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예산.금오산~관모산~토성산~안락산

산행일 : 2017년 9월13일 수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예산문화회관~금오산~관모산~용굴봉 왕복~토성산~안락산 왕복~향천사~문화회관

 

   (산행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궤적)

 

 

 

초록잎새랑 집을 나섰다.

오늘은 마눌님이 동네 아줌씨들과 나들이를 가기로 한 날인데

각자 이런 저런 사정으로 캔슬된 덕분에 단둘의 오봇한 산행 되었다.

 

참 가깝다.

한시간만에 예산 도착...

사실 예산에 들어서자 잠시 망설임이 있었다.

그러다...

들머리로 마음에 두고 있던 향교에서 주차의 편리함에 문예회관으로 향한다.

 

 

 

산행은 문예회관 주차장 뒷편 철계단을 오르며 시작된다.

 

 

 

철계단을 다 올라서자 양갈레로 나뉜 등로...

우린 좀더 길게 걸을 수 있는 좌측길을 택했다.

 

 

 

등로는 산아래 둘레길을  돌아 나가다

 

 

 

대산빌라에서 올라서는 오솔길과 만나자  고도를 높인다.

 

 

 

등로 양편엔 하이얀 꽃을 피운 나무가 도열해 우리 부부를 맞아 준다.

꽃은 끝물이다.

그래도 향기는 짙게 풍겨난다.

조경으로 등로에 심은것 같은데 이름은 모르겠다.

병꽃 종류같긴 한데...

 

 

 

원목계단을 밟고 올라선지 얼마 안돼

이것 참~!!!

우리 부부는 아주 쉽게 금오산 정상에 올라섰다.

 

 

 

금오산 정상에 자리한 금오정...

오래 머물기 민망할 정도의 짧은 산행거리와 시간이다.

 

 

 

금오정에서 길게 쉬지 못하고

길을 떠난 나그네의 발걸음은 그러나

얼마  못 가 또다시 발아래 펼처진 조망에 잠시 묶인다.

방금전 바로 저 터널을 통해 우린 예산 시내로 들어 왔었다.

 

 

 

다시 이어진 걸음....

오염되지 않은 바람에 실려든 향긋한 솔향과

수림 사이를 뚫고 내리 비친 투명한 햇살에 아른대는 나뭇가지의

그림자를 밟아가는 동안 저편 깊숙하게 자리하던 원인 불명의 불안감이

사그라들자 비로소 안도감이 찾아든 이유가 뭘까 ?

 

 

 

그리스의 절름발이 철학자로

노예 신분을 딛고 스토이학파의 거두가 된 

에픽테토스는 고통의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 했다.

"인간은 일어난 사건이나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그에 대한 생각으로 고통 받는다."

그말은 우리를 괴롭히는건 일어난 어떤일이 아니란 말씀 ?

고통에 대한 명쾌한 정리다.

왠일인지 요즘엔 쓰잘데기 없는 상념들이 끝없이 밀려든다.

금방 닥칠 우리 부부의 노후에 대한 걱정.

퇴직의 시간은 점점 더 다가오는데 아직도 기반을 잡지 못한 자식들 걱정.

생각이 많아도 병이다.

아직 훗날의 일이며 그것 또한 그냥 되는대로 흘러가면 될 일인데....

 

 

 

객지로 떠돌던 큰 아들이

잠시 집에 머물다 보니 그런 생각들이 더 든것 같다.

누가 어떻게 생각하던 뭐라하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평생 맘껏

하는게 제일 행복한 일이니 믿어주고 지켜 봐달라는 큰 아들의 직업이 연극배우 다.

그 녀석이 현재 대전에 잠시 머물며 만조라는 창작극을 공연하고 있다.

멀리 떨어저 있을땐 무덤덤 했는데

가까이 살며 바라보니 그녀석의 살이가 참~!

 

 

 

숲이란게 산이란게 난 참 좋다.

아무말 없이 사색에 젖어 걷다보면 모든게 정리된다.

저 아래 세속에 뭍혀 아둥바둥 살아야 했던 살이의 힘겨움도

아주 우습게 생각될 때가 이렇게 산에 올라 그곳을 바라볼때 문득 드는 생각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비워내게 되고.... 

 

 

 

솔숲 오솔길이 갑자기 고도를 높인다.

그래봣자 얕은 뒷동네 뒷산이다.

올라서고 보니 군부대에서 조성한 헬기장으로 관모산 정상이다.

 

 

 

관모산 정상은 360도 막힘이 없는 조망처다.

 

 

 

아산 방변을 파노라마로 담아본다.

하늘은 청명한데 그 하늘아래 도심은 히뿌연한 스모그로 시야가 좋지 않다.

그간 우리가 다녀온 산하를 조목 조목 집어주는 

서방님의 성의를 무시한 초록잎새는 관심밖이라 이내 말을 멈춘다.

ㅋㅋㅋ

하긴...

그게 뭔 대?

뭐가 중한디....

그냥 이렇게 올라 망연히 바라만 봐도 좋은걸...

 

 

 

계절이 바뀌는 중이라 하나 아직 뙤약빛은 바늘끝처럼 따갑다.

관모산 정상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내려선 그늘아래 쉼터를 만나자

가던 걸음을 멈춘 초록잎새가 엉덩일 내려 놓는다.

마침 배도 고픈 참이다.

 

 

 

길게 휴식에 들며 과육으로

때가 가까워 아우성인 뱃고래의 성화를 달랜다.

 

 

걷기 차암~ 좋은 길이다.

그런길 갈림길...

용굴봉은 왕복 2키로라 다녀오기로 한다.

 

 

 

간벌을 하지 않은 탓에

빼곡히 들어찬 소나무 숲속길이 길게 이어진다.

 

 

 

그길의 정점 용굴봉...

그런데...

이런곳에 운동시설이 있는것도 의외지만 

관리가 잘 돼 있는걸 보면 이용하는 시민들도 있는 모양이다.

 

 

 

왔으니 증명사진 남겨주고...

 

 

 

허기를 달래는 밥상을 편다.

 

 

 

밥 먹기전 먼저

시원한 맥주 한잔은 산행의 보나스...

 

 

 

식사를 끝내고 되돌아 오는 산책로는

배불러 게으른 발걸음엔 아주 안성맞춤의 육산이라 더 좋다.

 

 

 

그래서..

솔향 짙게 풍겨나는 이길은 걸은건

아주 잘했어요 칭찬받아 마땅한 길였다.

 

 

 

다시 되돌아 온 삼거리...

이번엔 세번째 봉오리를 찾아들다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난

시내를 내려보며 다리쉼으로 비축된 힘 한번만 불끈 쓰고 나면 

 

 

 

 

 

토성산 정상이다.

그러나 정상은 수목에 가려 볼게 없다.

 

 

 

오늘은 이렇게 오솔길을 길게 걷는 맛이다.

 

 

 

얕으막한 산이니 베낭에 채울것도 그닥 없다.

그래서 하나만 준비한 베낭인데 마눌님을 위한답시고

지금껏 둘레메고 걸었는데 점심을 먹고나자 거의 빈베낭 수준였는데

웬지 베낭없이 걷는게 허전하다는 초록잎새가 용굴봉에서 부터 뺏어 메고 나자

허허로운 그 기분을 지금 내가 겪고 있다.

ㅋㅋㅋ

이런걸 보면 습관이란게 참 무섭다.

 

 

 

마눌님...

그래 그렇게 베낭을 메니 좋아~?

 

 

 

향교 갈림길....

그냥 지나친다.

아직 시간이 많고 길도 좋으니 안락산까지 다녀올 참이다.

 

 

 

안락산을 향한길...

인적이 드문길이다.

거미줄이 먼저 우리 부부의 걸음을 막는다.

이어서 잡목과 덤풀이 사정없이 우리 부부를 거부하고 있다.

 

 

 

다행스러운건 길 하난 뚜렷하다.

멀리서 볼땐 이곳이 안락산 같아 보였는데

 

 

 

통신 시설탑을 이고 있던 무명봉을 지나

얕은 고스락의 바위틈을 넘어 다시 올라선 둔덕에 이르자.

 

 

 

오석이 번듯한 정상석이 우리 부부를 맞아준다.

 

 

 

역시 왔으니 증명을 남긴다.

그리곤 바로 미련없이 발길을 돌렸다.

용굴봉 왕복은 참 좋았는데 이곳 안락산은 등로가 거추장 스런 여름철엔 비추....

 

 

 

애초의 계획은 안락산에서 되돌아 와

향교까지 이어진 능선을 타고 내려가려 했다.

그런데....

향교로 향한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에서 지도를 꺼내 보니

웬걸~?

토성산 오름전에 향교로 능선이 이어진걸로 표기돼 있다.

분명 오면서 확인을 못 했는데 ?

그런데 마눌이 얼핏 본것도 같다 하여 되돌아 가 보기로 햇다.

없으면 되돌아 오면 될 일이다.

 

 

 

결론 ?

지도가 잘 못 돼 있는거다.

아까 그 이정표가 제대로 된 등로를 가르키고 있었다.

그래서 되돌아 왔을까 ?

사람맘은 그때 그때 다르다.

마눌님이 싫댄다.

그냥 향천사로 가잖다.

이길이나 저길이나 초행길이니 아무래도 좋다.

 

 

 

금오산 향천사....

제법 규모가 크고 아름답다.

그 사찰의 담장 아래서 우리는 뜻밖에도 무릇꽃 군락을 만났다.

 

 

 

아름답다.

상사화로 더 알려진 무릇꽃...

꽃대만 쭈욱 뽑아 올려 화려한 꽃을 피어 올린게 지금 절정이다.

 

 

 

나의 전속모델 초록잎새.

항상 비싸게 굴던 여인이 이번엔 웬일인지 나에게 직접 청을 한다.

"나 사진 좀 찍어 주세요~!"

흔치 않은 기회라 잠시 뻐기고 팅긴다.

"시러~!"

ㅋㅋㅋ

삐지기 일보 직전에 한컷 담았다.

 

 

 

향천사 마당을 가로질러

또다시 숲속을 파고들던 산찾사의 발걸음을 초록잎새가 제지한다.

"그냥 여기서 내려가면 안돼요~?"

향천사에서 금오산을 올라 능선을 타고 내려 가려던 계획을 수정한다.

마눌님 말은 잘 들어야 노년이 편하다니 어쩌겠나 ?

말로는 앙대욧~을 외치며 발길을 돌린 산찾사의 발걸음이

향천골로 향하며 단촐하게 이어진 오늘 우리 부부만의 산행을 정리한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산행모습을 동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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