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경주 단석산
산행일 : 2006년 4월 07일 금요일 (맑음)
누구와 : 아내와 청솔산악회를 따라서....
산행코스 : 방내 종점~모시각단 마을~451봉~반석바위~단석산 정상~방내재
~545봉~산막재~신리마을
경주국립공원 구역에 속하는 단석산은 동쪽의 토함산(745m) 서쪽 선도산(381m) 남쪽 금오산(494.4m)
북쪽 소금강산(142.6m)과 함께 경주 오악 중 하나로 경주 일원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신라때 中岳(중악)이라 불렀고 동경잡기에는 月生山(월생산)이라 불렀는데
신라 김유신이 삼국통일의 염원을 담고 수련중 怪僧(괴승)으로 부터 하늘의 검을 받아
바위를 잘랐다 해서 단석산이 불렀다는데 단석산 정상에 올라보니 말 그대로 정상비와 함께
칼로 자른듯 반토막 난 바위가 그곳에 있었다.
김 유신이 그 바위만 잘랐을까 ?
아니다
말의 목도 쳤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시도 생겼다.
절 이름 천관사 옛부터 연있더니
홀연 지낸 일 듣도 한번 슬퍼라.
삐딱이 취한 공자 꽃 아래서 놀고
애원하는 미인 말 앞에서 우네.
적토마 다정해서 오히려 길을 알고
상노는 무슨 죄로 채찍을 받았더냐.
다만 남은 것은 한 곡조 좋은 가사
휘영청 달빛 아래 만고에 전해지네.
요즘 나이로 치면 이마에 피도 안마른 녀석이 지집에게 홀라당 빠저 지 에미에게
혼쭐이 난후 가고 싶어도 못가는 애인집을 명마가 데려다 줬는데 그게 죄라구
지 목이나 따지 죄없는 말의 목을 따고 그걸 본 천관녀도 죽게 만든 불한당 같은
비정한 녀석이 내가 생각하는 김 유신이다.
그래서 이룩한 업적이 광대한 옛 우리의 고구려 땅을 죄다 떼국놈께 떼인 삼국통일이다.
열정적 사랑은 이쁜 여자를 보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으로 인해 행복감이 느껴지고
다음으로 페닐아틸아민의 천연 각성제로 인해 열정이 분출되며 연이어 옥시토신의 분비로
성적충동을 발생하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뇌의 화학작용이다.
때문에 열정적 사랑은 극단적 행동으로 이어진다.
열정적 사랑은 젊은이들에게 어울리고
은은하게 길게 이어지는 불을 담고 있는 질화로 같이 때론 투막한 투가리같이 화려한 맛은
없으나 소박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사랑이 우리에게 어울리는 사랑이다.
그런 사랑에 참말로 어울리는 꽃이 진달래다.
화려한 봄날 꽃잔치가 벌어지는 날엔 진달래 산행이 난 참말 좋다.
경주의 단석산은 키를 덮는 진달래 터널로 유명하다기에 연일 만사 제처두고 따라 나섰다.
정상 북릉에 만개한 진달래 능선을 바라보며 산행하려면
방내리 모시각단 마을에서 시작하는게 좋다하여 그곳의 산행들머리를 찾아 나선다.
방내 버스종점에 내려서기 무섭게
앞다투어 잽싸게 선두를 치고 올라서는 등산인들을 모두 앞세워 보내고
맨 후미에서 아내와 함께 모시각단 마을의 시골풍광을 둘러 본다.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사과꽃, 배꽃의 과수원에 마음 한쪽을 남겨주고
용화사와 천주사로 향하는 마을길을 벗어나자
입구의 길가엔 호로록~ 피었다 호로록~ 사그라 드는
마치 열정적 사랑과도 같은 벗꽃이 화려하게 피어올랐다.
앞서간 일행은 모두 천주암으로 향해 올라서고 일부는 용화사로 향한다.
개념도와 지형을 살펴보니 아무래도 우측의 능선을 타고 좀더 길게 하는 산행이
훨~ 좋을것 같아 그곳을 지나는 마을분께 저쪽에서 오르는 산길이 있냐 물어보니
아주 친절하게 자세히도 안내를 하여준다.
초반 도로건설을 하는 어수선한 산행들머리를 건너서며 숲으로 향하자
선답자의 시그널이 반갑게 맞아주는데 이제 막 촉을 틔운 연두빛의 초록잎새가
싱그럽고 어여쁘다
능선을 향한 오름은 가파르다.
그러나 그 가파른 오름은 직등이 아닌 지그재그의 길이기에 걷기엔 순탄하다.
5부 능선쯤에 만나는 길가의 거대한 소나무는 세월의 무게 만큼 많은 가지와 무성한 잎을 달고
위풍당당한 모습을 자랑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길가의 숲속에 봄꽃의 야생화가 만발했다.
여려종류의 현호색,제비꽃, 할미꽃, 노랑색의 양지꽃등등...
그중 내눈을 확~ 잡아 버린놈이 있기에 집에와 너른숲님이 나에게 선물한
야생화 식물도감을 펼처들고 비교하여 확인하니 확실하진 않으나
석죽과의 개별꽃이라 생각된다.(아래꽃 정확히 알고 계신분 ? )
주능선에 올라서기전
타오르는 목마름에 아내와 함께 퍼질러 앉아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시자
갈증이 이내 해소된다. 역쉬 갈증엔 맥주가 최고다.
간식을 겸한 과일 안주로 배를 불리고 올라서자 갈림길에서 처음 나의 뒤를 따르다
먼저 오른 일행이 기다리고 있다가 어디로 가야 하느냐 물어온다.
가는길 일러주고
뒤에 오는 일행을 위해 땅바닥에 화살표로 진행방향을 표시해준후
단석산을 향한 능선을 걷는다.
정상을 향하는 능선은
등로주변의 모든 나무가 아주 오래된듯 나무로 치면 고목이 됨직한
진달래가 빼곡히 들어차 있으나 어찌된 일인지 모두들 깊은 겨울잠에 깨어나
이제 막 기지개를 켜는듯 겨우 꽃망울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다.
간혹 한두송이의 꽃만 가뭄에 콩 나듯 볼수 있어
서운한 마음이 울컥 드나 어쩌랴~!!!!!
꽃 산행에 그 시기를 맟추기는 여간 쉽지 않다.
전날 영취산 산행을 한 너른숲님 그곳은 절정이라 하기에 비슷한 고도와 위치의 단석산도
절정이겠거니 믿고 온 이곳은 아마 다음주나 돼야 절정의 꽃을 볼수 있을것 같다.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하다
주능선에서 약간 벗어난 암릉에 올라서니 사방조망이 아주 뛰어난 너럭바위다.
천주암에서 올라서는 능선 끝의 기암괴석이 내려다 뵈는곳에 앉아
아내와 조촐한 점심을 먹은후 한잔의 술로 한가로운 봄날 나들이를 나온 기분에 취해본다.
아내가 타준 인스턴트 커피를 커피 전문점의 비싼 커피보다 맛나게 마신후
단숨에 단석산 정상에 올라 물론 왕구라임이 틀림없는 김 유신이 쪼개놓은
斷石(단석)을 확인한후 되돌아 내려서서 방내재로 향한 길로 하산을 시작했다.
정상을 내려서다 바라본 하늘은
오후 늦게 흐리고 심한 황사가 올거란 일기예보와 전혀 다른 푸르디 푸른 하늘이 참으로 맑다.
방내재를 넘어 545봉을 올라선후
모랑리로 내려서는 하산길 등로엔 이제 막 촉을 틔우는 새순이 귀엽고
야생화가 어여쁘다.
마지막 모랑리로 내려서는 야산의 등로엔
비로소 만개한 진달래가 그간의 서운함을 단번 날려버리며
눈부신 햇쌀아래 낭자한 꽃잔치가 벌어졌다.
젊은 시절엔 봄바람에 황홀해 했고 철들 무렵엔 꽃 지는 설움을 알았지만
마흔 고개에서는 꽃 피는 장관에도 무연히 눈을 감게 되더라는 시가 있다.
내 나이 오십에 가까워 오건만 봄바람에도 설렘의 황홀함만 있다니
나의 정신연령은 아직 10대인가 ?
삶에는 무한한 기쁨이나 슬픔이 없다
무엇을 고민하고 아파하든 계절은 성큼성큼 다가와 우리의 곁을 찾아든다.
스무살 나이엔 봄바람의 설렘을 알았고
서른 살 나이엔 꽃 지는 설움을 알았는데
마흔이 가까워 오니 꽃 피는 장관에
눈이 감아지더라.
부러진 뼈가 살을 뚫고 튀어 나오듯
꽃망울 맺히는 모양에 내가 아픈데
아가리를 좍좍 벌리고
비를 받아 먹는 여린 잎들이여
우중에 한껏 부풀어 오른 야산을 관망하니
산모처럼 젖이 아프더라.
여자가 쓰는 물건들은
왜 하나같이 움푹 패어 있어
무엇인가 연신 채워 넣도록 생겨먹었는지
이 혹독한 봄날에야
대답을 찾아간다.
몽중에 온갖 소원 다 이룰 만치
큰 잠을 잤더라.
시인 김 소연
마지막 하산길엔
가시덤풀이 성가시게 길을 막는다.
임도로 내려선 등로는 산막재 저수지를 지나며 신리마을로 길게 길게 이어진다.
아내와 내려가며 뚝방에 지천으로 돋아나는 쑥이며 달래등을 캐며 내려가다 보니
마을공터엔 마지막 꽁지로 내려서는 나를 기다리는 버스 주위로 일찍 내려온 등산인들이
막걸리에 두부 안주로 뒷풀이가 한창이다.
막걸리보단 시원한 맥주가 그리운 난
가게에 들려 아내와 시원하게 한컵씩 들이키니 속이 다 시원하다.
마지막 뒷풀이 뒷정리를 하는 틈에 개울가에 지천으로 난 미나리를 한웅큼 채취하여
베낭에 갈무리후 버스에 올라타니 이내 버스는 귀향길로 들어선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