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덕유산 향적봉 (1614 m)

산행일 : 2005년 6월 7일 화요일

 누구랑 : 아내와 직장 선배

 어떻게 : 덕곡제 (10:05) ~ 중봉 (12:30) ~ 향적봉 대피소 (중식 12:55-13:20)

            ~ 향적봉 정상 ~ 덕곡제 (15:50)


  예전 대충산사팀과 향적봉~적상산 종주시 산행들머리 덕곡제는 때묻지 않은 자연미가 그대로 살아있어

 언제고 다시오마 마음속 깊이 세겨 넣어 두었던 산행지로 우리 직장 산악회원들에게 안내산행하기로

 날을 정한게 오늘이다.

 이틀전 여수 봉황산~금오산 산행의 605 km  장거리 운전에 피로가 남아 몸이 찌뿌둥 하지만 어쩌랴...

 일찍 서둘러 나간 약속장소엔 예상은 했지만 설마 했는데

 회원이 한명도 보이지 않음에 서운함이 왈칵 밀려든다.

 그래도 회원들 많이 맞는날을 잡느랴 정작 난 산행후 새벽 출근도 감수하고 잡은 날인데....

 어디를 다녀와서 산행지가 좋으면 한명이라도 그곳으로 데려가고 싶은 나의 마음을 알기는 하는지 ?

 전날 만난 직장 노선배 성 주현님이 톨게이트 원두막에서 기다린다기에

 그곳에서 선배님을 태우고 대진고속도로를 들어선 나의 애마는 시큰둥한 나의 마음과는 상관 없이 

 거침없는 질주 끝에 무주 톨게이트를 나온다.

 이른 새벽 뒷좌석에 편히 앉아 끄덕 끄덕 졸며 찾아들었던 덕곡제를

 쉽게 찾을수 있으리란 나의 생각과는 달리 몇번을 헤멘 끝에 소도로를 접어들어 덕곡제에 올라서니

 길 한복판 낙석으로 굴러온 커다란 바위가 길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다.

 다행히 겨우 겨우 조심스레 돌을 피해 갈수 있슴을 다행으로 알고

 공터에 차를 주차후 벌통을 늘여논 양봉장을  또 벌들의 눈치를 봐가며 살금 통과하니

 이곳 산행지는 허가구역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앞을 막는다.



 


 경고 표지판을 무시하고 넘어서자


 이전 풍경과는 딴 세상으로 들어선듯 금새 원시림이 반겨주는데...


 앞서서 걷는 나를 성 주현님이 제지 하며 앞을 가르킨다.


 


 내 앞의 한걸음 앞엔 살모사 새끼가 또아리를 틀고 날 처다보는데


 나뭇가지로 저리가라 저어대니 콩알 만한 그놈도 독사라고


 냅다 도망은 안가고 쉭쉭 달겨든다....


 


 겨우 그놈의 독사새끼를 쫓아내고 원시림의 등산로를 따라 오르니 이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예전 시그널이 붙어있는 뚜렷한 왼편의 등산로로 접어들어 고생만하고 내려온 기억이 나는 그곳이다.


 


 그곳의 갈림길을 직진해 얼마를 가면


 왼편으로 시그널이 잔뜩 달려 있는데 그곳은 향적봉을 향한 직등코스로 우린 그길을 버리고


 뚜렷한 등산로가 길게 이어진 직진 코스로 나아가는데 이길은 계곡을 끼고 완만한 경사로를


 유지하며 푸른신록과 함께 아름다운 등로는 계속 이어진다.


 

 

 


 


 하늘을 볼수 없을 정도의 원시림이 우거진 밀림의 등로는 어느순간 고요속으로 들어서며


 계곡과 이별을 하고 가파른 오름이 시작된다.


 


 요란스런 계곡 물소리 대신 이름모를 산새들의 노랫소리가 지쳐가는 심신을 달래주고


 가파른 오름은 등줄기에 고랑을 이룬 땀방울이 흘러내릴쯤 능선 삼거리에 올라서는데


 그곳엔 대리석으로된 안내 표지판이 있고 거기엔


 전북 체신청 전북 산악연맹...정상가는길....칠연계곡...덕곡제 가는길이 화살표로 세겨있다.


 


 


 능선길은 전형적인 육산이다.


 그간 힘들게 오른 무릅을 포근히 달래주는 등산로  양편엔 조릿대숲이 이어지고


 하늘은 빽빽한 수림으로 가리웠는데...


 


 어느순간 훤하게 하늘이 열리며 남덕유(동봉)와 장수 덕유산(서봉)이 눈앞으로 달려들고


 북덕유로 향해 길게 늘어선 장쾌한 능선이 압도하는 시원한 조망이 반긴다.


 

 

 

 


 


 우리가 올라선 능선길은 백암봉 아래 송계삼거리에서 조금 올라서면 만나는 능선으로


 주능선에 들어선 우린 시원한 바람이 불어제키는 능선을 따라 단번에 중봉으로 올라서는데


 산 사면엔 파란 입사귀를 달은 철쭉이 화려함을 잃지 않은 꽃봉오리를 달고 아름다움으로


 우릴 반겨주는데 그 어여쁨이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중봉을 넘어 덕유평전을 향하는데


 이곳은 항상 올때마다 느낌이 새로운게 항상 다른 얼굴 다른 분위기로 맞아준다.


 고사목의 애잔함과 초록의 싱싱함이 대비되고


 철쭉의 뒤를 이은 화려한 등장을 예고하는 원추리가 꽃봉오리를 터트리려 잔뜩 벼르고


 주위의 다른 수많은 종의 야생화가 나도 주인공이다 라며 꽃을 피어 올리고 있다.



 



 




 


 덕유산 정상 정복에 앞서 산상에서 만찬을 하기로 했다.


 대피소 야외 식탁에 자리를 펴고 만산을 둘러보며 먹는 점심은 차린거야 소찬에 찬밥이 전부이나


 임금 황제의 밥상에 비하랴.....


 


 다만 아쉬움이 남는다면


 이 좋은곳에 좋은 산우들과 함께 할 수 없슴이 그저 원통할뿐...


 


 애써 이고 올라온 페티병의 생맥주는  성 주현님도 술을 못한다 하니


 마실이가 없어 도로 지고 내려가야 했다...


 에궁 !!!!



 


 대피소에서 후식으로 한잔당 거금 일천냥을 주고 마시는 커피는 왜그리 맛있고 향기롭던지.....


 그 향기를 입에 머금고 올라선 향적봉의 풍광은 말이 필요없다.


 그저 감탄사 한마디면 족하다.


 


 오 !!! 예~~~


 


 

 

 

 

 

 

 

 

 


 


 한없이 머물고 싶은 정상의 자리.....


 그러나 물러날때를 잘 알아야 현명한 처신임을 누구나 아나


 그놈의 욕심과 미련때문에 목숨까지 내줘야 하는게 우리네 세상사는 이치다.


 


 마음만 정상에 남겨놓고


 어느날 다시오마 약속을 하고 내려서는길은 덕곡제로 향하는 직하 코스로


 급경사의 내리막길이다.


 


 내리막 초입엔 치나물 천지다.


 그야말로 낫으로 베어도 될 만큼의 치나물이 군락을 이뤘는데


 연하기는 어찌나 여린지.....


 


 욕심껏 담아봐야


 베낭을 채우곤 더이상 담을곳이 없어


 이내 내리막길 하산길을 조심스레 서둘러 내리니 처음 우리가 갈라진 갈림길을 만나고


 이내 오늘의 산행을 접는데....


 


 그나마 오늘 산행에 참여해준 성 주현님이 이 좋은 산행지를 덕분에 정말 잘왔다며


 거듭 고마워 함이 오늘의 보람으로 남는다.


 


 이곳 덕곡제로 오르고 내리는 등산로는 단풍나무가 유난히 아름드리로 많아


 아내가 가을날 꼬~옥 다시 오잔다.


 그러마 얘기는 하지만 어찌 다가올 세월을 약속할 수 있으리만은


 나도 내심은 꼭 다정한 님들과 다시 찾아오고푼 마음 간절하다.



 


 대전을 들어서며 아내가 손폰으로 이웃 아줌씨들을 불러제킨다.


 오늘 산행하며 마시려다 못마시고 가저가는 맥주를 동내버리자고....


 


 새벽출근임을 알고는 있는지 원 ?


 아줌마로 시작된 술자리는 남편들이 합세하며 길게 이어진다.


 


 결례이며 실례인줄은 알지만


 무레를 무릅쓰고 양해를 얻어 새벽출근을 위해 먼저 잠자리를 찾아드는데


 술도 못하는 우리집 알콜성분의 모든것이 동이 나고야


 아내가 오늘 채취한 치나물을 한봉다리씩 앵겨 이웃들을 돌려보내는 소리가


 까무룩히 깊은 잠의 수렁으로 빠저드는 나의 귓전으로 흘러드는데.....


 이내 난 어느순간


 정신을 놓아 버렸다.


 


            산 찾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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