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12일 목요일

제주도의 대표적인 숲길은 사려니 숲길이다.
예전에 나는 한라산 둘레길을 종주할때
사려니 오름을 탐방후 일부 구간을 걸었던 적이 있다.
오늘은 온전히 그길을 걷고 싶어 길을 나섰다.
시내 버스로 남조로 사려니 숲길 정류장에 내려 숲을
관통하는 임도를 약 10여키로 걸어가 비자림로의
사려니 숲길 정류장에서 코스를 끝내는 일정인데
이른 시각이라 그런가 ?
울창한 삼나무 숲속엔 나홀로...
그래서 더 좋았다.
시간이 남아도니 오늘은 처음부터
최대한 느린 걸음으로 완만하게 지속된 오름을 걸었다.
전날 내린 비로 땅은 촉촉히 젖어있어 밟히는
촉감도 좋고 바람소리와 새소리에 동화되어 갈 쯤.
오우~!
남녀 한쌍이 마라톤 복장으로 뛰어 내려 온다.
이런 코스라면 왕복 20키로라 딱 하프 코스다.
이런덴 겨우달려가 왔다면 분명 달리고 싶어
안달이 났을 거다.
등로는 이따금씩 임도옆 숲속길에 산책로를
만들어 놓아 넘~ 좋다.
어느덧 발걸음은 물찻오름과 윌든 삼거리를
지나 금단의 땅으로 묶인 성판악 갈림길을 넘겨
사려니 임도의 끝자락을 향할 쯤
떠들썩 한무리의 단체 행락객이 몰려든다.
쓰윽 처다보니 다들 나이 지긋한 아줌씨들...
내 나이의 남정네들이 저렇게 떼거리로 다니는건
눈 씻고 찾아봐야 있을리 없고 있어봤자
나처럼 나홀로 족만 가끔 눈에 뛸 뿐인걸 보면
남자들 노년이 참으로 쓸쓸하고 서글프단 생각이 든다.
이젠 사려니숲 끝자락...
그런데 막바지에 새왓내숲길 순환로란
이정목이 있어 그길로 성큼 발을 들여 놓았다.
그길은 임도를 중앙에 놓고 한바퀴 빙글 돌아 나오는
1.48km의 산책로 였는데 한마디로 대박~!
난 완전 횡재를 만난 느낌였다.
그곳은 오늘 사려니 트레일중 최고였다.
혹여 이글을 보시는 분들중 훗날 그곳에 가거들랑
사려니 숲길은 종주를 못하더라도 새왓내숲길
순환로 만큼은 잊지말고 꼬옥 걸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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