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영동. 어류산~마니산~노고산

산행일 : 2017년 6월15일 (목요일)

누구랑 : 나홀로

어떻게 : 태소마을~어류산~마니산~노고산~태소마을 (14키로 원점휘귀)

 

   (산행지도)

 

  (트랭클에 그려진 궤적)

 

 

제주여행이 힘들었나 ?

출근할땐 멀쩡 했는데 퇴근해 돌아오니 아내가 끙끙 앓고 있었다.

땡기면 땡기는 대로 잘도 따라 걷기에 난 괜찮은줄 알았다.

하여간에 우리 마눌님은 곰팅이다.

힘들면 힘들다 하면 되는데...

 

휴일 첫날...

마눌님이 다행히 기운을 차렸다.

사랑하는 막내아들이 엄마 보고 싶다며 내려온다니 기운을 차린것 같다.

첫날은 그렇게 보낸 다음날...

홀로 어디든 떠나라며 마눌님이 이것저것 챙겨준다.

어디로 갈까 ?

그러다 문득 생각난 산행지가 있어 무작정 차를 몰았다.

오늘은 그간 마음에 두고 있던 영동의 어류산~마니산~노고산을 걸어 볼 참이다.

 

 

 

태소마을의 보호수 아래 공터에 차를 주차후...

어류산 들머리를 찾아 마을 뒤로 이어진 시멘트 도로를 따라 걷는다.

그런데...

아침부터 쨍쨍 내리쬐는 태양빛이 장난이 아니다.

오늘은 날씨 때문에 고생 좀 할것 같다.

시멘트 도로를 걷다보니 전원주택 뒤로 오늘 올라야 할 어류산이 보인다.

 

 

 

어디쯤에서 치고 오를까 ?

아마 제대로 된 길은 없을게 분명해 보이고..

 

 

 

다행히...

시멘트 도로가 끝나자 마자

임도옆 숲속으로 선등자들의 시그널이 초입을 알려준다.

초반 몇분은 그럭저럭 길은 뚜렷했다.

그러나...

이내 길은 희미해 지더니 그마저도 없어진다.

무작정 치고 오르기로 했다.

경사도가 장난이 아닌데 길마저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그렇게 오르다 만난 암릉의 조망터에 올라서자 금강줄기와 함께

 

 

 

좌측엔 어룡사 사찰

그리고 우측엔 태소마을이 내려보인다.

 

 

 

힘들게 능선에 올라붙자 시야가 넓게 펼처진다.

시루봉 뒤로 노고산이 가깝다.

오늘 저곳이 최종 목적지인데 잘 갈 수 있으련지 ?

 

 

 

시선을 우측으로 돌리자 마니산이다.

여기선 참 멀게만 느껴짐에 초반부터 주눅을 들게 만든다.

 

 

 

 

 

드디어 올라선 어류산 정상....

목이 탄다.

오늘따라 수온주가 높아 그런지 갈증이 심하다.

마눌님이 주는대로 챙긴게 마음에 걸린다.

식수 만큼은 내가 직접 챙겼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식수가 모자랄것 같은 예감이 든다.

베낭을 열어보니 다행히 간식통엔 수박이 그득하다.

일단 갈증이 날때마다 수박을 섭취하기로 했다.

 

 

 

어류산 정상에선 역시 조망이 좋다.

마니산 능선 뒤로 얼마전 올랐던 동골산이

살짝 그 모습을 선 보였고 맨 좌측엔 봉화산도 보인다.

그 뒤엔 갈기산 능선이다.

 

 

 

쉴만큼 쉬었으니 이젠 어류산을 등진다.

 

 

 

그런데...

지도상으로 정상에서 90도로 꺽여 내려가야 할 등로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간간이 보이던 선등자들의 시그널도 없다.

무작정 몇군데를 치고 내려는 가 봐도 역시 등로는 희미하다.

 

 

 

반면에...

직진으로 이어진 뚜렷한 등로엔 빛바랜 시그널이 걸려있다.

그렇다면 마니산으로 향한 등로는 분명 가다가 꺽일것 같단 생각에 그길로 진행을 했다.

 

 

 

그런데...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이건 아니다란 생각이 든다.

바로 올라 붙어야 할 441봉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바로 등로 수정을 한다.

그때부터 그곳을 향하여 길도 없는 등로 사면을 치고 나갔다.

 

 

 

잡목에 푹푹 덥히던 낙엽과 악전고투...

모처럼 전의에 불태우던 시간을 보낸 덕으로 

온몸은 땀 범벅이가 된 끝에 겨우 제대로 된 등로에 안착을 했다.

그러나..

시간은 물론 체력이 많이 소진 됐다.

타는 갈증에 이미 물 한병은 다 비워지고 없다.

뿐만 아니라 준비했던 개념도와 지도마저 어디로 달아나고 없다.

 

딘장~!!!

 

 

 

다행히 등로는 희미하나 뚜렷하고

간간히 선등자의 시그널이 잘 가고 있슴을 증명한다.

이젠 체력안배만 하면 될일...

 

 

 

 

 

사자머리봉 ?

이런 이름이 언제 붙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곳부터 마니산까진 몇십년전이라 하나 여러번 걸었던 익숙한 길이다.

 

 

 

마니산 능선길...

예전 저 아래에 종교단체가 들어서기 전엔 자주 다녔던 등로다.

 

 

 

조망 좋은 너럭바위에서 수박으로 갈증을 삭힌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좋아 점심 식사를 할까 하다가

바람 한점없는 날씨가 야속하여 정상을 넘겨 먹기로 했다.

바로앞에 향로봉 그뒤로 480.3봉과 오늘 마지막 여정지 노고산이

처음엔 날씨도 그렇고 길도 험해 막막 하더니 이젠 비로소 만만해 보인다.

 

 

 

드디어 올라선 마니산...

마지막 남은 수박 한쪽으로 갈증을 달랜 후 스처 지났다.

 

 

 

마니산을 넘긴 첫 갈림길에서 배가 고파 퍼질러 앉았다.

그런후...

지금껏 아끼던 얼린 캔 맥주 하나를 단숨에 들이킨다.

햐~!!!!

기막히다.

단번에 갈증이 사그라 든다.

그런후 식사를 하는데 더위에 지처 그런가 밥맛이 없다.

별일이다.

내가 먹는걸 앞에 놓고 이런적이 없었는데...

얼마후..

자리를 정리하고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서래야 박건석님이 이름지은 소암봉을 넘겼다.

 

 

 

캔맥주 하나에 알콜기운이 확~ 올라 붙는다.

역시 난 효율이 좋은 몸이다.

캔 하나에 정신이 알딸딸하니 말이다.

암릉을 내려 서는데 그래서 한발 한발에 신중을 기한다.

홀로 산행엔 안전이 최고다.

계속해서 맞아주는 앙탈진 암릉엔 이젠 인적이

드물어 그런듯 동아줄은 삭았고 그마저도 다 떨어저 나뒹굴고 있다.

 

 

 

등로가 앙탈질 수 록...

조망은 좋은법이다.

반대편 능선을 바라보니 얼마전 까지 서있던 어류산이 멀게만 느껴지고..

 

 

 

걷는 내내 좌측으론 엘로힘 연수원이 내려 보인다.

 

 

 

 

 

 

진행방향 우측엔 오정 저수지이고

그 옆으로 우뚝 솟아 오른 산이 바로 봉화산이다.

얼마전 마니산에서 이어진 능선이 봉화산을 향한 등로에선 

완전 잡목 수준의 등로라 마눌님이 짜증을 내 결국 돌아서야 했던 산이

바로 저곳이라 나에겐 미련이 짙게 남아 있는 산이다.  

 

 

 

노고산 초입의 능선까지 조망이 좋다.

오늘 걷는 코스중 최고다.

이쁜게 이쁜짓을 하는법...

이곳을 걸을땐 살랑 살랑 바람도 불어 정말 기분좋게 걸었다.

 

 

 

 

 

어느덧 480.5봉도 넘겼다.

이젠 노고산이 점점 더 가까워 지고 있다.

 

 

 

 

480봉을 힘겹게 넘기며 내려앉기 시작한 능선이

한 일가의 봉분을 이전한 듯한 넓직한 봉분터를 지나자 다시 고도를 올린다.

본격적인 노고산을 향한 오름길이다.

 

 

 

길은 뚜럿하나

소나무 삭정이가 사정없이 막아서는 등로라 거추장 스럽다.

그래도 우야튼 길은 있으니 다행이다.

 

 

 

그런길을 겨우 겨우 올라

오늘의 마지막 여정지 노고산 정상에서

나는 지금껏 참아온 갈증을 달래려 한모금 남아있던 물을 한꺼번에 들이킨다.

이젠 내림길만 남았으니 조그만 참으면 될 터...

 

 

 

 

내림길...

두갈레로 갈린다.

아무래도 차를 회수하기 위해 죽산리와 반대 방향을 택했다.

초반...

무쟈게 좋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징글맞게 또다시 잡목과 내림길 내내 싸웠다.

등로는 아예 없다.

짐승들이 다닌 길 인 듯 희미한 길이 갈릴때 마다 방향을 태소마을 쪽으로 튼다.

 

 

 

그렇게 고생 고생하여 도로에 내려선 나는

또다시 뙤약볕을 고스란히 받으며 아스팔트길을 걸어야 했다.

 

 

 

타는 갈증으로 정말 괴롭다.

그런데..

태소마을을 얼마 앞둔 금강변에 정자가 있다.

정자 이름이 一惺臺라 써있다.

그 정자에 놀러오신 아주머니 두분께

나는 체면불구하고 혹시 물 한모금 얻어 마실 수 있냐 물어 보았다.

나도 이젠 낮짝이 두꺼워 진건가 ?

예전같음 상상도 못 할 용기였다.

아주머니는 물은 없다며 대신 건넨 참외 하나가 나를 살렸다.

ㅋㅋㅋ

고맙습니다.

 

 

 

무사히 도착한 태소마을...

걸은거리가 14키로라 트랭글에 찍혀있다.

예전같음 겨우 그냥 그정도의 거리가 오늘은 참 힘겨웠다.

 

알바.

식수부족.

날씨.

 

그것보다 이젠 나도 나이를 먹어 그런건가 ?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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