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추자도

산행일 : 2017년 6월08일. 목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추자항~봉골레산 노을길~나바론 하늘길~돈대산 해맞이길~추자항

 

  (추자도 산행 개념도)

 

 

만보형님이 제주의 집을 전세 놓기전 얼른 한번 다녀 가란다.

그간 매년 한라산 철쭉은 한번쯤 가 봐야지 하면서도 그게 맘대로 되지 않았다.

이번참에 모든걸 제켜두고 떠나기로 했다.

이틀간 주워진 휴일 이후 연차를 내면 다음 출근이 오후라 시간상으로 충분하다.

그래서 잡은 날자가 만보형님이 캐나다 로키 트래킹을 떠나는 날이다.

당일날 잘 다녀 오시라 전화를 하자

만보형님은 제주집에 모든걸 다 갖춰 놓았으니 그냥 몸만 가란다.

참으로 자상하신 울 만보형~

띨띨한 아우가 걱정이 되었던지

불편함이 없도록 바로 옆집의 영웅형님께 부탁까지 해 놓았단다.

늦은밤...

제주공항에 도착하여 찾아든 만보형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다음날

쌍둥이(영웅&만보)집인 숙소를 떠난 우리 부부는 제주의 첫 여정을 시작한다.

 

 

 

이번 컨셉은 섬에서 섬으로의 여행이다.

그 첫 여정이 추자도...

사실 여긴 여유롭게 1박2일 백패킹으로 돌아보고 싶던 섬이다.

그러나 언제 내가 또 올 수 있을지 ?

그래서 하루엔 좀 버겁긴 하나 힘 닿은대로 걸어보기로 했다.

 

 

 

제주항을 떠난지 한시간만에 도착한 추자항에서

우린 등대산 공원을 먼저 찾아 들었다.

 

 

 

공원에서 바라본 상추자도의 모습이 아름답다.

그곳에서 내려본 마을 뒷편의 산 능선이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할 코스인데 우측이 봉골레산 노을길이고 좌측이 나바론 절벽 하늘길이다.

추자도의 올레길도 함께 걸어주면 좋긴 한데 그건 시간이 많았을 경우나 가능하다. 

 

 

 

얼마후..

우린 등대공원을 내려 우체국 건물을 지나

우측으로 방향을 튼 골목을 올라서자 만나게 된

초등학교에서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던 최영장군 사당을 향해 올라 섰는데 

 

 

 

사당안엔 웬 사내 한분이 정좌를 하고 기도중이다.

그 모습이 너무나 엄숙하여 우린 사당안에 들지 못 하고 바로 스처 지났다.

 

 

 

추자 초등학교 뒷편의 얕으막한

야산의 능선길에서 내려보는 상추자도가 정겹다.

 

 

 

그런데...

봉골레산 노을길이라 이름 붙은 그길이

시멘트 포장도로라 내리쬐는 뙤약볕이 곤혹스럽다.

 

 

 

길게 이어지던 등로가 방향을 반대로 꺽어 버린다. 

봉골레산 입구라 써 있던 이정표를 지나 조금 더 올라서자

발아래엔 후포해안을 넘겨 나바론의 요새를 닮은 능선이 펼처진다.

 

 

 

 

봉골레산 정자에 올라 잠시 숨을 돌린 우린

 

 

 

정자를 넘어선 암릉에서 

그림처럼 펼처진 상추자도의 풍광을 바라보며 해풍에 잠시 몸을 맡겼다.

얼마후..

아름다운 풍광에 눈이 황홀하여 떠나긴 싫은데 

금새 땀이 마르자 서늘함이 몰려와 우린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봉골레 산을 내려선 다음

우리부부는 나바론 절벽 하늘길을 향하여

 

 

 

후포 해안길을 따라 잠시 걷는다.

그러다 만난 주차장에서 나바론 하늘길과 마주한 용등봉을 향한

 

 

 

가파른 원목계단을 밟고 올라서다

뒤를 돌아 보았는데 반대편의 해안절벽이 눈에 들어온다.

멋지다.

바로 저 능선이 나바론 하늘길이 되시겠다.

 

 

 

시선을 후포해안을 넘겨 대서리로 향했다.

그러자...

봉골레산과 연결된 해안 끝머리의 암봉이 눈에 들어온다.

흐미~!

순간 놓친 고기가 더 크게 보인다고

저곳도 들렸다 왔어야 했는데란 후회가 밀려든다.

 

 

 

 

 

용등봉을 향한 원목계단이 전망대에서 끝이 났다.

곧 우리가 걷게될 반대편 나바론 능선을 바라보며 셀카로 증명사진을 남기고 나자

 

 

 

원목데크 전망대 윗편의 용등봉 정상을 올라보고 싶다.

홀드를 잡고 조심스레 올라본다.

그런후..

암봉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자 앗찔하다.

이젠 예전같지 않은 몸이라 더이상 객기는 곤란하다.

원목데크에서 걱정스런 눈빛으로 쏘아보는 초록잎새를 보자 나는 바로 꽁지를 내렸다.

 

 

 

용등봉 전망데크를 내려선 우리들...

나바론 능선을 향한 암릉을 곧바로 치고 올랐다.

 

 

 

그런 우리를 보던 낙시꾼들이 소릴 지른다.

"거기~!"

"길 없어요~!"

 

 

 

그들이 보기에 우리가 위험해 보였나 보다.

우리들 눈엔 절벽 벼랑에 붙어 낙시를 하던 그들이 더 위험해 보이더 구만...

 

 

 

산악사고 이후...

초록잎새가 이젠 트라우마를 많이 극복한 모습이다.

그래도 예전에 비함 저정도는 조족지혈이다.

 

 

 

날벼랑을 겁도 없이 뛰던 옛날과 달리

이젠 한걸음 한걸음엔 조심성이 한껏 뭍어남을 알 수 있다.

 

 

 

예전 중학교 시절였나 ?

단체로 영화관람을 했던 나바론이란 영화가 있었다.

연합군 함대의 항로에 자리한 독일군 함포지대를 폭파하기 위한

특수부대의 작전이 펼처지던 곳이 바로 나바론인데 오늘 우리가 걷고 있는

이 능선이 바로 그 나바론을 닮았다 하여 나바론 하늘길이다.

 

 

 

 

나바론 하늘길의 원목 데크길을

올라서다 보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만큼 이곳의 풍광이 빼어나게 아름답다.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

그리고 멋진 풍광들.

그래서 가슴속 깊이 차곡 차곡 채워지던 행복함...

 

 

 

항상 이런곳을 오면 들던 생각은 한결같다.

이런 멋진 풍광을 오롯이 우리 둘만 보는게 너무나 안따깝다.

 

 

 

계속 이어지던 암릉의 능선길에선

앗찔한 고도감의 스릴로 온몸엔 쾌감이 밀려든다.  

정말이지....

나바론 하늘길을 걷는건 그래서 꿈결과도 같다.

 

 

 

 

 

어느덧 발걸음이

 

 

 

해군 기지대의 담벼락을 돌아간 후

 

 

 

아름다운 암봉을 찾아들어 앉은 우린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난  등대 전망대를 향했다.

 

 

 

비로소..

단애 절벽길이 끝나자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진다.

 

 

 

드디어 도착한 등대 전망대에선

 

 

 

우리가 걸어야 할 하추자도가 한눈에 내려 보인다.

추자교를 건너 우린 저 능선을 따라 예초리까지 걸어갈 예정이다.

 

 

 

등대 전망대를 등지자 마자 능선 안부의 쉼터가 우릴 반긴다.

 

 

 

바랑케길 쉼터....

갈길이 바쁜 우린 개무시하고 능선을 넘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도 멀다.

지금껏...

아름다운 나바론 하늘길에 시간을 뺏겼으니 이젠 그만큼의 시간을 벌충해야 된다.

 

 

 

추자교를 향한 초반 내림길의 암릉이

 

 

 

우거진 숲속에 들자 부드러운 육산으로 바뀐다.

 

 

 

그렇게 내려선 추자교에 도착하며 우린 상추자도의 탐방을 모두 끝냈다.

이젠 하추자도를 향해 다리를 건넌다.

 

 

 

하추자도 입구....

특이한 조형물이 우리의 바쁜 발목을 잡았다.

아무리 바뻐도 이런곳을 그냥 지나치면 예의가 아니다.

그래서 모처럼 셀카놀이...

 

 

 

 

추자교를 건너자 마자 이어진 능선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제부터 이 능선길은 돈대산 해맞이길...

 

 

 

완만한 경사도의 오솔길엔 우거진 숲속이라 시원하다.

길 양편엔 노오란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올라 아름다움이 절정이다.

 

 

 

 

돈대산 해맞이길은

여기 저기로 올레길과 얽히고 설킨다.

 

 

 

우린 그냥 쭈욱~

능선길만 고집하며 돈대산을 향한다.

 

 

 

그렇게 돈대산을 향해 오름질을 하는 동안에

스멀 스멀 피어오른 해무가 우리의 뒤를 따라 온다.

헐~!

저러다 혹여 운무 때문에 여객선 운항이 중지되면 ?

피어 오르는 해무만큼 우리의 근심도 늘어만 간다.

 

 

 

저기 보이던 돌탑...

올라설때 보면 마치 정상 빗돌처럼 보인다.

그래서 난 이곳이 돈대산 정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다.

 

 

 

돈대산 정상은 그 무명봉을 넘겨 능선길을 더 걸어야 만날 수 있었다.

 

 

 

돈대정 바로 앞에서 등정을 증명하는 사진한장을 남긴후....

 

 

 

해무에 잠기기 시작하던

신양항 마을을 내려보며 돈대산을 내려선 우리는

16:30에 떠나는 여객선 승차를 위해 마지막 능선길인

추석산 소원길을 걸어야 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버스회사에

전화를 했는데 공사구간 때문에 예초리는 운행 중지란 말을 들었다.  

 

돈대산을 다 내려선 다음...

추석산 소원길을 완주하려면 시간이 좀 촉박할것 같아

민박집앞 도로에서 소원길을 앞에두고 잠시 머뭇대던 우릴 향해

이곳에서 주류사업을 하신다던 분이 상추자도에 갈거면 태워 줄테니 자기차에 타란다. 

타~ 말어~?

결국...

예전같음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결정을 내린다.

그래~!

까잇거 여기 추자도의 백미 나바론 하늘길이면 된거지 모~!

ㅋㅋㅋ

 

 

 

덕분에 너무 일찍 왔다.

여객선 매표는 출발 한시간 전에 한다니 할일도 없다.

처음 도착할때 마음이 바뻐 보지 못했던 마을버스 시간표가 눈에 띈다.

버스 시간표를 보니 추자도 트래킹은 우리가 했던 방향과 역으로 하는게 좋을것 같단 생각이 든다.

도착하자 마자 버스를 타고 예초리까지 간 다음

추석산 산소길~돈대산 해맞이길~나바론 하늘길~봉골레 노을길을

시간을 체크하며 걸어오다 혹여나 시간이 촉박하면 올레길로 내려가 버스를 타면 된다.

 

 

 

상추자도의 항구엔 운무가 그득하다.

다행히 배가 운항 못 할 정도는 아닌듯...

 

 

 

남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우린 처음 들렸던 등대산 공원을 다시 올랐다.

 

 

 

그곳 정자에 단둘이 앉아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산행의 피로를 달래며 시간을 보낸 우린

 

 

 

정시에 떠나는 여객선에 무사히 올라타고

아침에 떠났던 제주항에 귀착함으로 제주의 첫 여정을 끝냈다.

 

 

동영상으로 보는 추자도 트래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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