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보은 말티재 둘레길

산행일 : 2022년 4월02일 토요일

누구랑 : 초록잎새랑...

 

(트랭글에 기록된 행로)

 

 

주말엔 어디든 가야 한다.

그런데...

마눌님의 요구 조건이 점점 더 까탈스러워 진다.

오늘은 갑자기 치솟아 오른 유류비를 핑게로 가깝고 걷기 좋은곳으로 가란다.

마눌님의 하명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어쩌겠나 ?

난 이제 힘없는 백수 남편이다.

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곳은 둘레길 뿐이라

우린 보은의 말티재 임도 한바퀴를 돌아 보기로 했다.

 

 

 

단둘이 옥천에서 보은까지 연결된 4차선 국도를

쌩~하니 달려 도착한 말티재 주차장에서 우린 걸음을 시작했다.

 

 

 

말티재 둘레길은 전망대로 향한 입구에서 우측으로 향하면 곧바로 임도다.

 

 

 

그 임돗길엔 백팔번뇌의 글귀를 담은 비석을 볼 수 있다.

그 중에 내 맘에 쏘옥~ 들어온 글귀는 아만심.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외친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아만심은 같은 맥락 아닐까 ?

세상에서 내가 제일 귀한 존재인 만큼 타인 또한 귀한 존재란

불교의 철학을 이해한다면 아만심은 결코 생겨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임도는 계족산 임도보다 더 걷기 좋을 정도로 완만하다.

아마도 겨우달려가 여길 왔다면 마구 달리고 싶어했을 그런 임도인데

 

 

그 임돗길엔 짚라인 시설을 계속하여 만난다.

 

 

 

그러다 도착한 예전 목탁봉의 자리엔 커피솝까지 갖춘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그곳에서 바라본 속리산의 풍광이다.

여기선 천왕봉에서 서북능선 끝자락인 활목고개로 이어진 능선이 한눈에 다 잡힌다.

 

 

전망대 커피솦 광장엔 이곳이 바로

목탁봉 였슴을 스토리로 엮은 시설물이 자리하고 있다.

 

 

우린 호기심에 속리산 테마파크라 쓰인 건물 뒷편을 둘러 보니

이 건물의 용도가 이해 되었다.

한마디로 여긴 짚라인과 모노레일의 정거장이라 보면 된다.

모노레일이나 짚라인으로 도착한 관광객들이 잠시

풍광을 즐기며 차 한잔의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이곳이다.

여긴 충북 알프스란 애칭이 붙었을 만큼 펼쳐진 풍광들이 하나같이 다 아름답다.

우린 한동안 이곳에서 구병산을 시작으로 천왕봉에서 문장대 관음봉 묘봉으로 이어진

속리산의 속살을 훔처 볼 수 있었다.

 

 

 

다시 시작된 발걸음은 아주 단조로울 수 있는 둘레길 이지만

 

 

 

그 단조로움을 한방에 몰아낸 풍광들이 계속하여 펼쳐진다.

 

 

 

그건 바로 진행방향 우측에 파노라마로 펼쳐진 속리산 연능이다.

우린 저 모습 하나 만으로도 이길이 마치 고산준령을 걷는 느낌였다.

 

 

걷다보면 가끔씩 마주오는 산책객들을 스처 지난다.

그런데...

둘 다 배낭을 맨 우리가 쑥쓰러울 만큼

그들 손엔 물병 하나 아니면 빈손으로 아주 단촐한 차림새다.

여긴 그만큼 걷기 편안함을 반증 ?

 

 

 

그렇게 걷다 만난 정자에서 우린 잠시 커피타임을 갖는다.

오늘 갖은게 시간뿐인데 이대로 걷다간  너무 빨리 끝날것 같아 가능한 휴식은 길게....

 

 

 

다시 시작된 걸음...

중판문화마을로 향한 삼거리를 지나

 

 

보은과 삼승 관기방면이 한눈에 내려 보이던 임돗길을 걸어 내린다.

 

 

그러다 말티재로 방향을 틀어 둘레길 종점과

가까워 질 쯤 만난 이정목에서 진행방향 좌측을 가르킨 등산로를 택했다.

그러자 갑자기 고도를 높인 가파른 경사의 숲속길이 우릴 맞아준다.

 

 

 

한동안 우린 낑낑대며 산을 올라야 했다.

그러다 드디어 능선에 올라서자 그때부터 의외로 등로가 아주 좋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이길은 한남금북정맥 10-2구간으로 구티재로 향한 등로다.

그러나 우리가 가야할 곳은 그길 반대편 능선이다.

 

 

능선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철망과 차단막이 설치돼 있다.

아마도 철망 너머엔 산양 산삼이나 약초 재배지로 추측된다.

 

 

여긴 선등자들의 표지기를 하나도 발견할 수 없는 그야말로 청정 지역였다.

 

 

등로는 솔숲 오솔길로 아주 뚜렷한데

진행방향 우측으론 말티재에서 처음 우리가 걸었던 임도가 보인다.

 

 

 

 

그렇게 걷다 한순간 우린 솔숲을 벗어 났는데

와우~!

아주 넓직하고 평평한 암반이 자리한 조망터가 우리 부부를 반겨준다.

여긴 텐트 3동쯤은 충분히 들어 앉힐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 조망터라

은근 욕심이 일던 난 그래서 은근슬쩍 마눌님께 언제 한번 와 볼 까 물어 봤다가

허리 아프단 소리나 하지 마란 지청구만 들었다.

ㅋㅋㅋ

 

 

그냥 임돗길만 걸었다면 너무 일찍 끝나 서운했을 텐데

여긴 참 잘 올라왔다.

 

 

그 뿐인가 ?

싸온 도시락 먹기도 애매한 시간이라 그냥 들고 갈 뻔 했다.

 

 

 

덕분에 우린 이곳에서 세상에서

제일 멋드러진 밥상에서 아주 맛나게 점심식사를 끝냈다.

 

 

 

식사후 다시 능선길을 이어 걷는다.

얼마후...

점심 식사를 했던 조망터에서

지척의 거리에 있던 무인 산불감시탑을 지나자

얼러려~?

느닷없이 산불감시 초소가 보였는데

사람이 오던말던 관심조차 없는 산불 감시원은

무심한 듯 초소안에서 멀뚱하니 우리 부부를 처다만 본다.

 

 

 

산불초소가 있는곳은 어디든 당연 조망 최고다.

여기서도 역시 속리산은 눈부신 나신을 부끄럼 없이 우리에게 다 드러내고 있다.

 

 

 

초소이후 마지막 내림길....

등로는 부드러운 솔밭길로 계속 이어지다

 

 

그 끝자락에 이르자 거긴 바로 예전 목탁봉이 자리했던 속리산 테마파크 였다.

 

 

속리산 테마파크 건물에서 말티재 주차장까진 처음 우리가 걸었던 임돗길이다.

그길을 그대로 따라 되돌아온 주차장에서 그냥 가면 서운할 듯 하여

 

 

우린 말티재 전망대를 들렸다.

 

 

말티재의 어원을 보면 

말은 높다의 고어로 높은 고개란 뜻이다.

말티재 전망대에서 보면 바로 그 뜻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풍광이 펼쳐진다.

여긴 지리산을 넘던 오도재의 풍광과 그 느낌이 똑같다.

 

 

산행을 끝내고 보니 임돗길만 한바퀴

걸었다면 싱겁게 끝냈을 둘레길을 능선길과 연계해

걸어보니 그리 서운하지 않을 12km의 거리가 되었고 무엇보다

속리산 전망대라 할 수 있는 멋진 조망을 하루종일 볼 수 있어 보람찬데

산찾사는 오늘도 마눌님이 하명하신 밋션을 멋지게 완수하여 더 기쁜 하루가 되었다.

 

 

(동영상으로 보는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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