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익산 용화산~용리산~미륵산

산행일 : 2017년 4월21일. 금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어떻게 : 서동공원~용화산~용리산~아리랑 고개~미륵산~무왕길~서동공원  (14.5km) 

 

   (산행지도)

 

 

  (트랭글 궤적)

 

 

전날...

직장 고교 동문회의 야유회를 다녀왔다.

총무가 미리 명단을 보내 일정을 맞춰 준거니 안 나가면 도리가 아니다.

더군다나 형제지간 처럼 우애가 좋기로 직장에선 소문이 난 동문이라 빠지면 역적이다.

ㅋㅋㅋ

코스는 이미 몇번을 다녀온 곳이라

우리 부부에겐 식상한곳 이지만 오늘도 역시 그거 하나는 확실하게 느낀 하루였다.

여행에서 장소는 중요한게 아니라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단 사실....

하루종일 우리 부부는 기쁨과 웃음으로 힐링이 된 하루였다.

청풍명월의 고장을 찾은 우린 제일 먼저 유람선을 타고 풍류를 즐겼으며

 

 

 

청풍 문화재단을 찾아

옛 우리의 유적과 역사 그리고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후엔

 

 

 

 

충주 대미산의 끝자락 악어봉에 올라

우리의 산하를 굽어보며 새삼 금수강산이란 단어가 그냥 그저 생긴게 아님을 확인한 하루였다.

 

 

 

전날 이미 관광모드이긴 하나 콧바람을 쐬고 나자

오늘은 별로 떠나고픈 마음이 들지 않던 마눌님을 꼬실렸다.

아주 가깝고 쉽게 걸을 수 있으니 가자며...

그런자 마눌님이 단서를 단다.

오늘은 서울에서 막내가 엄마 보고 싶어 내려 온다니 일찍 온다면 가겠단다.

 

 

 

그래서 떠난곳....

집을 떠나 1시간이 채 안걸려 도착한 서동공원 주차장에

나의 애마를 잠 재운 우린 마한관 옆으로 열려 있는 용화산을 향한다.

 

 

 

용화산으로 향한 등로가 완만하다.

 

 

 

이제 막 돋아난

새싹의 여린순이 너무나 이쁜 숲속길이 싱그럽다.

 

 

 

등로는 이후

솔숲 오솔길로 용화산까지 이어지는데

 

 

 

조망좋은 헬기장을 만나게 되면

 

 

 

용화산은 이미 지척이다.

이곳까지는 동네 주민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만큼 이곳은 인근 주민들의 산책로가 돼 주고도 남을만큼 편안한 등로다.

 

 

 

용화산을 넘겨 아리랑 고개를 향하다 보면

능선길엔 구간 구간마다 길을 막아 놓은 경고판이 우회로로 인도한다.

 

 

 

그렇게 걷다보면 중간 중간 암릉의 조망터가 반긴다.

그곳에서 바라본 미륵산이 아마득하게 멀게만 느껴진다.

저길 언제 가~?

 

 

 

 

 

계속되는 길은 부드럽게 밟히는 육산이라 걷기가 너무 좋다.

숲속은 하늘을 볼 수 없을만큼 들어찬 수목에서 풍겨난 향긋한 냄새가 기분을 업 시킨다.

걷는 내내 초록잎새가 감탄사를 내 뱉는다.

 

아이~!

좋아라~!

 

 

 

아리랑 고개를 스처 지나

용리산을 향해 가다 만난 갈림길에서 좀 더 뚜렷한 우측길을 가야 하는데

아주 잠깐 좌측길로 드는 바람에 한차레 알바를 한 끝에 도착한 용리산엔 정상 빗돌이 없다.

그래서 그랬나 보다.

누군가 싸인펜으로 삼각점 팻말에 용리산이라 써 놓아 정상임을 알린다.

 

 

 

용리산을 되돌아 나온 우리는 다시 아리랑 고개를 향한다.

 

 

 

 

되돌아 온 삼거리 갈림길에서 아리랑 고개로

방향을 틀자 완만한 내림길의 오솔길 숲속길이 길게 길게 이어진다.

 

 

 

 

한적한 오솔길을 걷다 만나게 된

아름다운 조망은 이곳을 찾아준 우리 부부에게 주는 서비스...

 

 

 

아리랑 고개를 넘긴다.

그럼 이제부턴 쓰리랑 고개 ?

아스팔트 도로를 넘어 미륵산을 향한 입구를 들어서자 마자

 

 

 

길 이정표가 미륵산성으로 우리 부부를 이끈다.

 

 

 

미륵산성은 복원한지 얼마 안돼 보인다.

무너진 산성의 주춧돌 색깔이 그걸 증명하고 있다.

이곳에서 우린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다.

좀 일찍 출발을 했다면 미륵산 정상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근교 산행은 항상 마눌님이 시청하는 아침 막장 드라마가 다 끝나야 출발 할 수 있다.

그냥 갈 수도 있지만 그랬다간 ?

아무래도 마눌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하루가 심란할 수 있다.

우리들 나이엔 이젠 일상에서 그런 소소한 일도 배려를 해야 신상에 이로울 정도로 세월이 흘렀다.

설거지는 여자나 하는거라 큰소리 치던 막무가내 막가파의 주뎅이를 가진 모모씨도 꼬리를 내리는 세상이다.

사실...

그자의 입에서 나온 말중에선 그래도 

우리의 솔직한 마음을 대변한 말이라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말이긴 했다.

ㅋㅋㅋ

 

 

 

단둘이 앉아 아무도 없는 산중에서 먹는 밥맛이 꿀맛이다.

단촐한 반찬에 식은밥을 이렇게 맛나게 먹을 수 있는건 깊은 산에 든자만이 알 수 있다.

과일을 후식으로 드셔주고 난 다음엔 달달한 다방커피까지 마시고 나자

이젠 우리 부부한텐 세상 부러울것 없는 삶이다.

이런 삶이 참 행복하다.

 

배가 부르니 걸음엔 한껏 게으름을 품고 있다.

산성을 넘어 가파른 오름길을 만났으니 더 더욱 걸음은 느려지는데

이정표가 터억 나타나 선택을 강요한다.

건물지 ?

궁금증이 인다.

그렇게 궁금하면 당신이나 한번 가보라는 마눌님의 말씀에 호기심을 억눌렀다.

그냥...

예정된 코스로 미륵산을 오르기로 했다.

 

 

 

오늘은 식수가 부족했다.

약간 모자랄 듯 하여 더 준비할까 햇는데

순간 들던  얕으막한 야산인데 뭐~란 생각에 그만 귀차니즘에 굴복한 결과다. 

그런데....

평소 물을 잘 안 먹던 마눌님은

내 속도 모르고 아낌없이 벌컥 벌컥 물을 들이켜 내 속을 태웠었다.

ㅋㅋㅋ

산행에 있어 물은 생명수다.

그걸 잘 알면서도 때때로 이런 어이 없는 실수를 하는건

높고 깊은산을 찾아 갈때 보다 이런 얕은산을 갈때 쉽게 범하는 실수다.

산은 뒷동산이라도 절대 깐보면 안되는 법인데....

다행히...

오늘 산행엔 건물지와 산성으로 향한 등산로 이정표 바로 아래에 샘터가 있었다.

저 샘물이 없었다면 사실 우리 부부는 많은 고통을 겪었을게 분명 했다.

 

 

 

식수까지 가득 채워 보충한 우리는

익산지역 최대 규모라는 미륵산성을 걸어 올랐다.

그렇게 걷다 베낭에 디카를 올려 다정한 우리부부의 셀카 사진도 담아준다.

 

 

 

 

 

얼마후...

우린 미륵산 정상에 선다.

오랫만에 찾아든 미륵산 정상은 정상비를 한가운데 두고 원목데크를 조성했다.

 

 

 

미세 먼지만 아니면 참 좋은 조망이 반길건데 아쉽다.

정상의 원목데크엔 따사로운 봄 햇살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그 햇살을 고스란히 받으며 두 모녀가  멍~을 때리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여인들이 방해 받지 않게 조심하며 원목데크 기둥에 디카를 올려 시내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담은 우린 조용히 미륵산 정상을 등진다.

 

 

 

 

저 여인들을 보자 미하일 엔더의 메모장에 쓰인 이야기가 생각난다.

인디언 짐꾼을 데리고 정글 탐험에 나선 미하일 엔더는 나흘간 차질없이 진행한다.

그런데...

5일 째 되던날 인디언들은 행군을 거부했다고 한다.

갖은 협박은 물론 총으로 위협을 해도 그들은 단호했다.

이틀후...

웬일인지 아무 조건없이 그들은 다시 행군을 시작 했는데

탐험대가 그들에게 이유를 묻자 이런말을 해 주었다고 한다.

 

"너무 빨리 걸었어요~"

"우리는 영혼이 따라 올 때까지 기다린것 뿐입니다"

 

인디언들은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고

자연과 타협하는 방법을 알아 인생을 즐기는 그런 삶을 살을 줄 알았던 거다.

-슬로 라이프-

현대인들이 그들에게 배워야 할 소중한 교훈이 아닐까 ?

 

 

 

 

내림길....

잠시나마 등로엔 암릉이 반긴다.

이 등로를 걸을땐 처음 찾았을때 이곳 주민이 우리 부부에게 하던말이 생각난다.

"이산은 겁나게 험해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의 겁~나게란 말이 그땐 왜그렇게 우습던지 ?

 

 

 

등로가 참 많이 변했다.

안전시설이 전혀 없던 옛 등로가 아니다.

 

 

 

 

이정도면 아주 과잉 친절이다.

등로가 훼손 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찾아든다면 모를까

우리는 이런 계단길이 아닌 최대한 자연과 친숙한 등로를 걷고 싶다. 

 

 

 

 

이젠 거의 다 내려섰다.

새롭게 복원된 미륵사지탑을 보고 가려던 계획은 구룡마을로 향한 이정표를 보자 변심을 한다.

복원되기전 미륵사지탑은 여러번 봐 온 터라 그냥 이길을 따라 서동공원까지 걷기로 했다.

이길은 예전 초록잎새와 단둘이 이미 걸었던 길이다.

지자체마다 한창 둘레길 걷기 열풍에 휩싸일때 이곳에 무왕길이 생겼다하여

찾아든 우린 그길을 완주하다 완전 햇볕에 끄실려 죽을뻔한 둘레길이라 그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의 산행기 아래주소 클릭

http://blog.daum.net/lee203kr/15668676

 

 

 

미륵산 자락을 휘돌아가는 무왕길을 걷다 보면

1657년(효종 8)에 건립하여 김장생(金長生)을 배향한 사액서원인 화산서원 뒷편을 스처 지난다.

예전엔 궁금증에 담넘어 들여다 보고 간 기억이 생생한데 이번엔 그냥 패쓰~

 

 

 

 

그렇게 걸어 걸어가다 보면

어느덧 미륵산 자락을 벗어나 마을길을 걷게 되는데 바로 구룡마을이다.

 

 

 

이곳엔 대숲이 자리하고 있다.

담양의 대나무 군락지 보다 더 넓다란 느낌이 들던 곳인데

 

 

 

대숲은 논두렁을 지나자 마자

 

 

 

우리 부부를 맞아 주었는데

이런~!!!!

어쩐일인지 초입의 대숲 군락이 황량하다.

기후변화 때문인가 ?

아님 이것도 병이 들어 그런가....

말라서 쓰러지고 부러진 대숲 군락지는 예전 모습을 잃었다.

 

 

 

우물이 있던 자리를 지나자

 

 

 

예전 무성햇던 숲의 모습을 보이긴 했는데

그래도 많은 안타까움을 일게 만든 구룡마을 대나무 숲이다.

 

 

 

대숲 공원을 나오면 ?

이제부턴 땡볕의 거리를 걸어야 한다.

마을도 지나고 남의 밭두렁도 걸어야 하는 무왕길은 미로찾기와 같다.

 

 

 

 

그렇게 걸어가다 서동공원을 바로 코앞에 둔

금마 저수지로 향하던 수로에서 야생 미나리 군락을 발견한 산찾사....

ㅋㅋㅋ

마눌님이 말려도 등산화를 벗고 들어가 미나리를 채취했다.

맑은물에 휘~ 휘~ 씻어 한줄기를 건네자 초록잎새가 맛을 보더니 그런다.

 

"자기야~!"

"한재 미나리보다 향이 더 좋아~"

 

막내가 온다고 했으니 좋은 먹거리가 될 거다.

집에 가면 저 향긋한 미나리와 궁합이 잘 맞는 삼겹살로 파티를 해야겠다.

 

 

   (수로에서 채취한 야생 미나리)

 

 

드디어 서동공원에 도착...

예전 무왕길을 걸으며 항상 짧은 코스가 아쉽던 미륵산을

용화산과 연결해 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에야 걸어 보았다.

결과는 ?

대박이다.

걷는 내내 완만한 육산에 우거진 솔숲의 오솔길이 환상 그 자체였다.

 

 

 

서동공원의 조경이 아름답다.

넓기도 참 넓고...

 

 

 

요건 사랑을 표현한 조각품.

 

 

 

질박하고 토속적인 여인상...

 

 

 

그런데...

넌 누구니~?

서구적인 미모라 선화공주라고 하기엔 좀....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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