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11일 수요일

오늘도 길 위에 서기위해 숙소를 나섰다.
계획한 코스는 마흐니 숲길이다.
원말이 머흐니로 험하고 거칠다란 뜻이다.
오늘 일기 예보는 종일 흐림였다.
그러나 시내버스 터미널에서 231번
버스로 남원읍 충혼묘지에서 내리자 비가 내린다.
곧바로 버스 승강장에서 배낭에 커버를 씌우고
판초우의로 무장후 들머리를 찾아 들었는데
반대로 걸어가는 바람에 초반부터 잠시 알바를 했다.
마흐니 숲길 들머리는 영아리 버스정류장 맞은편이다.
마흐니 숲길은 시멘트 도로를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시멘트 도로가 끝나고 삼나무 숲길로 표기된
울창한 숲속 오솔길에 들어선 얼마후...
흐이구~!
밟았던 돌에 미끄러저 발목이 꺽였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다.
다행히 발목까지 올라온 등산화 덕분에 큰 부상은 아니다.
홀로 산행땐 부상이 제일 무섭다.
이후...
돌길을 만나면 최대한 조심스런 걸음을 했다.
원시림 숲속길은 어느순간 말들이 뛰놀던 목장을
스처 지나고 쉭~쉭~ 굉음을 내며 돌아가는 풍력 발전소로
향한 임도를 몇차레나 횡단후 삼나무 군락지로 들어섰다.
이날 날씨만 좋다면 정말 아름다운 삼나무 숲속에서
한차레 멍~때리기를 했을텐데 그러지 못해 많이 아쉽다.
저절로 빨라진 발걸음이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자 잠시 주춤..
여긴 이리가나 저리가나 이곳으로 돌아올 길이라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잠시후...
깊이 20m의 수직굴을 지나 만호
벼슬을 지낸 황한규 정부인 이씨의 묘소를 만났다.
이 무덤은 20세기 초반 제주의
전통적 무덤 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발걸음이 이번엔 등로 좌측의 마흐니궤를 들렸다.
여기서 궤란 작은 동굴을 뜻한다.
원주민들이 사냥이나 나무를 하러 왔다
쉬던가 악천후시 피난처로 이용하던 장소라 하던데...
잠시 비를 피해 점심식사나 할까 했지만
내가 보기엔 낙석의 위험이 있을것 같아 그냥 패스~
마흐니궤를 지나자 등로가 고도를 높인다.
드디어 올라선 정상...
조망도 없고 그냥 평범한 숲속의 공터다.
여기서 문득 몰려든 배고픔에 비를 맞아가며 준비한
고구마,바나나,두유로 허기를 메운후...
집 셋 채와 냇가란 뜻의 세거리 내창과
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이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려 생긴 용암유로를 경유해 삼거리에 도착했다.
이젠 왔던길 그대로 되돌아 가면 된다.
드디어 도착한 물영아리 버스 정류장.
날만 좋으면 1시간이면 족할 물영아리 오름을 포기한다.
그런데...
둘레길에 최적화된 등산화라 하여
이번에 구입한 신발이 한쪽은 뽀송뽀송 한쪽은 찌걱찌걱...
예전에 고어택스 등산화가 똑같은 현상 때문에
AS를 보낸적이 있다.
결과는 ?
시험결과 이상 없다며 그냥 그대로 되돌아 왔다
이번도 그럴까 ?
이젠 귀차니즘에 따지고 다투기 싫어 AS포기.
앞으로 다시는 그 메이커 아무리 싸게 팔아도 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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