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17일 화요일
제주도의 상징은 한라산이다.
그거 빼 먹음 왠지 허전할 듯.
그러니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관음사는 가까워 형님의 신세를 졌다.
그런데...
워낙 새벽잠이 없는 만보님인지라
깨워도 너무 일찍 깨우신다.
일어난 김에 그냥 산행 준비를 했다.
밥 먹고 도시락도 싸고...
덕분에 6시도 안돼 관음사를 출발한다.
이른 새벽 산중의 맑고 신선한 산바람을
한번 맞고나자 온몸의 세포가 반응하는 듯
오랫만에 기운이 용솟음 친다.
그래 그런가 ?
힘들이지 않고 삼각봉 대피소에
도착해 잠시 휴식후 출발했는데...
예전 용진각 대피소 자리에 이르자 예전
추억들이 떠올려 진다.
그때는 한겨울에 화장실 지붕까지 쌓인
눈 때문에 화장실로 가는 길만 파놓은 터널을
가야 햇던일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거다.
그때 잠시 들린 대피소엔 동계 훈련중인 산악인들이
따스한 차를 내주던 인심도 생각난다.
한라산 동릉을 향한 오름길은 이곳을 지나며
본격적인 가파름이 시작된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기분 좋은 고통인지 ?
허벅지로 몰려든 혈액으로 근육의 꿈틀거림 덕분에
가쁜하게 동릉에 올라선 후...
한참을 서성대며 풍광을 맘껏 즐겼다.
얼마후...
내림길에 들자 어느새 진달래 대피소를 지나
사라오름 갈림길을 만나자 잠시 머뭇대긴 했지만
내가 언제 또 올까 싶어 그곳을 향했다.
예전 한겨울에 가보긴 했어도 오늘같은 봄날은 처음이다.
그래 혹시나 찰랑찰랑 물이 차 있길 기대 했지만
역시나 내가 너무 큰 욕심을 냈슴을 확인후
그대신 전망대의 황홀한 조망에 위로 받고 내려섰는데...
이대로 쭈욱 내려가면 도시락은 그냥 들고
가야할 판이라 속밭 대피소에서 이른 식사를 했다.
점심 식사후 성판악을 향한다.
그런데...
등로가 그야말로 실크로드 수준이라 너무 좋다.
덕분에 발걸음엔 흥이 실려 가볍게 한라산 종주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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