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병천. 상봉산~은석산~작성산

산행일 : 2017년 9월07일 목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아래지도 코스대로

 

   (산행 지도)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이동코스

    이동 거리와 시간

 

 

 

 "존재한다는 것이 걷는 것이다."

"인간은 걸을 수 있는 만큼만 존재한다."

걷지 않고 떠오르는 생각은 믿지 말라던 사르트르가 한 말이다.

 

간디는 생전에 사랑하는 딸이란 뜻의

사티아그라하 아쉬람 이라는 학교를 세웠다.

그 학교는 일반 과목과 함께 물레질,농사일도 가르쳤다고 한다.

그런데...

아주 특이한건 1년에 3개월은 반드시 도보 여행을 해야 한다고 한다.

 

예전 홍콩 트래킹을 갔을때

그곳 학생들이 조별로 일주일간 최종 목적지 까지

주워진 미션을 수행하며 트래킹을 하는걸 본 적이 있다.

지도교사는 안전만 책임지고 지켜볼 뿐 최종 목적지까지 절대 관여를 안한다.

그곳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입시에 아주 중요한 점수로 적용된다고 했다.

개인이 제 아무리 뛰어난 체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해도

같은조에 속한 션찮은 학생과 함께 공동으로 완주를 하여야만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왕따란 있을 수 없기에 그들은 아마도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여정에서 수많은 다툼과 화해 용서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사회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란걸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체험하게 될거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 부산 여중생 폭행소식에 다들 분노하고 있다.

그건 바로 인성이 결여된 우리 교육의 민낯이다.

간디가 왜 3개월이란 적지 않은 기간을 할애하여 도보여행을

이수과목으로 정했는가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당장 교육 현장에 도입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그런걸 도입한다면 ?

공부할 시간도 모잘랄텐데 무슨 미친 짓거리냐며

아마도 학부모들이 먼저 개거품을 물고 반대 할게 뻔할 것 같다.

 

모든 반복은 지겨움의 결과로 이어진다.

그러나.... 

걷기 만큼은 신기하게도 활기찬 중독으로 이어진다.

우리 부부만 그런가 ?

오늘도 역시 걷기 중독에 빠진 우리 부부는 어제에 이어 연속 산행을 준비한다.

 

 

 

오늘 산행지는 유관순 열사의 고향 병천이다.

산행은 아우내 도서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로 그 옆 병천초교에서 시작한다. 

도로옆엔 상봉상 등산 안내도가 산행코스의 이해도를 높여준다. 

 

 

 

초입...

등로가 상봉초교 담벼락을 따라 걷다 숲속으로 우리 부부를 이끈다.

 

 

 

초반부터 아주 부드러운 육산이다.

솔향도 짙게 풍겨 먼길 찾아든 우리부부를 반긴다.

 

 

 

얼마 걷지 않아 상봉산 정상이다.

참 쉽게도 단시간내에 산 하나를 올랐다.

 

 

 

정상엔 상봉정이란 정자가 있다.

그곳에서 내려 보이는 조망은 좋은데 시야가 흐려 멀리 뻗지 못한게 유감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왕벌이 날아든다.

?

주위를 둘러보니 이크~!!!

정자의 천정에 왕벌들이 무리를 지어 집을 짖고 있다.

 

 

 

살금 살금 내려선 정자에서

우린 은석사로 향해 냅따 날아나며 상봉산을 등진다.

 

 

 

숲속 오솔길이 정말 좋다.

기분이 좋아 그런지 초록잎새의 수다가 시작된다.

그렇게 도란도란 정담이 깔리던 오솔길이 야금 야금 줄어 들더니

 

 

 

 

산 능선을 싹뚝 잘라먹은 임도가 나타났다.

 

 

 

우린 임도를 따라 몇걸음을 옮겨

 

 

 

은석산 정상을 향했다.

여기서 어사 박문수의 묘를 찾아 가려면 좌측의 가전리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후...

가파른 오름질이 시작된다.

 

 

 

오늘도 흐린 날씨라 습도가 높은 날이다.

그런긴 해도 전날 유성의 매봉 오름길에 그악스럽게

달라붙어 우릴 곤혹스럽게 하던 깔다구니와 모기가 없는것 만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렇게 오르다 만난 조망터...

흐린 하늘아래 도무지 보이게 없다.

그래도 이쯤에선 가을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선선한 바람이 분다.

아침이 허술했나 ?

초록잎새가 간식을 원하다.

덕분에 아예 퍼질러 앉아 한동안 우린 일어 설 줄 몰랐다.

 

 

 

다시 시작된 오름질...

삼거리를 만났다.

그런데...

이런곳에 정작 있어야 할 이정표가 없다.

지도를 보니 은석사에서 올라오는 등로다.

여기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박문수 묘지가 있는거로 표기 돼 있다.

"내려가 볼까~?"

"서방님 니나 다녀 오세요~!"

당연히 들을거란 내 짐작대로 초록잎새의 반응이 션찮다.

예전같음 한달음에 내달아 다녀 왔을텐데 나 역시 귀차니즘에 포기....

 

 

 

다시 또 오름질에 온몸이 땀 범벅이 될 쯤

우린 드디어 오늘  두번째 정상인 은석산에 올랐다.

 

 

 

우린 정상 한쪽에 설치한

은석산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산들의 조감도를 살펴본다.

날씨 좋은날 올라서면 다 볼 수 있는 산군들이 자세히 그려저 있다.

나는 천안의 좌불상에서 흑성산~태조산~성거산을 거처

독립 기념관으로 내려 왔던게 벌써 몇 십년전 일이라 멀리서 나마

그 능선을 보고 싶었는데 흐린 날씨라 보이는게 없어 많이 아쉽다.

이곳엔 그 흔한 시그널조차 아주 귀한 등로다.

그런데...

간혹 장거리를 선호하는 J3 시그널이 눈에 띈걸 보면

그들은 여기서 흑성산까지 이어 걸어간 흔적이 아닌가 짐작된다.

 

 

 

오늘따라 유난히 배 고파하는 초록잎새...

그러나 이곳 정상은 뙤약볕이다.

그냥 은석산을 넘겨 적당한 곳을 만나면 먹기로 하고 가던길을 간다.

 

 

 

그런데 이걸 어쩔거나 ?

점심 식사를 할 만한 장소가 없다.

은석산 정상에서 계목고개 까지의 등로가 위험한 험로였다.

 

 

 

겨우 내려선 계목고개를 넘어선다.

 

 

 

그리곤 내처 걸었다.

 

 

 

가파른 오름길에 지치고

허기에 힘이 다 소진한 초록잎새가 오늘 마지막 목적지 작성산에 도착한다.

 

 

 

정상엔 무인 감시탑만 덜렁...

 

 

 

잡초가 우거진 한켠에 자리한

정상 빗돌에서 증명사진을 남긴 우린

땡빛을 피해 정상을 넘긴 숲그늘에 앉아 점심 식사를 했다.

일단...

타는 갈증을 달래는 시원한 맥주 한잔.

가슴속이 다 시원하다.

순간 행복감이 모락 모락 피어올라 가슴을 채운다.

시장이 반찬이란 소리는 진리다.

허술한 반찬마저 입에 쩍쩍 달라 붙는다.

 

 

 

작성산 내림길...

초반엔 완전 내려 백힌다.

미끄럽기는 또 왜그리 미끄럽던지 ?

한동안 그런길이 지속되나 평정을 찾은 등로가 이후엔 정말 좋다.

 

 

 

비산비야...

그런 숲속 오솔길엔 하늘을 가린 수목이 꽉 채운 싱그러운 숲속이다.

 

 

 

환상의 오솔길이 길게 이어진다.

갈림길에선 계속 수협 연수원 방향을 향한다.

 

 

 

 

걷는 내내 행복했다.

이런길은 몇날 며칠을 걸어도 좋을것 같다.

 

 

 

 

병천을 향한 마지막 갈림길에서

좌측의 수협 연수원과 헤여질 때까지 그곳 연수원에서 

달아 놓은 좋은 글귀를 음미하며 걷는것이 이곳을 찾은 산객들에게 베푼

작성산의 마지막 보너스 선물이다..

 

 

 

수협 연수원을 뒤로 잠시 농로를 따라 이어진 등로는

 

 

 

악취를 풍기던 비육우 농장을 거처

 

 

 

포장도로를 잠시 걷다보면

 

 

 

우리의 애마가 기다리던

아우내 도서관 주차장에서 12키로를 못 다 채운 산행을 끝냈다.

 

 

 

귀로...

병천시내에서 이곳의 특식 순대를 구입했다.

다른곳 순대보다 이곳의 순대가 내 입맛에 딱 맞는다.

 

 

 

그래서...

이날 저녁은 병천 순대가 우리 부부의 순대를 채웠다.

 

 

 

(산행모습을 동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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