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양산팔경 금강 둘레길

산행일 : 2017년 5월15일.월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햇산마을 주차장~강선대~함벽정~봉양정~봉황대~한천정~송호리 야영장~햇산마을 주차장

 

  (산행 개념도) 

 

 

오늘은 초록잎새가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물리치료를 받는 날이다.

나도 미세먼지의 영향 때문인지 몇일째 목이 따거워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 선생님 말씀이 참 건강하신 분이라 몇년만에 뵙는다며

내가 이기나 니가 이기나 버티다 오셨나 본데 주사 맞고 이틀치 약을 드시면 낳을 거라며 웃는다.

ㅋㅋㅋ

이래 저래 멀리는 못가는 날이다.

그런데...

오랫만에 바라보는 하늘이 정말이지 사람 마음을 심란하게 흔들어 놓을 정도로 맑고 깔끔하다.

세상에나~!

이게 몇년만에 보는 풍광인지 ?

그래서 우리 부부는 그냥 떡 몇개와 과일만 담은 베낭 하나만 달랑 들고 양산팔경을 향해 달렸다.

그곳엔 금강 둘레길을 새 단장 했다 하여 한번 걸어 볼 참이다.

 

 

 

부지런히 달려 집을 나선지 한시간만에

봉곡교를 건너자 마자 만나게 된 햇산마을 주차장에 나의 애마를 잠 재워 놓고

우리는 바로 길 건너 강선대를 들머리로 금강 둘레길을 시작했다.

 

 

 

첫 발걸음이 닿은곳은

양산 팔경중 2경에 속하는 강선대로 내용은 아래의 안내문과 같다.

 

 

 

 

 

 

 

그렇게 아름답다는 강선대에서 바라본 금강이 참으로 맑고 깨끗하다.

우리 부부는 강선대 바로 아래 바위턱에 잠시 앉아 금강을 내려보던 순간 

느닷없이 불어닥친 강바람을 한번 맞고 나자 가슴까지 시원하다.

 

 

 

얼마후...

우리는 강선대를 되돌아 나와 본격적으로 금강 둘레길을 이어간다.

 

 

 

등로엔 걷기 좋게 마대자루를 깔아 놓았다.

우리는 걸은지 불과 몇분 안된 탓에 멋드러지게 세운 정자마저 그냥 스처 지났는데

 

 

 

 

그런 우릴 갈림길이 잡아 놓았다.

국조전 가는길 ?

거리도 얼마인지 써 넣으면 좋으련만...

우야튼 우린 갖은게 시간뿐이니 한번 다녀 오기로 한다.

 

 

 

그길의 등로는 참 좋았다.

그렇게 걷다 만난 첫 갈림길에서 좌측길을 택해 걷다 보니

헐~!

동네 마을 도로가 보여 다시 빽~!

다시 직진길을 택해 무덤을 몇기 지나고 보니 역시 그길도 동네로 내려선다.

국조전이 뭔지는 몰라도 하여간에 그건 어디에고 없다.

하여 우린 그냥 솔 숲속길을 걸었던 사실에 만족하고 되돌아 나오다 무덤가의 고사리를 발견했다.

그순간...

다른건 금방 실증을 내는 초록잎새가 고사리에 욕심을 낸다.

그냥 얼른 가자하니 오랫만에 이웃에 살던 명순 언니를 오늘 저녁 만나기로 하여

꼭 나가야 하는데 이걸로 서방님 저녁상에 조기찜을 해놓고 나가면 마음이 편할것 같아 그러니 같이 뜯어 달랜다.

꼬렉~?

그 마음이 갸륵하야~

내도 할 수 없이 거들어 한끼 식사분의 양만 뜯어 담아 그곳을 나왔다.

 

 

 

다시 나와 걷던길에선 싱그런 초록의 향연이 펼처진다.

그 숲속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걷던 걸음을 멈추고 우리 부부도 셀카질...

 

 

 

이건 모~!

그냥 평탄선이다.

이런길은 어린이도 편하게 걸을 수 있겠다.

 

 

 

 

금강이 바로 코 앞인 강가에 커다란 원목데크가 있다.

자리가 너무 좋으니 그냥 갈 수 없잖아~?

그래서 우린 간식과 함께 향그런 커피 한잔씩 땡겨본다.

캬~!!!!

역시 커피 맛 쥑~인다.

 

 

 

걷다 보니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던 식솔들이 다 떠나고 없는 빈집이 보였다.

마눌님이 저걸 보더니 욕심을 낸다.

"쟈갸~!"

"우리 돈 모여서 저거 사서 헐어 버리고  새집 짖어 텃밭 일구고 살까~?"

헐~!

아파트 벗어나선 절대 살 순 없을거라더니....

나야 좋은데 그 돈 모을 자신이 없어 포기다.

꿈 깨자..

ㅋㅋㅋ

 

 

 

허물어저 가는 그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

누군가 초록잎새가 말하던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새집을 짖고 있다.

그런데...

마당엔 웬 하루방을 ?

저걸 보니 마치 제주도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

언젠가 다시 찾게 되면 저 집도 완공 될테고 하루방 주위를 어떻게 꾸며 놓을지 궁금하다.

 

 

 

우리가 해찰을 많이 떨었나 보다.

키가 아주 커다란 중년의 부부가 우릴 제키고 저만치 달아나 걷고 있다.

이후...

우린 그 부부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금강 둘레길을 걸었다.

 

 

 

우리의 발걸음이 어느덧 함벽정에 이른다.

우린 옛 선비들이 강변을 바라보며 풍류를 즐겼다는 함벽정에 앉아 한동안 멍~ 을 때렸다.

여울저 흐르는 맑은 강물과 시원하게 속살을 파고 들던 부드러운 강바람.

그리고....

애간장을 다 태울듯 구슬피 울어주던

검은등 뻐구기의 울음에 순간 우리의 가슴이 싸아~ 해진다.

홀딱 벗고~!

호올딱 벗고~!

검은등 뻐꾸기는 오늘도 역시 몸도 마음도 다 벗어 놓으라 외치고 있다.

 

 

 

 

계속 머물고 싶던 함벽정...

그러나 또다른 부부가 다정하게

이곳을 향해 걸어 오고 있어 우린 방을 빼야만 했다.

 

 

 

함벽정을 뒤로하자 마자

오늘 둘레길중 제일 난이도 높은 계단길이 맞아 준다.

 

 

 

겨우 겨우 올라선 데크에서 강을 바라보니

맑은 금강 한복판에선 강태공이 견지 낚시를 즐기고 있다.

참 한가로운 풍경이다.

 

 

 

우리의 발걸음이 봉양정에 이른다.

마눌님...

여기엔 무슨 정자가 이래 많아~?

 

 

 

봉양정에서 바라본 하늘이 참 이쁘다.

이런날도 참 드물다.

봉양정 바로 뒷편의 무덤에서 보면 봉화산이 지척이다.

마음 같아선 이곳에서 봉화산을 올라 동골산까지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이나 마눌님은 니나 다녀 오라니 언제 따로 시간을 내서 걸어 볼 참이다.

 

 

 

봉양정을 내려 또다시

금강변을 끼고 이어지는 아름다운 둘레길을 걷다보면

양산팔경중 3경이라는 비봉산이 아주 잘 보이는 넓직한 원목데크에 이른다.

호탄교를 건너자 마자 강변의 주차장에서 여기까진 아주 가까운 거리다.

송호리의 솔밭 야영장도 좋지만 한가로운 날을 골라 여기서 밤을 지세도 좋을것 같다.

언제 한번 올까 ?

마눌님이 내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콜~!

 

 

 

 

어느덧...

강변길이 다 끝나가고 있다.

 

 

 

강건너 비봉산을 보며 걷던 우리의 발걸음이

 

 

 

둘레길의 종점 봉황대에서 끝나는가 싶었는데

 

 

 

 

봉황대를 약간 지난 곳에 숲속을 올라서는 원목계단이 눈에 띈다.

저건 또 뭘까 ?

궁금증에 다가서니 안내문엔 1934년 인천이씨 문중에서

조선시대 문인 이었던 백우 이시연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한천정을 세웠다 적혀있다.

 

 

 

한천정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참 좋다.

강건너 양산면 수두리 벌판에 우뚝 솟아 오른 비봉산이 코앞이다.

 

 

 

 

이젠 되돌아 가는일만 남았다.

다슬기를 잡느랴 여념이 없는 금강변의 여인을 내려보며 강을 건넌 우리는

 

 

 

지금껏 우리가 걸었던

반대편 금강 둘레길과 마주한 강변길을 걸었다.

 

 

 

그길은 그러나 완전 뙤약볕이다.

다행히 풀잎들이 죄다 누울 정도로 불어주던 바람에 더운줄은 몰랐다.

 

 

 

길 중간엔 이렇게 쉬어가라 쉼터도 만들어 놓긴 했으나

역시 한여름이나 한겨울엔 덥고 추워 권장할 만한 길은 아니나

그리 길게 이어진 길도 아니니 조금만 참을성을 발휘 한다면 곧 송호리의 솔숲길을 만난다.

 

 

 

금강 둘레길이 전국 제일의 명품길이 되려면

땡볕의 강변길에 숲 그늘을 만들어 줄 가로수만 있으면 된다.

 

 

 

 

뙤약볕 강변길이 끝나는 송호리 관광지엔 볼거리가 쏠쏠하다.

가을철에 찾아들면 황홀하리 만큼 그 미색을 뽐낼 아름드리 단풍나무는 물론

 

 

 

소나무의 아름다움에 예술 사진가들의

명소가 된 소나무 군락지의 야영장엔 평일임에도

캠핑을 즐기는 선남 선녀들이 눈에 띈다.

 

 

 

 

 

이곳는 또 영화 촬영지 였고...

 

 

 

관광지라 그런지 이런 저런 조형물들이 눈길을 끈다.

 

 

 

쉼터 의자는 사토마니란 명품 와인의 고장답게 와인병을 형상화 시켰다.

 

 

 

야영장 옆...

캠핑카 숙소가 관심을 끈다.

마침 그곳에 머물던 사람이 있어 구경을 좀 했는데

더불베드와 TV,에어콘 그리고 주방시설을 갖춘 캠핑카 하루 사용료가 호텔비 보다 비싸다.

헐~!!!

우린 언감생신 꿈도 못 꿀 비용이다.

하긴...

그곳에 홀로 머물던 그 양반도 그런다.

내가 미쳤지...

나도 왜 그 돈을 주고 여길 잡았나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원점휘귀의 둘레길을 끝냈다.

이곳은 쉬엄 쉬엄 걸어도

2시간30분이면 아주 넉넉한 거리라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걸어주고 나서 인근의 제원면에서

어죽 한그릇이면 행복한 하루가 보장된 둘레길이 될 터이니 대전에 사시는 분들에게 강추.... 

 

 

 

집으로 향한길....

햇산 주차장의 길 이정표에 국조전 1킬로라 표기 돼 있는걸 발견 했다.

처음엔 왜 저걸 못 봤지 ?

ㅋㅋㅋ

저 국조전을 산중에서 찾았으니 있을 턱이 있나....

그곳을 들려 보기로 했다.

이번엔 왔던길과 좀 다르게 심천 방변으로 향하니 길옆에 국조전이 반긴다.

 

 

 

국조전은 2006년에 세웠다 하니 11년이 넘었다.

그곳은 누구의 설명과 해설이 필요 없는 단군을 모신 우리 민족종교란걸 저절로 알겠다.

지향하는 이념과 사상도 아주 간략하게 단군상 아래에 표기 돼 있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울 마눌님 아주 바쁘다.

방금 뜯어 온 한주먹의 고사리와

 

 

 

조기를 손질하여 저녁상을 차려 서방님께 진상하곤 모임에 나간 얼마후...

 

 

 

 

나홀로 남아 저녁밥을 먹다 문득 창밖을 내다보니

햐~!!!

조망이 너무 너무 이쁘다.

해가 넘어가기 전 얼른 한장 담아 두려 베란다로 나갔다.

좌측의 식장산과 중간에 살짝 모습을 보인 서대산 그리고 맨우측의 보문산이 손만 뻗으면 잡힐 듯 가깝다.

이날 난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베란다 창가에 앉아

매일같이 이런 하늘을 보며 살던 어릴적 고향을 떠 올리며 한동안 멍~을 때렸다.

 

 

 

  (동영상으로 보는 금강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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