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현성산

 

산행일 : 2006년 3월 26일 일요일 (맑음)

 

누구와 : 너른숲 부부.산찾사.초록잎새.덕배. 들뢰즈.파라다이스.

 

코스: 미폭-암릉-연꽃바위-정상-북서릉-안부-지재미골-금원산 매표소

           

                                    (산행 개념도)

 

 경남 거창군 위천면에 위치한 현성산(965m)은 금원산(1352.5m)이 모산이다.

 금원산 정상에서 북동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약 10km 거리인 수승대에 이르러  

 그 꼬리를 위천에다  가라앉히는데  그 능선상의 976m봉에서 남동쪽의 금원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상 암릉의 최고봉이 현성산이다.


 현성산은 거무성 또는 거무시로 불려온 산이다.

 성스럽고 높음을 뜻한 “감”의 한문표기로 검을 현(玄) 이 되어 현성산으로 된 것이다.

 곧 감뫼-검산-검무성-거무시로 되어 검다의 한문식 이름 현성산(玄城山현)이 되었음을 알수 있다.

 

 가섭사지 마애석불이 있는 암릉상의 최고봉인 현성산은 기백산 금원산 보다 훨씬 낮으나

 산 전체가 단애,슬랩,기암,폭포,암릉으로 이루어저 있어 순한 육산의 금원산 보다

 산을 타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짜릿함에 반하여 가까운 산우들을 안내하던 곳인데

 토요일 새벽 계족산 임도를 달린후 일요일은 웰빙 산행을 떠나자는 달림이들의 요청에

 그곳을 산행지로 정했다.

 

 토요일 오후 출근하여 일요일 새벽 1시 퇴근 예정의 일정이 10시간이나 지연된

 콘테이너 화물수송으로 인해 약속된 시간에 도저히 갈수 없는 형편이 됨에

 너른숲님께 그곳 산행지의 들머리 날머리를 자세히 알고 있는 나의 아내 초록잎새만 보낼테니

 그시간에 그냥 진행하라 핸드폰을 날리자 숲님은 늦더라도 나를 기다린다 하니

 점점 더 늦어지는 열차에 나의 애간장만 타 들어간다.

 

 떠나기로한 예정시간에서 한참 늦은  10시가 다 되서야  일행들과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서

 아내가 가저온 등산복과 등산화를 입고 신는것으로 산행 준비를 끝내고  부지런히 대진고속도로를 달려

 금원산 자연휴양림 매표소 200m 전 미폭 앞에 차를 주차후 현성산을 향해 솔숲으로 발을 디민다.

 

            (미폭의 전경)

 


 미폭포를 옆에 낀 송림이 우거진 등로는 초반부터 가파른 오름이다.

 5~6분쯤 올라서자 흰 화강암의 슬랩이 반긴다.

 오르기엔 부담없는 세미클라이밍 장소 두어곳을 올라 따사로운 봄볕을 가려주는

 솔숲으로 들어선 등로가 갑자기 훤~해지는건 양지바른 묘지가 있기 때문인데 그 비석을 보니 

 조상이 고성이씨인 나의 시조 형제 후손인  순흥 안씨다.

 

 등로는 무덤을 뒤로 또다시 가파른 송림터널이 이어지다

 본격적인 암릉이 시작되는데 45도 경사에 약 30m 길이의 대슬랩이 앞을 막으나

 우리의 산우들은 예전에 없던 긴 동아줄도 무시하고 밧줄없이 잘도 올라들 간다.

 

 대슬랩을 올라서자 분재같은 소나무가 서있는 너럭바위다.

 너럭바위에서는 발아래 금원산 자연휴양림 시설물과 유안청 계곡이 자세히 내려다 보이고

 저멀리 금원산에서 기백산을 거처 안봉 마당재를 넘어 오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눈 앞으로 달겨들며 그 아래 상천저수지의 물이 산을 담아선가 ?  푸른빛이다.

 

 모두들 넓은 너럭 바위에 앉자마자

 따사로운 봄빛에 한겹 두겹 벗은 옷을 베낭에 넣는 대신  베낭에 들어있던 간식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는데 들뢰즈와 파라다이스님 베낭엔 각종 주류가 쏟아저 나오고

 너른숲님의 베낭에선 커다란 야채박스에 담긴 여러종류의 과일이 통채로 선보이는데

 과일엔 맥주가 최고라며 초록잎새 시원한 PT병 맥주를 내 놓는다.

 

 오늘은 웰빙산행이니

 마시고 먹고 놀며 천천히 가자며 모두들 아예 퍼질러 버렸다.

 


 

 맥주 한병과 가시오가피주 한병, 금가루가 들어있는 매실주 한병으론 부족한지

 양주에 뭔가 좋은걸 넣어 우려 냈다는 담근술까지 비워내고도 모자란듯 쇠주한병이 더 보태진다.

 

 에구!!! 지겨운 주당님들이다.

 

 지난밤 술이 떡이 된듯 목소리에 헤롱끼가 가득한 덕배님 전화로 나 늦어두 기둘러줘라고

 읍소하던 덕배의 간은 정말 무쇠간인지 ? 그놈의 알콜이  오늘도 잘도 들어간다.

 

 한참을 쉬며 놀다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선다.

 너럭바위를 뒤로 정면에 우뚝 선 현성산 정상을 보며 걷다 보면 연꽃바위 아래다.

 왼쪽으로 연꽃잎이 벌어진듯 흰 바위를 우회하여 올라서면 연꽃바위 꼭대기에 닿는다.

 소나무 두그루가 분재처럼 아름다운 이곳의 광활한 조망은 아래서 보다 더 멋지다.

 연꽃바위를 지나 7-8분 거리에 이르면 삼각형 바위가 나타난다.

 

 

         (유완청 계곡의 모습)


     (연꽃바위 아래를 지나는 두 여인)


                (왼쪽의 현성산 정상과 우측 삼각형 바위가 있는 능선)



     (달팽이 바위~ 내가 지은 이름임)

     


             (세모 바위)


   (스파이더 우먼)



   ( 서방님 이젠 안 잡아 줘두 잘 갈수 있슈~)



 세모,네모바위를 지나 현성산 정상을 향해  홀드와 스텐스가 연이어 지는 바위를 타 넘고
 올라서다 보면 더 이상 오를곳이 없는 현성산 정상이다.
 예전엔 이곳 정상 한켠 나뭇가지에 메달은 베니아 합판에 쓰인 현성산  정상 알림판이나마 있었는데
 오늘 올라와 보니 그것마저 없어저 버렸다.
 
 정상에서 조망은 사방팔방 막힘이 없다.
 북으로 서문가 바위뒤 금원산 북동릉의 976봉 능선 너머 남덕유산에서 향적봉까지와
 향적봉 오른쪽으로 신풍령 삼봉산 대덕산의 능선이 하늘금을 이루고 있고 시계바늘 방향으로
 양각산,흰대미산 너머  수도산과 가야산이 보인다.
 동으론 보해산 금귀산 넘머 별유산 비계산 두무산 오도산 숙성산의 산줄기가 조망되고
 남으론 조두산 능선뒤로 감악산 정상 송신탑이 보인다.
 
 우리는 정상의 자리에서 조금 내려선 평평한 바위를 골라 앉아 자리를 편다.
 늦게 시작한 산행으로 주린배는  그나마 다행스럽게 푸짐한 간식이 달래주었다 하나
 촌놈의 뱃속은 곡기가 들어야 먹은것 같은 포만감이 들고 그래야 힘이 난다.
 숲님이 과일을 담아온 빈 용기에 밥과 나물을 넣고 지난 앵산에서 채취한 달래로 양념을 한
 장을 넣어 흔들어 제킨 비빕밥이 오늘의 최고 인기품목이 되어 모두들 숫가락이 바쁘게 오간다. 
 

 정상에서 잔뜩 배를 불린후 976봉을 향해 길을 떠난다.
 처음 산행부터 길 앞잽이를 한 너른숲 옆지기님 오늘은 펄펄 난다.
 평소 암릉산행엔 오금을 못펴더니 이젠 앵간히 단련이 된듯 왠만한 암릉은
 거침없이 오르고 내리는데 평소 계족산행으로 다진 체력 덕분인것 같다.
 동마에서 부상당한 여파로 시원찮은 오른쪽 발목과 꼬박 밤을 세운 탓에 빌빌대는
 나는 그 뒤를 죽지 못해 힘겹게 따라간다. 
 
 
 북릉으로 10여분 가량 올라가면 서문가 바위가 맞아준다.
 서문가 바위는 二字姓(이자성)인 西門氏(서문씨)가 나왔다는 전설을 품고있다.
 임진왜란때 이 바위 아래 석굴에서 서씨와 문씨 성을 가진 두 남자와 어느 여자 한명이
 함께 피난살이를 하다가 여자가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의 성을 두 남자 성을 따서 西門哥(서문가)가
 되었다는 전설로써 결론은 한여자가 두 남자를 거느리고 살았다는 야그인데....
 
 "그 전설 참말로 쬐까 껄쩍지근한게 거시기 하구만유~"
 
            (서문가 바위의 전경)

           (서문가 바위에서...)
 
 서문가 바위를 뒤로 암릉을 20여분 올라서면 976m봉 삼거리를 밟는다.
 976봉에서 남서쪽 금원산 방면 능선길로 들어선다.
 처음 암릉의 등로는 어느순간 순탄한 육산으로 바뀌고 얼마후 삼거리를 만나는데
 진행방향 좌측의 내림길 지재미골로 향한다.
 
 지재미골로 향하는 초반 내림길은 급경사를 이루나
 그것도 잠시 지재미 계곡 상류부터 거대한 분지의 지재미 마을을 거처 마애삼존불상이 있는
 가섭사지 암자에 닿기 까지 계곡의 이름처럼 지재미로 걷다보면 어느새 문바위를 지나고
 자연휴양림 매점앞을 뒤로 어느새 매표소를 스처지난다.
 
 실컨 먹고 마시고 늘쩡대는 약 7 km의 산행을 끝내고 나서도 못내 서운했나 ?
 무거워 못들고 올라갔다는 들뢰즈 베낭에서 꺼내온 양념 삼겹살을 들고
 상천천 계곡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숲님이 얼른 내려가 사온 막걸리와 쇠주로 목을 젹시다 보니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기울고 있다.
 
 귀로의 행로는 처음 안의로 왔던 방향과 다르게
 신풍령을 넘어 가자는 나의 제의에 혼쾌히 숲님 핸들을 돌렸는데
 몇번을 와봤던 이곳 지리를 귀신에 홀렸나 ?
 이상하게 잘못들어 이리저리 헤메는데 처음 와본길이 너무 멋지고 좋다구
 모두들 신들이 났다.
 
 어찌어찌 하여 대진고속도로에 들어선 트라제 XG 9인승 자가용은 붉게 물드는 석양을 바라보며
 힘찬질주끝에 대전의 도심을 들어서며 무사고 안전 웰빙산행을 끝낸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  
 

'국내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문산~만인산 종주  (0) 2006.04.05
영덕 팔각산  (0) 2006.04.02
현성산 인물사진  (0) 2006.03.27
거제도 앵산 인물사진  (0) 2006.03.24
동석산 인물사진  (0) 2006.03.2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