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공주 주미산
산행일 : 2017년 12월03일. 일요일
누구랑 : 다음카페 산장나눔터 산우들
어떻게 : 금학생태공원 주차장~지막곡산~주미산~호반 둘레길~주차장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김광석의 서른즈음 이란 노랫말이다.
그런데...
이 노랫말이 왜 그리 내 가슴에 콱 들어 박히는 걸까 ?
서른도 아닌 환갑이 다 돼 가는 나인데 말이다.
정말로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니고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머물러 있을줄 알았던 청춘은 어느순간 되돌아 보니
덧없이 흘러가 버리고 빈 가슴엔 허망함으로 쓸쓸하다.
내가 이런데 올 한갑을 맞이한 산산님은 어떨까 ?
그런데 말이다.
산산님은 정말로 그간 인생을 잘 살아 오셔서 그런지
세월이 갈 수록 더 건장 하시고 활발 하신게 몸도 마음도 청춘이다.
내가 곁에서 보기엔 자식농사도 풍성하니 잘 지었고
한때 삶의 무게에 허덕 이면서도 노년에 대한 대비를 잘 해 놓으셔 걱정이 없다.
그야말로 우리 부부의 롤 모델이다.
그래서...
산산님은 그야말로 늙어 가는게 아니라 익어가는 중이다.
12월 송년산행...
회갑날이라 산행을 끝낸후 산우들을 위해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고 싶어한 산산님을 위해 가까운 산행지를 잡았다.
공주의 주미산은 초록잎새랑 다녀온 곳이라 내가 없어도 마눌님이 잘 인도 할거란
생각으로 잡았는데 다행히 이날 근무일정이 늦게 잡혀 참석하게 되었다.
가까운 근교라 자가용으로 출발하여
금학생태공원 주차장에서 함께 만나 주미산을 향한다.
공원 주차장에서 주미산 정상을 향한 숲속에 들자 향긋한 오솔길이 우릴 맞는다.
춥다.
이런날엔 속옷이 젖지 않을 정도의 보폭이 좋다.
오늘은 특히나 거리는 짧고 시간은 많기에 얼마 걷지 않아 바로
체온조절을 위해 다들 겉옷을 무장해제 시키는 동안
산장의 전통으로 자리잡은 간식 먼저 꺼내기 경쟁이 붙었다.
그중 말랑 말랑한 떡가래가 내 입맛을 사로 잡는다.
남정네들은 그사이 몸을 덥히는 술 한잔이 돌아간다.
완만한 솔숲 오솔길이 왁작지껄 수다방이 된다.
나란히 나란히 걸어가며 깔리는 수다에 야금 야금 거리는 줄어 드는데....
이렇게 걷다간 산행이 너무 빨리 끝날것 같은 조바심이 인다.
그런데...
그런 걱정 마시란 듯 선두권이 자리를 잡고 퍼질러 앉았다.
산우들의 엉덩이만 내려 앉히면 벼라별 간식들이 다 나온다.
요건 너른숲님이 농장에서 수확해 직접 말린 곶감이다.
어찌나 달고 맛나던지~!!!
박베낭을 메야 힘이 솟는 특이 체질의 산들님 베낭이 우째 묵직하다 했더니
ㅋㅋㅋ
아니나 다를까 ?
떡 한박스가 통채로 나왔다.
키는 작은 여인이 통은 우찌 저리 크고 마음 또한 저렇게 깊은지 ?
그중에 쫄깃한 흑임자 인절미는 생각만 하여도 군침이 흐른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찾사야~ 많이 먹으라며 떡을 건네던 산들님 말씀대로
그날 난 꾸역 꾸역 먹었는데도 더 먹지 못한게 지금 후회된다.
ㅋㅋㅋ
실컨 쉬었다 걷는 발길엔 힘이 넘처
지막곡산을 쉬지않고 홀라당 넘긴 산우들이 또 내리막길을 마구 내달린다.
그렇게 내려선 능선안부 삼거리에서
힘 한번 불끈 주고 올라선 전망데크에서 우린 또 다리쉼을 한다.
이곳 데크에선 공주시내가 잘 내려다 보인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있는분만 모셔놓고 단체사진 한장 남긴 후...
그곳에서 지척의 거리인 주미산 정상에 올랐다.
그런후..
우린 일단 식사 먼저 끝낸 뒤
축하케익으로 회갑을 맞이한 산산님 축하행사를 했다.
이런날 삼페인이 빠짐 안된다.
짖궂은 산우들 요청에 러브 샷으로 원삿을 하신 산산님 부부께
이번엔 다들 합창을 한다.
뽀뽀 해~!
뽀뽀 해~!
쑥쓰러 하는 산산님이 몇번 시도한 뽀뽀는 실패.
그걸 그냥 놔 둘 산우들이 아니다.
그러자...
용감한 산들님이 산산님의 귓볼을 잡아 땡겨 강제 입맞춤을 하셨다.
역시 이럴땐 여자가 더 용감하다.
왁자지껄 정겨운 시간이 흐르고 이젠 내려가야 할 시간...
다함께 정상증명 단체 사진을 남긴 우린
금학생태 공원을 향한 내림길로 발길을 돌렸다.
완만한 내림길을 따라
산림문화 휴양관으로 내려선 다음.
제2저수지로 이어지는 계곡길을 따라 걸어 내려
우리는 호반 둘레길을 걸었다.
제2저수지에서 제1저수지까지
호반 둘레길을 걷는 동안 대전근교에 이렇게 좋은
산책길이 있었냐란 산우들의 표정에선 행복한 미소가 퍼진다.
산행을 끝내고 들어선 대전도심...
또다시 시작된 산산님의 축하연 뒷풀이가 푸짐하다.
실컨 먹고 마시며 보낸 시간들....
지나고 나니 이 또한 우리들의 소중한 추억이다.
끝으로...
산산 형님 회갑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인생은 60부터라 했으니 또다른 삶을 멋지게 영위 하시길 기원합니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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