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구미 접성산~꺼먼재산~다봉산

산행일 : 2017년 9월01일. 금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구미역~구미정~문성지~접성산~대망1리~294봉~꺼먼재산~다봉산~구미역

 

  (산행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발걸음)

 

 

경부선 열차를 운전하며 구미를 지날때 마다 

구미정을 처다볼땐 꼭 한번 올라보고 싶단 생각이 들곤 했다.

오늘 그곳을 가기로 한다.

길게 이어 걸으면 제법 장거리의 원점휘귀 코스가 나온다.

이젠 저질체력의 반열에 든 마눌님의 체력함양을 위해서도 아주 좋은 코스가 될것 같다.

이른아침....

우리 부부는 ITX 새마을호를 타고 구미역에 도착했다.

 

 

 

지도를 볼 것도 없이 그곳에서 빤히 보이던 구미정을 향한다.

도로를 건너자 마자 좌측으로 꺽어 그곳으로 향해 우회전 그리고 쭈욱~

그런후...

또다시 횡단보도를 건너 굴다리를 통과한다.

 

 

 

그런데..

구미역에서 바라볼땐 아주 쉽게

갈 수 있을것 같던 구미정이 하천이 막고 도로가 막아 서더니...

 

 

 

구미정을 향한 들머리가 보이지 않는다.

어느곳에서 파고들지 두리번 거리는 내눈엔 띈 이 비석의 글씨는 뭘까 ?

혼자 불러 시름 잊고 여럿이 불러 흥을 더하는 풍년기원 농요가 발갱이들 소리다.

고려태조 왕건이 백제견훤의 아들 신검을 항복 시켰으니 이곳이 역사의 발검 즉 발갱이 들이다. 

발갱이들 = 이곳의 옛지명 십지보들 이란걸 알리는 빗돌이 아닐까 하는게 내 짐작인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발갱이들 비석 옆엔 구황비와 계선각이 있다.

4대에 걸처 흉년때 마다 나랏님도 못한 선행을 베푼 박동보 일가에 대한 공덕비다.

그 공덕비 뒤로 올라 서려니

ㅋㅋㅋ

마눌님 단번에 제지를 한다.

 

"거기로 가면 앙가욧~!"

 

 

 

 

구미정을 향한 들머리를 찾아

숲을 좌측에 두고 돌고 돌아 나가다 제대로 등로를 겨우 찾았다.

 

 

 

초반 시멘트길.

그러나 곧 임도수준의 등로가 연결되며 시원한 숲그늘이 태양을 가린다.

숲에든지 얼마나 되었다고 순간 차량의 소음대신 딱따구리 소리가 숲을 흔든다.

 

 

 

구미정...

들머리 찾기가 다소 애매해서 그렇지 오름은 수월하다.

 

 

 

아주 쉽게 올라선 구미정....

구미 시내를 발아래 둔 일망무제의 조망권이다.

이곳엔 시내에서 쉽게 올라올 수 있는 곳이라 그런지

손에 물병 하나만 달랑 든 산책객들이 연신 올라서고 있다.

 

 

 

구미의 진산 금오산 자락이 속속들이 보여지던

금오정에서 쉽게 발걸음을 떼어 놓을 수 없던 우리는 한참을 머문다.

 

 

 

 

금오정은 야경이 더 멋질것 같다.

가까이나 살면 자주 올텐데...

 

 

 

이젠 가야만 할 시간...

자꾸 되돌아 보던 구미정을 떠난 발걸음에 탄력이 붙는다.

 

 

 

완만한 경사도에 부드러운 육산이라 걷기엔 그만이다.

그러다...

무심코 체육시설이 있던 곳을 스처지나 직진을 했다.

몇미터 갔을까 ?

앞서 걷던 마눌님이 걸음을 멈추더니 

"이길 맞어요~?"

살펴보니 하산길이다.

아주 얕으막한 산이라 지형이 바로 파악이 되어 좋긴 하다.

깃대봉으로 향한 등로는 갈림길에서 우측였다.

 

 

 

드디어 도착한 깃대봉...

정상표시로 쌓은 돌탑의 깃대봉을 스처 지났다.

이후 계속되는 솔숲의 오솔길이 그야말로 환상이다.

 

 

 

도란 도란....

오솔길을 가득 채운 정담이 문성지까지 이어진다.

 

 

 

산행초반....

길이 좋아 진행속도가 빠르다.

 

 

 

산에서 내려선 문성지엔

원목데크로 둘레길을 만들어 놓았다.

 

 

 

한바퀴 빙 돌아보고 싶지만 갈길이 먼 우린 그 대신

 

 

 

문성지 가운데에 자리한 정자에 들려 쉬어 가기로 한다.

 

 

 

그곳엔 유치원생들이 찾아든다.

재잘 재잘....

얼마나 귀엽고 이쁘던지 ?

그놈들을 처다보는 초록잎새의 눈길을 보건데

훗날 우리의 손자 손녀가 생기면 안봐도 비디오....

 

 

 

초록잎새...

주섬 주섬 베낭에서 간식을 꺼낸다.

오늘중으로 집에만 가면 될테고...

이렇게 좋은 풍광을 두고 그냥 갈 수 없단다.

음주가무는 그렇고  酒님만이라도 모셔야 예의라나 뭐라나 ?

우야튼 핑계도 그럴듯 하고 아침 식사가 허술했던 터라 배도 고픈참에

엎어진 김에 아예 퍼질러 않은 우리 부부는 이곳에서 과일과 피티병 맥주

한병을 비워가며 신선 놀음으로 길게 휴식에 든다. 

 

 

 

이젠 다시 길을 떠난다.

그런데...

헐~!

다리가 휘청인다.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도로 한복판에 서자 취가가 확 올라온다.

대낮 맥주한잔이 나에겐 쥐약이다.

ㅋㅋㅋ

 

 

 

가저온 맥주를 다 마셨으니

수퍼에 들려 피티병 맥주 한병과 혹시 몰라 식수 두병을 더 구입해 팩킹후...

접성산을 향한 들머리를 또 찾아든다.

애초의 계획은 청솔아파트에서 이어진 능선을 타고 오르려 했다.

그런데...

거기까지 걸어 가려면 땡빛이다.

가저온 지도를 펴놓고 살펴보니 원당재 옆으로 등로 표시가 돼 있다.

원당재...

조선중기 원당 김언과 그 아들 김상주를 추모하는 제사로

1994년에 건립된 원당재는 문이 굳게 닫혀있고 그 돌담길엔 잡초가 무성하다.

그 옆길을 지나 숲속의 등로 찾기에 실패한 산찾사...

원당재 옆 건물의 비스타란 이름의 카페 뒤로 희미한 등로가 보인다.

 

 

 

무작정 치고 올라선 숲속...

당연 길이 없다.

은근 속으로 걱정을 했던 마눌님이 열심히 뒤를 따라 오른다.

다행인건 얼마 안돼 능선에 안착후 푸르지오 아파트에서 올라서는 기존의 등로와 만났다.

 

 

 

접성산을 향한 등로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룰루랄라~!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오솔길이다.

이런길은 그냥 산악 마라톤으로 달려도 좋을것 같다는 마눌님의 기분이 절정...

 

 

 

한차레 오름질...

그러나 길지 않은 오름길 정상엔 정자가 반긴다.

 

 

 

오늘중에 집에만 가면 된다며~?

헐~!!!

마눌님 아예 퍼질러 눕는다.

그늘만 들어서면 서늘한 느낌이 너무 좋다.

그래...

쉬엄 쉬엄 완주만 하자....

 

 

 

 

환상의 오솔길 숲속길을 다시 이어 걸었다.

청솔아파트에서 올라오는 능선을 지나며 능선길은 수없이 갈림길과 마주한다.

얕으막한 야산이라 능선은 아랫동네의 마을마다 연결된다.

 

 

 

 

오르락 내리락....

그렇게 이어지던 능선길이 헬기장을 지나자

 

 

 

 

정자가 반긴다.

바로 접성산의 대황정이다.

 

 

 

대황정 바로 아래엔 산불감시 초소가 있다.

이곳 일대의 모든 산들은 저 산불 감시초소 하나로 다 커버가 될 것 같다.

그만큼 이곳은 360도 막힘없는 조망이다.

김천.구미 대구에서 이름께나 알려진 산들은 죄다 명함을 내밀었다.

 

 

 

 

 

 

 

등산화에 양말까지 벗어 던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던 대황정에 나란히 앉아 우린 점심식사를 했다.

시원한 맥주는 반주로...

우린 황홀한 조망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리곤...

언제 꼬옥 다시 한번 찾아 오리라 약속을 하고

 

 

 

정상 빗돌에서 기념사진을 남긴 후...

 

 

 

이례리 방면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역시나...

끝까지 등로는 비단길처럼 유순하고 부드럽다.

 

 

 

첫 갈림길...

대망2리 마을로 향한길인데 무시하고 직진.

 

 

 

두번째 대망1리로 향한 갈림길 이정표....

그런데 그쪽 방향의 등로가 잡목에 가려 길이 희미하다.

그래도 어쩔수 없이 우린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하산길에 들었는데...

 

 

 

길은 뚜렷했다.

그러나 잡목이 등로를 침범해 한동안 거추장 스럽다.

다 내려설 쯤 길이 두갈레로 갈린다.

진행방향 좌측으로 농로길이 보여 좀 수월하게 내려 가기 위해

그쪽으로 내려서니 왕산골이란 이정표가 이곳의 지명을 알려주고 있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내릴 동안

지열과 내리쬐는 태양에 온몸이 끓어 오른다.

덥다.

좀 편안한 등로로 올라 서려면 장태골로 가야 하는데 여기서 또 잔꾀를 부린 산찾사....

곧바로 도로를 건너 장태골에서 이어진 능선과 만날때까지 무작정 산 능선을 치고 올랐다.

 

 

 

거친 숲속길....

초록잎새가 따라붙지 못한다.

답답증....

그래도 어쩌랴~!

얼핏 바라본 마눌님 표정이 최악이다.

잘 못 건드리면 화약고의 뇌관을 건드릴것 같다.

 

 

 

겨우 능선에 안착...

그러고도 계속되는 오름길에 초록잎새는 녹초가 된다.

겨우 올라선 무명봉....

바닥에 나뒹굴던 코팅지를 집어드니

서래야님의 알림판으로 그님은 이곳을 안연흥봉이라 명명하셨다.

아마도 우리가 올라선 반대편 고아읍의 안연흥 지명을 따서 이름을 지은것 같다.

 

 

 

거친 등로와 오름질에 힘이 빠진 초록잎새....

산악사고 이후 이렇게 길게 걸어본건 지난번 지리산 종주이후 처음이다.

오늘 산행지는 육산이라 길게 걷기엔 적당할것 같아 택한 체력함양을 위한 산행이다.

인정사정 없이 쭈욱 땡겼다 한참을 기다려 뒤가 보이면 또 달아나길 몇번....

 

 

 

드디어 꺼먹재산....

정상을 몇걸음을 앞두고 숨을 몰아쉬는 초록잎새가 안쓰럽다.

표정도 안좋다.

예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초록잎새가 말문을 연다.

"난 여기서 내려가 시내버스 타고 갈게 혼자 가세요 서방님~!"

그냥 개무시...

쭈욱~ 또 앞서서 달아난다.

 

 

 

다행이다.

그간 거친 등로와 달리 비단결마냥 부드러운 능선길이 계속된다.

히유~!

이후부터 환상의 솔숲 오솔길이 계속되자

비로소 초록잎새의 얼굴이 펴진다.

 

 

 

북봉산...

정자까지 있다.

들어가 좀 쉬었다 갈까 ?

그냥 가겠단다.

오우~!

역시 참을성은 끝내주는 여인이다.

 

 

 

북봉산의 조망이 멋지다.

북봉산 헬기장에 그냥 퍼질러 앉아 베낭을 풀었다.

마지막 남아있던 복숭아로 허기를 달랜다.

초록잎새가 아주 달게 먹는다.

얼마남지 않던 식수도 맘껏 들이키게 한다.

 

 

 

 

간식의 힘으로 다봉산까지 이어 걸었다.

다 왔다 힘내라 하면서도 내심 이젠 아름다운 오솔길도

반갑지 않을만큼 초록잎새의 힘겨움이 전해짐에 이젠 그만 끝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진다.

 

 

 

원목데크로 이은 능선길을 우린 다시 걸었다.

 

 

 

 

원호리와 이별후 도량동으로 방향을 튼다.

 

 

 

마지막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도량1동과 도량2동 에서 구미역 방향을 택한 우리가

 

 

 

 

마지막 가파른 내림길 끝에 설치된

철망문을 빠저 나오며 드디어 힘겨운 산행을 끝냈다.

우리가 내려선 곳과 처음 산행을 시작했던 들머리는 지척이다.

구미역까지 걸어가며 코레일 톡으로 열차 검색을 해본다.

다행이다.

기다림 없이 서둘러 걸으면 탈 수 있다.

대전을 향한 열차도착 5분전에 우린 구미역에 안착.

덕분에 곧바로 대전을 향하며 보람찬 하루를 정리한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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