 산우님께 깊은 감사 드리며........산찾사.이용호
참고로 예전 산행후기를 보시면 달라진 학교길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주소를 클릭 ------> http://blog.daum.net/lee203kr/15668755
(동영상으로 보는 무주 학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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