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여수 영취산

산행일 : 2017년 4월03일 월요일

누구랑 : 고교 후배랑 단둘이

어떻게 : 아래 개념도의 노란색 실선

 

   (산행 개념도)

 

 

산행전날 후배의 전화를 받았다.

"선배니~임~!"

"저 꽃산행 가고 시포유~"

가고싶음 그럼 가야지 어떡하겟나 ?

그것도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후배가 가고싶다 카는데...

이른아침 서대전역에서 만나 익산에서 한차레 환승하여 여천역에 내렸다.

예전엔 흥국사 교통편이 참 좋았다.

그런데...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지나 그런가 ?

여천역 바로앞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흥국사를 가는 버스편은 1시간에 1대뿐.

딘장~!

할수없이 우린 네 정류장만 가면 되는 흥국사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택시 기사왈~!

일요일인 어제는 여기가 난리도 아닌 난리 였단다.

ㅋㅋㅋ

그래서 내가 꽃산행은 안 다닌다.

사람에 처 죽느니 그냥 유유자적 한가롭기 그지 없는 오지가 훨~ 좋다.

그러다 보니 이곳 영취산은 10년도 더 넘은것 같다.

 

 

 

흥국사....

입장료가 있다.

이천냥.

그런데 왜 그렇게 이런건 아깝지~?

후배가 준족이라면 호랑산부터 걸었슴 짧은 산행의

아쉬움과 함께 해결될 일인데 어쩔 수 없다.

 

 

 

돌탑군을 지나 무릇꽃 군락지로 향한다.

상사화가 필땐 정말 장관의 풍경일거란 생각이 든다.

내가 보기엔 연실봉보다 상사화 군락이 더 풍요롭단 느낌이다.

 

 

 

 

봄날이다.

이젠 아주 가벼운 차림이 좋을텐데 후배는 아직도 겨울옷이다.

저녀석...

3년 고교 후배지만 직장은 나보다 선배고 상사인 팀장이다.

앞만 보고 살다보니 어느순간 건강을 잃고 나자 건강의 소중함을 가장 최우선으로 여긴다.

그러다보니 이젠 못난 나를 자신의 롤 모델로 삼고 있단다.

아직 건강이 염려스런 후배 마눌님이 환절기라 겨울옷을  입고 가라 성화라

그냥 왔다는 후배가 딥따 덥다고 투덜댄다.

ㅋㅋㅋ

그래도 나이가 들 수록 마눌님 말은 잘 들어야 하느니라 범수야~!

 

 

 

힘겹게 올라서는 후배를 기다려 임도에 서자 흥국사가 발아래다.

그새 이만큼 올랐나 ?

 

 

 

임도 사거리...

배틀산도 다녀올까 ?

그럼 시간을 많이 잡아 먹힐것 같아 포기하고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등로옆 진달래를 보자 후배가 감격한다.

헐~!

애야 그깟거 보고 그러면 군락지에선 울겄다...

사정없이 잡어 끈다.

"그런건 여기서 꽃도 아닝께 빨랑 따라와~!"

 

 

 

능선의 조망터...

그래도 미세먼지가 전날보단 약하니 참 다행이다.

바람도 여천공단 방향과 반대로 불어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사실...

여긴 꽃이 아무리 좋아도 그놈의 꼬리꼬리한 냄새가 역겨워 나는 정말 싫다.

 

 

 

몇해전...

마눌하고 거문도 첫배를 타려고 전날 일찍 내려와

저기 묘도 대교를 건너 봉화산에서 야영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이순신 대교를 넘어 광양 시내와 반대편 여천공단 야경이 생각난다.

참 환상였는데...

 

 

 

어느새.. 

정상 진례봉이 코앞이다.

 

 

 

그곳 정상을 향한 걸음은 그러나

도솔암을 넘겨 봉우재의 진달래 군락지가 내려 보이던 조망바위에 발이 묶였다.

후배가 풍광에 취해 그만가자 재촉 해도 못 알아 듣는다.

그래~!

뭐 바쁠게 있냐...

그냥 느긋하게 걷다 집에만 가면 될일인데...

 

 

 

정상을 얼마 앞두고

오늘 우리처럼 이곳을 왔다는 직장 동료에게 폰을 날렸다.

어디고~?

정상이란다.

맛난것 많이 싸 왔슴 꼼작말고 기다리라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올라선 정상...

ㅋㅋㅋ

진짜로 맛난걸 많이도 싸온 모양이다.

그냥 내삐 버렸다.

우쩌나~?

내도 맛난것 마이 있는디...

일단 시원하게 얼려온 맥주 먼저 따서 둘이 건배를 햇다.

따사로운 햇살아래 퍼질러 앉아 배 뚜드리며 실컨 먹고 나자

으29~!

너무 먹었다.

정말 일어나 걷기 싫다.

 

 

 

그래도 우짜것나 ?

오후 4시쯤엔 열차를 타야 한다.

무거운 엉덩일 들고 일어나긴 했는데 후배놈 엉덩이가 더 무겁던지

아님 내려서는게 아쉽던지 갈 생각이 전혀 없는것 같다.

 

 

 

얼마후...

그냥 눌러붙어 살것 같던 후배가 따라 내려선다.

 

 

 

우린 저 능선을 따라 걸어 내린후

임도를 따라 봉우재로 가서 시루봉을 경유하여 능선을 이어갈지

그냥 짧게 흥국사로 하산 할지는 후배의 걸음에 따라 결정을 해야 할것 같다.

 

 

 

진달래 군락지를 이룬 능선을 따라 내려서자

 

 

 

양달엔 활짝 핀 진달래가 우릴 맞아준다.

이쁘다.

 

 

 

 

그러나 응달엔 ?

아직 봉오리가 터질려면 좀 기다려야 할 듯...

 

 

 

이곳 능선은 사방팔방 시원한 조망이 맘에 든다.

사실 꽃보다 난 이런 풍광이 더 좋다.

 

 

 

아주 오래전엔 자연 그대로의 등로가

이제는 원목계단에 조망 테크까지 친절함이 넘처난다.

이곳은 진달래 필때만 전국의 행락객과 등산인파가 몰려들고

그 시기를 넘기면 참 한가로워 그때쯤엔 등짐을 지고 올라 한밤을 보내고 싶은맘이 들던 곳이다.

다만 불어오는 바람이 화학공단의 냄새만 실어 오지만 않는다면 참 좋을텐데 그게 께름직하다.

 

 

 

풍성하진 못해도

양지쪽에 활짝 핀 진달래 군락을 만나면

감동을 먹은 후배가 종일 카메라로 뭘 그리 찍어 대는지 ?

 

 

 

월요일의 한가로운 날임에도 산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그래도 그리 혼잡한건 아니라 다행이다.

아니면...

꽃이고 뭐고 간에 정신이 사나웠을 것이다.

 

 

 

 

 

 

 

 

 

 

어느덧....

골명치를 앞둔 갈림길에서 방향을 틀었다.

약간의 거리를 줄일 수 있고 이곳 내림길의 진달래 군락이 더 멋지다.

 

 

 

그길은 원목데크 전망대 바로 아래의 하산길이다.

 

 

 

 

 

 

내림길...

양지쪽이라 그런지 진달래는 절정이다.

 

 

 

이곳으로 홀로 올라서던 나이든 외국인이 디카를 건네주며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한다.

어디서 왔냐 물어보니 캐나다 벤쿠버란다.

엄지손 척 들며 로키 넘버원이라니

대번에 노우~! 코리아 넘버원 이라며 한국의 산하를 극찬한다.

ㅋㅋㅋ

강릉에서 해운대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는 그분은

동해바다 물빛이 최고라며 영어와 한국말을 섞어 나에게 설악산 지리산 제주도를 치켜 세운다.

그러며 영취산 진달래를 처다보며 커다란 제스처를 취한다.

영취산 어메이징~!!!!

꼬렉~?

알긴 아네...

사실 아기자기한 우리의 산하가 참 이쁘긴 하다.

 

 

 

 

 

 

 

능선을 따라 내려선 임도....

이길을 따라 우린 봉우재까지 걸었다.

 

 

 

그렇게 다정하게 둘이 걷던중

임도 옆에 걸린 진달래란 시 한편을 음미 하며...

 

 

 

봉우재에 도착하여선 시루봉을 다녀 오기로 했다.

 

 

 

영취산 최대의 군락지 봉우재....

후배 범수는 그만 이곳 진달래 군락에 호올딱 반한 나머지

아예 귀로의 열차시간을 까먹어 버린 줄 알았는데 뒤늦게 내곁으로 오더니 하던말이

 

"형님~!"

"그냥 오늘 안에만 집에 들어가면 되쥬~?"

 

 

 

 

 

 

시루봉 정상....

이젠 우리가 타려고 했던 열차를 포기한다.

그런후...

시루봉 정상에서 세상사 시름을 저 바다에 던진채

자유로운 영혼이 된 우리둘은 아름다운 자연과 하나가 되어간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동영상으로 보는 영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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