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영동.동골산~마니산

산행일 : 2017년 5월21일 (일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호탄교~동골산~435.9봉~중심이봉(435.6)~마니산~대곡리~호탄교.

 

 

(트랭글에 그려진 실제 이동 동선) 

 

 (기록된 거리와 시간정보) 



 

 

 

 

 

 

 

 

 

 

 

일요일이 낀 이틀간이 나에게 주워진 휴일이다.

나는 백패킹을 가고 싶었다.

그러나... 

함께 가고 싶은 초록잎새가 월요일엔 사고 후유증 치료를 위한 약속이 잡혀 있다.

마눌님은 그냥 홀로 떠나라 하는데 평일이면 몰라도 일요일엔 가기 싫다.

그래서 전날 저녁에 그냥 근교산이나 가겠다 말하고 잠들었는데

이른 아침부터 마눌님이 벌써 도시락을 다 쌓아놓고 얼른 다녀오자 성화다.

헐~!

어디로 갈지 정하지도 못 했는데 왜이리 서둘지 ?

그러다....

문득 지난주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을 다녀오며 보았던 봉화산이 떠 올려 진다.

그래~!

동골산과 봉화산을 연결해 다녀오면 좋을것 하다.

예전부터 마음에만 두고 정작 걸음을 못 했던 산행지라 이참에 다녀올 참이다.

일단 가려면 자료나 정보가 필요하다.

그래서 떠나기전 잠깐 핸드폰 정보검색을 통해 대충 선답자들의 이동 동선만 파악해 머릿속에 그려 넣었다.

지도를 뽑아 가면 좋으련만 집에 있던 프린터가 고장난지 오래라 어쩔 수 없다.

까잇거~! 동네 뒷산인데 능선만 보고 감으로 방향만 잡으면 될 것 같다.

그러나..

그간 동물적인 감각만으로 지도정치 없이 잘 다녔던 내가 요즘엔 종종 실수를 하곤 한다.

그래서 오늘 산행은 딱~ 한번만 알바를 할것 같으니 뭐라 하지 마라며 미리 마눌님께 초를 처 놓았다.

ㅋㅋㅋ

 

 

 

호탄교 인근 공터에 차를 주차후

동골산을 향한 들머리를 찾아 들어 산을 오르기 시작한 우리 마눌님...

등로가 거칠어 심기 불편한 얼굴인데 꾸욱 잘 참고 서방님의 뒤를 열심히 따라온다.

 

 

 

좀 더 가면 좋아 지겠지란 희망은 그냥 희망사항일 뿐...

등로는 점점 더 험악해 진다.

그나마 다행인건 그간 인적이 없어 잡목이

침범해 그런거지 등로는 뚜렷하여 진행엔 아무 문제가 없다.

 

 

 

어느덧 등줄기의 땀이

고랑을 타고 흐를쯤 거칠던 오솔길이 양호해 지면서

 

 

 

등로가 개활지에서 동골산을 향해 좌측으로 방향을 튼다.

 

 

 

계속 이어지던 등로엔 솔잎이 깔려있어 양탄자를 밟는듯 푹신하다.

가끔씩 얼굴에 엉겨붙던 거미줄만 아님 그런대로 걸을만한 등로가

 

 

 

한차레 고도를 높이더니 멋진 조망을 선사한다.

그곳에선 우리가 올라온 능선 너머로 봉화산이 지척이며

 

 

 

시선을 우측으로 조금 더 돌리자

금강을 넘겨 우뚝 솟아오른 비봉산과 마주한 갈기산이 가깝다.

 

 

 

그간 힘겨움을 잊은 초록잎새가 조망에 취해 있다.

이젠 일어서란 나의 말에도 꿈쩍을 안한다.

 

 

 

다시 시작된 동골산을 향한 오름질에선

그간 육산의 후덕함은 사라지고 암팡지고 까탈스런 등로가

걸음을 더디게 만들더니 다소 난이도가 있는 암벽이 우리 부부를 막았다.

 

 

 

암릉엔 동아줄이 메여 있었나 보다.

오래된 동아줄이 삭아 떨어진 채 일부만 남아 있어

막바지 오름길에 그걸 잡고 오르던 초록잎새에게 몸의 중심만 잡는데 이용하라 일러준다.

 

 

 

암벽을 올라선 이후에도

등로는 가파름의 연속에 거친 암릉이 이어진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선 무명봉...

오늘 산행중 하이 라이트 조망처가 돼 준다.

천성장마는 물론 서대산까지 이어진 장쾌한 능선의 파노라마에

홈빡 빠저 든 우린 한동안 그곳을 떠날 줄 몰랐다.

 

 

 

오늘은 둘(2)이 하나(1)가 되는 21일.

매년 가정의 달 5월21일은  부부의 날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있는 날 산에 들었으니 베낭에 디카를 올려 아름다운

산하을 배경으로 우리 부부의 다정한 모습을 담아본다.

 

 

 

다시 이어진 산행...

등로를 약간 벗어나 조망을 내려보며 잠시 날벼랑을 걷는다.

 

 

 

그러다 적당한 자리를 잡아 아예 퍼질러 앉았다.

 

 

 

우리가 앉아있는 아래로 펼처진

좌측의 비봉산과 우측의 갈기산을 내려보며 

 

 

 

우린 캔맥주 하나를 나눠 마셔 갈증을 삭히고

달콤한 과육으로 몰려드는 허기를 잠시 속이며 길게 휴식에 들었다.

 

 

 

휴식과 간식의 힘으로 잠시후 우린 동골산 정상에 선다.

동골산 정상엔 그 흔한 정상비 하나 없이 외롭다.

그나마 이곳이 정상이라 알려 주던건

비닐 일부가 뜯겨진 서래야님의 코팅지에 적힌 동골산이란 팻말이 유일하다.

 

 

 

동골산 정상은 잡목에 가려 볼게 없어 바로 내림길에 든다.

내림길 역시 가파르다.

수북한 낙엽에 뭍혀있던 등로 또한 

우리의 발자욱에 잠시 들어났다 덮힐 정도로 길은 희미하다.

 

 

 

 

한차레 내려 백히던 능선이 다시 올려 세운 무명봉...

삼각점이 있어 다녀와 자료를 찾아보니 435.9봉이라 돼 있다.

 

 

 

어느덧 다 내려선 능선안부...

희미한 족적이 있는걸로 보아 대곡리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

그러나 그곳을 향한길은 금단의 길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가로 막고 있다.

그곳을 향할일 없는 우린 마음 편하게 직진하여 또다시 시작된 가파른 오름질을 시작했다.

 

 

 

 

그렇게 걷다가 만난 둔덕같은 무명봉에 명패가 걸렸다.

중심이봉 ?

용케도 낯설은 이름을 찾아다  달아 놓으신 서래야님의 정성이 놀랍다.

 

 

 

드디어 올라선 능선 갈림길...

여기서 진행방향 우측으로 틀어야 봉화산을 가게 된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곳을 향한 능선길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만 더 올라가서 찾아보자 하던게

흐미~!

그만 꽤 많이 올라선것 같다.

초록잎새는 이미 허기에 지처 따라올 생각조차 없다.

할수없이 일단 민생고 먼저 해결을 하기로 하여 식사를 끝낸 후 산행을 이어 갔는데...

 

 

 

이왕 올라선거 더 올라 마니산까지 가기로 했다.

일단 조망 좋은곳에서 능선 갈림길을 육안으로 찾아 보기로 한 우린.

 

 

 

그간의 험한길과 달리

걷기 좋은 솔숲 오솔길을 걸어 올라

 

 

 

마니산 정상석을 찍고 난 다음...

 

 

 

왔던길을 그대로 내려 동골산에서 올라붙은 능선 갈림길에서

봉화산을 향한 능선을 찾아 방향만 가늠한채 능선길을 이어 걸었는데

헐~!!!

길도 보이지 않고 또한 무쟈게 험하다.

그러다 가까스로 능선을 확인후 그곳을 향하다 초록잎새에게 지청구를 먹었다.

얼마전까지 죽었다 살아난 사람에게 꼭 이런길을

데리고 가야 하겠냐는 소리에 순간 산찾사는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께겡~!

시간도 많이 흘렀고 오늘따라

많이 지처 보이는 초록잎새를 데리고 강행 하기엔 부담스럽다.

할수 없이 그곳을 향한 미련을 애써 잠재운다.

이후...

희미한 등로를 최대한 안전하게 내려서다 보니 임도수준의 좋은길과 만났다.

 

 

 

숲속을 빠저 나온 임도가 대곡리 마을로 이어지다.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의 종점 봉황대에 이른다.

 

 

 

여기서 호탄교까진 약 1.5키로 정도...

시멘트 도로가 곤혹스러운지 ?

초록잎새가 발바닥이 따끔거린다며 투덜이가 된다.

그러며 하는말...

"다시는 검증되지 않은 산엔 나 데려오지 마욧~!"

헐~!

그래서 내가 오늘은 딱 한번만 알바를 할거라며 양해를 미리 구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눌님이 그래 화를 낼 줄을 몰랐고

결국 그 한번의 알바가리다 만 그림이 된 산행이 될 줄은 정말 예상 못했다. 

흐이구~!!!

산찾사 체면이 이리 구겨진 산행은 난생 처음이다.

역시 뒷동산 같은 무명의 산행지가  사실은 정말로 더 힘들고 어렵다는 걸 또 확인한 하루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산행모습을 동영상 클릭 ------> http://blog.daum.net/lee203kr/1567007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