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강진 덕룡산
산행일 :2004년 11월 29일
11월 28일 천안 탈리안 동호회 대항 마라톤에
코는 후~울쩍 목은 따끔 따끔 거리는 감기를 달고
출전하여 그래도 하프를 1시간 27분 59초에 완주를 함으로
망신만은 겨우 겨우 면하였으나
그간 건강체를 자신하던 놈이 고까짓 감기에 맥을 못추고
질질 메는게 한심하지만 어쩌리요 ......
축~욱 처지는 몸을 이끌고 집에 온 이후 일요일은 하루종일
휴식을 보낸덕인지 아침 일찍 일어나니
그런대로 괞찮아 보여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산행지
덕룡산을 밟는
소월산악회를 아침일찍 따라
나섰다.
(오늘의
행로)
서대전
I.C(08:30)-여산휴게소(08:54-09:11)-광주I.C(10:10)
-소석문(11:57-12:00)-동봉(13:10-13:40 중식)-서봉(13:50-14:00)
-475봉(15:25)-작천소령
양란재배지(15:42)-수양마을 회관(16:20)
-수양리
마을회관(17:10)-서대전I.C(20:37)착
산행기는 아래의 2001년 월간 산과 사람의 7월호 기사로
대신합니다.
덕룡산(434m)은 <신증동국여지승람> 나주목 편 산천 조에선 '남쪽으로 60리
떨어져있다'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남평현 산수 조에는 '현에서 남쪽으로 30리
떨어져 있다' 고 써 있다.
고산자의 <대동지지>에는 남평현에서 덕룡산을 찾을 수 있으며 강진현 편에는
만덕산과 주작산만이 소개되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지지> 모두 만덕산을 '정상의 바위봉이 부용(연꽃)같다'고
했으며 고려시대의 스님인 혜일의 시에도 '앞 봉유리는 돌 창고 같고 뒤 봉우리는
연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만덕산을 표현한 이 구절은 만덕산과 석문산의 모습보다는
아기자기하고 수려한 덕룡산과 주작산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덕룡산은 아기자기한 암릉의 산이라기 보다는 험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산줄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는 암릉이 아닌 암봉으로 이어진 산이기 때문이다.
안내도에선 1봉, 2봉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실제론 1봉,2봉을 구별하기 어렵고 봉우리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다.
암릉등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시원하고 장애물이 없는 조망을 즐기며 낭떠러지와
벼랑 위에 서서 아슬아슬한 등반의 묘미를느끼길 좋아한다.
특히 바위봉의 아름다운 모습과 하나하나 이어진 암봉들을 오르는 기쁨은
제일이라 하겠다.
이곳 덕룡산은 한국의 암봉들이 그렇듯 낙락장송과 어우러진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난 설악산의 공룡능선과 용아능선을 아름다운 암릉의 상징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덕룡산과 주작산의 암릉 역시 이에 뒤지지 않는다.
물론 434m란 높이가 하찮게 보일지 모르지만 암릉을 오르내리는 것이
아주 어렵고 힘들다.
덕룡산은 진달래가 많은 곳으로 4월 중순이면 온 산이 진달래 밭을 이루곤 한다.
또한 덕룡산 맨 남쪽의 암봉과 첨봉 사이 잘록이는 넓은 초원이라 여름철이면
색다른 멋을 내곤 한다. 규모는 작지만 넓은 초원과 시원한 바람이
이국적인 멋을 느끼게 한다.
덕룡산이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내내 바다를 조망하며
산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월출산은 물론이며, 수인산, 제암산, 천관산, 완도의 상황봉이 보이고 해남 두륜산의
노승봉과 백운봉 등 산행중 줄곧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덕룡산의 산행 길은 모두 다섯 갈래로 나누어진다.
북쪽의 소석문에서 시작하는 산길을 제외하고 네 길 모두 동편의 강진만 쪽에서
시작하는 것이 특색이다. 소석문 길은 도암면 석문리 도암중앙초등학교에서 시작해
소석문을 거쳐 주릉에 오르게 되며 인근의 도암중학교에서 출발해 첫번째 암봉에
오르는 길을 택해도 좋다.
만덕산에 바로 오르는 길로는 월하마을에서 옛 광산 길을 따라 만덕광업소를 거쳐
3 봉과 4봉 사이의 안부로 오를 수있다.
수량리에서 만덕산에 바로 올라 치는 길은 수량리마을에서 마을 중앙을 가로질러
7봉과 8봉 사이 안부로 올라서는 길이 있다.
또 수양리에서 저수지를 끼고 돌아 주릉상의 남쪽 끝봉과 첨봉 사이의 초원지대로
올라설 수도 있다.
이중 소석문에서 주릉을 타고 첨봉 아래의 초원에서 수양리 저수지로 내려오는 데는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때문에 개인의 체력이나 시간형편을 고려해 능선
중간중간의 오르막길을 이용, 산행에 나서면 된다.
주능선 길은 강진군 도암면 석문리의 도암중앙초등학교가 들머리다. 학교에서
봉황천을 따라 1km쯤 가면 석문산 남쪽의 협곡에 이른다.
이 협곡이 크게 굽이도는 지점의 개울 건너편에 덕룡산 등산안내도가 자리잡고 있다.
이 안내도가 덕룡산 산행의 기점으로 주능선 길은 손질이 잘 된 편이라
오르기 쉽고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싱그럽고 푸릇푸릇한 능선 길은 불과 10여분도 되지 않아 바위가 많아지며
우뚝 솟은 선바위 등 기암괴봉이 즐비하게 늘어선다.
또한 석문산의 기암괴봉들도 멋져 보여 마음이 들뜨게 된다.
특히 날카롭게 모가 난 돌길이 몹시 가파르게 느껴진다.
첫번째 암벽 아래에서 왼편으로 돌아가면 암사면에 설치한 밧줄을 타고
첫 암봉 위에 오르게 된다.
이곳에서 강진만의 널따란 바다가 품에 안겨든다.
첫 암봉을 넘어서면 어려운 암릉길이 이어진다. 이어 작은 암봉을 오른편으로 돌아
오르면 잘록이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도암중학교에서 올라온 길이 합쳐진다.
이어 한차례 비탈길을 오르면 잔 소나무 숲지대를 통과해 작은 암봉에 올라서게 된다.
멀리 쌍봉이 눈에 들어오고 좁은 능선길이 길게 이어간다.
이곳에서 바로 쌍암봉에 오를줄 알지만 그 사이에 작은 암봉을 하나 더 넘게 된다.
쌍봉의 첫 봉에 올라서면 북쪽 멀리 월출산 산줄기에 우뚝 솟은 천황봉과 발봉이
눈에
들어온다. 오뚝한 기상이 장엄하고 늠름하기 그지없다.
오른편(서쪽)으론 봉황마을의 봉황저수지와 동령저수지가 펼쳐진다.
쌍봉은 쌍둥이처럼 이웃해 있지만 두번째 봉까지 가는데도 10분이나 걸린다.
두번째 암봉에서 내려서면 모처럼 바위가 없는 평지길이 이어져
잠시 쉬며 포근한 산길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후론 암봉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길은 계곡이 굽이치듯 암봉을 가운데 두고
왼편과 오른편으로 비껴간다.
또한 험준한 암벽이 길을 막아선 곳도 있어 밧줄을 이용, 타고 넘기도 한다.
때론 초급자를 위해 우회로를 만들어 놓아 어렵지 않게 돌아가는 길도 있다.
짐승의 얼굴을 한 바위가 있는가 하면 두 봉우리가 낭떠러지를 이루며 마주보고
서있어 석문처럼
보이는 곳도 있다.
기암과 괴봉의 전시관을 따라 한참을 걷다보면 잘록이에 산죽밭이 있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이산죽밭에서 앞 봉우리를 넘어서면 바로 왼편 산자락으로 만덕광업소 공장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이 능선길엔 '동봉 0.86km, 소석문 1.57km'란 안내판을 만날 수 있다.
소석문에서 1.57km 거리지만 우린 근 두시간 여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능선의 아봉들을 오르내리느라 그토록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이 표지판이 있는 잘록이에서 다음 봉우리로 가는 길은 아봉에 곧장 올라 붙는
험한 길과 오른편의 너덜지대를 통해 두 봉우리를 비껴 돌아가는 길이 있다.
특히 너덜지대에서 만나는 왼편의 바위벽면은 매우 험하고 사납게 솟아 있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다.
암릉길에선 나자의 성기를 닮은 양근석과 제주도의 용암 등 보기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바위들이 줄지어 늘어섰다.
소석문에서 능선을 타고 2시간 20분 걷다보면 쌍봉인 주봉 가운데에 솟은
동봉에 서게 된다. 안내표지판에는 높이 420미터란 문구와 함께 '소석문 2.43km,
서봉 0.28km'로 되어있다.
동봉에서 서봉 쪽은 거의 직벽으로 이루어져 안전을 위해 밧줄을 매어
놓은 곳도 있다.
길은 바위틈 사이를 비집고 나아가며 잘록이를 내려선 후론 15m가 넘는
바위사면을 내려가기도 한다. 이 사면은 어찌나 험한지 동봉과 서봉 사이가 불과
300m도 되지 않지만 30분이나 소요된다.
이 서봉이 덕룡산에서 가장 높은 433.9m인 주봉이다.
주봉에 올라서면 바로 앞의 첨봉과 주작산, 해남의 두륜산이 보이고 완도의 상황봉도
조망된다. 주봉에는 '동봉 0.28km, 고사리군락지 0.6km'란 표지판이 있다.
고사리군락지는 덕룡산의 암릉이 끝나는 넓은 초원으로 덕룡산의 끝지점이다.
고사리군락지가 불과 600m밖에 되지 않고 하산지점인 수량저수지가 내려다 보여
이내 산행을 마치게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코 앞에 보이는 암봉을 오르고 나면
이 환상이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온통 험한 바위로 되어 있는 데다 봉우리 너머에도 암봉이 줄지어 서있어
넘었다 싶으면 또
암봉으로 길이 나아간다.
9봉 지나 만나는 암봉을 오른편으로 비껴 돌아가면 양편에 바위가 우뚝 솟은
석문을 지난다. 이석문
사이에는 동백나무가 빽빽하게 서있다.
석문을 지나면 비로소 넓은 초원으로 내려서는 너덜길이 이어진다.
첨봉과의 사이에 넓게 펼쳐진 초원은 바위만을 보며 걸어온 등산인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준다. 넓은 초원 중앙을 거쳐 처봉으로 가는 길이 이어지지만 수량마을로
내려가는 길도 왼편으로 이어진다. 풀밭 한가운데 덩그런 묘가 있는 인근에서
두 길은 갈라진다.
마지막 아봉을 오른편으로 돌아 내려가는 길은 평범하다.
소나무 숲과 잡목 숲을 거치고 나면 왼편에 가족묘지가 나타나며
경운기길이 시작된다.
소 사육장을 지나면 바로 도암 사료기계화단지와 분재가 많은 사당에 이른다.
넓고 파란 보리밭 위로 덕룡산의 암봉들이 그림처럼 보인다.
초원의 갈림길에서 마을까지 하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이면 된다.
때문에 덕룡산의 총 산행시간은 5시간쯤 잡으면 된다.
산행들머리 소석문
소석문 산행입구의 등산안내도
소석문에서
만덕산으로 이어지는 272봉 석문산의 위용
만덕산으로 이어지는 암릉의 능선
동릉 정상 (420봉)
동릉 정상에서 바라본 서봉 능선
동봉에서 바라본 만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동릉정상에서
바라본 서봉의 모습
서봉
정상 (432.9)
서봉 정상에서 바라본 능선은 암릉의 연속.. 마치 용아릉을 보는듯
서봉의
암릉을 내려서면 암릉사이로 등산로는 이어지고
기암 기석의 암릉
아슬아슬 앗찔한 암릉을 조심스레 내려서는 등산인
E.T.바위라고 이름을 붙여 보았는데 ?
암릉사이로 수양리와 저수지 봉양제가 보입니다.
425봉을 가면서 뒤돌아본 암릉의 멋진 모습
이삭 다 떨군 스산한 초겨울의 억새와 암릉의
조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