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 연휴가 끝나는 9월의 마지막날인 30일 아침 퇴근길에 가깝게 지내는
직원과 만난김에 명절날의 기름진 음식으로 연료 만땅인 복부를 연소 시키기로
의기투합하여 부부가 함께 가기로 결정한 산행지가 대전 근교의 구병산이다.
구병산은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시의 속리산 국립공원 남쪽 국도
25호선 변에 자리잡고 있는 높이 876m의 산이다.
백두대간 형제봉(828m)과 '비재' 중간지점에 위치한 '690m봉'에서
분기한 산줄기가 남서쪽으로 약 12km를 뻗어가다가 아홉 폭의 병풍을
펼쳐놓듯이 아름답게 솟구친 구병산은
단애를 이루고 있는 암릉과 울창한 수림, 그리고 정상의 빼어난 조망 등
경관이 수려하여 등산인들이 즐겨 찾는다.
10:30에 대전을 떠나
적암리 마을 등산로 안내판에 도착한 시각이 11:30이다.
적암리 마을은 임진왜란때 의병을 일으켜 사기를 진작시켰다하여
일명 사기막 마을이라고도 하는데 등산로는 사기막 마을 중심을 통과후
계곡을 끼고 등산로는 이어진다.
오늘의 산행은 시작부터 일명 율미기 또는 화사라는 뱀이 맞아주어
신경이 온통 발아래로 쏠리게 하더니 얼마 안가
낙엽스치는 소리에 놀라 처다보니 이번엔 살모사가 제법 굵직한
몸통을 여유롭게 꼬불랑 거리며 숲속으로 사라지는데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흐미 !!!! 난 왜이리 비암만 보면 맥을 못추고 무서운지 원 !!!
누군 이게 왠 만난 보신 식품이냐고 입맛을 다신다는데....
절터를 향해 많은 시그널이 펄럭이는 등산로를 버리고 우리는
낡은 시그널 한두개가 보이는 계곡길로 직진하는데.....
본격적인 능선을 향해 진행방향 왼쪽으로 틀어지며 올라가던
등산로는 얼마간 확실한 오솔길과 계곡길이 이어지다 어느순간
길이 희미해지더니 완전 너덜지대를 만나며 등산로는 끝나버렸다.
이후 숱한 고난과 난관을 극복하며 본격적인 등산로를 만나기까지는
한말쯤의 땀과 1시간30분의 귀중한 시간들을 아낌없이 받쳐야 하는 과정을
거치고도 어찌어찌하여 겨우겨우 하복부의 연료통이 엥코 되기 직전에야 올라선
구봉산의 신선대는 그간의 노고를 가슴까지 시원한 조망으로 보답을 해 주었다...
이곳에서 중식후 정상을 향해 가는 발걸음은 한결 가볍기만 한데는
아름다운 풍광이 한몫을 차지하고도 부족함이 없음엔 누구나가 인정하는 바이다.
'853m봉'은 돌탑 3개가 있고 남서쪽엔 천길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다.
남쪽과 남서쪽 방향으로 적암리와 갈평리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서쪽으로는 873.8m봉과 그 뒤에 위치해 있는 구병산(876.5m)의 정상이 보인다.
서쪽으로 뚝 떨어지는 절벽 같은 내리막 능선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면
곧이어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 세미클라이밍지대를 지나고나면
오르막 능선길로 들어서서 817.5m봉을 다시 넘는다.
작은 봉우리(795.2m)를 오른쪽 사면길을 따라 우회하고 가파른 오르막 능선길로
접어든 다음 873.8m봉을 지나고 나면 정상 직전의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가파른 오르막 암릉을 올라서 조금 더 가니
사방으로 시야가 탁 트여 있어서 전망이 기막히게 좋은 구병산 정상이다...
북쪽으로는 묘봉, 관음봉, 문장대, 문수봉, 천황봉등 속리산의 준봉들이
장쾌하게 보이고, 북동쪽으로는 형제봉 등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가늠된다.
동남쪽으로는 불쑥불쑥 솟구친 봉우리와 단애의 암릉 등 구병산 주능선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쪽 방향으로는 적암리와 갈평리 일대의 마을과
전답 및 적암휴게소, 보은위성통신지국, 25번 국도, 갈평저수지가 보인다.
서쪽으로는 서원리를 향해 수려하게 뻗어있는 충북알프스의 주능선이 시원스럽다.
서북쪽으로는 한남금북정맥의 산줄기가 건너다보이는 등 조망이 너무 좋다.
정상에서 여유로움을 만끽후 정상 직전 아래의 능선을 타고 내려섰는데
몇구간의 위험지대를 통과후 이 등산로는 위성통신지국을 향한다.
늦게 시작한 산행에 만만디 보법의 느긋한 산행으로 적암마을에도착 하여
산행을 마감한때를 맞춰 어느덧 하루의 해도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구병산 신선대의 모습
고사목 사이로 화남면 방면의 산야
속리산 천황봉과 능선들...
적암리 방면의 풍광
구병산의 암릉들...
구병산 정상
정상에서 바라본 서원리 방면의 능선
고사목
하산중에 뒤돌아본 정상의 모습
위성 통신지국의 모습
귀로에 들려서 저녁식사를 한 뿌리깊은 나무란 카페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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