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보문산~만인산 종주

 

누구와 : 산찾사.너른숲

 

산행일 : 2006년 4월 03일 월요일 (맑음)

 

이른 아침 아내가 깨웁니다.

핸드폰 메세지 왔으니 확인하고 이젠 그만 주무시고 일어나라구....

 

새벽 2시에 잠이든 난 아직 덜 깨어난 어리어리한 상태에서 핸폰 메세지를 확인합니다.

 

메세지는 숲님에게서....

내용은 오늘 보문산~만인산 종주에 함께 가자는 요청으로

니 안가믄 내 혼자라두 간다 라는 협박(?)

 

갑자기 바빠집니다.

인터넷 접속하여 대전둘레 산잇기와 시경계종주등등 자료수집에 나서지만

마땅한 개념도 하나 떠오르지 않고 그나마 부실한 지도는 복사가 금지되고...

 

궁여지책으로 영진 십이만분의 일 상세 도로 지도를 북~ 찢어 넣고

천원짜리 김밥 두줄 사는걸로 산행준비 끝입니다.

 

시내버스로 보문산 입구에 내려 올라가니 숲님 먼저나와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성코스는 생략하고 곧장 시루봉으로 오릅니다.

 



          (시루봉 정상)


 언제인지 ??

 올라와본 기억조차 희미한 보문산은 많은 시민들이 

 봄나들이 산책을 나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시루봉을 넘어 오도산으로 향합니다.

 솔숲의 오솔길은 걷기에 편한 육산으로 완만한 경사를 유지하며 길게 이어집니다.
 



                (구완 터널위에서 바라본 대진국도) 


대진고속국도가 지나는 구완터널위 마등령을 지나자

오도산을 향한 가파른 오름이 시작됩니다.

 

오랫만에 힘찬 심장의 박동을 기분좋게 느끼며

콧김을 팍팍 내뿜고 허벅지가 탱탱하게 땡겨지는 고통을 즐깁니다.

 

이마의 땀방울이 줄줄이 흐를쯤 정상입니다.

물 한모금 입에 물고 밤과자 한개씩으로 열량을 보충후 왔던길을 뒤돌아 보니

보문산 시루봉이 벌써 저멀리 아스라이 보여집니다.


       (오도산 정상)


 산행내내 완만한 구배의 오르락 내리락 오솔길을 걷는 기분은  그저 요즘말로 짱입니다.

 간간히 봄꽃의 진달래와 야생화가 발걸음을 잡으면 잠시 한숨을 돌리고

 그러다 조망이 터지는 구간에선 한컷 게으름을 피우며 걷는길 중간에 요즘 보기드문

 딱따구리도 만나는 행운을 얻습니다.


             (딱따구리)


 진행하다 갈림길이 나오면

 궁색하나마 도로지도는 방향과 갈길을 정확히 가르켜줍니다.

 어느덧 걷는 걸음은 지도상 양지말과 도래말을 넘는 고개의 지방도로로 내려섭니다.

 

 대전시 동구와 중구를 가르는 도래말 고개엔 도로 이정표가 있습니다.

 선답자의 시그널이 다닥다닥 붙은 건너편 소나무가 있는 인삼밭으로 발을 들여놓습니다.

 

 상소동 방향으로 뻗어 올라간 지능을 향해 올라서는 등로로 발길을 옮기던중 바라본

 비탈의 포도밭엔 봄나물 냉이가 지천으로 널려있습니다.

 

 잠시 베낭을 벗어놓고

 나뭇가지를 줏어 땅을 헤집고 봄을 담습니다.

 한가롭게 여기저기 냉이와 쑥까지 담다보니 어느새 검은 봉다리가 하나 가득 찹니다.

 


 솔향 짙게 풍기는 숲속에 들어서서

 나물 보따리 대신 밥 보따리를 풀어 점심을 먹습니다.

 준비없이 갑자기 나온 나에 비해 숲님의 자그만한 울트라 베낭엔 옹골지게도

 먹을게 많이도 나옵니다.

 

 캔맥주 2개,참외,토마토,밤과자, 파인애플.....

 

 덕분에 식탐이 많은 나만 홍재를 만났습니다.

 김밥은 한줄만 먹고 나중에 가다가 배고프면 먹기로 하고 일어섭니다.
 

 
 장군봉~안평산~조중봉~명막산을 이어 새고개를 넘은 시경계 산줄기가 안산을 거처
 우리가 걷던 능선과 만나며 만인산은 코앞에 다가섭니다.
 
 우측의 가랭이 마을을 내려다 보며 걷던 능선길이 뚝 떨어지더니
 목소리에서 부터 올라오는 도로로 내려섭니다.
 
 마지막 힘든 오름질이 다시 시작됩니다.
 한번을 쉬지 않고 만인산 정상까지 숲님과 묵묵히 걸어 오릅니다.
 이달 15일 밤세워 달려야할 대청호 서발이벌 100km 울트라 마라톤의 최대 난코스인
 피반령을 올라서는 훈련을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만인산 정상)


 만인산 정상에 올라서니 이정표에 시루봉까지 23km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대략 6시간 정도의 산행시간으로 완주를 합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골골 중첩되는 실루엣의 산하가 완죤 그림입니다.

 내년엔 신년일출을 이곳에서 하자는 숲님의 제안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만인산 휴게소에서 캔맥주 한병씩 시원하게 들이키니

온세상을 다 가진것 같은 행복감이 밀려듭니다.

어묵 한그릇먹고 나서 버스 정류장을 가던중 남들이 들고가며 먹는 가래떡이 먹음직스러워

달궈진 돌에 구워낸 가래떡 하나씩 사서 먹으며 걷는데 저멀리 버스가 옵니다.

 

손흔들며 뛰어가 잡아탄 버스에서 피로가 밀려든듯

깜박 졸다보니 어느새 중리4거리입니다.

 

자가용으로 마중나온 아내와 숲님 옆지기를 불러내어

선비마을 먹자골목에서 값싸고 맛좋은 보리밥으로 저녁을 대신합니다.

 

얼떨결에 결행한 산행

그러고보니 오늘도 또 보람찬 하룹니다.


           (채취한 냉이)

 
 
산에서 건강을..........산찾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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