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대의 화려함 남덕유

산행지 : 남덕유산

 

산행일 : 2005년 12월 16일 금요일 (흐리고 눈)

 

누구와 : 너른숲.산찾사.초록잎새

 

산행전날 걸려온 숲님의 전화 한통화

"산찾사님 낼 뭐해여~ 시간 있남유~?"

 

시간 없어도 낼 판이다.

숲님이 원하면.......

부부산행으로 4시간 정도의 산행지를 원하여 합천군의 의룡산 악견산으로 정한다.

 

담날 이른 아침

전날 내린눈으로 거리는 빙판이고 오늘 서해안을 중심으로 폭설이 예고된 날씨다.

상고대를 보고픈 너른숲님 전날 남덕유를 가자 했는데 오후부터 눈이 내릴거란 예보가 맘에 걸려

대전에서 가까운 남덕유로 산행지를 변경해야 할것 같다.

 

숲님 아파트 지하 주차장.....

반갑게 우릴 맞는 숲님 어째 홀로다.

함께 가기로 하곤 숲님 옆지기 오늘 볼일이 있어 못간단다.

순간 초록잎새 뽀루뚱해지며 그럼 나도 안간다는걸 무슨 헛소리냐며 억지로 주저 앉힌다.

 

숲님께 남덕유로 향하자 하니

체인까지 준비된 본인의 자가용으로 이동 하잔다.

서상 나들목을 나온 우린 영각사로 향하는 언덕의 눈길에서 공회전으로 자연정차....

 

처음 채워보는 체인...

설명서를 읽어보며 익힌 체인거는 방법은 알고보면 아주 간단한데

한참의 시간을 할애한후 전륜구동인 자가용의 앞바퀴에 체인을 감고 영각사로 향하는데

툴툴대는 승차감에 영~ 기분이 요상타.

툴툴 털털대는 승용차는 그래도 미끄러운 언덕을 기운차게 올라 영각사앞 공터에 차를 주차후

매표소로 향한다.

 

 

국립관리공단 아저씨 홀로 외롭게 매표소를 지키다 우릴보곤

거스름돈통을 찾아들고 나오며 방금전까지 폭설로 입산통제였는데 금방 해제 됐다며

입장권을 발매하여 준다.

남덕유로 향하는 등로엔 소담스런 눈을 가득 뿌려놓고 우릴 맞는다

아무도 가지 않은 눈길에 첫 발자욱을 남기며 정상을 향한 첫걸음을 들여놓은 숲속엔

스처 지나는 바람소리뿐 고요한 정막감에 쌓여있다.

 

거친 너널길의 등로는

푹신한 눈속에 딱딱함을 감추고는 있으나

자칫 잘못 밟히면 미끌거리는 함정을 놓고 이따금 우릴 엉덩방아를 찍게 만드는

심술을 부린다.

 

고도를 높일수록 찬바람은 거세고

소복수북 눈을 이고 있던 나무가지가 상고대의 눈꽃으로 변해가는

아름다운 풍광에 그간 힘들게 올라온 노고를 달래준다.

 

정상을 약 700 m 앞두고 연이어 이어지는 철계단의 난간을 부여잡고 올라설때마다

새롭게 펼처지는 선경에 매서운 칼바람의 추위도 잠시 잊고 탄성이 터진다.

 

딱히 뭐라 표현할 단어가 없어설까 ?

너른숲님 연신 내뱉는 단어는 그저 한마디뿐이다.

"어~이 !!! 히야~"

"어~이 !! 히야~" 

넘어지고 쓰러지며 정상을 올라섰다.

그러나 정상정복의 기쁨을 누리기엔 칼바람의 매서운 추위를 견디기 어렵다.

서봉을 경유 덕유교육원 삼거리에서 교육원으로 내려 원점휘귀를 계획한 애초의 계획은

지연된 등반시간과 때맞춰 내리는 눈으로 인해 가장 빠르게 내리는 왔던길로 하산하기로 한다.

때를 넘긴 시간임에도

내리는 눈발과 매서운 칼바람의 추위로 인해

허기를 메울 생각조차 하기 싫은지 모두들 얼른 내려가 먹자는걸

정상을 내려서는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선후 바람이 잔 옹색한 길 한모뚱이에 자리를 잡아

그래도 먹어야 한다며 자리를 펴니 앉지는 못하고 모두들 일어서서 허기를 때우고

따스한 커피 한잔으로 몸을 녹인후 영각사로 향한다.

무사히 하산을 완료후 귀로에 들어선 대전을 향한 고속도로는 폭설이 내리고 

여기저기 뒤집어지고 넘어진 사고차량이 목격된다.

오늘 저녁 대학 동창생 모임이 예정된 너른숲님은 대전을 향할 친구들에게

이곳 도로 사정과 기후상태를 친구들에게 전하며 모임을 연기할것을 고민한다.

한치앞도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쏟아지던 함박눈이 대전을 들어설쯤 소강상태로 이어지다

선비마을을 들어서며 고맙게도 그친다.

 

매서운 추위와 바꾼 화려한 겨울의 꽃 상고대에

오늘도 우리의 눈과 마음을 홀라당 빼앗긴 하루였다.

 

너른숲님 사진 첨부

 

산에서 건강을........산찾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