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5년 3월 25일
누구와 : 안내 산악회 뒤를 졸졸 따라서 편안히 홀로
도락산에서 길 하나를 두고 옆 동쪽에 자리한 황정산은
아름다운 동양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경치와 산세에 비해
그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비경의 산행지다.
황정산과 이웃한 백두대간의 황장산이 이름이 비슷하여
헷갈려하기도 하는 황정산은 오히려 도락산 보다
암릉의 짜릿함으로 한번 찾아오면 다시 오고 싶은 산이다.
이산을 제대로 타려면
윗점을 들머리로 수리봉을 올라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용아릉의 암릉을 지나 남봉과 황정산 영인봉을 거처
대흥사골을 날머리로 내려서야 그 맛을 알수 있는데....
아쉽게도 오늘 따라나선 안내산행의 들머리는
빗재에서 시작한다.
해발 636m인 빗재에서 산행을 하다보니 등줄기에 땀이
배어 나오기도 전에 벌써 959.4m의 황정산 정상이다.
황정산 정상에서는 백암봉 묘적봉 도솔봉을 거처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장꽤한 능선이 전날 내린 눈으로
장관을 이룬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제법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도 절기는 어쩔수 없는지
피부에 와 닿는 촉감은 상꽤함이다.
보이는 풍광은 온통 흰눈을 뒤집어 쓴 한겨울 이지만
오감으로 느끼는 계절의 감각은 역시 봄이다....
미끄러운 암릉에 온 정신을 집중하면서도
소나무와 암릉이 빗어내는 선경엔 어느순간 마음을 뺏기고
가는 걸음을 자꾸 잡아채며 뒤돌아 보게 만든다.
영인봉을 지나고 초라한 정상 빗돌보다 더 호화로운(?)
황정산 910봉의 빗돌을 뒤로 하면
암릉의 산세는 어느순간 순하디 순한 육산의 소나무 오솔길로
바뀌며 이내 황정으로 향하는 도로변으로 발길을 내리며
짧아서 아쉬움이 남는 산행을 접어야 한다.
(산행 지도)
(들머리 빗재에서 날머리까지 산행사진 모음)
아래그림은 하산해서 바라본 건너편 올산에 있는 명물 남근바위
인간의 마음과 유전자 속에는 자연에 대한 애착과
회귀 본능이 내재되어 있다 한다.
생명을 뜻하는 bio 와 사랑을 뜻하는 philila 의 합성어인
바이오필리아의 작용이란 용어는
숲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유전자에 각인된 것을 말한다.
바이오필리아가 실제로 인간의 몸과 정신의 질병을 치유하는
효능과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지난번 변산반도 산행의 악몽에 시달려온 난
마라톤 서브3의 꿈을 위해 감량을 시도하다 실패한 체중이
3kg이 줄었다.
아직도 욱씬거리는 한쪽 어깨의 결림과 불안정한 마음을 달래려
틈만 나면 산행에 나선 지금...
확실한 효과를 보고 있음을 느낀다.
깊은 산중에 들어서면 차분해 지는 마음과 산행후의 나른한 편안함이
그날 숙면으로 이어저 다음날 심신이 정화됨을 몸이 알려준다.
웰빙의 기본인 건강은
산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만 한가지 내가 고처야할 산행법은
조용조용 산에 들며 자연과 자연스럽게 동화가 되어가는
만만디 보법의 여유로움을 찾는것인데....
사람의 습관은 무서운법..
아무 생각없이 걷다 보면 자연스레 저절로 빨라지는
나의 발걸음을 어이 할꼬 !!!!
산찾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