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상주 나각산
산행일 : 1박2일 백패킹 2017.8.25(금)~26(토)
누구랑 : (산산님+산들님) & (산찾사+초록잎새)
어떻게 : 1일차 - 낙동리 주차장~팔각정자~정상~출렁다리~나각산 전망데크에서 1박
2일차 - 나각산 전망데크~마귀할멈 굿터~옛길~낙동강변길~옛길~주차장. 이후 경천대 산책
(나각산 개념도)
금요일...
산들님이 오전 근무만 할 수 있다니 함께 하기로 했다.
처서를 지났다 해도 아직 한낮의 더위가 극성맞아 오늘도 우린 짧은 산행지를 선택한다.
대전을 떠난지 얼마후...
상주의 낙동 중학교 뒷편 주차장에서 산행을 준비한 우린
땡볕의 도로를 걸어 오르다 길옆의 종합 안내도에서 나각산을 향햇다.
솔향기 짙은 숲속길에 들어서자
지글대던 시멘트 포장도로와 달리 기온차가 확연하다.
숲속이 그만큼 시원하다.
얼마 걷지 않아 만난 팔각정...
쉬었다 가긴 민망할 정도의 짧은 거리라
바로 길을 떠난 우릴 맞아준건 송림 숲속의 체육시설이다.
초록잎새에게 이곳을 기억하냐 물어보니
"나 여기 왔엇나요~?"
이런~!
집에와 자료를 찾아보니 2010년 8월에 다녀왔고
그때 담아 두었던 동영상엔 운동기구에 메달린 초록잎새의 모습이 생생하다.
마눌님께 나중에 집에와 그걸 보여주자..
"정말 가긴 갔었넹~!"
ㅋㅋㅋ
이곳은 주민들이 산책하며 운동할 수 있는
시설들이 그때나 지금이나 관리가 아주 잘 돼 있다.
그동안 완만하여 걷기 좋던 송림숲이 가파른 계단을 만났다.
끝없이 경사도를 높인 원목 계단이 전망 좋은 데크로 안내한다.
그덕에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그곳에서 바라본 풍광이 참 아름답다.
구비구비 돌아가는 낙동강의 젖줄이 들녁을 풍요롭게 적신다.
영덕을 향한 고속도로도 시원스레 내려 보인다.
바람마저 시원하다.
이만한 조망처도 없을듯 하다.
순간....
그냥 여기에 퍼질러 앉아 자릴 잡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아무리 그렇다 한들 정상만 할까 싶어 달콤한 간식을 들며 충분한 휴식을 취한 우린
오늘의 숙영지를 향해 미련을 떨치고 일어나
얼마후 정상에 올랐다.
이곳 정상 한켠에도 넓직한 원목데크가 있다.
그러나...
여기도 오늘 우리의 숙영지는 아니다.
정상에서 주위의 전망을 감상하며 잠시 땀을 식힌 우리가
그곳을 뒤로 불과 몇분만에 출렁다리를 만났다.
나각산 최고의 명물이다.
그 출렁 다리를 건너자
비로소 우리가 하룻밤 묵어갈 전망데크가 맞아준다.
벌써 어스름한 서쪽 하늘엔 하루를 마감할 채비를 서둘고 있다.
땅거미가 몰려 들기전 재빨리 7성급 호텔을 구축한 우리들...
여유롭게 일몰을 맞이했다.
그런후 시작된 만찬....
일단 갈증을 식히는 시원한 맥주로 시작한다.
어느덧 땅거미가 몰려든다.
순식간에 산정은 어둠속에 뭍히며
하늘엔 조각달이 떠 올랐다.
산아래 동네엔 하나둘 불빛들이 늘어가고 있다.
기대 이상으로 야경이 훌륭하여 산산님이 참 좋아 하신다.
전망대 아랫층에서 시작한 만찬....
조명등으로 불을 밝히고 나자 어디서 몰려 드는지
모기가 사정없이 달려든다.
헐~!!!
1층보다 바람이 더 잘 부는 2층 전망대로 자릴 옮겼다.
다행이다.
바람이 시원스레 불어 그런지 우린 모기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저녁만찬...
초록잎새가 준비한 샤브로 시작을 했다.
육수에서 고기와 신선한 야채를 건저 드셔주고 난 후엔
만두와 칼국수로 마무리를 했다.
또한...
곡기가 들어가야 든든한 체질을 위해
산들님이 가저온 특별 영양식 찰밥까지 먹고 나자
어느덧...
칠흙같은 밤이 깊어간다.
시간이 흘러 갈 수록 술향은 향기롭게 퍼저 흘러만 가고
드디어 산들님이 마지막까지 숨겨 두었던 비장의 카드 녹두전이 이밤을 더 흥겹게 만들어 주셨다.
오우~!!!
정말 아름다운 밤이에용~!
화기애애한 분위기라 그런지
불청객 방아께비까지 찾아들던 그날밤
후식으로 과일과 대추 생강차를 짙게 우려 마신 뒤엔
산정을 거닐며 수없이 쏟아저 내리던 별들의 잔치에 빠저든다.
행복한 밤은 또 그렇게 한페이지의 추억을 남기며 흘러 흘러 새벽을 향한다.
편안하게 잠든 새벽...
"어이 찾사~!"
"동쪽하늘이 뻘겨~!"
산산님의 소리에 벌떡 일어나 보니
낙동강변엔 아스름 물안개가 피어 올랐고
파노라마로 펼쳐진 산능선 뒤로 붉은 기운이 감돈다.
기다림...
그러나 긴 기다림에 비해 일출은 아주 짧게 끝이 났다.
고루고루 평등하게 세상을 비춰주는 햇살아래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아침식사...
맛깔나게 끓여낸 떡국위에
아낌없이 올려놓은 고명이 입맛을 돌게한다.
이날 나는 그래서 3그릇을 먹었다.
나중에 집에 와 체중을 재보니 1키로가 불어나 있다.
이게 다 산들님 덕이다.
어쩜 저리도 내입에 쫘악~ 달라붙는 음식만 준비해 오시던지 원~!!!
이젠 행복한 하룻밤을 보낸 낙동정을 등진다.
하산은 마귀할멈 굿터를 경유하여
옛길을 따라 강변으로 내려섰다.
- 산길(Mountain Road)
- 강길(River Road)
- 들길(Field Road)
나각산 숨소리길은 영문의 첫 이니셜을 따와 MRF라 부른다.
어제 산길을 걸었으니 오늘은 강길과 들길도 걸어볼 참이다.
그런데...
7년전 걸었던 들길과 강길의 모습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강길엔 자전거 전용도로가 깔려있다.
들길마저 시멘트 도로가 깔려 있어 걷기엔 아주 곤혹 스럽다.
예전 이길을 거닐다 붉게 익은 개복숭아를 따먹으며 걸었던 기억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렇게 한동안 땡빛을 걷던 우린 결국 다시 나각산 옛길을 파고 들어야 했다.
자전거 타기엔 참 좋은길이나 걷기엔 최악이다.
딘장~!
이래저래 저런곳에 세금을 쏟아 부었던 쥐바기가 더 밉다.
씨앙노무시키~!
산행을 끝낸 우리들...
일찍 귀가 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다.
그래서 아주 가까이 있는 경천대를 들린다.
경천대 입구엔 이곳 낙동강 용소에서 노닐던 용마를 얻어
임진왜란때 금산 싸움에서 단기필마로 적을 무찌르고 조경 장군을 구했다는
정기룡 장군 동상이 제일 먼저 우릴 반갑게 맞아준다.
조경 장군상을 뒤로 보내며 시작된 오름길...
황토 지압봉이 끝나자 가파른 계단길이다.
계단길은 무지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무지산 해발이 겨우 155m인 지라 땀이 흐를만 하면 바로 정상.
무지산 정상은 전망대 건물이 자리한다.
건물내엔 상주의 특산물을 소개하는 전시실이 있다.
무지산 전망대...
낙동강이 시원스레 내려보인다.
얼마후..
무지산 전망대를 되돌아 내려 강변으로 내려선다.
그곳 암릉의 날벼랑에 자리한 경천대 아래엔 낙동강 물결이 찰랑대며 흐른다.
그런데...
경천대란 뜻을 알면 벨이 꼬이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
우담 채득기(1604~1647)가 그랬다고 하는데
그런 생각들이 그당시 이땅을 지배하던 지식층의 전반적인 사상였단 생각이 든다.
거기엔 아래와 같은 글귀가 세겨있다.
大明天地 崇禎日月(대명천지 숭정일월)
뜻을 풀이 하자면....
조선의 하늘과 땅은 명나라 것이고
해와 달마저 명나라 마지막 황제 숭정의 것이다.
닝기리 로또~!!!
욕이 절로 나오는 저런 뜻과 달리 이곳은 자경대란 고유 지명이 따로 있다.
이건 뭐~
자존감이란 찾아 볼래야 볼 수 없는 지명이다.
자존감(Self Esteem)이란 자기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며 자신을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이라 정의한다.
정신 제대로 박힌 국민과 지도자라면 하루빨리 이곳의 지명을 자경대로 돌려 놓음으로써
우리 국민들의 자존감을 되찾게 하길 바란다.
무우정....
이곳은 썩어빠진 정신을 가진 선비놈들이 삶에 찌든
국민들은 아랑곳 없이 공자왈 맹자왈 찾으며 기생을 옆에 끼고 향락에 젖던곳이 아닐까 ?
무우정엔 강바람이 솔솔 분다.
한판 신나게 때려 자고 가면 안성맞춤이나 갈길을 서둔다.
사대주의 사상에 오염되어 나 역시 자존감이고 뭐고 다 팽개친 친미주의자가 될까 두려워서...
ㅋㅋㅋ
여유로운 발길이 강변길을 따라서
구름다리를 넘어
상도 촬영지를 들린다.
이곳은 아련한 유년의 기억을 더듬게 만든다.
멍석,삼태기,풍구등등....
눈에 익은 농기구와 살림살이가 어렵던 그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그렇게 어렵게 살았어도 그당시 이웃간에 情(정) 만큼은 넘치고 넘처났다.
그때와 달리 지금 오늘 우리가 풍요롭다 한들 행복지수는 ?
글쎄...
의문이다.
이젠 산책도 막바지...
주차장으로 향하던 우리가 마지막으로 들린곳이 조각공원인데
어쩜 저리도 주제를 잘 표현해 놓았던지
가는곳 마다 입가에 웃음을 짖게 만들던 그곳...
이 조각상의 제목은 과연 뭘까 ?
술 한잔을 들고 고개를 젖히며 탄성을 내지르는 저 얼굴...
정답은 만족이다....
대전에 도착한 우리들....
만족이란 주제를 담고 있던 조각상의 인물처럼
우린 한잔의 시원한 맥주를 들이킨후 탄성을 내 뱉었다.
캬~!
조옷타~!
여기서 한마디 안하고 갈 순 없다.
인생 모~ 이쓰~?
그냥 저냥 살다 이렇게 시원한 맥주나 한잔 하다 가는거지 모~!
그러다 주머니 사정마저 좋다면
이렇게 국밥 한그릇도....
함께 하신 산산님 부부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산찾사.이용호
(동영상으로 보는 나각산 숨소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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